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5월 31, 2007

[일상다반사] 최강의 디버깅 도구 BEAR



며칠전 프로그램 디버깅 과정에서 역사상 최강의 디버깅 도구로 칭송받는 신형 장비를 구매했다. 바로 곰돌이 인형이다(사무실 인증샷 한 방).



아니 수천만원짜리 ICE도 아닌 몇 만원짜리 곰돌이가 디버깅에 무슨 소용이 있냐구? 낚시성 글이라고 버럭하기 전에 잠깐 브라이언 커닝헌과 롭 파아크 큰 형님이 집필하신 "The Practice of Programming" 123페이지 중간을 열어보자. 독자 여러분을 위해 친절하게 번역까지 해보았다.



어떤 대학교 컴퓨터 센터는 헬프 데스크 근처에 테디 베어를 비치했다. 희한한 버그를 만난 학생들은 인간 카운셀러에게 질문하기 전에 곰돌이에게 현상을 먼저 설명하도록 요청받았다.


이제 이 곰돌이의 사용법을 알았을 것이다. 컴파일러 버그니 타이밍 문제니 보드 문제니 이런 수만가지 불평불만을 내새우기 앞서 개발자는 자기 자리로 곰돌이 인형을 모시고 온다. 그리고 친절하게 자신이 만든 원시 코드를 한줄한줄 따라가며 곰돌이에게 설명을 해준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다음과 같은 상황이 온다. T_T



아앗!!! 곰돌이군, 신경쓰지 말게나. 이 문제는 순전히 내 잘못이야. 방해해서 미안해.


안그래도 불쌍한 주변 개발자를 괴롭히지 않고 효과적으로 디버깅할 수 있는 최강의 도구이므로, 서둘러 회사에 요청해서 이 장비를 구매하도록 하자. 기안서나 품의서를 건내받은 팀장 안색을 보면 회사 개발 성숙도 수준(CMMI가 아니라 _B_MI라고 하자)을 깨달을지도 모르겠다.



EOB

수요일, 5월 30, 2007

[영화광] 슈퍼 하이 비전이란?



예전 고해상도 TV(HDTV)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오늘은 후속편으로 NHK에서 야심만만하게 주도하고 있는 슈퍼 하이 비전에 대해 좀 살펴보기로 하자.



뜬금 없이 이 주제를 꺼낸 이유는 회사 업무상 필요한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얻은 부산물을 기록해두기 위해서다.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서 이렇게라도 기록을 안 해두면 며칠 후 깨끗하게 잊어먹기 때문이다. T_T 자 그렇다면 슈퍼 하이 비전이 기존 HDTV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HDTV 최대 해상도가 Full HD 기준 1920x1080이라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슈퍼 하이 비전은 자그마치 7680x4320(게다 초당 60프레임이다!)을 자랑한다.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다음 그림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해상도가 이렇다보니 비디오 클립(?)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분당 194기가바이트를 요구하므로, 2시간짜리 무압축에 들어가는 저장 공간은 35테라바이트이다. 1080p HDTV 스트림 전송에 대역폭이 대략 60Mbps정도 필요하니, 가로 세로 각각 4배씩 총 16배인 슈퍼 하이 비전을 MPEG2 스트림에 담아 전송하려면 대역폭으로 960Mbps가 필요하다. H.264나 VC-1(WMV9HD)로 압축률을 높이더라도 분당 3기가바이트를 소비한다.



다음으로 나타나는 차이점은 강력한 오디오 채널 숫자이다. 돌비 디지털 AC-3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5.1ch을 벗어나 22.2ch 시스템으로 소리를 뿌려준다(귀 위쪽: 9ch, 귀: 10ch, 귀 아래쪽: 3ch, 저주파 효과: 2ch). 감동 물결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제 상용화 가능성을 점쳐보자. 워낙 기술이 빨리 발전하고 있으니 초고해상도 LCD나 PDP를 탑재한 슈퍼 하이 비전 대응 프로젝터 등이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물론 첫 제품은 가격표에 적혀 있는 자리 수가 완전히 다를거다 T_T).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고 가정하, 전달 매체가 중요한데, 슈퍼 하이 비전으로 만든 영화는 6층 블루레이와 같은 미디어를 사용하더라도(200기가바이트) 대략 30분(MPEG2)에서 1시간(H.264/VC-1) 조금 넘는 분량만 저장이 가능하다. 블루레이나 HD-DVD 재생기 보급률을 생각해보면 오프라인 배포가 대략 난감하다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으로 전송하면 어떨까? FTTH나 광랜 수준에서는 실시간 스트리밍은 고사하고 다운로드도 꿈꾸지 말지어다. 하긴 다운로드 받을 경우에도 최신 테라급 HDD가 아니면 저장 자체가 난감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서도 HDTV나 디지털 영화관을 능가하는 초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다면 충분한 댓가를 치룰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소비자는 점점 더 늘어나리라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이맥스 영화조차도 상업성이 떨어진다고 벌벌떨고 있는 영화사 입장에서 과연 슈퍼 하이 비전을 채택할까? 결국 승부는 컨텐츠에서 결정나게 되어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조금 더 지켜보자.



