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월 27, 2008

[일상다반사] 연말정산 환급금을 어떻게 요리할까?



직장인들이 가장 즐거워(아니 몇몇은 가장 괴로워)할 연말정산 환급 시즌이 다가왔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한 돈이 수중에 들어오므로 이 돈을 어떻게 요리할지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이다. 컴퓨터나 오디오를 질러? 여행이나 떠나봐? 자동차 구입비에 보태써? 여튼 공돈이 들어오면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바로 연말정산 환급금은 공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러분 월급 봉투에서 빠져나간 돈이 이자도 붙지 않고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냥 놀고 먹는 데 쓰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게다가 연말정산 환급을 위해 온갖 정신적/물질적인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은 당신이라면 반드시 유용하게 사용해야 한다.



지난번 어떤 경제지 기사를 보니까, '연말정산'을 쓸데 없는 짓거리로 취급하며 아예 연말 정산을 위한 추가 투자(예: 장기주택 마련 저축, 개인 연금, 기부금, 의료비 영수증 모으러 다니기)를 하지 않는 편이 더 좋다는 의견을 내는 다소 급진적인 금융 컨설턴트도 있었다. 장기주택마련 저축과 연금 보험에 돈을 넣고 그 해 말에 곳감빼먹듯 이익을 쏙 빼먹어버리면 투자한 돈 가치가 무색해져버린다는 지적이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연말정산 환급금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활용 방법은 대출금 상환이다.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이자에 대한 소득세를 물지 않으며(당연하다고 웃지 마라. 이거 엄청난 차이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마음도 가벼워진다. 요즘 같이 금리가 왔다리 갔다리 하는 시절에는 대출금 상환보다 더 좋은 투자는 없을 듯이 보인다.



다음으로 좋은 활용 방법은 내년도 소득공제를 위한 추가 투자이다. 소득공제를 받아 소득공제에 계속해서 재투자하면 (복리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돈으로 돈을 계속해서 불리는 효과를 얻는다. 현 시점에서 300만원까지 공제 금액 100%를 허용하는 개인 연금이 최고이며, 다음으로 300만원까지 공제 금액 40%를 허용하는 장기주택마련 저축이나 펀드와 같은 상품이 뒤를 졸졸 따른다.



그 다음으로 좋은 활용 방법은 MMF, 정기예금이다. 단기적으로 돈이 필요할 경우에는 MMF나 정기 예금을 들고, 돈이 급하게 필요하지 않으면 MMF에 넣었다가 적립식으로 펀드로 들어가게 만들면서 기회를 노리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 돈에 손대기 시작하면 말짱 꽝이다.



결론을 정리하자면, 연말정산 환급금으로는 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만일 꼭 개인적인 즐거움에 돈을 써야겠다면 연말정산 환급금이 아니라 일반 월급에서 지출하기 바란다. 정말 강심장이 아니라면 매달 받는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10원짜리 한 장더 뽑기가 무척 부담스러울 거다. 연말정산 환급금이랑 월급이랑 돈 가치는 완벽하게 똑같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자.



뱀다리: 이 글 읽고 도움이 되었다면 먼 훗날 두둑하게 손에 쥔 돈 일부(!)를 쪼개어 맥주나 사주시라. :)



EOB

댓글 4개:

  1. 예전에 읽은 (이 블로그에서도 서평이 올라와있는) '돈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든 돈은 동일한 가치를 가진 돈'이다라는 생각을 팍팍 심어주었거든요. 연말정산에 들어온 돈은 더더욱 주의해서 활용방안을 고려중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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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az님, 돈 가치가 모두 동일하다는 사실이 아주 중요한데, 의외로 사람들이 여기에 약하더라구요. ㅎㅎ

    모두 모두 연말정산 환급금 유용하게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 jr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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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돌려 받는 게 아니라 더 내야 했던 아픔이 갑자기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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