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3월 29, 2014

[독서광]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의 즐거움

오늘은 정말 간만에 문화를 다루는 책(출판사에서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미리 언급한다) 하나를 소개해드리겠다. 음악 애호가라면 레너드 번스타인이라는 이름을 한번쯤 들어봤을텐데, 바로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 번스타인이 지은 책이다. 물론 번스타인의 정치적 성향과 사생활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당연히 금서(응?)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용 자체가 워낙 훌륭하기에 (특히) 클래식 애호가들이라면 꼭 한 번 읽고 넘어갈 필독서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클래식'이라는 단어만 봐도 몰려오는 졸음을 느끼는 분들일지라도 이 책을 읽으면 여러 차례 화들짝 놀랄 정도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으므로 음악에 대한 수준과 지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책 초판이 1959년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쇄를 거듭하고 있으며 심지어 번역서까지 나온 것을 보면 고전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다루는 내용이나 전개와 표현 방식이 1950년대 쓰여진 책이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혀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1부는 '상상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번스타인과 상상의 인물 사이에 주고 받는 편지 형식으로 번스타인이 평상시 생각하던 음악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2부는 CBS에서 포드 재단의 후원으로 시작한 예술 프로그램인 옴니버스 방송 대본(총 7개)을 그대로 가져왔다. "'악보'를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고민을 평상시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후회를 하고 말았다. 악보라는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의 장벽 앞에서 무릎을 꿇고 텍스트만 읽어야 했으니까 말이다. 혹시 악보를 이해하는 분들이라면 감동이 배가 되리라 확신한다. 뭐 그렇다고 바로 포기하지 마시고, 유튜브에 올라온 방송 내용 발췌본을 보고 들으며 당시 분위기를 느껴보시기 바란다.

베토벤 운명 교향곡

재즈의 세계

지휘의 기술

미국의 뮤지컬 코메디

현대 음악으로의 초대

요한 제비스티안 바흐의 음악

그랜드 오페라의 찬란함

짧은 비디오 클립만 봐도 알겠지만, 뛰어난 지휘자이자 작곡자이자 연주가(피아노)인 번스타인이 각 주제에 대해 아주 적절하게 기존 사례와 이를 뒷받침하는 역사/이론과 _연주_와 자기 경험을 녹여 놓는 기술은 실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여기에 열정까지 느껴지니 할 말 다한 셈이다.

본문 중 흥미로웠던 부분을 정리해보겠다.

모든 작곡가는 두 가지 면에서 고뇌합니다. 하나는 주제를 이루는 적확한 음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주제를 이어받아 하나의 '교향곡'의 주제로 세울 수 있는 적확한 음들을 찾아내는 것이지요.
운명 2악장의 서두를 위해 베토벤이 공책에 써 둔 선율이 최소 열네 가지 버전에 이른다는 사실이 베토벤의 고뇌를 잘 말해줍니다.
오늘날 운명을 듣는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명료하고 적확하게 베토벤에게서 쏟아져 나와 단방에 완성되었을 게 분명하다고요. 천만에요. 베토벤은 아래 수고와 비슷한 악보를 몇 장이고 썼다 버렸습니다. 그 양이 책 한 권에 달할 정도입니다.
재즈에서는 연주자가 곧 작곡자이고 창작자의 지위, 고로 더 위엄있는 지위를 차지함을 의미합니다.
즉흥 연주, 이것이 모든 재즈 음악의 진면모입니다.
지휘자의 악기는 100명의 '인간'입니다. 자기 의지를 가진 전문 연주자 100명으로 마치 하나의 의지로 하나의 악기를 연주하듯 음악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템포는 지휘자마다 다릅니다. 같은 작품을 지휘자 여섯 명의 연주로 들어 보면 서로 다른 여섯 가지의 템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휘자는 악보를 눈으로 보는 동시에 머리속으로 듣습니다.
바흐는 가로 낱말과 세로 낱말이 서로 맞물리면서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음으로써 맞아떨어지는 퍼즐, 즉 '음표'로 이뤄진 최고의 가로세로 퍼즐을 고안한 것입니다.
바흐에게 음표는 단순히 음향이 아니라 작품 그 자체였습니다. 바흐는 음표를 이용해 십자가를 형상화하거나 예수의 손짓을 묘사하거나 천상으로 올라가는 영혼의 움직임을 나타나는 데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었습니다.

결론: 클래식 음악에 대해 뭔가 기초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강력 추천!

EOB

토요일, 3월 22, 2014

[B급 프로그래머] 3월 3주 소식 정리

3월 2주 소식을 정리해봤다. 이번 주는 소식이 조금 적다.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거리

좋은 소식을 물고 4월 초에 다시 뵙겠다.

