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4월 15, 2007

[일상다반사] 비데로 본 사용편의성

주의: 식전에 읽지 마세요.


경고: 저는 특정 비데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 사원이나 해당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가 아니며,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토대로 구입을 검토하실 경우 직접 테스트를 해서 본인에게 맞는 모델을 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의견 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회사와 집에 비데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떻게 하다보니 매일 비교 평가(?)를 하게 된다. $은 잠시 제쳐두고 사용편의성 측면에서 W사의 L 비데와 N사 비데를 살펴보자. 먼저 조작 패널 그림부터 감상하시라.



W사 L 비데 조작 패널





N사 비데 조작 패널: 실제 회사에서 사용 중인 모델은 이 모델 보다 하나 앞에 만든 모델이다.





조작 패널을 보면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점자 표식을 제외하고는 W사 L 비데가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W사 L 비데는 최소로 사용해야 하는 버턴을 분리시켜 놓았으며, 기능 중첩을 줄여놓았기에 버튼 조작법을 익히기도 아주 쉬울 뿐더러 한번 익히고 나면 눈 나쁜 분들이 안경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N사 비데는 점자 표식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매번 사용할 때마다 버튼 기능과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 그림에 나온 모델 보다 직전 모델은 더욱 심각한 버그가 있었는데, 세정 - 비데 - 건조 버튼 배열이 아니라 건조 버튼이 다른 버튼 중간에 들어가는 바람에 매번 건조할 때마다 버튼 찾느라 발톱이 쑥쑥 나온다.



다음으로 비데 물살이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W사 L비데가 N사 비데를 압도한다. W사 L 비데가 크루즈 미사일처럼 과녁에 대한 정확한 조준이 가능하다면, N사 비데는 과녁에서 자꾸 벗어나(?) 옆으로 퍼지는 느낌이다(물살이 옆으로 퍼지는 와이드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W사 L비데는 정확하게 표적을 명중(?)시킨다). 이 물살의 미묘한 차이는 아무리 글로 설명하려고 해도 어려우므로 직접 사용해봐야 알게 된다. T_T 여튼 N사 비데는 물살 튜닝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건조 기능인데, 물살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역시 W사 L비데가 N사 비데를 압도한다. W사 L비데는 변기 속을 가득 채우면서 건조 바람이 위로 불어오므로 대단히 상쾌한 반면, N사 비데는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제대로 건조가 안되는 느낌이다. 바람 세기는 N사 비데도 떨어지지 않는걸 봐서는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매커니즘이 차이가 나는 모양이다.



비데가 휴지 대용품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즐거운 경험을 만끽하도록 만드는 물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N사 비데는 경쟁사 제품을 좀더 벤치마크해야 할 듯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향후 비데에 도입되었으면 바라는 기능이 하나 있는데... 바로 개인화(Personalization) 기능이다. 다양한 방법으로(정 안되면 버튼 네 개 만들어서 1, 2, 3, 4를 붙어놓고 메모리 버튼 하나 더 달아라) 개인을 구별한 다음에 개인에 맞춰 노즐 위치, 변좌 온도, 수온, 물살 세기, 바람 세기 등을 한방에 세팅해준다면 대박이 아닐까? 글을 쓰고 나니 시중에 벌써 이런 제품이 나와있을지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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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4월 12, 2007

[독서광] IBM developerWorks에 올라간 서평 3선

4월에 읽을만한 책 3선이라는 제목으로 컴퓨터 관련 분야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개발자 책꽂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매달 출판사 협찬을 받아 읽을만한 책을 시리즈로 올릴 예정이므로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한 책 세 권은 다음과 같다.


  • 웹 애플리케이션 해킹 대작전: 웹 개발자가 꼭 알아야 할 웹 취약점과 방어법
    마이크 앤드류스, 제임스 A 휘태커 지음, 윤근용 옮김, 에이콘출판 2007년 출간
  • 실천가를 위한 실용주의 프로젝트 관리 7주: 위대한 관리의 비밀
    조하나 로스만, 에스더 더비 지음, 신승환, 정태중 옮김, 위키북스 2007년 출간
  • 당신은 웹 2.0 개발자입니까?: 웹 2.0 기술의 창의적 활용
    박지강 저, 한빛미디어 2007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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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4월 05, 2007

[끝없는 뽐뿌질]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 인하



콧대 높은 애플이지만 경쟁사(델)의 집중적인 가격인하(27인치 모니터 100만원 미만으로 특별 판매)와 신제품 출시(삼성전자 27인치 모니터 134만원에 출시)로 인해 점점 자사 모니터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봤는지 가격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원래 미국에서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하면 시간차를 두고 한국에 반영을 했지만, 이번에는 잽싸게 반영이 된 모양이다. 어쨌거나 요즘 여기저기서 염장을 지르는 아름다운 뽐뿌질에 말리지 않도록 지갑 단속(?) 제대로 하시기 바란다. 팍팍 지르고 싶은 욕망을 억누느면 병이 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100만원_씩_이나 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자.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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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4월 01, 2007

[새소식] 번역 작업에 5% 부족한 스프링노트



스프링노트가 일반에게 오픈 되었기에 이미 미투에 가입하면서 만든 오픈 아이디를 사용해서 바로 가입했다.



