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6월 08, 2013

[독서광] REPETABILITY: 최고의 전략은 무엇인가

경제/경영 블로그로 아름다운 명성(응? 정말?)을 떨치다보니, 청림출판사에서 책을 한 권 보내주셨다. 잽싸게 다 읽은 기념으로 오늘은 '반복 가능한 성공 공식을 찾아라'는 부제가 붙은 '최고의 전략은 무엇인가'를 소개해드리겠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부터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와 김찬위의 '블루오션 전략'에 이어 '히든 챔피언'이 나오면서 좋은 기업이 가져야 하는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엄청난 연구가 이뤄졌지만 아무리 좋은 특성을 갖춰 날고 기는 기업이라도 한 방에 침몰할 수 있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는 좋은 기업과 최고의 전략을 뽑아봐야 개별 사례 연구와 사후해석 수준에 머물 수 밖게 없는 빚바랜 노력임이 밝혀졌다. 물론 짐 콜린스는 그 와중에서도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을 내어 다시 한번 노익장을 과시하기는 했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 역시 실패한 기업에 대한 변명거리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 유명한 컨설팅 회사인 베인&컴퍼니에 근무하는 두 저자는 성공한(성공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책 본문에 잘 나온다) 회사 목록을 뽑아보고서 공통점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여러 회사가 성공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무척 궁금했음이 틀림없다.

이 책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답은 이미 표제에 나와있다. 바로 'Repeatability'(반복성)이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요약하자면, 업종, 지역, 경쟁사, 고객 구성에 무관하게 '과거의 성공을 반복적으로 실행하고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이며 단순한 공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요한 전략적 선택에 있어 이런 공식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적용한다'라는 모델이 바로 이 책에서 설명하는 성공의 열쇠다. 이런 공식이 과연 유효할까? 어떻게 보면 이 책은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고전적인 질문과 '좋은 습관을 들여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면 됩니다'라는 고전적인 대답을 경영에 적용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이런 다소 따분한 내용은 '만병통치약을 먹으면 무병장수할 수 있다'는 성공한 기업의 비밀을 폭로해버리는 눈이 핑핑 돌아가는 화끈한 내용에 비해 시대를 역행한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겉멋만 추구하다 정말 중요한 뭔가를 놓치고 있지 않은지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장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하는가? 그렇다면 동명의 웹 사이트인 repeatability(영어)를 방문해 여러 가지 소개 자료, 기본 원리/전략을 찾아보거나 repeatable model diagnostic을 방문해 여러분 회사의 반복 가능성 수준에 대해 평가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나서 이 책을 읽어보면 통찰력이 생길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여러분께서 기다리고 계신 본문에 나오는 좋은 문구를 함께 살펴보자.