EOB

토요일, 3월 15, 2014

[독서광] The Performance of Open Source Applications

오랫동안 '독서광'을 기다려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기쁜 소식 하나 전하겠다. 이번 주부터 격주로 '독서광' 섹션을 다시 열어 독자 여러분들께 좋은 책을 소개하려 계획 중이다. 오늘은 복귀 기념으로 지난 번에 올려드린 The Architecture of Open Source Applications Volume II의 후속 작품인 The Performance of Open Source Applications를 소개드리겠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서문에 나오는 다음 한 문장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본다

However, while hundreds of textbooks explain the basics of operating systems, networks, computer graphics, and databases, few (if any) explain how to find and fix things in real applications that are simply too damn slow.

그렇다. 수 많은 책이 운영체제, 네트워크, 컴퓨터 그래픽,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기초 지식을 설명했지만, 실제 애플리케이션이 빌어먹을 정도로 너무 느릴 경우 문제를 찾아 수정하는 방법은 설명하지 않았다. T_T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전자)책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성능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처음 목차를 보고서 직전 AOSA 볼륨 I/II에 비해 꼭지도 줄어들고 슬쩍 넘겨보니 페이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하나씩 읽으면서 개발자들의 숨은 고민과 해법이 많이 나와 은근한 재미를 느꼈다. 본문 중 특히 마음에 들었던 내용은 가장 먼저 나오는 'High Performance Networking in Chrome"으로 구글 크롬이 왜 그렇게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지 숨겨진 비밀을 속 시원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크롬 창에서 URL을 입력할 때마다 내부 동작이 자꾸 떠오르는 부작용이 생겼지만 덕분에 웹브라우저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조금 올라간 느낌이다.

이 책은 네트워크, 메모리, 실행 속력, 동기화 등 여러 측면에서 성능을 고민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C/C++, 자바, 자바스크립트, Erlang, Haskell 등을 다루고 있으므로, 각 언어별 최적화 관련 특성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분야도 웹 브라우저, 웹 서버, 빌드 시스템, XML 파서, 테스트 프레임워크, 분산 프레임워크 등 다양한 부문을 망라하므로 자신의 주요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능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엿볼 수 있다. 기존 성능 관련 책이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래밍 최적화 쪽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실제 오픈소스 아키텍처 설계와 구현 과정에서 성능을 높이기 위한 실무적인 접근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므로 상당히 현실적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설계자와 개발자들의 고충과 고민, 그리고 시행착오를 엿볼 수 있기에 더욱 공감이 갈 것이다.

결론: 성능과 관련해 고민이 많은 개발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강력 추천!

EOB

토요일, 3월 08, 2014

[B급 프로그래머] 3월 1주 소식 정리

드디어 봄이 온 듯이 보인다. 봄맞이 새소식 정리~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거리

3주에 다시 찾아뵙기로 하며, 오늘은 여기까지.

EOB

토요일, 3월 01, 2014

[B급 프로그래머] 아주 뛰어난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평균적인 프로그래머로 사는 느낌이 어떤가요?

Quora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올라왔다.

Computer Programmers: What does it feel like to be an average programmer among very talented ones?

한글로 번역하자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분들께: 아주 뛰어난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평균적인 프로그래머로 사는 느낌이 어떤가요?"

여기에 대해 아주 좋은 대답이 올라와 간략하게 소개드리지 않을 수 없다.

Read Quote of Mattias Petter Johansson's answer to Computer Programmers: What does it feel like to be an average programmer among very talented ones? on Quora

음악이든 프로그래밍이든 주변에 뛰어난 사람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고가 되는 순간부터 쇠락을 맞이한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자기가 주변 사람들에 비해 바보같다 느끼지 못하면 그렇게 느껴지는 다른 (더 좋은) 곳으로 옮겨가야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소 꼬리보다 닭 머리가 좋습니다"라는 속담처럼 반대 의견도 있으므로 어디까지나 선택은 개인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보충: 본문 중 댓글에 따르면 Pat MethenyBe The Worst라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 원본인 듯이 보이며, 참고 자료로 The Passionate Programmer: Tip 4 Be the Worst를 추천해준다. 재미있게 읽어보시기 바란다. :)

EOB

토요일, 2월 22, 2014

[B급 프로그래머] 2월 3주 소식 정리

2월 1주 소식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에 기운내어 3주 소식을 정리해보았다.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거리

따뜻한 3월에 다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겠다.

EOB

토요일, 2월 15, 2014

[B급 프로그래머] 루비의 해시 기본값은?

한 동안 NULL 관련 글을 올리지 않았더니 손가락이 근질거려 도저히 못 참겠다. 그래서 오늘은 알면 별거 아니지만 모르면 멘붕이 오는 내용을 하나 소개하겠다. 먼저 다음 루비 코드를 보자.

    def initialize(server_info)
      server_default_info = {}
      server_default_info['id'] = 'root'
      server_default_info['name'] = 'root user'
      server_default_info.each() { |k, v| server_info[k] ||= v }
      @server_info = server_info
    end

위 코드가 무슨 일을 하려 드는지 독자 여러분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server_info에서 넘어오는 정보에 id와 name이 없을 경우 기본값으로 채우는 간단한 작업을 한다. 뭐 더 좋은 방법도 있겠지만, 설명을 위해 단순화한 예제이므로 코드 품질에 대해서는 민원을 넣지 않기 바란다.