로그인하자마자 구글 워드 프로세서 기능에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기반 철학이 다르긴 하지만, 기왕 경쟁을 벌인 김에 원노트를 좀더 벤치마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다른 사용자와는 달리 스프링노트를 활용해서 번역이라는 좀 무거운 작업을 해야하므로 이 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어디까지나 _번역자_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반 사용자'입장에서 투정부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면 본문으로 들어간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뭐냐 하면... HTML 기반 편집기 컨트롤을 사용했지만 과거 나왔던 나모 웹 에디터에 비해 기능이 너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그냥 단순한 메모장 용도로 사용한다면 느끼지 못할 문제점인데, 외부에서 글을 복사해서 붙여놓을 경우 폰트 속성이 그대로 바인드 되지만, 스프링노트 내부에서는 폰트나 크기를 변경할 방법이 없어보인다.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xHTML 규약에 맞춰서 기능을 최소화했다는 사실에는 동감하지만, 정 안되면 HTML 편집 에디터라도 제공해서 수작업으로라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참고: 구글 워드 프로세서도 HTML 편집기를 제공한다). 검색 기능도 웹 브라우저에 있는 검색 기능에 업혀가지만, 이럴 경우 치환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다. 번역하다 보면 일괄 치환 기능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



다음으로 한글 맞춤법 검사기이다. 물론 번역자 소양 1번이 올바른 한글 이해라는 사실에는 동감 하지만, 그래도 한글 맞춤법 검사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메모 스타일의 짧고 간단한 문장을 작성하든 여러 페이지에 걸친 복잡한 문장을 작성하든 맞춤법 검사의 필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곳곳에 등장하는 버그이다. 가져오기로 조금 복잡한 word 파일을 열면 엉망이 되어버린 본문이 뜬다. 아주 정신 사납게 편집 도중에 자동적으로 문서 여러 곳이 선택(반전)되어 버린다(위 그림 참조). 최근 열어본 페이지에는 이미 삭제가 되버린 노트 이름이 나온다(혼동을 막기 위해 최소한 문서가 삭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식이 있어야 한다).



직관적이지 못한 인터페이스도 사람을 괴롭힌다. 예를 들어 노트 이름을 변경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10초 내에 직접 한번 바꿔보기 바란다. 어느 정도 이런 부류의 소프트웨어에 익숙하다고 자부했지만, 거의 1분에 걸쳐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결국 허무한 곳에서 찾아내었다. 단순함의 미학에는 찬성하지만 이름 변경이 가능하다는 표식이나 큐를 줘야 한다. F2를 눌러 나온 도움말 창을 다루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어떻게 하면 도움말 창을 없앨까? back 버튼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노트 플래그 기능과 사용자 스타일 정의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번역하다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색상, 폰트 종류를 달리해서 키 조합 한방에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으면 좋은데, 지금은 번거롭다.



지금까지 공개된 API로는 처리하기 힘든 불평불만을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하지만 상기 기능과 문제점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공동 번역과 베타리딩 과정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스프링노트의 많은 발전 기대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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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3월 29, 2007

[독서광] 위험관리가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



사람은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기에 어떤 일을 하거나 위험이 뒤따른다. 물론 위험에 겁먹어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다는 극단적인 태도도 경계해야하지만, 위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무대포 정신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 프로젝트 관리에서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경제적인 부 관점에서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파한 책이 나왔기에 바로 읽어보았다.



'위험관리가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는 부동산이랑 주식 투자해서 10억을 버는 과정에서 위험을 잘 회피해서 잘 먹고 잘 살자는 서적이 아니라 위험도가 무척 높은 대한민국(돈 많은 사람이 아주 즐겁게 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에서 제대로 살아남는 생존 전략/전술을 소개하는 책이다. 물론 다루는 입자가 좀 굵어서 실질적으로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유용한 내용이 많이 나왔다.



이 책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위험(재무 위험: 자산, 신용, 시장, 금리, 유동성 + 비재무 위험: 전문성, 중년, 가족 관계, 자녀 교육)을 소개하고 이런 위험을 다루기 위해 실제로 위험을 다루는 조직과 이를 감시하는 조직을 분리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개인의 경우에는 조직으로 움직이지 못하므로 전문가나 멘토등을 잘 활용해서 스스로가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모든 내용을 위험 관리 측면에서 바라보기에 조금 무리수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위험 관리에 특히나 취약하지만 위험 관리를 배우지도 못했고(자영업이라면 위험 관리 개념을 머리로는 몰라도 몸으로 알고 있다) 바빠서 신경도 못쓰는 불쌍한 회사원(!)이라면 한번 정도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독한 다음에 (실천이 중요하므로!!!) 부록에 나온 개인 위험 관리 리포트를 복사해서(꾸준히 갱신해야 하므로 책에 직접 기록하지 마라.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스프레드 시트를 써도 되겠다) 반기별로 한번 정리해보자. 나도 이번 주말에 개인 위험 관리 리포트를 복사해서 작성해보기로 했다(이렇게 떠벌여 놓아야 나도 안미루고 작성하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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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3월 28, 2007

[일상다반사] 하나 마이웨이 카드



사용자에게 주는 혜택이 너무 많다고 _정부_가 보증한(혜택을 줄이라고 금융 감독 기관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을 정도였다) 신용카드인 하나 마이웨이 카드 발급 가능한 날짜가 며칠 안남았다. 인터넷 신청은 이미 마감되었고 영업점 신청도 30일까지니까, 지금 이 블로그 보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바로 하나은행에 뛰어가도록 하시라.



