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9월 10, 2006

[독서광]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늘 부자에 관심이 많은 고양이군 책장에 꽃혀있던 이 책을 번개처럼 읽고 감상평을 몇 자 적어본다.



어제 간만에 강남 교보문고를 방문해서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경영/경제쪽 코너도 빠지지 않고 들러보았는데, 여기저기서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라고 유혹하는 책들이 줄을 서 있었다.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창업 기법, ..., 여기 다 나열했다가는 오늘 밤을 샐 정도로 책이 많았다. 그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만이 보여주는 특징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주식이나 부동산을 통한 한탕주의를 철저하게 배격하는 데 있다. jrogue군이 예전에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딱 두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 수입이 지출보다 커야한다.
  • 개인 자산 규모가 국내 경제에서 일어나는 인플레이션을 쫓아가면 된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에서는 초반부터 금리를 무척 강조한다. 금리는 시장 상황의 현주소이며, 위험 관리를 위한 지표이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금리를 너무 모른다는 설명은 정말 설득력이 있다. 온라인 교보문고와 예스 24 서평을 읽다보면 일부 독자들은 아직도 시골의사가 '금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짚은 아이디어를 이해하지 못한 듯이 보여서 친절한 jrogue군이 몇 가지를 정리해준다.




  • 금리를 강조한다고 해서 무조건 고금리나 복리를 제공하는 상품에 들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평균적인 수익률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항상 금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무슨 짓(?)을 하거나 금리 이상의 평균적인 수익을 수십년에 걸쳐서 매년 꾸준히 달성한다면, 당신은 진짜 강력하기 이루말할 수 없는 부자다(아니 벌써 부자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수익을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모든 경우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 뭐 아주 단순한 이야기겠지만 부자가 되기 가장 안전한 방법은 매년 금리와 연동해서 월급이 상승하는 월급쟁이가 되는 것이다. 물론 수입이 지출보다 커야 한다. :P
  • 금리가 높아지면 위험이 커진다는 적신호이다. 위험이 없으면 돈을 벌 수 없기에, 부자는 이런 변화의 시기만 노린다.
  • 금리가 낮아지면 위험이 작아진다는 청신호이지만, 그만큼 꾸준한 투자 수익을 얻기도 어려워진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때돈을 벌 수 있다고 시끄럽게 떠드는 시중에 나와 있는 10억 만들기나 부자되기 책을 슬쩍 곁눈질하다보면, 이런 종류의 책을 사는 대신에 그냥 로또를 사는 편이 오히려 부자될 확률이 더 높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이렇게 했다"라는 내용이 일반 사람 입장에서는(아니 심지어 책 쓴 사람 입장에서도) 대부분 재현 불가능하며 운이 따라야 하므로 현실성이 희박하다.
  • 복리의 위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하지만 과대평가하지도 마라. 적립식 투자 방법으로는 복리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어려우므로, 복리 투자 과정에 필수적인 종자돈이 모일 때까지는 손가락 빨고 참고 살아야 한다.


구체적이고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투자 기법이 거의 나오지 않기에 책 내용이 어렵거나 원론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없고 은총알도 없는 상황을 인식시켜준다는 자체가 바로 이 책이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돈 모으느라고 건강도 해치고 가족도 붕괴되고 친구도 멀어지게 만드느니 차라리 마음 편하게 두꺼비나 한 잔 까면서 돈 조금 덜 모아도 된다는 시골의사의 주장이 참 그럴싸해보이지 않는가?



EOB

댓글 4개:

  1. 제 동생이 중학생인데 방학 때 읽어야 할 책 중 한권이 이 책이었습니다. 이제는 중학생도 경제에 관심가져야 하는 시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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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 베스트셀러라 저도 읽고 있었는데 마침 서평을 남기셨네요. 저도 금리 이상의 이익을 남기라는 말은 이해가 가는데 어떻게 하면 인플레이션의 비율을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지 모르겠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일단 최대한 종자돈을 만들라고 하는 말에는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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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재훈님, 학생 시절부터 경제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그래야 사회 초년병 시절에 신용카드랑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앙마에 골병이 안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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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익명님, 저도 금리 이상으로 돈을 불려나가는 신기한(?!) 방법에 대해 늘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T_T

    요즘 들어와서 부쩍 경제/경영 공부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jr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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