우리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단순성, 집중, 지속적으로 변화의 기술을 숙달한 기업이 급격한 변화나 끊임없는 혁신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보다 대부분 더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지속적인 성공은 어떤 시장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훨씬 통제 가능한 변수인 기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유망 시장을 선택하는 것보다 전략적 방법론과 목표,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수익성 있는 성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 가지 실마리: 1) 시장이 아니라 기업이 핵심이다. 2) 새로운 성장 프로젝트는 대부분 실패한다. 3) 핵심 사업을 재정의 하는 경우, 그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
반복 가능한 위대한 모델의 설계 원칙: 1) 성공적인 핵심 사업의 차별화 2) 타협할 수 없는 가치 3) 선순환 학습 시스템
한 때 천하무적의 비즈니스 모델로 여겨졌던 기업들이 모멘텀을 잃어버리게 되는 이유는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력 상실과 발 빠른 적응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유효성이나 근본적인 고객 니즈가 사라져서 침체가 온 경우는 전무했다.
성공적이던 반복 가능한 모델이 벽에 부딪치는 두 번째 이유는 기업이 환경 변화에 대한 발 빠른 적응에 실패하면서 시장과 기술 변화가 기업의 경쟁우위의 원천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반복 가능한 위대한 모델의 기업들이 앞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1) 경영진과 일선 조직 간의 좁혀진 거리 2) 더 빠르고 현명한 의사 결정 3) 지속적인 개선 기술 숙달
차별화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기는 하나 어느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단어가 되어버렸다.
반복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1단계 개별 시장, 2단계 인접 시장, 3단계 복수의 핵심 시장이라는 3단계 복제 방식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차별화된 핵심에서 너무 멀리 이동했거나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장을 추진했다가 곤경에 처한 기업에게 본래의 공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법인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핵심 사업과 차별성이 가진 잠재력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현상은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1) 핵심 사업과 인접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저하시킨다. 2) 핵심 사업의 차별화를 위한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 판단력을 흐린다. 3)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주어 그 기업과 맞지 않는 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
경험을 돌이켜볼 때, 자사가 가진 측정 가능한 진정한 차별화 원천을 잘 관리하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일선 직원의 행동에 있어 잘 정의된 공통의 핵심 원칙과 신념이 기업 성과와 가장 큰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자기 조직화 행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업무 속도가 가속화된다. 일 처리 속도가 빨라지면 경쟁업체보다 더 많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게 되고, 단위 시간당 더 많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게 되고, 단위 시간당 더 많은 성과를 올리게 되어 궁극적으로 성장을 가속화한다. 식물의 세포 복제 속도가 빨라지면 성장 속도가 빨라지듯이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카메라와 같은 제품에 딸려오는 사용자 매뉴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뉴얼에는 이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인지, 기계가 가진 최대 잠재력은 무엇인지에 대한 개요는 찾아볼 수가 없다.
기업 침체의 근본 원인에 관한 증거를 파악한 바, 실패의 원인은 대개 내부에 있었으며, 대부분 핵심 사업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달성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결론내렸다.
기업은 전략을 조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일련의 원칙으로 쳬계화함으로써 직원들의 자기 조직화 행동과 일선에서의 의사결정을 촉진할 수 있다. 이를 '일정한 틀안에서의 자유'라 명명한다.
관행은 조직의 습관에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 번 들인 습관을 바꾸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기업이 조직의 체질 개선을 위해 추진한 이니셔티브의 70퍼센트 이상이 실패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성공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장기적으로 가장 위험하지 않은 길이 단기적으로 가장 위험해보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적응에 탁월한 기업은 없다.
기업의 실패는 환경이 아닌 잘못된 판단의 결과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잘못된 결정들은 피할 수 있는 조직 내부의 인지적/심리적 역학에 원인을 두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둔 사람들의 경우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지식체계를 가지고 있다. ... 일반적으로 최고의 실력자들이 가진 지식은 상위 원칙으로 통합되고 연결되어 있었다.
인간이 만든 시스템은 자연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무질서로 치닫는다. 학생들이 빼곡히 앉아있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나간지 10분 뒤에 펼쳐질 장면을 생각해보라.
복잡한 조직에서 이뤄지는 일상 업무에서 엔트로피는 대개 집중력 낭비와 손실로 이어진다.
엔트로피는 반복 가능한 모델의 적으로서, 강력한 관리체계가 없다면 질서에서 무질서로 쉽게 떨어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자연계 시스템과는 달리 비즈니스에서의 엔트로피는 기회의 부재나 노후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CEO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들이 일선 직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 되어야지 제한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리더십이 없다면 언제나 엔트로피가 승리하기 마련이다.
테니스 공을 정확하게 치는 법을 학습하기 위해, 비록 목표가 테니스의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의 발 동작, 훈련 방식, 준비 동작, 테크닉을 연구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결론: 기업 전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목적 뿐만 아니라 본문 곳곳에 나오는 적절한 비유, 은유, 유머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강력 추천!

뱀다리: 본문에 나오는 사례 중에 기억해야 하는 사항을 짚고 넘어가겠다. 타이거 우즈의 2009년과 2010년 통계 자료가 나오는데 시사하는 바가 컸다.

20092010
그린적중률68.5%64.1%
10피트 내 피팅 수90.4%87.3%
페어웨이 드라이빙64.3%57.2%
쓰리퍼트 적중률2.0%2.6%
평균 타수68.170.3

통계 자료를 보면 뭐 이 정도야 충분히 용납 가능한 수치가 아닌지 생각들지도 모르겠는데, 우즈는 2009년에 20경기 중 8개를 우승한 반면, 2010년에 17개 경기 중 하나도 우승하지 못했다. '대충하면 어때? 아무도 모를테니.'하지만 현실에서 작은 차이가 큰 결과 차이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매순간 최선을 다해 역량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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