$에 대해 까탈스럽기 이루말할 수 없는 고양이(블로그 애독자라면 지금쯤이면 이 친구가 누군지 알거다) 군도 뽐뿌질에 넘어가서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정도니까 특별히 카드 발급에 문제가 없는 분이라면 second card로 사용하면 좋겠다.



이 카드의 기능은 하이라이트는 후불식 교통 카드 기능인데, 조만간 지하철/버스 요금이 오를 경우 이 카드의 위력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을 고려하자. 그리고 닭(역시 블로그 애독자라면 이 친구가 누군지 알거다)이 들으면 좋은 소식인데... 대전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뱀다리) 참고로 나는 하나은행 관계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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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3월 22, 2007

[독서광] 굿바이 게으름: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요즘 처세술이나 자기 계발서가 봇물 쏟아지듯 쏟아진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기서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되도록 이런 종류의 책은 피하려고 했지만... 고양이가 읽으라고 안겨줘서 슬쩍 읽어봤다.



종합 소감부터 말씀드리자면, 고만고만하다(읽어보면 좋고 안 읽어도 살아가는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ㅎㅎ --> 어차피 게으른 사람은 이런 책 안 읽고, 게으르지 않은 사람은 이 책에 나온 내용 정도는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다). 게으름이 뭔지에 대해 기존의 시각과는 조금 다른 각도로 조망을 하고 게으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배해 기술하고 있지만... 결국은 자기 계발서를 게으름이라는 주제로 잘 포장한 책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책 읽다가 꾸벅꾸벅 졸린 와중에서도 이 책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관련하여 몇 가지 공통적인 측면을 찾아내었는데... 다음에 소개하는 항목은 게으름을 극복하는 과정뿐만이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에서도 필수 요소라고 보여진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 큰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로 분할해서 실천하기
  • 피드백을 통한 점진적인 개선



자, 그러면 여기서 아주 희한한(독자 여러분이 예상못했던) 결론 하나를 얻을 수 있다. 바로 "프로젝트 실패는 게으름에서 비롯된다."이다. 여기에 대해 혹시 이 책을 읽은 독자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주의: 여기서 '게으름'은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굿바이 게으름'에서 굿바이 대상으로 지목하는 게으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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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3월 17, 2007

[독서광] 몰입의 경영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면 플로(flow)라는 몰입이 필요할 때가 많다. 몰입이 이뤄지면, 그 순간이 점 하나로 바뀌면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게 프로그램이 완성되어 버린다. 정말 놀라운 현상이 아닌가? 하지만 몰입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책을 찾기란 어렵다. 대부분 명상, 선, 종교에 붙은 부가적인 설명으로 따라나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예외가 등장했다. 몰입의 대가인 칙센트 미하이가 쓴 '몰입의 경영'은 몰입이 무엇이며 어떻게 몰입에 들어가며 몰입을 통한 개인과 기업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삭막하고 약육강식이 판을 치는 회사에서 몰입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미하이 큰형님의 조언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직원을 교체 가능한 부속품이자 말안듣고 무능력한 불량 청소년처럼 여기는 높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펴드는 순간 회초리 맞을 준비부터 하는 편이 좋겠다.



본문에 나오는 아름다운 이야기 몇 개를 발췌해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크 머리는 팀의 성공을 흔히 좌우하는 세 가지 요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관리자는 모든 팀원이 회사가 수행해야 할 일과 관련한 목표를 갖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둘째, 관리자는 팀 전체의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팀 내부에서 수행해야 할 구체적이고 세세한 활동들을 기획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셋째, 관리자는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유지함에 있어 탁월해야 합니다.



경영인 또는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의견을 구할 수도 있고, 자신의 견해나 제안을 제공할 수도 있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못한 것은 고쳐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종류의 피드백을 과도하게 제공하면 자칫 '마이크로매니지먼트'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란 부하 직원의 업무와 관련해서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점검하며 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또한 경영인이나 관리자는 업무가 원만하게 잘 진행되고 있을 때는 부하 직원의 업무에 간섭하지 않도록 자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라는 용어가 그에 걸맞는 악명을 얻게 된 것은 이런 관리자일수록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혼자뿐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은 누구든 자기를 모범으로 삼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피드백과 관련해 말한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아닌 성과에 초점을 두라는 것이다. 일부 관리자들은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다른 동료들이 있는 자리에서 부하 직원에게 호통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더라도 이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만큼 사람의 자존심과 의식에 막심한 피해를 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부하 직원을 훈계해야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일대일로 만나서 해야 한다.



저는 회사에서 추진하려는 일을 금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직원들에게 화를 내기도 했고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이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사람들과 관계가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태도와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던 겁니다. 좀더 성숙한 인물이 되었다는 느낌이었지요.


