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코노미 21 기사를 읽다보니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일단 한번 기사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자.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Q400은 89만번 이착륙하는 동안 사망사고가 단 한 번도 없다. 사망사고율이 ‘제로’인 기종은 Q400과 보잉777 등 둘 뿐이다.
이러면 되게 안전한 듯이 보인다 그치? 그런데, 통계는 통계라서 무척 잔인하다. jrogue군이 첨부한 표(이코노미 21에서 발췌)에서 콩코드 항목을 잠깐 보면 무려 11.36이라는 킹콩 데이터가 나온다. 0.5니 0.7이니 도토리 키 재기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1.36도 아니고 11.36이라는 놀라운 숫자가 나온 배경을 따져봐야 한다. 콩코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비행기라고(777이 아직 나오기 전이었다.) 선전을 했을 때, 보잉 737 프로그램 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항변하고 싶었을 거다. "전 세계 737이 딱 일주일 동안 이착륙 하는 회수만 따져도 지금까지 전체 콩코드가 이착륙 하는 회수를 능가합니다." 그리고 콩코드가 떨어졌을 때, 가장 안전하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던 비행기는 가장 위험한 비행기로 탈바꿈했다.
결국 1백만 운항 횟수 당 사망 사고 비율은 비행기가 적게 보급되었거나 장거리를 많이 뛰는 비행기에게 월등하게 불리하게 되어있는 통계이다. 증거를 한번 볼까? 장거리를 많이 뛰는 보잉 747은 무려 0.84를 기록하고 있다. 이 통계대로라면 747은 비행기가 아니라 사고기이다. A310을 한번 보면 이착륙 회수가 적고 몇번 추락하는 바람에 1.23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절대로 A310을 타면 안될 것 같지? 하지만 중단거리를 주로 뛰는 737을 한번 보면 신형 모델인 737-300/400/500은 0.22이다. 역시 중단거리를 많이 뛰는 에어버스 A320/319/321 모델 역시 0.12로 아주 안전한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737이나 A32x 모델이 추락하지 않는다고 누가 감히 장담하겠는가?
말이 길었다. 이번 기사의 주제인 Q400을 보자. 아직 이착륙 회수가 0.89M이고 단거리 모델이다. 이착륙 회수가 50M인 737을 따라가려면 거의 불가능한 듯이 보이고 아직은 경쟁(?) 기종인 777을 따라잡기에도 역부족이다. 777이 중장거리도 아니고 대부분 '장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Q400이 통계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아직 Q400의 통계 숫자는 콧대 높았던 콩코드와 마찬가지로 자랑할 시기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다.
Q400이 엉터리 비행기라고 이야기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jrogue군은 혹시라도 Q400이 추락해서 사망 사고가 생기면, 그 순간 Q400이 콩코드에 이어 두번째로 위험한 비행기가 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거다. 지금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는 기록이 앞으로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보험 증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통계 숫자에 놀아나는 거다. 그러니 제발 정밀도/정확도, 통계의 허구에 빠지지 말자.
추가: 그러고 보면 아직까지는 777이 정말 뛰어난 비행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성/안정성/운항정시성 측면에서 대단한 경쟁력을 갖춘 걸작입니다. 777의 단점을 보완한 드림라이너 787을 구매하려고 여러 항공사에서 눈독을 들이는 이유가 설명이 되었나요?
EOB
통계의 함정이죠. ㅎㅎㅎ
답글삭제같은 자료를 보고도 달리 해석할 수 있으니..
kks, 그래서 우리는 서로 속고 속이고 살 수 있는거라네 :P
답글삭제통계의 허구란게 항상 그렇지 뭐. 통계로 떡칠된 식스시그마도 항상 그런 통계의 허구를 회피하기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 그래서 결코 에러율 0 이란 이야길 안하지. 어깨넘어로 들어본 결과 지금까지 발생 안했으면 중립적으로 생각했을 때 1/2의 확률로 발생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세우는 듯. (다시 말해 100회 했는데 에러발생 건수가 0일 경우 앞으로 100회를 더 했을 경우 한 번 정도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것)
답글삭제결론적으로 식스시그마 제대로 하려면 공부깨내 해야 된다는 것.
닭아, 니도 드디어 6시그마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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