토요일, 2월 24, 2007

[독서광] 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야구와 관련한 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바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다. 이 책 읽고 참 많이 웃고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 여기에 책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으니 바로 '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이다. 야구 이야기를 가장한 경제학 서적이라고 요약하면 정확하겠다.



'머니볼'은 총알이 없어 만년 꼴찌 야구팀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단장을 취임한 빌리 빈에 대한 이야기이다. 흠잡을 곳 없는 메이저리그의 유망주로 손꼽히던 빌리 빈 이 날개없는 새처럼 바닥까지 추락한 다음 빌 제임스가 지은 책을 손에 넣고 기존 여느 메이저리그 팀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단장으로 거듭나면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하면서도 통쾌한 이야기가 시종 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철두철미하게 말이 되는 통계자료와 확실한 기준에 따라 어느 구단에서도 마다하던 선수를 데리고 와서(과학적인 통계에 입각한 숨겨진 유망주 발굴) 철저하게 점수 기계로 만든 다음에 자유 계약 선수가 될 무렵(폭등한 몸값)에 과감하게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하면서 다시 유망주 여러 명과 지명권을 따는 방법으로 계속해서 가장 적은 구단 운영비로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려면 단순한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 기업 운영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껴질 것이다.



물론 동전에는 앞뒤가 있다. 빌리 빈은 처음에 데리고 온 선수가 어떤 이유에서건 필요가 없어지면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즉각 타 구단과 트레이드를 해버리는 너무나도 잔혹한 세상을 창조해버렸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시장원리에 입각해서 구단을 운영하다 보니 선수는 구단의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책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이런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서 가슴이 아팠다. T_T



EOB

댓글 3개:

  1. 오크를 발전시켜 좋은 평을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양반 무지 싫어해요. --GunSm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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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야구하면 스티븐 제이 굴드의 '풀하우스'도 빼놓을 수 없겠죠 ...
    어제 JCO 는 잘 관전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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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gunsmoke님, 안 그래도 빌리 빈이 상당히 까칠하긴 하더라구요.

    // tzara님, 맞아요. 풀 하우스도 도대체 생물(?)책인지 야구책인지 읽으면서 도통 햇갈렸어요. 어제 JCO 관전은 흥미로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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