여러 아름다운 말이 더 듣고 싶은가? 그러면 책을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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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3월 15, 2007

[새소식] 한결체 vs 조선일보 명조체




한겨레 신문사에서 한겨레 결체라는 폰트를 공개한지도 벌써 1년하고도 거의 6개월이 다되어간다. 이에 뒤질세라 우리의(????) 조선일보에서도 조선일보 명조체를 과감하게 공개했다. 일부 몰지각한 미투(?)와는 달리 이런 따라하기(!)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두 폰트를 비교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 네모꼴과 탈네모꼴 폰트: 조선일보는 역시 전형적인 틀에 맞춘 네모꼴 폰트인 명조체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탈네모꼴 폰트인 한결체로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한결체는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에도 적용해보았는데, 반응이 나쁘지는 않았다.
  • 맥OS X 지원: 한겨레는 메타 정보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맥OS X에서 이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 명조체는 이런 문제가 없으며, 홈페이지에서도 맥 OS9과 X을 지원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겨레 신문사의 분발이 요구된다.
  • 한자: 한겨레는 순수 한글 사용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폰트에 한자가 빠져있다. 물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여지긴 하지만... 조금 아쉽다. 조선일보 명조체는 역시 _조선일보_답게 한자를 탑재하고 있다. 물론 한자를 탑재한 관계로 인해 한결체보다 폰트 크기가 훨씬 더 크다(2571KB vs 22427KB).
  • 출력용 서체 지원: 한겨레는 출력용과 편집용 서체를 분리하지 않았지만, 조선일보는 실비만 받고 출력용 PS 서체 설치를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출력소에서는 당연히 조선일보 손을 들어줄거다.
  • 개인적인 느낌: 한결체는 영문와 숫자 폰트가 그다지 예쁘지 않다. 특히 영문 폰트가 한글과 같이 사용할 때 상당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오래봐도 질리지 않으므로 한글 위주로 된 출력 문서를 꾸밀 때는 한결체가 유리하다. 조선일보 명조체는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문서(?) 작성(공문서에는 한자가 필수잖아?)에 딱 맞지 않을까?


일단 조선일보가 포문을 열었으니 항상 첨단 이미지를 풍기고 싶어하는 중앙일보와 민족 정론(?)을 주장하는 동아일보도 동참하지 않을까 싶다. 조만간 소책자등에 어디서 많이 보던 폰트가 대량으로 등장해도 별로 놀랍지 않을 듯이 보인다. 자본의 논리로 인쇄물에 사용하는 폰트까지 지배하는 세상이 올까 두렵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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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3월 14, 2007

[일상다반사] 미투와 플톡을 보며 느낀 궁금증

요즘 미투플톡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관심의 중심에 서 있는 둘 다 유사한 서비스라는 느낌은 그냥 넘기기 어렵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해를 돕기 위해 스크린 샷부터 한번 보고 가자.







일란성 쌍둥이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이란성 쌍둥이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시력이 20/20인지(여기서 업자(?)라는 표띠가 나고 있다) 먼저 점검한 다음에 안경을 쓰고 다시 보기 바란다. 뭐 섣불리 A라는 서비스가 B라는 서비스를 _표절_했다고 말했다가는 이 블로그가 일부 성난 군중에 의해 폭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판단은 잠시 _보류_하겠다.



자...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는 '세련되지 못한 동업자 정신'이랑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개념' 사이를 딱히 가르는 명쾌한 잣대가 없다는 데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표현이 문제이므로 특허가 걸릴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칠지도 모르겠는데, PARC에서 매킨토시 앰프(말장난이다. 말장난!)랑 초대형 스피커를 세트로 땡쳐온 스티브 잡스랑 테이프랑 라디오가 달린 미니 컴포넌트를 땡쳐온 빌 게이츠가 서로 배꼈다고 깔찌뜯고 싸우는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 인터페이스만 비슷(?)하다고 보기에는 서비스 자체가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이다. T_T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미투가 플톡이 되고, 플톡이 미투가 되려면 상호 어떤 요소가 더 들어가면 될까? 미투에 라운지를 만들고, 플톡이 meeto!(쓰고나니 너무나도 재미있는 말장난이 되어버렸다 ㅎㅎㅎㅎㅎ 'meeto'라는 이름은 정말 센스있게 잘 지었어~)를 만들면 된다. 그리고 미투가 다녀간 방문객을 표시하고, 플톡이 태그를 지원하면 된다. 그러면 둘 다 똑같아진다. T_T 두 서비스가 언제쯤 완벽하게 100% 싱크를 이룰까? 이게 바로 오늘의 궁금증이다.



뱀다리) 미투의 초대장을 통한 지인 넓히기 기법을 두고 마케팅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오가는데, 네트워크 가치는 이용자 수 제곱에 비례한다는 인터넷 아버지인 멧칼프 큰형님법칙이 우세할지 사람의 원초적 욕구 중에서 가장 상위에 올라있는 고차원 욕구인 애착의 욕구가 우세할지 지켜보겠다. 플톡은 네트워크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올인했고, 미투는 애착의 욕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올인했다. 참고로 아무리 뛰어난 영업 사원이라도 자기 고객을 1000명 넘게 기억하기 어렵고(주의: 물론 세상에는 희한한 사람도 많아서 몇 만명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 주변 지인이 스무 명만 되어도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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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3월 11, 2007

[독서광]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이기는 마케팅



보통 책을 잡으면 일사천리로 읽는 버릇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서적을 가장한 마케팅 서적인 "In search of stupidity"를 좀더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 마케팅 관련 서적을 찾다가 레이다 망에 걸려든 대어인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은 (예외적으로!) 하루에 하루 분량씩 거의 한 달 정도 걸려서 (주로 화장실에서) 읽었다. 결국 오늘 아침에 30일분량을 모두 끝내고 무사히(?) 서평을 쓰는 중이다.



