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2월 14, 2007

[B급프로그래머] vi를 닮고 싶은 비주얼 스튜디오



며칠 전에 비주얼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C# 프로그램을 뚝닥거리고 있는 도중에 복사와 붙여넣기 신공을 발휘하기 위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우스로 행 전체를 긁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우리의 인턴 사원이 흥미로운 기능 하나를 알려주었다. 바로 행 복사와 붙여넣기!



노트패드 등을 열어서 글자 몇 개를 입력한 다음에 편집 메뉴로 들어가면 복사 항목이 비활성화되어 있는데, 이는 복사할 대상을 선택한 다음에야 복사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첨부한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비주얼 스튜디오는 복사할 대상을 선택하지 않아도 복사 항목이 활성화 되어 있다. 이 무슨 조화냐?



골수 프로그래머용 편집기인 vi를 생각해보자. vi에서는 y(yank)와 p(paste) 기능을 제공해서 마우스에 손을 대지 않고서도(하긴 vi가 개발될 당시에는 마우스란 물건이... OTL) 이스케이프와 y, p 조합만으로 간단하게 한 줄 복사가 가능하다. 프로그램을 작성하다보면 의외로 한 줄 복사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vi에서 IDE로 넘어갈 때 y/p 기능이 너무나도 그리웠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개발팀도 이런 불편함을 알고 있었는지, 현재 커서가 있는 행을 한 줄만 복사해서 붙이는 기능을 슬쩍(!) 넣어두었는데, 문제는 워낙 윈도우 관례에 젖어있다보니 찾아내지 못했을 따름이다.



자, 지금 당장 비주얼 스튜디오를 열고, 특정 행으로 가서 Ctrl+C와 Ctrl+V를 연속으로 눌러보자. 이제 vi를 닮고 싶어하는 비주얼 스튜디오의 몸부림이 느껴지는가?



EOB

댓글 2개:

  1. 오호, 방금 확인해봤는데, AcroEdit도 된다구. 근데, Ctrl+V 하면, 커서 있는 곳부터 문장을 입력하는군. 즉,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는 문장 맨앞에서 Ctrl+V 해줘야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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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UI에 익숙해진 나머지 CUI의 편리함이 잊혀질 때가 많습니다. 아니, CUI는 불편하고 답답하다는 선입견마저 가지신 분들이 많더군요.

    저야 고급 프로그램들을 다룰 줄 모르는 문과 출신입니다만, 한글만 해도, 단축키를 이용하면, 마우스 + 키보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과거 도스용 한글은 모든 메뉴 옆에 단축키를 적어두었기 때문에, 단축키를 익히기 쉬웠는데, 요즘은 많이 생략되었더군요.

    그래도 다행인건 당시의 단축키들이 여전히 한글에서 유용하게 돌아간다는 겁니다. 아직도 ms word보다 한글이 더 편한 결정적 이유지요.

    p.s. 군대에서 워드병들의 신기들린 단축키 사용을 보고 있노라면 말이 안나옵니다. 그들에게 마우스는 속도저하의 주범이고, 죄악시된 도구더군요. 흐흐~ 저도 복무 중에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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