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에서 책읽기가 취미인 B급 관리자를 위해 연말 선물로 킨들 3G(자그마치 3G!) 6인치 그래파이트 모델을 선물로 주셨다. 2010년에 받은 선물 중 인케이스 백팩(모델은 정확하게 동일하지만 글쓴이의 제품과는 달리 가방 색상은 검정색이다)과 함께 최고가 아닐까 싶다.
지금부터 뽐뿌질 들어가니 맘 단단히 먹으시길...
포장은 환경 친화적으로 되어 있으며 내용물도 무지 간단하다. 본체, 시작을 위한 간이 설명서, 마이크로 USB 케이블과 충전 장치가 전부다. 일단 본체를 꺼내 부팅을 하면(시간이 좀 걸린다), 상세 사용 설명서가 ebook 형태로 나타난다. 한손에 쥘 수 있으며, 무게는 정말 가벼우며(일반 책에 비해 훨씬 가볍다. 대략 250g 정도), USB 메모리 공간은 처음 전원을 켜고 컴퓨터에 연결해보니 3G가 조금 넘게 남는다. 비록 외부에서 가져왔지만 사진을 보면서 간단하게 특징을 설명할까?
(마이크로 USB 케이블로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초미니 전원 어댑터가 따라온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100V용 돼지코지만 전세계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100V~240V를 지원한다(주의: 혹시 사양이 변경될지도 모르므로 어댑터의 사용 주의 문구를 다시 한번 확인하기 바란다). 한국에서 사용하려면 100V --> 220V로 바꾸는 젠더가 필요하다. 설명서에 따르면 전원 어댑터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WiFi 전용 모델은 어떤지 모르겠다. 사진은 아마존에서)
(대단히 단순한 I/O 단자를 제공한다. (좌측부터) 볼륨 컨트롤, 3.5mm 이어폰, 마이크, USB 파워 연결 단자, 전원/잠들기 슬라이드(색상으로 충전 상태 확인 가능). 사진은 아마존에서)
(실외에서 높은 가독성을 보여준다. 당근 외부 조명이 없으면 안 된다. 좌우에 달린 버튼은 뒤로/앞으로 넘어가는 버튼이며 양쪽으로 달려있어 왼손잡이에게도 편의를 제공한다. 아래쪽에 위치한 뒤로 넘기기 버튼이 훨씬 크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90도 각도를 전환해 가로 보기 화면으로 바꿀 경우 위/아래로 넘어가는 버튼으로 동작하는데 역시 아래로 넘어가는 버튼이 크다. 사진은 아마존에서)
(아래쪽에 위치한 버튼으로 글자 입력이 가능하다. 숫자와 특수 문자는 [Sym] 버튼을 눌러 화면에 나타나는 기호를 입력해야 하므로 조금 불편하다. 우측에 5방향 커서 키가 있는데 이를 사용해 각종 메뉴를 탐색하고 선택할 수 있다. 화면 위를 보면 현재 3G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은 아마존에서)
네트워크에 다들 관심이 많으실테니 간략하게 정리해드리겠다. 가장 먼저 주의 사항부터 전하자면, 3G나 WiFi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가 생각보다 빨리 닳기 때문에 꺼두는 편이 좋겠다(며칠 테스트 해보니 아무래도 무선을 켜두면 배터리 수명이 열흘을 못 갈 것 같다. 꺼 둔 상태에서는 한 달을 간다고 한다). 무선 네트워크 환경 특성을 보면, 3G 모델은 WiFi와 3G를 모두 지원해서 WiFi가 잡히는 곳에서는 WiFi로 접속하며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3G로 접속한다. WiFi는 802.11g까지 지원하며 지난번 iptime N104 설치기에서 설정해놓았던 WPA2PSK/TKIP 조합으로 접속이 원활하게 되었으며(한번 접속한 곳은 자동으로 기억한다), 3G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접속이 원활했다. 전자책인데 네트워크 기능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바로 책 구매와 인터넷 접속이다. 두 작업을 하려면 우선 아마존에 로그인해서 자신의 킨들을 등록해야 하는데, 시리얼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시리얼 번호는 [HOME] --> [MENU] --> Settings에 들어가서 Device Info를 보면 된다. 3G로 웹 브라우징 기능을 사용하려면 주소를 미국으로 해놓아야 한다는 조언을 트위터에서 들었기에 미국으로 해놓았다. 혹시 한국으로 해 놓고 성공하신 분이 계시면 정보 공유를 위해 댓글 부탁드린다.