마케팅 관련 서적은 상당히 많지만 현학적이고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딴 나라 이야기만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마케팅 겸 영업 겸 재무 담당자나 마케팅이 아닌 일반 개발을 맡고 있는 직원이라면 이런 어려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은 별로 없을테다. 하지만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은 1일 분량 첫 페이지부터 분명하게 "마케팅 역시 관련 부서에서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마케팅의 초심자라도 쉽게 깨닫도록 해준다.



전세계적으로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이 1400백만부 이상 팔려나간 이유는 작은 기업이 최소 마케팅 비용으로 큰 기업도 울고갈만큼 강력한 마케팅 노하우를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기 쉽고 핵심을 찌르는 내용 구성도 한 몫한다는 생각이다. 한번 숙독한 다음에 각 장 마지막에 나오는 게릴라 포인트와 행동 전략을 반복해서 읽어보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마케팅에 관심이 많다면, 마케팅이라는 명쾌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차근 차근 읽어보기 바란다. 마케팅이 관심이 없다면 돈버리고 속는 셈 치고 차근차근 읽어보기 바란다. 로또보다는 당신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줄테니 말이다.



EOB

월요일, 3월 05, 2007

[일상다반사] 미투데이 초대장 제공

요즘 항간에 뜨고 있는 서비스인 미투데이에서 초대장 4장을 발급받았다. 지금 한 장은 이미 사용했고, 나머지 석 장의 주인공을 찾는다.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다음 항목을 채워서 전자편지를 보내는 동시에


  • 이름
  • 이메일 주소
  • 오픈 아이디(www.myid.net에서 가입하기 바란다)


신청 유무를 댓글로 달아주시라(어제는 댓글 때문에 마구 투덜거리더니 오늘은 또 댓글을 달아달라고 하니 얼굴이 뜨겁다. ㅎㅎ). 초대장이 석 장 뿐이니 당근 선착순 세 분이다!!!



이런... 벌써 초대장 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참고: 미투데이가 어떤 서비스인지 궁금하면 jrogue 미투데이를 참조하기 바란다. 처음 열 때보다 상당히 안정화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도 감안하기 바란다.



EOB

일요일, 3월 04, 2007

[일상다반사] 글자를 읽지말고 문맥을 읽어라.

'컴퓨터 vs 책' 블로그는 직접 블로그로 들어오는 방문객 숫자보다 RSS나 ATOM 피드를 통해 구독하는 방문객 숫자가 훨씬 더 많다는 특징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특정 다수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기 보다는 고정 구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컴퓨터 vs 책'에 올라오는 글의 흐름이나 방향성, (심지어) 고양이 가필드 같이 까칠한 심뽀까지 구독자 여러분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해주시리라 믿고 특정 글이 올라왔을 때 과거 문맥까지 고려해서 귀엽게 봐주시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에 '컴퓨터 vs 책' 블로그가 도대체 어디서 굴러먹다 온 뼈다귀인지 도저히 힌트를 주지 못하는 순위를 매기는 메타 블로그 사이트나 불특정 다수가 보는 언론 매체에 노출되는 상황을 극도로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일이 뜻대로 되는 경우는 드문지라... 얼마 전에 작성했던 몇몇 글이 동호회 게시판에 '펌'질을 당하는 바람에 '익명'이라고 자기 신분을 밝힌 분이 블로그를 방문하셔서 조목조목 반박과 더불어 친히 아름다운 말씀을 남기고 가신 걸로 알고 있다. 시츄에이션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이 분야에서 X도 모르는 놈이 감히 이따위 엉터리 글을 써?"이다. 벽에 똥칠하고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기에(자고로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고 했다) 게시판에 달린 댓글은 아예 보지도 않았다(안봐도 DVD인게, 틀림없이 내 글이 아니라 나에 대한 성토 대회가 열렸을거다. 예) "이런 글을 쓴 인간 머리에 뭐가 들었어?").



그러다 오늘 토비 님 블로그를 보니 요즘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과 나의 오픈소스 이야기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중에서 공감가는 부분을 살짜쿵 인용해본다.



문제는 불특정다수가 와서 글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럴 땐 내가 그동안 얘기를 해오면서 가져왔던 컨텍스트가 깡그리 무시된 채로 그 글자체만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때론 특정 문단이나 단어가 그들을 자극하기도 한다. 나의 말투나 스타일은 완전히 무시되고 다른 사람의 관심의 시각으로 해부되기도 한다.


문맥은 물론이고 글쓴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기 관점에서 남을 마음대로 재단해버린다는 공통점이 있는 4가지 없는 댓글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과연 이런 글을 쓴 사람이 내 눈을 똑바로 처다보면서 과연 똑같은 이야기를 내뱉을 수 있을까?"이다. 사정상 익명으로 댓글을 달 경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발전적인 내용을 담아라. 만일 까칠하게 한방 긁어주고 싶다면 실명을 밝히거나 개인적으로 편지를 써라. 이도 저도 싫으면 _가만히_ 있어라. 2등은 할테니까.