참고 URL


  • http://www.nhk.or.jp/digital/en/superhivision/index.html
  • http://en.wikipedia.org/wiki/UHDV


EOB

토요일, 5월 26, 2007

[일상다반사] 핵심 엔지니어 국가가 관리해야?

신문을 읽다보면 개념 무탑재 그 자체인 논설이 눈에 띄게 된다. 예를 들면 끝도 없겠지만, 엊그제 서X신문에 등장한 이런 논설을 읽으면 대략 난감하다.



이 논설의 하이라이트를 같이 보자. 주의) 혈압 높으신 분은 바로 [Back] 버튼 누르시라.



필자는 국가핵심기술 등록제의 도입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가핵심기술 대상을 지정하고, 관련 기술 및 인력의 등록을 의무화해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국가핵심기술의 개발에 참여한 인력에 대해서는 해당 기술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외국기업 이직을 금지해야 한다. 그 대신 이들이 실직하는 경우 생계와 재취업 지원 등 이직금지에 대한 보상을 해주면 된다. 국가핵심기술 관련 엔지니어 1000명만 이렇게 특별관리한다면 한국의 기술안보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핵심 기술자의 국유화(?)이다. 이 논설을 읽는 순간 박통의 위대한(?) 아우라가 염주영씨와 겹쳐져서 눈을 뜰 수가 없다. 21세기가 열린지도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1970년대에 사는 대한민국 핵심 기술자들이 서러울 뿐이다. 국가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해도 된다는 수구꼴통적인 주장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국가 경쟁력 강화 따위는 기대도 하지 말자.



EOB

금요일, 5월 25, 2007

[새소식] CAPTCHA를 능가하는 reCAPTCHA

스팸 발송자와 일반 사용자 사이에 벌어지는 전투는 정말 치열하다. 스팸봇이 웹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방어 시스템인 CAPTCHA는 "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라는 설명이 의미하듯이 사람과 컴퓨터를 구분하는 튜링 테스트 기법을 활용한다. 이에 뒤질새라 스팸 편지 전송기도 이미지를 활용해서 스팸 필터기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문자 인식 기술로 판독하기 어렵도록 CAPTCHA를 응용한 방법으로 편지 본문 내용을 이미지로 만들어서 보내기 때문에 상당히 머리가 아프다.



물론 요즘은 일부 간단한 CAPTCHA를 무력화하는 기술도 슬슬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눈감아주도록 하고, 오늘은 CAPTCHA를 좀더 생산적인 시스템으로 바꾸는 reCAPTCHA를 소개하려고 한다.



reCAPTCHA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동인은 간단하다. 전세계 수 많은 사람들이 스팸봇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목적으로 글자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통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하루 150,000 시간 정도가 CAPTCHA 해석에 쓰여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황금같은 시간을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여기서 reCAPTCHA가 등장한다. reCAPTCHA는 OCR로 읽어들인 문자를 CAPTCHA 인증을 받으면서 사람이 한 단어씩 풀어내도록 만드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다음 그림을 한번 살펴보자.





그림은 사람들이 CAPTCHA 인증 과정에서 단어 둘을 입력하도록 지시하는 창인데, 단어 하나는 이미 확실하게 밝혀져 있으며, 나머지 단어는 밝혀지지 않은 단어이다. 사용자가 두 단어를 입력해서 이미 확실하게 밝혀져 있는 단어가 맞으면 나머지 단어도 맞을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 입력했을테니. :))



reCAPTCHA를 사용하면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는 단순히 스캔한 원본 그대로를 PDF로 바꾸거나 100% 확실하다고 믿지 못하는 OCR 기술을 사용해서 부분 디지털화가 가능했지만, 전 세계에 수 많은 사용자가 수작업(?)으로 이를 지원할 경우 OCR로 1차 가공한 원본을 디지털로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reCAPTCHA는 인터넷 어카이브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EOB

일요일, 5월 20, 2007

[일상다반사] 교보문고 전문서 '특별할인' 쿠폰전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기 전에 고양이 군전문가가 선택한 전문서 '특별할인' 쿠폰전에 내가 쓴 책이 여러(?) 권 올라있다고 알려주었다.