자, 그렇다면 5분을 줄테니 위 코드에서 문제점을 하나 찾아보자.






문제점을 발견했는가? 힌트가 필요한 독자라면 Ruby Hash Awesomeness – Part 1을 읽어보고 다시 한번 위 코드를 뚫어지게 쳐다보자.

답은 바로 다음 행이다. 어떤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동작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 메소드가 없다고 죽어버린다. 위 힌트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문제는 해시를 만들 때, 키-값을 초기화하는 방법이 두 가지기 때문이다. 하나는 특정 키에 대해 아예 값이 없는 경우({} 사용)고 다른 하나는 특정 키에 대해 빈 값이 있는 경우(new 사용)다(독자 여러분들은 다시 한번 NULL의 악몽이 떠오를 것이다).

      server_default_info.each() { |k, v| server_info[k] ||= v }

명시적으로 Hash를 만들 수 있다면 아무 문제도 없겠지만, 만일 상위 수준의 라이브러리에서 Hash를 임의로 만들 경우라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볼까? 루비의 YAML과 JSON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파싱 결과로 Hash를 얻을 경우 Hash 생성을 위해 YAML은 new를 사용하지만 JSON은 {}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면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질테다.

자, 이제 결론을 내릴 때가 왔다. 위 코드가 안 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server_info[k]가 {} 인지 확인하는 루틴을 넣어, 참이면 그냥 값을 바로 대입하게 만들면 된다. 힌트를 아주 충분히 줬으므로 정상 동작하는 코드 수정은 독자 여러분에게 맡기겠다.

EOB

토요일, 2월 08, 2014

[B급 프로그래머] 2월 1주 소식 정리

입춘도 지나 슬슬 봄기운이 느껴지는 시점이다. 오늘도 프로그래머를 위한 각종 소식을 정리해보았다.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거리
EOB

토요일, 1월 25, 2014

[일상다반사] 글로벌 페이를 사용해 페이팔로 송금하기

요즘 해외 직접 구매가 유행하면서 페이팔이라는 서비스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구매뿐만 아니라 복잡한 해외 송금도 페이팔을 사용해 처리할 수 있다. 심지어 하나은행과 거래하는 국내 거주자라면 페이팔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페이팔 송금이 가능하므로 팁을 정리해봤다.

이미 사용하고 계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하나은행에서 제공하는 글로벌 페이를 사용하면 정말 손쉽게 송금이 가능하다. 여러분이 필요한 정보는 송금 상대국(주의: 받는 분이 페이팔 계정을 열 때 지정한 국가로, 현재 글로벌 페이로는 '한국'으로 보내지 못한다)과 받는 분의 페이팔 ID만 있으면 된다. 기존 해외 송금 과정에서 요구하는 엄청나게 복잡한 정보와 비교하면 얼마나 간편한지 짐작이 가시리라. 게다가 실시간으로 전송되므로 송금 과정에서 은행 사이의 처리가 끝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물론 페이팔에서 이렇게 송금받은(아니 충전된) 돈으로 바로 물건을 구매하는 대신 페이팔 계정에 연결된 은행 계좌로 돈을 옮길 경우에는 며칠 걸리기는 한다).

송금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심지어) 국내 송금 화면보다도 훨씬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하지만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받는 분의 페이팔 국가가 '한국'이면 안 되며, 한번 송금 시 1000불 이하만 가능(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누적 1만불 이하)하며, 이메일 주소가 틀릴 경우... 다시 돌려받기가 아주 곤란해진다. 뭐 이 정도 문제는 송금의 편의성, 저렴한 수수료, 환율 우대와 같은 강력한 장점 앞에서 충분히 참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소액 송금(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해외 송금할 경우에도 국내 거주자로 하나은행 일반 요구불 계좌를 열고 외국 페이팔 계정을 열어 자기 외국 거래 은행을 연결(참고로 은행을 연결해 놓지 않은 페이팔 계정으로는 글로벌 페이를 사용한 송금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면 좋겠다)하면 된다)이 필요한 경우에는 글로벌페이 서비스를 추천해드린다.

그리고 페이팔로 받는 분께 이메일이 전달되는데... 위쪽 페이팔 로고 반대편에 하나은행 로고, 아래쪽에 Hana GlobalPay라는 배너가 붙는다. 국제적인(!) 마케팅 효과가 아주 좋을 듯.