뱀다리: 상대방 문맥을 파악하지 못하고 섣불리 나섰다 후회해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거다.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몇번 대형 사고를 터트린 이후에 깊히 반성하고 항상 _2등_을 생활 신조로 추구한다. T_T 그러니까 블로거 여러분께서는 내가 댓글도 안 올리고 피드백도 안 건다고 너무 섭섭해하지 마시라. 대신 재미있는 글로 보답하겠다. :)



EOB

목요일, 3월 01, 2007

[독서광]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요즘 처세술 관련 서적이 너무나도 잘팔린다고 한다. 잘팔리기 때문에 따라하기 식으로 많이 읽는지 아니면 세상이 워낙 험한지라 이런 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찍어서 마케팅 힘을 빌어 많이 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도 역시 이런 처세술을 다루는 책이다. 뭐 가려서 잘 읽으면 약이 되겠지만 잘못 읽으면 독이 될 소지도 있으므로 이 책을 마치 회사 생활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비법이 숨어있는 바이블처럼 읽어서는 곤란할 듯이 보인다.



자자. 어떤 책일까? 탐험을 위해 책 뒤표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다음 리스트 중에서 당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항목에 체크하세요.


  1. 능력이나 실적이 뛰어나면 승진이나 연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2.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은 이메일로 전달하는게 편하다.
  3. 직장 사람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이다.
  4.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동료나 인력개발팀(인사팀) 담당자와 상의한다.
  5. 내 업무공간은 최대한 나의 개성을 발휘해 꾸며야 한다.
  6.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7. 내가 맡은 업무는 책임지고 알아서 처리하는 게 좋다.
  8.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높은 인사고가를 받을 수 있다.
  9. 회사와 상사는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를 원한다.
  10. 회사는 직원들을 신뢰해야 한다.
  11.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므로 한꺼번에 몰아서 장기간 다녀온다.
  12. 노동법은 부당해고로부터 직원을 보호해준다.
  13. 직장에서 말하지 못했던 불만사항은 회식 때 자연스럽게 꺼내는 게 좋다.
  14. 내가 옳다면 회사는 상사보다 내 편을 들어줄 것이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뭐 이런 질문 나오면 당연히 각 질문에는 함정이 있는거구, 이 책은 각 질문에 대한 함정을 하나둘씩 까발기는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블로그 주인장이야 당연히 모든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기에(그만큼 속세에 찌들었다는 이야기다. T_T) 책을 읽는 도중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_중언부언_하는 내용에 꾸벅꾸벅 졸기도 했지만, 차카게 살아가려고 하는 대학 갖 졸업하고 청운의 꿈을 품고 직업 전선에 뛰어든 새내기 신입 사원들은 아마 이 책 보면 거의 기절초풍해서 불신의 늪으로 빠지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들기도 했다.



(스포일러 :)) 이 책의 핵심은 "인력 개발팀은 최대로 멀리 피하고 당신 상사가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해서 꼬투리 잡힐 일은 하지 마라"라고 한 문단으로 정리할 수 있다. 회사는 당신을 상사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고 상사라는 전령꾼을 통해 대화를 한다는 사실만 염두에 두고 있어도 회사에서 꼬이는 일은 상당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1~4장은 졸면서 봤지만 5장은 그런대로 읽을만했다. 조금만 주의 깊게 5장 내용을 읽으면 좋은 팀장과 나쁜 팀장을 구분하는 시금석을 찾아낼 수 있을 거다. 특히 자신이 팀장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반성 좀 하시고. :P



EOB

토요일, 2월 24, 2007

[독서광] 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야구와 관련한 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바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다. 이 책 읽고 참 많이 웃고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 여기에 책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으니 바로 '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이다. 야구 이야기를 가장한 경제학 서적이라고 요약하면 정확하겠다.



'머니볼'은 총알이 없어 만년 꼴찌 야구팀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단장을 취임한 빌리 빈에 대한 이야기이다. 흠잡을 곳 없는 메이저리그의 유망주로 손꼽히던 빌리 빈 이 날개없는 새처럼 바닥까지 추락한 다음 빌 제임스가 지은 책을 손에 넣고 기존 여느 메이저리그 팀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단장으로 거듭나면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하면서도 통쾌한 이야기가 시종 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철두철미하게 말이 되는 통계자료와 확실한 기준에 따라 어느 구단에서도 마다하던 선수를 데리고 와서(과학적인 통계에 입각한 숨겨진 유망주 발굴) 철저하게 점수 기계로 만든 다음에 자유 계약 선수가 될 무렵(폭등한 몸값)에 과감하게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하면서 다시 유망주 여러 명과 지명권을 따는 방법으로 계속해서 가장 적은 구단 운영비로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려면 단순한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 기업 운영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껴질 것이다.



