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6월 15, 2013

[독서광] 습관의 힘

오늘은 2013년 상반기를 정리하는 김에 가장 좋았던 책을 하나 소개하겠다. 오늘의 주인공은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라는 부제가 붙은 '습관의 힘'이다. 직전에 소개한 'REPETABILITY: 최고의 전략은 무엇인가'에서도 계속 강조한 이야기지만 단순한 원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방법은 큰 변화를 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며, 이 책 역시 바로 이런 기본을 어떻게 실천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지난번 소개한 [독서광] 디멘드처럼 풍부한 자료, 흥미로운 소재,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 조망하기라는 동일한 특징을 보이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디멘드를 읽다보면 (잘 아는 회사에 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딴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반면, 이 책은 마치 자기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런 사소한 차이가 책에 대한 몰입도를 완전 다른 수준으로 바꿔놓는다. 물론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개인에 국한된 내용(즉 자기 계발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는데, 놀랍게도 이 책 중반 이후부터는 습관이 기업, 조직, 사회에 미치는 영향으로 확장되면서 경영쪽에도 응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책은 "습관은 우리(개인, 기업, 조직)의 삶을 지배하므로 습관을 바꾸는 방법으로 나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 가능한데, 아주 복잡한 방식이 아니라 상당히 단순한 방식(물론 단순하다는 말이 쉽다는 말과 동격은 아니며, 이 책 곳곳에서 여기에 대해 여러 차례 주의를 주고 있다)으로 습관을 공략해나가기 때문에 더욱 현실성이 높지 않나 싶다. 다음 그림에 소개하는 신호(que), 반복 행동(routine), 보상(reward)이라는 세 가지 단계를 놓고 각각에 대한 연결고리를 파악해 습관을 바꾸는 방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습관이라는 녀석이 반드시 물리쳐야 할 최강의 악당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동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습관을 바꾸는 일이 정말 가능하다고? 성질 급하신 분을 위해 한 페이지짜리 요약 설명서(아쉽게도 영문 버전)를 붙여봤다. 물론 이 책을 읽어봐야 가슴에 와닿겠지만, 전체 개괄로는 충분해 보인다. 책상에 붙여놓고 바라보기만 해도 나쁜 습관이 도망갈 것 같지 않은가?

여러분들이 기대하고 계신... 본문 중 나오는 좋은 문구를 정리해보겠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는 우리 뇌가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기 때문이다.
습관은 우리 뇌를 상식적인 판단을 비롯해 모든 것을 무시하고 오직 그 습관에만 매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무척 강력하다.
한 그룹에서는 92퍼센트가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운동한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양치질 후) 시원하고 얼얼한 느낌을 열망하게 되었고 그런 느낌을 청결과 동일시하면서 양치질이 습관으로 자리잡았던 것이었다.
습관 변화를 위한 황금률: 나쁜 습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행동으로 바뀔 뿐이다.
습관을 바꾸는 방법: 같은 신호를 사용하라. 같은 보상을 제공하라. 반복 행동을 바꿔라.
알코올은 현실 도피, 긴장 완화와 동료애, 번민의 망각 등 감정적 억압을 떨쳐 낼 기회를 주기 때문에 중독자들은 알코올을 열망한다. 걱정을 떨쳐내기 위해 칵테일을 열망한다. 그러나 술에 취한 기분을 열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다시 말하면, 알코올이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중독자들이 술에서 거의 기대하지 않는 보상 중 하나다.
"개인에게 습관이 있다면 조직에는 반복 행동이 있다" "반복 행동은 조직의 습관과 유사한 것이다."
운동은 삶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준다. 운동이 다른 긍정적인 습관을 쉽게 받아들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의지력이 필요한 일, 이를테면 퇴근 후에 달리기를 하고 싶다면 낮에 의지력 근육을 아껴 둬야 합니다. 이메일을 쓴다거나 복잡하고 따분한 지출 결의서를 작성하면서 일치감치 의지력을 소진해버리면 퇴근할 즈믐에는 의지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겁니다."
"자제력이 필요한 일을 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 그 일을 개인적인 이유로 한다고 생각하면, 다시 말해서 그 일을 즐긴다고 생각하거나 그 일로 누군가를 돕기 때문에 선택받은 사람이란 기분이 들면 그 일이 훨씬 덜 힘듭니다.
직원들에게 조직의 대리인이란 의식, 즉 뭔가를 통제하고 진정한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업무에의 열의와 집중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대다수의 기업 행태는 의사 결정 나무의 외진 잔가지들을 조사한 결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각 기업의 과거에 뿌리를 둔 일반적인 습관과 전략적인 경향의 반영으로 보아야 한다"
기업은 구성원 모두가 오순도순 화합하며 지내는 행복한 대가족이 아니다.
조직을 성공의 길로 끌어가기 위해서는 권한의 균형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직이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해서는 리더들이 균형 잡힌 진정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습관, 역설적이지만 누가 책임자인지 명확하게 인식하는 습관을 심어줘야 한다.
혼란이 닥쳤을 때야말로 책임을 부여하고 한층 공평한 세력 균형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조직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적기이다. 위기에 직면하면 조직의 습관이 유연해지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쇼핑 목록을 미리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 결정의 50퍼센트 이상이 선반에서 상품을 본 순간에 이뤄졌다.
"때때로 소비자는 습관의 동물처럼 행동하며, 현재의 목적에 관계없이 과거의 행동을 기계적으로 되풀이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슬롯머신은 '거의 성공'의 확률을 꾸준히 높이는 방식으로 재프로그래밍되었다. '거의 성공'을 맛본 후에 계속 배팅하는 사람들이 카지노와 경마장 및 복권 회사의 배를 불려준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습관을 바꾸겠다는 결심이 먼저 있어야 한다.
"내 자유 의지에 따른 첫 행동은 자유 의지를 믿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에게 어떤 습관을 자극하는 신호를 찾아내기 힘든 이유는, 우리가 습관과 관련된 행동을 시작할 때 우리에게 쏟아지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결론: 2013년 상반기 #1 도서로 이 책을 선정한다.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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