EOB

토요일, 1월 18, 2014

[B급 프로그래머] 1월 3주 소식 정리

2014년 첫 소식을 정리하겠다. 연초라 기술적인 이야기거리가 적어서 출발에 의의를 두겠다. :)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 FactFinder Express: Figure out which component is causing slow performance. Using one monitoring tool. 어디서 문제가 생겼을까?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발상이 재미있음.
    • Logentries: 로그 수집 전용 서비스. (크게 기대는 안 하지만...) 성능만 받쳐주면 아주 좋을 듯.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 거리
EOB

토요일, 1월 11, 2014

[일상다반사]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려는 생각은 접어라

어쩌다보니 이번 주도 Quora에 올라온 글을 하나 소개해야겠다. 오늘은 What is the most useful thing you know that most people do wrong?이라는 질문에 붙은 대답 중 하나를 정리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예전에 올려드렸던 [독서광] 디퍼런트를 읽어보자. 거의 도입부에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 노력하지 말고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오늘도 이와 관련이 깊은 내용이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Sandra Naylor(Author and Entrepreneur)가 올려준 답변을 읽어보면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려는 생각은 접어라"는 충고로 시작한다. (요즘와서 특히 더 그렇지만)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거의 모든 분야에서 높은 성적을 올리게 교육받아 왔고 심지어 사교, 운동, 봉사 분야에서도 마당발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왔다. 이러다보니 스펙형 인간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기고 말았다. 이러다보니 진짜 자신(as-is)이 아닌 자기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믿는 자신(to-be)의 삶을 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위 잘나가는 자기타인 계발서에서 너는 잘 될거야, 너는 잘 할 수 있어, 그런데 안 되면 그건 순전히 너 탓이야를 반복해서 세뇌하고 있기에 거품이 더 커졌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위대하고 원대하고 멋진 일을 하려면 꿈과 포부가 커야 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식적인 삶을 사는 것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Naylor는 사람들이 잊어먹고 있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지적한다. 1) 모든 단점은 장점의 반대면이다. 물론 엄청난 단점을 장점이라 우기고 아무 생각없이 산다면 정말 답이 없긴 하지만 관점을 바꿔 단점을 어떻게 장점화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 사람마다 모두 성공의 기준이 다르다. 이는 정말로 천만 다행인 소식인데,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사항만 골라내(남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 우선 순위에 따라 핵심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전략적으로 버리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을 소개하며 마치겠다. 주인장 마음대로 내린 결론: 자신의 단점만 보려 들면 실제로 단점만 보인다.

Read Quote of Sandra Naylor's answer to Life Lessons: What is the most useful thing you know that most people do wrong? on Quora EOB

토요일, 1월 04, 2014

[일상다반사] 개인적인 성장을 가속화 하려면?

Quora에 Self-Improvement: How can I accelerate my personal growth?라는 아주 좋은 글이 올라와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 가장 인기 있는 답변인 'Get In Over Your Head. Work To Get Your Head Above Water. And Do It Over And Over Again.'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겠다.

답변의 요지는 불안/염려와 따분함 사이의 균형이다. Csikszentmihalyi에 따르면 도전이 우리의 기량을 능가할 때 불안감을 느끼게 되며, 우리의 기량이 도전을 능가할 때 따분함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기량과 도전이 거의 근접하는 지점이 생기는데, 여기가 바로 불안도 따분함도 없는 flow channel(몰입 채널)이다. 위에 제시한 그림에 나와 있는 A1, A2, A3, A4를 보자. A4는 A1보다 더 좋은 위치다. 기량도 높고 도전도 높으니까. 그렇다면 A1에서 A4로 가는 방법을 고안하면 될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이미 짐작하시듯 두 가지 방안이 있다.

  • 1안: 처음에 A1에서 A2로 움직인 다음 A4에 도달한다. 큰 도전 없이 새로운 기량을 계발한 다음 이런 새로운 기량에 자신감을 느끼면서 따분함이 동반될 때 더 큰 도전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수학 공부를 할 때, 쉬운 문제를 여러 개 풀어 자신감을 획득한 다음 따분해질 무렵 어려운 문제를 푸는 전략이다.
  • 2안: 처음에 A1에서 A3로 움직인 다음 A4에 도달한다. 도전에 걸맞는 기량 없이 일단 뛰어든 다음 발생하는 불안감을 사용해 도전에 맞는 기량을 쌓아올린다. 수학 공부를 할 때, 일단 가장 어려운 문제로 바로 뛰어든 다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량을 쌓아나가는 전략이다.

조금더 현실적인 예를 들어보자. 어떤 기술에 대한 책이 있다 가정해보자. 1안은 이 책을 모두 다 독파한 다음 지식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방식에 가깝다. 2안은 실제 현장에 뛰어든 다음 필요한 지식을 선별적으로 책에서 찾아내 읽는 방식에 가깝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한 쪽만 따라가면 안 된다. 가장 좋은 효과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면... 책을 가장 중요한 1/3 정도만 읽고(이렇게 하면 수위가 조금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 현장에 몸을 담근 다음 숨 쉴 공간이 충분한지 아닌지 확인하고 나서 다시 필요한 부분을 선택해 읽어나가야 한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늘어난 기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요주의 사항: 개인의 천부적인 소질과 환경에 따라 최종 지점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중간 단계와 투입되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를 가능성이 아아주우 높다. 따라서 자신의 실제 능력에 대해 충분히 알고 깊이가 적당한 물에 퐁당 뛰어들어야 하는데(안 그러면 죽을 수도 있다), 시도해보기 전에는 절대 모른다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허둥지둥 기량 무리하게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걸지 말고 때로는 완급을 조절할 필요도 있겠다.