물론 동전에는 앞뒤가 있다. 빌리 빈은 처음에 데리고 온 선수가 어떤 이유에서건 필요가 없어지면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즉각 타 구단과 트레이드를 해버리는 너무나도 잔혹한 세상을 창조해버렸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시장원리에 입각해서 구단을 운영하다 보니 선수는 구단의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책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이런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서 가슴이 아팠다. T_T



EOB

화요일, 2월 13, 2007

[일상다반사] 소프트웨어 단속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오늘 ZDNet에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 중독되었는가?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기획취재] 권한없는 단속으로 영세상인 갈취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ZDNet 기사의 요지는...



사실 지적 재산권은 때때로 행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서울에는「삼성 웨딩홀」이 있지만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소유한 건물이 아니다. 지적 재산권에 관한 한 이 나라는 무법의 서부 시대처럼 느껴진다.


이코노미 21 기사의 요지는 ...



얼핏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불법 소프트웨어의 단속은 어쩌면 당연하다. 불법 소프트웨어가 난립한 탓에 저작권사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은 보호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와 같은 ‘암행단속’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복제해 판매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인데 무슨 이유에서 경찰수사가 시작된 것일까. 경찰 한 관계자는 “불법이 더 큰 불법을 부른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복제도 불법이지만 이를 단속해 합의금을 받는 것 역시 불법’이라는 것이다. 대체 무슨 말일까. 이 같은 의문을 쟁점별로 확인해 보자.


두 기사를 끼워맞춰보면... "지적 재산권은 때때로 행사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불법을 불법으로 응징한다"정도가 되겠다. 한국에도 온 적이 있다고 밝히는 Michael Kanellos 기자는 앞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 열심히 공부한 다음에 소설이 아니라 기사를 써야 할 듯이 보인다.



EOB

일요일, 2월 11, 2007

[독서광] 공중그네



누군가 나의 겉모습을 보면 공부만 열심히 해서 조금은 멍청한 모범생 같아 보일지 모르겠는데, 이런저런 장난을 좋아한다는 비밀을 폭로하면 혼비백산할 독자들이 많을 듯이 보인다. 회사 다니면서부터 장난을 못쳐서 온몸이 다 뒤틀리기에 어떻게 대리만족할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공중그네'가 딱 걸려들었다. 애독자 여러분을 위해 감상평을 몇 자 적고 넘어가겠다.



“책을 읽으며 배를 잡고 웃은 것이 몇 년 만인가?”


출판사가 매상고를 위해 위에서 제시한 낛시성 문구를 만들었겠지만,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나서 아무리 노력해봐도 포복절도할만큼 우스운 내용은 생각이 안난다. 대신 '장난'을 빙지한 창의력과 '호기심'을 빙자한 솔선수범이라는 양대 무기로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무척 인상 깊었다는, 출판사 의도랑 전혀 맞지 않는 엉뚱한 감상평이 튀어나오고 만다. 이 책 주인공인 이라부는 대학교 때부터 말성장이에다 사회에 나와서는 볕 잘드는 소아과에서 쫓겨나서 지하실 한 구석에 정신과 사무실을 얻어 일하는 아웃사이더지만, 아주 희한한 환자들을 만나면 기발한 방법으로 환자 스스로가 문제를 분석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만병(?)을 치료해준다.



무엇이 끌렸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변에 말 잘하고 잘 생기고 능력 좋고 야전교범에 따라 위에서 시키는 데로 눈치한번 비상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에게 둘려쌓여서 대략 풀이 죽어가는 내 모습과 구태의연한 인습이나 사회적인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에 대한 문제를 사람처럼 풀어가는 이라부의 모습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래, 나두 요즘 나사 몇 개 풀린 상태로 변한 이유는 바로 '장난'을 못쳤기 때문이야 !"라는 결론에 이르자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장난 한번 걸고 싶어서 안달이 나고 있다. :) 이렇게 할 경우 삶의 활력소가 될까 아니면 망신살이 뻗어서 욕만 뒤집어 쓸까? 빡빡한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참 어렵다. T_T



EOB

금요일, 2월 09, 2007

[끝없는 뽐뿌질] 한국 애플 스토어: 오늘 하루 할인 판매



두 말이 필요없는 오늘 하루(2월 9일)만 유효한 소식을 전한다. 바로 한국 애플 스토어 깜짝 할인 판매!.



아이포드 나노가 153,800원부터, 맥북 1,088,000부터, iMac 988,000부터란다. 지름신이 여러분 주머니를 노리고 있으니 제발 오늘 하루 참을 인자 세번 쓰시길... :P



EOB

화요일, 2월 06, 2007

[끝없는 뽐뿌질] 802.11n 지원 Airport Extreme 리뷰 기사(from designtechnica.com)




802.11n을 지원하는 Airport Extreme 리뷰 기사가 designtechnica.com에 올라왔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바로 지름신을 소환한다. :P




* 물리적인 구성


  • 이더넷 포트: 3개
  • USB 포트: 1개(에어포트 디스크 유틸리티라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Extreme USB 포트에 외장 연결한 HDD를 네트워크 스토리지(NAS)처럼 쓸 수 있다. 기존 베이스 스테이션처럼 USB 프린터 연결도 가능할 듯)
  • 외부 입력 단자: 1개
  • 전원 입력 단자: 어댑터!!!!!! 이런 저전력 디바이스에 어댑터를 쓰는 만행을 저지르다니. 쯧쯧...