들어가보니 4위(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 10위(조엘 온 소프트웨어: 유쾌한 오프라인 블로그), 92위(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 시대를 뛰어넘는 즐거운 논쟁), 99위(IT Expert: 임베디드 리눅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리며, 올 한해도 더욱 좋은 책으로 인사 올리도록 하겠다.



뽐뿌질: 2000원짜리 쿠폰이므로 한번 둘러보시고 평소 가격 때문에 주저주저하던 책도 구매하시기 바란다.



EOB

금요일, 5월 18, 2007

[끝없는 뽐뿌질] Polycom Communicator C100S



이번에는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뽐뿌질 하나 해보자. 요즘 업무상 스카이프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다자간 통화는 물론이고 한 장소에서 특정 인물을 불러내어 컨퍼런스 회의가 필요할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마이크를 이 사람 저 사람으로 넘기는 불편함이 있는데, 이를 해결해주는 제품이 바로 폴리콤에서 나온 커뮤니케이터 C100S이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손바닥에 쏙 들어가도록 생겼고, USB 선도 안쪽으로 말아넣을 수 있게 설계되었고 예쁜 가방도 주기 때문에 이동성도 뛰어나다. 요 며칠 계속해서 써봤는데, HD 보이스 테크놀로지(22Khz까지 샘플링이 가능하다고 한다)라는 기술을 통해 훌륭한 음질을 보여주어서 (중국과 같은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는... 나라에서 볼 수 있는 ... T_T) 네트워크 대역폭 문제만 없다면 일반 전화와 마찬가지로 통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내장 마이크가 두 개라서 여러 명이 동시에 말을 해도 알아들을 만하다.



조작 방법은 아주 단순해서, 스카이프 응용 프로그램 실행 버튼, 음 소거(mute) 버튼, 전화 통화/중지 버튼, 볼륨 올리기 버튼, 볼륨 내리기 버튼 딱 다섯 개가 전부다. USB 단자에 연결해 놓기만 하면 스피커와 마이크로폰 장치로 인식되므로 평상시에는 모노 스피커로 사용이 가능하다. 만일 비밀(?)리에 대화를 해야 한다면, C100S 우측에 붙어있는 이어폰 단자에 이어폰을 연결하면 외부로 소리가 나가지 않는다.



이런 혜택이 윈도우 사용자 뿐만 아니라 매킨토시 사용자에게도 제공되니 금상첨화라고 볼 수 있겠다. 내장 카메라로 스카이프 화상 통화까지 가능한 맥북에 붙인 다음에 Mac OS X 시스템 환경 설정에 들어가서 사운드를 누르고 출력과 입력을 모두 'Polycom Communicator'로 바꾸면 아무런 추가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멋지게 동작했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내장 스피커였다. T_T 혹시 맥에서 Polycom Communicator를 사용하고 계신 분이 있느면 동작 확인 부탁드린다.



스카이프로 컨퍼런스 콜을 하려는 분들께 이 장비를 추천한다. 후회 없으리라. ;)



EOB

수요일, 5월 16, 2007

[일상다반사] 블로그 검색 엔진 나루 오픈



전문 블로그 검색 엔진을 표방하는 나루가 오픈되었다. 오픈 기념으로 '컴퓨터 vs 책' 블로그 검색을 해본 결과를 캡쳐했다. 꾸준하고 인기 7이라고 한다. 아직 최근 자료 갱신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정확한 상태를 반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컴퓨터 vs 책' 포스팅이 무척 뜸해져서 말이다. T_T



나루를 사용해서 블로그 검색 이외에 포스트 내용 검색을 시도해보았는데, 동시 접속자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인지 계속해서 접속자 폭주에 따른 오류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빠른 시간 내 서비스 정상화가 이뤄져서 블로그 검색 과정에서 즐거움을 주면 좋겠다.



