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7월 09, 2006

[영화광] 비열한 거리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를 워낙 재미있게 봤는지라 이번에도 차기 작품에 한번 도전해보았다. 결과가 궁금하지?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가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죽거리 잔혹사'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말죽거리...'가 워낙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비슷한(?) 주제로 다음 작품을 만들다보니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공식이 맞아떨어진 느낌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jrogue군이 불안감을 느꼈는데,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왕창 깨지는 운명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영화는 전형적인 공식을 따라 움직이며, 결말이 보인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마지막 부분이 너무 뻔한 나머지 좀 싱겁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편인 '말죽거리...'처럼 '비열한 거리'도(그러고 보니 둘다 '거리'군...) 아주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치고받는 패싸움은 멋지고 큰 곡선을 그리는 대신 거의 바닥에서 이뤄지는 개싸움에 가깝고 음모와 배신은 추악한 현실 세계를 그대로 반영한다. 주인공 병두로 나오는 조인성도 어깨 힘 빼고 연기를 잘했으며, 종수를 맡은 진구 눈빛이 범상하지 않다. 조폭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서점(jrogue군 기억으로는 아마 종각에 있는 영풍문고지?)을 배경으로 하는 어색한(?) 사랑 이야기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결론: '말죽거리...'를 보고 감동받은 이유 하나만으로 이 영화를 보겠다면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겠으며, 조금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므로 심장 약한 분이라면 조금 거리를 두는 편이 좋겠다. 상영 도중 내내 하품한 X맨보다는 재미있다고 말하면 될까?



뱀다리) 중간에 옥의 티가 있는데, 블록에 첨부한 사진에서 버그가 있었다. 분명히 자동차를 주차할 때는 조수석 공간이 너무 좁아서 문을 열기가 대략 난감한 위치였는데, 다음 장면에서는 여주인공인 현주가 아주 여유있게(?????) 문을 열고 내리고, 이를 쫓아온 병두가 사랑을 고백한다. 후반 작업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는지, 아니면 용산 CGV 상영관 음향 시스템 버그인지 종종 음 분리가 엉뚱하게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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