3G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되어 있기에 언제 어디서든 Whisphernet을 거쳐 아마존에서 직접 책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구입한 책을 자동으로 백업해주는 기능과 함께 1장을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마음에 든다) 상당한 뽐뿌가 아닐 수 없다. 3G 요금은 아마존에서 부담하므로 책값만 걱정하면 된다. 웹의 경우 WiFi는 물론이고 3G에서도 가능한데 아직 Experimental로 분류된 기능이므로(웹 브라우저를 열려면 [HOME] --> [MENU] --> Experimental에 들어가서 Web Browser 선택) 대인배(!) 아마존에서 3G 요금을 모두 부담하고 있다. 요약 정리하자면, 킨들 3G 모델을 사면 아직까지는 한국에서도 무료로 3G 망을 거쳐 인터넷에 접속 가능하다는 말이다.
(웹 화면을 보면 그레이스케일로 표시되고 있다. 가로 폭이 좁기 때문에 표준 PC 해상도로 만든 사이트를 보려면 애로 사항이 꽃필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IT Writing.com에서)
웹 브라우징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twitter.com으로 접속을 시도했는데, 웹킷 기반 엔진을 사용하는지 자바스크립트나 Ajax가 모두 정상 동작했다(물론 화면 업데이트가 느리다). 3G는 많이 느리므로 WiFi가 가능하다면 WiFi를 사용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로우며, 터치 스크린이 아닌 관계로 인해 특정 필드를 입력하려면 발톱이 좀 나올 것이다. 5방향 커서 키를 사용해 적당한 위치로 옮기면 커서 키 모양이 바뀌면서 폼 입력 가능한 곳으로 자동 선택되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기존 아이폰/아이패드/아이포드 터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떡 실신할지도... 종종 화면 표시기 이상하거나 죽기도 하므로 _Experimental_이라는 단어를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사용하도록 하자.
자 이제 변죽 다 울렸으니 실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전자잉크 특성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겠는데, (물론 사진 식자기 수준을 기대해서는 곤란하지만) 해상도가 아주 높아 일반 레이저 프린터로 인쇄한 출력물을 보는 느낌이다. 페이지를 전환하는 경우에 한번 반전이 일어나므로 여기에 대해 적응하기 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지는 모르겠다. 전자잉크의 경우 한번 써지고 나면 별도 리프레시 작업이 없어도 그대로 화면에 남아 있기 때문에 책과 같은 매체를 표현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반면에 동영상과 같이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매체를 표현하기에는 쥐약이다. 현재까지 킨들 모델에서는 컬러 표현은 불가능하지만 그레이스케일로 표현이 가능하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전자잉크는 반드시 외부 광원이 있어야 하므로 밤에 어두운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대낮에는 엄청난 가독성을 자랑하므로 _책_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
아마존에서 책을 구입할 경우에는 킨들에 맞춤식으로 화면을 구성하므로 가독성도 높고 글자 크기도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하다. 아마존 전용 전자 컨텐츠에서는 TTS(Text To Speech) 기능도 훌륭하므로 듣기에 그리 어색하지 않다. 남자 목소리를 사용하므로 여자 목소리의 높은 주파수 영역으로 인한 듣기 장애(?)도 덜 발생한다(뭐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ㅋㅋ). 하지만 PDF가 완전 뜨거운 감자로 남는다. 여기에 대해 집중 분석해보겠다.