공지 사항: 그런 의미에서 B급 프로그래머도 읽은 책을 토대로 기량을 높이기 위해 잠수(!)탈 계획이다. 2014년 1/4분기에 책을 0권 읽기라는 목표를 세웠으므로 당분간 [독서광] 섹션은 문을 닫는다. 1/4분기에는 서평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는 완전히 배제하고 기술(특히 프로그래밍)적인 부분 중에서도 스스로 꼭 기억해야 할 내용만 1~2주일에 한번 꼴로 블로그에 요약 정리할 예정이므로 갑자기 프로그래밍 관련 내용만 열거하는 모양새에 놀라지 마시길...

EOB

목요일, 1월 02, 2014

[일상다반사] 클린 코드 이벤트 사연...

지난번 [일상다반사] 클린 코드 복간 기념 이벤트 결과, 무려 세 분께서 응모해주셨다.

첫 사연은 이정*님께서 보내주셨고, 눈물 없이는 ... 도저히 못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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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구판)을 3회나 구매한 경험이 있어서
제 사연은 억울 쪽인듯 합니다. 


1) 첫번째 구매, (+1)
처음 책이 나오고 얼마되지 않아, 
주변의 여러분들이 좋은 책이니 읽어보고 세미나를 하자는 말에
함께 구매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문제로 스케줄 정리가 안되어 
책도 못보고, 세미나는 무산되어 채 읽지도 못한채 책장에 잠들도록 두었습니다.

2) 두번째 구매, (+1)
이후 다른 팀에서 세미나를 한다는 말에 교재를 확인하지 못하고,
단체로 구매, 책장에 잠들어 있던 책과 동일한 책이라는 것을 
나중에 책을 받고서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업무로 인해 파견, 세미나 참석 못하고, 
다시 책은 고이 책장에 잠들었습니다. 

3) 첫번째 나눔, (-1)
두 권있는 책을 모두 볼 수 없어서, 
한 권을 중고책으로 판매, 중고책이고 공부를 위한 도서라서 저렴하게 판매했습니다.
잠들어 있는 것 보다는 누구라도 책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공유의 정신(?) 을 실천했다는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4) 세번째 구매, (+1)
올해 여름, 다시 이 책으로 세미나를 하자는 사람들의 말에, 
책이 있다고 든든해 했던 것도 잠시
책장에 모셔두었던 책에 빗물이 스며들어, 
이 책을 포함 여러권의 책이 망가지는 상황이 발생,
다시 책을 구매하려고 노력했으나, 절판사태 발생
중고서점을 여러날 여러곳 확인해서,
29,000 원짜리 책을 삼만원 넘게 주고 구매,
(저렴하게 판매한 도서가 생각나서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세미나는 다시 연기 및 무산 


개정판 출간 소식 확인 (12월초)
정가보다 비싸게 구매해서 아까운 마음도 들어 읽기는 했지만, 
매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원했던 세미나는 제대로 되지 않고,
세미나 시도만 했던, 애증의 도서입니다. 

현재는 제 책상옆에 놔두고 가끔씩 열어 보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의 사연도 궁금한데요 
어쨌든 내년에는 
이 책의 개정판으로 마음이 맞는 여러 분들과 
세미나를 한 번 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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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연은 김*문님께서 보내주셨고, 역시 안타까운(?)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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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코드 복간 버전 소식 듣고 이벤트 응모해봅니다.

자기 계발에 돈 쓰는걸 아끼지 말라.
특히 책사는건 아끼지마라라고 후배들에게 늘 얘기했습니다.
저 자신도 책 사는데 인색한 편은 아니였죠.

그런데 최근 후배들에게 도리어 되물음 당하고 있습니다.
'자기 계발에 돈 아끼지 말라며요?'

그들이 알까요? 돈을 제 뜻대로 쓰다 와이프에게  용돈 받으며 살아야함의 슬픔을.

로버트 마틴 형님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구판 소장하고 있고요. 근데 쥐꼬리만한 용돈 갖고 복간본 소식 들으니 소장하고 싶은데 부담이되니.. 이 안타까움 금할길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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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신재*님께서 보내주셨고... 인증샷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T_T

세 분 모두에게 클린 코드 복간판을 보내드리며, 이정*님께는 특별히 클린 코드 복간판 이외에 지난번에 나온 '해커스' 또는 이번에 새로 나올 '피플웨어' 중 원하시는 책 한 권을 보너스로 선물드리겠다. :) 당첨되신 분들께서는 저에게 책 받으실 주소와 전화번호(이번에는 분실(!) 위험이 없게 모두 등기 또는 택배로 보내드린다!)를 알려주세요~

EOB

토요일, 12월 28, 2013

[일상다반사] 기술과 환경

몇 년 전, 지하철을 타고 가다 급한 프로그램 수정 요청을 받아 자리에서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한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에 몰입한 상태라 몰랐는데, 10분 정도 지난 다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옆에 중년 신사 한 분이 뚫어지게 내가 하는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색하게 말을 거셨다.

