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올린 글을 살펴봤더니 경제/경영 블로그 답지 않은 책만 소개한 듯이 느껴져서 반성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소셜 웹의 숨은 영향력과 그룹의 특성을 요약 정리한 책인 'Grouped: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이라는 책을 소개하겠다. 부제에서 '비밀'이라는 단어가 나오므로 이 책이 엄청난 내용을 제공하리라고 기대하면 곤란하다. 이 책은 요즘과 같이 바쁜 세상을 위해 '요약/정리' 목적으로 나왔다고 보는 편이 오히려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자 그렇다면 이 책이 다루는 핵심은 무엇일까?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추종자가 많고 인맥이 풍부한 영향력자가 오피니언 리더라는 명칭에 걸맞게 정보 확산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는 기존 상식에 반해 서로서로 연결된 소규모의 그룹이 다수 모여서 만들어진 소셜 네트워크를 타고 자발적으로 정보가 확산된다'고 간략하게 요약 정리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을 중심으로 전반부는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을 다루고 후반부는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효과적인 마케팅과 광고 기법을 다룬다.
이 책에 따르면 관계를 맺는 그룹의 수는 가장 친밀한 형태를 구성하는 5부터 가장 광범위한 500에 이르기까지 한계가 지어진다고 한다. 5-15-50-150-500이라는 일정한 패턴을 따르며 내가 속한 그룹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근황을 나는 수준이 50명짜리 그룹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이 그룹을 벗어나면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는 심리적인 한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보는 양방향 의사 소통에 의해 전달되므로(물론 언론 등을 통해 조작된 정보를 일방적으로 쏟아부으려는 시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왔고 상당한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정보를 전달하는 쪽의 파워가 막강할지라도 정보를 받아들이는 쪽에서 수용할 의지가 없다면 허공에 발길질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그렇기 때문에 일방적인 표교 행위는 거의 성과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수용한계점이 낮을 때(즉 친밀한 집단 내에서) 아이디어가 확산되고 정보가 교류되며, 여러 집단에 속한 허브(라고 쓰고 문어발이라고 읽자)가 특정 집단 내의 아이디어를 다른 집단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말이 길었는데... 이게 바로 소셜 네트워크가 동작하는 방식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런 특성을 사용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케팅과 광고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의 몇 가지 특성(예: 속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동기화 하려는 경향,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택해 기억하려는 경향, 충동적인 의사 결정을 사후 합리화하고 옹호하려는 경향, 등등)을 바탕으로 소셜 네트워크에 맺어진 친구 관계를 제대로 이용하면 약장수식 대규모 광고 켐페인보다 훨씬 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표적 광고와 마케팅이 가능해지리라는 결론에 이른다. 물론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렵기에 머리 속으로는 그럴싸해보이더라도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마케팅과 광고는 맥락과 운에 따라 승패가 완전히 갈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Your mileage may vary."라는 경고 문구를 머리 속에서 지우지 말자.
뱀다리: 어제 야후와 오버추어 한국 지사 철수설이 발표되었는데, 이제 자영업자들은 키워드 광고 자체도 사실상 네이버(엄밀히 말해 NBP)의 독점 하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광고 영역으로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소셜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키워드 광고에 들어가는 (금전/시간/기회) 비용보다 작다는 가정 하에서 하는 말이므로, 서비스/용역/재화 판매에 눈코뜰새 없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소셜 네트워크 관련 사항까지 공부하고 적용할 여력까지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번 구글 분기 실적에서 광고 CPC 감소가 눈에 띄는데 한국도 어떻게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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