PDF가 발톱 나오는 이유는 킨들 6인치 모델의 화면 크기와 관련이 있다. 북마크와 본문 검색이 가능하며(물론 아마존 전용 포맷과는 달리 주석을 달지는 못한다), PDF 렌더링도 생각보다 아주 훌륭해서 여러 가지 기술 서적은 물론이고 한글 워드로 변환한 파일까지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제대로 나온다. 하지만 화면에 출력되는 모양새가 두통을 일으킨다. 킨들에 최적화되도록 화면 폭을 잡은 PDF 들도 존재하지만(예: 이번에 NC-ND로 풀린 Machine of Death), 대부분 서적들은 조판용 PDF이므로 가로 폭이 A4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이런 출력물을 킨들 DX에서 보면 한 화면에 꽉 차게 보이지만, 킨들 6인치에서 보면 다음 네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 화면 확대: 킨들 전용 포맷은 화면 폭은 그대로 두고 폰트 크기만 지정 가능하지만(즉 reflow가 동적으로 가능하다), PDF는 전체 화면 비율을 조정해야 하므로 화면을 확대할 경우 상하는 물론이고 좌우 스크롤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 가로 보기: 90도 회전시켜서 옆으로 보게 되면 어느 정도 가독성이 확보되지만 이번에는 한눈에 문서가 들어오지 않으며 상하 스크롤이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원시 코드가 중간에 끊겨 있으면 완전 발톱 나온다.
- 문서 잘라내기: 아예 PDF에서 조판용으로 남긴 영역을 잘라내어 딱 맞추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일반인이 하기에는 많이 문제가 있다. Adobe Acrobat Pro를 구매해 Page margin을 조정하는 방법을 쓰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문서에 따라 결과 품질이 달라질 듯.
-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변환 기능 사용: 하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이 기능은 시도도 안 해봤다.
TXT 파일도 바로 가져와서 읽기가 가능한데, 영어는 가독성이 높지만 한글은 PDF와는 다른 전혀 엉뚱한 이유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좋을만한 싸구려 폰트! 보다 못한 국내 사용자들이 찾아낸 해킹방법이 있긴 하지만... 얼른 아마존에서 조치를 취해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기타 기능을 몇 가지 살펴보고 뽐뿌질을 멈추겠다. MP3은 experimental로 지원하고 오디오 북과 포드캐스트는 정식으로 지원한다. 내장된 옥스포드 사전은 아주 훌륭하며(영영이므로 영한을 기대했던 분이라면 실망할지도), 아마존 전용 포맷이나 PDF에서 동적 단어 찾기 기능을 제공하므로(5방향 커서키 중 아래 위를 눌러서 원하는 단어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화면 가장 하단에 단어 뜻이 나오고 엔터키를 누르면 내장 사전으로 건너뛴다) 독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모르는 단어를 찾도록 해준다. 펌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은 잠들기 모드로 둘 경우 자동으로 진행되므로 책을 읽고 있는 경우에 불쑥 튀어나와 방해하지는 않는 듯이 보인다. 잠들기 모드로 동작할 경우 보여주는 화면 보호기(?)도 훌륭해서 유명한 책의 그림이나 작가를 보여주므로 제품 가치를 높인다(처음 보는 사람들이 무지 신기하게 생각함). 여러 킨들 디바이스(아이패드, PC, 아이폰)에서 전자책을 동기화하는 N 스크린기능인 Whisphersync 기능과 트위터로 기억에 남는 문구를 전송해주는 기능 등은 향후 제품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결론: 아마존에서 영어로 된 책을 구입해 읽기 위해 이 기기를 구입했다면 크기, 무게, 사용편의성 측면에서 최강(!)이다. 하지만 킨들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 PDF를 읽거나 한글 TXT 파일을 읽으려면 많이 피곤하다. 책이 아니라 웹이나 기타 나머지 작업에 주안점을 두는 분들이라면 아이패드라는 훌륭한 물건을 권해드린다. 아이패드도 친구 녀석 ㄺ이 3G 모델을 1착으로 예약 신청했으므로 배송해서 받으면 번개처럼 사용해보고 킨들과 비교해 사용 소감을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