실례지만 혹시 무슨 일을 하십니까? 지금까지 제가 본 누구보다 _타이핑_을 빨리합니다.

프로그램을 작성하다보면 정해진 키워드, 변수, 함수, 라이브러리는 거의 한 단위로 입력 가능하므로 옆에서 보기에 엄청난(음... 열악한 노트북 키보드로 500타 이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타이핑 장관이 펼쳐지는 것도 당연하지만... 프로그램 작성 = 타이핑이라는 참신한 시각에 무척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하긴 어르신들 세대에 프로그래밍은 지극히 이국적인 행위였을테니 둘 사이 구분을 하지 못하는 현상을 충분히 이해한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게 된 이유는 요즘 한창 마무리 작업 중인 '피플웨어'에 기술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음 문구를 읽고나서 거의 기절초풍했다.

디즈니 특별 연구원 앨런 케이는 기술을 '지금 있는데 옛날에 없던 것'으로 정의합니다. 케이는 한 걸음 더 나가 옛날에 있던 것은 이름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환경입니다. 우리 세대의 기술은 다음 세대의 환경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컴퓨터를 처음 접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면서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어렴풋이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피플웨어에 나온 문구를 읽어보는 순간 깨달음이 오고 말았다.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자연스런 환경이 아니라 인위적인 기술로 보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스마트폰을 마치 몸의 일부처럼 활용한다는 부러움이 들었는데, 중년 신사분이 내게 느낀 감정 그대로다. 나와 달리 젊은 친구들은 환경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있음이 틀림없다.

최근 초등학교부터 프로그램을 가르치자, 10만 프로그래머를 양성하자, 빅 데이터 전문가 수 천명을 배출하자는 둥 IT 업계와 관련된 여러 담론이 사방에서 나오고 있는데, IT 기술이 더 이상 첨단 기술이 아니라 자연스런 환경이 되버린 상황에서 예전 기술 우위에 입각한 사고 방식으로 얼마나 신새대를 설득할 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피플웨어에서 뒤에 이어지는 글을 계속 살펴볼까?

20세기 말에는 가정과 학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나 회사에는 존재하는 중요한 기술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젊은 프로그래머들에게 컴퓨터, 스마트폰, 웹, 프로그래밍, 해킹, 소셜 네트워킹, 블로깅은 이제 기술이 아니라 환경입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이런 주제를 놓고 제작 기술에 대해 가르치기가 어려울뿐더러 기술 사용에 따르는 윤리에 관해 떠들어 봤자 소 귀에 경 읽기입니다.

그렇다. 이 기술이 중요하다는 둥 저 기술이 중요하다는 둥 사과 심어라 배 심어라 할 시기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난 듯이 보인다. 따라서 설레발치며 다 된 밥에 재뿌리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기를 간곡하게 희망한다. 다 큰 어른들이 알고 있던 기술 시대는 이미 저물어가니까.

EOB

금요일, 12월 27, 2013

[일상다반사] 클린 코드 복간 기념 이벤트

기쁜 소식을 독자 여러분들께 전해드리겠다. 클린 코드 복간 버전이 Yes24 컴퓨터와 인터넷 부분 'YES24의 선택'에 올라 왔다(정말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난다. T_T).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어제 밤 출판사에서 보내준 택배 꾸러미를 열어 복간 버전을 읽어보니 예전 버전에 비해 너무 훌륭했기에 독자 여러분을 위한 이벤트를 열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클린 코드 구판을 구입했는데, 너무나 억울한 사연이 있어(또는 너무나 좋은 사연이 있어) 꼭 복간 버전을 선물로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2014년 1월 1일 밤 11시 30분까지 jrogue 에뜨 gmail.com으로 사연과 함께 응모해주시기 바란다. 1월 2일에 멋진/슬픈 사연을 소개해드리며 당첨자(기준은 B급 프로그래머의 심금을 울리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를 발표하겠다.

보너스: 클린코드 애독자라면 책 내용을 정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커닝 페이퍼도 꼭 챙기시기 바란다.

EOB

토요일, 12월 21, 2013

[B급 프로그래머] 12월 3주 소식 정리

2013년 마지막 소식을 정리하겠다. 원래 2013년 한 해를 죽 둘러보려 했으나... 블로그 주인장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아쉽지만 건너뛰도록 하겠다. 대신 오늘은 넉넉하게 다양한 소식을 정리해드린다.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 거리

올 한 해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리며, 2014년도에는 더욱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겠다.

EOB

수요일, 12월 18, 2013

[독서광] Make : Technology on Your Time Volume 07

2013년을 헛되이 그냥 보낼 수는 없으니, 12월은 몰아서 틈나는 대로 엄청난 독서를 하고 있다. 오늘은 이번에 새로 출간된 Make Vol 07을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겠다.