* 속력


  • FTP 전송 결과

    1. 2.4GHz unencrypted 802.11g/n Avg. 1.7MB/s
    2. 2.4GHz encrypted 802.11g/n Avg. 3.4MB/s
    3. 2.4GHz unencrypted 802.11n Avg. 2.3MB/s
    4. 2.4GHz encrypted 802.11n Avg. 20KB/s (yes, 20KB/s)
    5. 5GHz unencrypted 802.11n Avg. 6.2MB/s
    6. 5GHz encrypted 802.11n Avg. 6.1MB/s
    7. Wired-only via AirPort Extreme Avg. 11MB/s
    8. Wired-only with Gigabit LAN Avg. 20MB/s

  • USB NAS 전송 결과

    1. 2.4GHz unencrypted 802.11g/n Avg. 2.8MB/s up 3.8MB/s down
    2. 2.4GHz encrypted 802.11g/n Avg. 2.8MB/s up 3.7MB/s down
    3. 2.4GHz unencrypted 802.11n Avg. 2.6MB/s up 3.7MB/s down
    4. 2.4GHz encrypted 802.11n Avg. 2.2MB/s up 3.5MB/s down
    5. 5GHz unencrypted 802.11n Avg. 2.7MB/s up 3.5MB/s down
    6. 5GHz encrypted 802.11n Avg. 2.0MB/s up 3.8MB/s down




USB NAS 전송 결과가 좀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HD급 스트리밍 전송은 충분한 대역폭을 제공하고 있다. 다행히 옛날 맥북(코어 듀오)라서 가까스로 지름신을 피하고 있는 중이다. 신형 맥북(코어 2 듀오) 보유자라면 한번 군침을 흘리기 바란다.




참고 URL:
http://reviews.digitaltrends.com/review4331_main21663_page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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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2월 03, 2007

[독서광] Behind the closed doors: Secrets of Great Management



요즘 앞길이 기술 리더냐 관리 리더냐 아니면 둘을 섞어 놓은 모델이냐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도중에 이 책을 접했다는 사실 자체가 우연일까 아닐까? 어쨌거나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책을 읽고나서 드는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보겠다.



훌륭한 관리자를 정의하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가장 먼저 대답하는 내용이 바로 "방해물을 제거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껏 십년 넘게 경험해온 관리자들은 대부분 부하 직원을 "지금 당신이 불평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월급도 받지마라"라는 철학으로 명령만 내리고 뒷짐지고 강건너 불구경만 함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떠넘겨 왔었다. 어떤 문제점이나 위험을 지적하면 이를 쟁점으로 만든 사람에게 고스란히 책임을 넘기는 웃지 못할 상황이 공무원 사회에서만 일어나고 있을까?



'Behind the closed doors'는 이런 구태의연한 관리 방법에 반기를 들고서 팀원의 문제점이나 어려운 점을 잘 이해하고 중재해주는 훌륭한 관리자 아래에서 개별 목표만 존재하는 그룹이 전체 비전과 목료를 공유하는 팀으로 커나가도록 만드는 실질적인 방법을 소개하는 좋은 책이다. 1대 1 미팅, 배회 관리,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정리 기법, 피드백 제대로 주기, 효율적으로 코칭하는 방법, 목표 제대로 세우는 기법 등을 재미있는 소설 형식을 빌어서 설명하고 있다. 바쁜 관리자(?)를 위해 분량도 많지 않으며 몇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용도 없고 재미도 없는 체크리스트 목록만 나열하지도 않기 때문에 가볍게 화장실이나 지하철을 타고 읽기에 좋다.



하지만 분량이 작고 가볍다고 해서 이 책을 얕봐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아이쿠, 지금 바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는구나"라고 감탄했기 때문인데, 특히 기술 부문에서 일하다가 기술 리더를 거쳐 관리 부문으로 넘어가는 개발자 경력을 밟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로서 어려운 관리자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먹은 부분은 바로 위임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정리한 표였다. 한번 살펴볼까?









































관리 과업3명4명
일 대 일 미팅, 팀 미팅, 준비 시각4시간5시간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관리1시간1시간
상위 관리자와 보내는 시간1시간1시간
조직 내 동료 관리자와 보내는 시간1시간1시간
팀 원과 문제 해결하는 시간12시간(한 명당 4시간)16시간(한 명당 4시간)
조직 문제예측 불가
주당 필요한 최소 관리 시간19시간24시간


표를 보면 기술 리더가 관리 리더로 나서기가 어려운 이유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팀원 넷을 이끄는 관리자의 경우 24시간이면 8시간 근무 기준으로 사흘인데, 주 5일 근무제를 할 경우 이틀 정도만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할 시간이 남는다. 로버트 L. 글래스 큰 형님 말처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두고 왜 재미가 없는 관리를 하지?"라는 생각이 여전히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요즘 들어와서 점점 더 시간이 부족해지고 있는 이유를 (좀더) 알 것 같고, 조만간 어떤 경력을 밟아야 할지 좀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되었기에 머리가 복잡하다. 비슷한 경험을 해본 독자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조언 부탁드리겠다. T_T



뱀다리: 조만간 한글판인 '실천가를 위한 실용주의 프로젝트 관리: 위대한 관리의 비밀'이 위키북스에서 나온다고 한다. 영어가 무서운 관리자 여러분께서는 한글판이라도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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