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월 02, 2009

[독서광] 그룹 지니어스



먼저 블로그 애독자 여러분 2009년 새해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B급 프로그래머도 맘 다잡고 올 한 해도 열심히 뛸 계획이다.



2008년 마무리는 책으로 끝났는데, 시작도 책으로 열겠다. 오늘 소개할 책은 창의력 관련 서적인 '그룹 지니어스'다.



흔히 창의력은 일 개인에 속한 특성이나 속성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영웅관에 사로잡힌 언론에서 부풀린 경향도 있으며, 창의력이 로또와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뭔가라고 정의하기가 훨씬 더 쉽기 때문에 편의상 개인과 관련한 이야기가 어릴 때 위인 만화책부터 등장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솔직히 지구 중력을 설명하고자 사과가 뚝 떨어지고 벤젠 고리를 발견하고자 뱀이 자기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거짓 진리가 되버린지 오래다.



그룹 지니어스는 창의력을 발휘하는 주체가 일 개인이 아니라 그룹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즉흥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재즈 밴드와 즉흥 연극부터 실리콘 밸리와 헐리우드 영화 산업 발전 원동력을 거쳐 오픈소스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리눅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협력망이 세상을 바꿔나가는 사례를 든다.



본문 중에서 재미있는 내용을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창의력은 지금까지 관례를 거부하거나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잊어버린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창의력은 과거의 경험과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 개념에 기초해서 생긴다.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매우 창의적인 사람들은 어느 한 단계를 뛰어넘는 순간 최고의 절정에 이르며 그 때 자신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고 느낀다. 또한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 자극과 반응,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에서 플로라고 하는 완벽한 심리적 몰입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창의력 연구에서 드러난 가장 확실한 결과는 10년 규칙이다. 다시 말해서, 엄청난 창의력을 이끌어 내어 놀라운 성과를 얻으려면 최소한 10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력은 우리가 이전에 얻은 통찰력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갑작스레 솟아오르는데, 이런 아이디어의 연쇄작용이 일어나 정신에 결합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플로' '경험의 중요성', '10년 규칙', '숙성' 등을 예로 들었는데, 이미 인용구만 보고서도 구미가 당기시는 분들이 계시리라. ;) '독서광' 뽐뿌질에 말리도록 예산 미리 두둑하게 잡아놓으시길...



이 책이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이유는 소프트웨어야 말로 창의력이 필요하고 여러 사람이 협력해서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결국 창의력으로 먹고사는 소프트웨어가 (적어도 한국에서는) 3D 산업으로 전락한 이유는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지 않는 공장식 경영 방식(작년 한해 죽을 쑨 어느 나라(!)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 IT 산업이 첨단의 탈을 쓴 노가다판임을 이해하지 못했다.)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생각이다.



다음 주에도 '창의력' 관련 서적을 한권 더 소개할테니 기대하시라.



EOB

댓글 3개:

  1. 아놔 새해첫날부터 꺄악~ 책방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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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0년 규칙'과 '숙성', 절실히 공감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여유'도 보태고 싶네요.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충분히 쉬어주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이 나오기 어려우니까요. 물론 지식 노동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습니다만... :-)

    그리고 제가 따로 블로그가 없는 관계로, 이 자리를 빌어서 jhrogue님과 제가 번역하는 책들을 아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고 2009년도 좋은 책 내놓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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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가난한 학생인 저로서는 도서관을 가야 할 필요가 하나 더 생겼네요..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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