어릴 때, 조립식 장난감을 너무나도 좋아했다(여기 투자한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면 지금쯤 고사양 컴퓨터를 몇 대 사고도 남으리라...).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조립되기 전의 부품과 설계도 만으로 조립된 후의 모양을 추정하면서 상상력을 동원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여기에 평면에 흩어진 부품과 블록이 공간에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한 내용이 현실화되는 기쁨도 한몫 거들었다. 이번 Make Vol 7.의 특집 기사는 크게 로봇과 키트 두 부문으로 나뉘어지는데, 키트 부문에 바로 하트 뿅뿅~ 목차만 봐도 가슴이 뛸 것이다. 키트와 혁명, 키트의 역사, 키트 제작자 선언, 꿈의 자동차 만들기, 힘들게 사업하기, 길버트: 키트의 아버지, 맥가이버식 의료 서비스, 오래된 키트의 혼. 어느 하나 대충 넘어가기 아까운 내용이 아닌가?

그 중에서도 키트와 혁명에 나오는 내용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이미 해커스: 세상을 바꾼 컴퓨터 천재들을 읽은 분들이라면 알고 계시겠지만, 50년대 후반과 60낸대에 걸쳐 MIT의 TMRC의 '직접 해보라!' 강령이 해커 정신의 출발점이었고, 2세대 하드웨어 해커들이 등장하면서 알테어와 애플 I을 비롯한 개인용 컴퓨터 키트가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물론 대량 생산에 밀려 키트가 자취를 감추는 듯 했으나... 최근에 아두이노, 라즈베리 파이를 비롯해 다양한 DIY용 키트 조립 보드가 등장하고 3D 프린터와 스캐너 등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키트 애호가들을 위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이론과 실제가 서로 얽히고 섥혀 진행된다는 로버트 L. 글래스의 날카로운 지적처럼 키트를 활용해 원래 제작 의도와 전혀 무관한 기술적인 탐험을 하다 발견된 실증적인 지식이 네트워크를 타고 급속하게 펴저 나가면서 다시 이론적으로 정립되는 선순환 고리는 정부 기관이나 대학 주도가 아닌 소규모 개인 기업에서 먼저 싹트고 있는 기술 혁신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기술 혁신 이야기가 나오니 Vol 7.의 특집 기사 중 로봇과 연결시키지 않을 수 없다. 올 하반기 세간의 화제가 된 그래비티를 보면서 지금까지 본 어떤 영화보다 카메라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봇 & 돌리(구글이 인수했다)에서 만든 로봇 카메라 시스템이 일등 공신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화면을 찍어주는 스태디 캠이 나온 이후에 물리적인 카메라 이동 제어 부문에 기술 정체가 온 듯이 보였으나 로봇 기술을 총동원해 어떤 각도와 거리에서도 안정적으로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등장한 셈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다음 클립을 한번 보기 바란다(중간에 잠깐 그래비티 촬영 장면도 나온다).

이런 엄청난 물건(!)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졌을까? 아마 엄청난 실패와 실험을 거쳐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보완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멋진 영상을 얻고자 손수 제작한 작은 카메라와 원격 조정 로봇이 출발점이라 생각하면 용기가 나지 않는가?

결론: 로봇과 키트 애호가라면 이번 호를 절대 놓치지 말기 바란다!

EOB

월요일, 12월 16, 2013

[일상다반사] 클린 코드 복간 소식!

지난번 [독서광] The Clean Coder에서 로버트 C. 마틴의 '클린 코드' 복간 소식을 여러분들께 전해드린 바 있다.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검토하는 바람에 이제서야 독자 여러분들께 선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과연 새 책을 구입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계실텐데,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개선된 내용을 정리해보겠다.

  1. 코드에 최적화되게 편집 스타일을 변경했다. 이 부분은 책을 펼치자 마자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변경 사항이라 볼 수 있다.
  2. 전반적으로 코드를 다시 읽으면서 잘못된 부분을 고쳤다(조판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은 물론이고 원서에서 잘못된 부분 포함). 아무래도 코드가 많이 나오는 책이다 보니 상당한 개선점으로 강조할 수 있을 것이다.
  3.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용어를 바꿨다. B급 프로그래머도 자바 쪽으로 주종목이 바뀌면서 다시 읽어보니... 수정이 필요한 용어가 눈에 보였다. T_T
  4. 오역을 몇 군데 잡았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의도를 잘못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인사이트 출판사 사장님께서 직접 베타리딩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5. 주석 등을 재검토해 보완했다.
  6. 부록의 교차 참조 페이지가 엉망이었는데(원서부터 잘못되어 있었다), 이 부분을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올바르게 만들었다.
  7. 색인을 원서와 동일하게 다단으로 만들었다. 책을 한번 읽고 나서 다음에 찾아볼 때 무척 편리함을 느낄 것이다.
  8. 표지를 멋지게 만들었다. 물론 기존 표지가 더 마음에 드는 분들도 있겠지만... '클린'의 이미지와 딱 맞는 표지를 찾았다는 생각이다.

현재 예스 24알라딘에서 절찬리에 예약 판매 중에 있다. 참고 삼아 말씀드리자면 이 책은 '인세' 형태로 계약을 맺었으므로 날개 돋힌 듯 많이 팔려 대박이 나면 B급 프로그래머도 기분이 아주 좋아질 것 같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다.

EOB

토요일, 12월 14, 2013

[독서광] 코딩 호러가 들려주는 진짜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

2013년의 마지막 12월에 좋은 책을 독자 여러분께 연속으로 소개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오늘은 지난번에 소개드린 [독서광] 코딩 호러의 이펙티브 프로그래밍에 이어 후속편이 등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번개처럼 읽고 소감을 정리해본다. 주인공은 바로 '엉터리 개발자에서 벗어나 진정한 개발자로 거듭나라!'는 부제가 붙은 '코딩 호러가 들려주는 진짜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다. 이 책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코딩 호러에 실린 글 중에서 재미있는 내용을 선별해 묶은 형태다. 전편을 읽고 나서 더 많은 읽을 거리를 원하는 독자에게 제공하는 보너스 팩이라고 할까?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는) 독자들이 처한 환경과 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주제와 소재거리가 가득하므로 읽다 보면 여러 가지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본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을 뽑으라고 하면 주저 없이 1부의 "당신은 전문가인가?"와 "하룻밤 사이의 성공: 사실은 몇 년이 걸린다"를 선택하겠다.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질문을 할지 아는 것, 자신의 지식을 주어진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아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합리적이고 상황에 매우 적절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룻밤 사이에 성공을 거둔다는 개념은 상당히 왜곡된 생각이며,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물론 굼뜨게 행동하는 것을 변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와 반대로 매우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것은 너무나 먼 장거리 여행이라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근검절약 정신이 중요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산의 중턱에 도달했을 때 먹을 것이 다 떨어져서 굶어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하룻밤 사이의 성공' 따위는 없다는 조언과 맞물려, 비슷한 맥락에서 NHN 이해진 의장이 말하는 내용도 새겨들을만하다.

사업 성공도 그런 것 같다. 한 번의 천재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수십, 수백 번의 시도에도 성과가 없다가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시도하는 것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그렇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고 나니 유명해지더라", 일확천금, 로또는 존재하지 않으며 수 많은 시련과 역경과 고난을 넘어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어야 행운의 여신이 다가올지 모르기에 대다수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나 싶다.

요약: 2013년 하반기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추천 개발 서적으로 평가한다!

부록: 본문 맛보기는 여기에서...

부록 2: 본문에 나오는 링크는 코딩 호러의 본문 링크를 확인하고 싶다면?에서...

EOB

화요일, 12월 10, 2013

[일상다반사] 소나: 네이버 댄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2000년도 초기)에 구글 검색 엔진이 실시간으로 색인 작업을 하지 않을 때, 구글이 검색 엔진 색인을 갱신하면 사방에서 난리가 났다. 색인 알고리즘 개선으로 인해 사람이 북적거려 장사 잘 되는 목 좋은 곳에서 쫓겨나는 경험은 누구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지만) 이런 검색 엔진 순위 변경을 일컬어 구글 댄스라 부른다. 소상공인들은 자신의 웹 사이트가 구글 첫 페이지에 나오느냐 마냐에 따라 벌어들이는 수입이 완전 달라졌기 때문에, 키워드 광고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검색 엔진 최적화(SEO) 관련 꼼수를 부리곤 했는데... 검색어와 관련 없는 엉뚱한 사이트가 첫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검색 결과의 신빙성이 떨어지므로 구글도 지속적으로 다양한(수 백여 가지로 추정한다) 매개변수를 조정하며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오고 있다.

갑자기 구글 댄스 이야기를 왜 꺼냈냐구? 지난 주말부터 네이버에서 이 블로그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급격하게 감소되는 현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주말이라 검색 대신 야외 활동에 집중한다고 생각했으나... 검색 엔진에 들어가 몇몇 키워드를 입력한 결과를 따져 보니 네이버 ‘검색’ 손질…“원본 문서 먼저 뜨도록” 기사에 나온 소나(SONAR, Source Navigation And Retrieval)를 실제 투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뭐 '컴퓨터 vs 책'이라는 B급 블로그야 어차피 방문객 수에 연연하지 않으니(organic search 결과를 타고 오는 사람만큼이나 트위터/RSS 구독자도 많다. ㅋㅋ) 큰 문제가 없으나... 파워(?) 블로그나 홈페이지 운영자들에게는 멘붕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자 그렇다면 소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까? 아주 유감스럽지만 아직 상당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원본 문서를 먼저 노출한다고 했는데, 검색 결과를 보면 정말 '원본' 문서를 먼저 노출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B급 블로그는 나름 '원본'만 싣는다고 자부하고(응?) 있는데, 멀쩡히 잘 검색되던 색인에서 많이 지워져버렸기에 졸지에 '짝퉁(!)' 블로그가 되어버린 셈이다. 특히 기존에 잘 검색되었던 '책'과 관련된 글이 모두 순위에서 탈락해버린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는데, 앞으로 블로그 글을 계속 올리며 소나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살펴볼 계획이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