EOB

화요일, 5월 08, 2007

[독서광] 비폭력 대화: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며칠전에 자칼 마을의 소년 시장을 소개하면서 잠시 비폭력대화라는 용어를 소개한 적이 있다. 여기서 책 제목이 비폭력대화라서 욕안하고 차카게 살자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이 책을 펼쳐보면 +욕+을 하나도 하지 안고서도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과 폭력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지 느낌(!)이 올 것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회유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폭력은 일상생활화되어있기에 느끼지 못할 뿐이리라...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는 개인마다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차이를 인정하고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 대화 방법으로, 분노를 자아내고 자존심을 떨어뜨리는 말을 피하고,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가치와 욕구에 초점을 둔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기본 느낌과 욕구를 인식하고 이를 상대방과 공유한다는 NVC의 핵심은 너무나도 단순해서 왜 이런 방법을 몰랐을까?라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천은 무척 어렵다는 장벽이 존재한다. NVC와 100%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철학으로 운영하는 수 많은 마음 공부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폭력 대화 책 가장 뒷 페이지를 보면 NVC를 적용하는 방법이 나와있다. 같이 한번 살펴보자.




  •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때
  • 상대방의 말을 비난이나 비판이 아닌 공감적으로 들을 때


관찰



  • 나의 느낌을 일으키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내가 ~을 (보거나, 듣거나) 했을 때

  • 상대의 느낌을 일으키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당신이 ~을 (보거나, 듣거나) 했을 때



느낌



  • 관찰에 대한 나의 느낌
    나는 ~게 느낀다

  • 관찰에 대한 상대의 느낌
    당신은 ~게 느끼십니까?



욕구/필요



  • 나의 느낌 뒤에 있는 욕구/필요
    나는 ~이(가) 필요(원, 중요)하기 때문에 ...

  • 상대의 느낌 뒤에 있는 욕구/필요
    당신은 ~이(가) 필요(원, 중요)하기 때문에 ...



부탁/요청



  • 내가 부탁/요청하는 구체적인 행동
    연결부탁: 내가 이렇게 말할 때 너는 어떻게 느끼니/생각하니?

    행동부탁: ~게 해주시겠어요?

  • 상대가 부탁/요청하는 구체적인 행동
    당신은 내가 ~하기를 바라십니까?




NVC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를 보면 참으로 간단한 듯이 보이지만 실천은 정말 쉽지 않다. 나-메시지 기법과 더불어 생각날 때마다 위에 정리한 네 가지 요소를 사용해서 생각하고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기에...



뱀다리: 이 책 각 장 뒤에 나온 연습 문제 풀이를 보고 감탄했다. O/X 문제에서 보통 문제 답이 틀렸을 경우 틀렸다고 강조하지만, 이 책은 문제 풀이부터 비폭력적으로 전개한다. 예를 한번 볼까?



이 번호에 동그라미를 쳤다면 우리 견해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대신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문제 풀이하는 과정만 놓고 보더라도 2007년도 한해를 통틀어 애독자 여러분께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OB

화요일, 5월 01, 2007

[일상다반사] D 도너츠와 브랜드 본질


(DONUTS DONUTS라는 짝퉁(?) 상표는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웃음을 뚝(!) 그치게 만드는 사건이 터졌으니...)

D 도너츠를 국내 배급하고 있는 B 사가 이번에 초대형 사고를 하나 터트린 모양이다. 요즘 한창 번역 중인 "In Search of Stupidity 2nd Ed"에 나오는 브랜드의 본질을 망각한 울트라 슈퍼 삽질로 인해 도너츠 업계에서 국내 1위 브랜드가 완전히 망가지게 생겼으니 오호 통재라. T_T



메릴 R. 채프먼 큰 형님 말씀을 잠깐 들어볼까?




브랜딩 재단 아래 죄 없음을 고하고 몸을 의탁하려면, 브랜드가 무엇인지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우선, 브랜드는 결코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며,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도 없다. 이는 많은 마케팅 종사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개념이다. 물론 회사를 인수하여 브랜드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 자체를 고객에게 팔기는 불가능하다. 고객에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 따름이다.

브랜드를 팔지 못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심볼이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우수한 제품, 끊임없는 PR, 광고, 긍정적 자산에서 얻어지는 무형의 존재이다. 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공생하는 관계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치 있고 유용하면, 브랜드는 구매자 마음 속에 ‘내 구매는 올바른 결정이다’라는 확신을 심어주면서 구매 결정을 “부추긴다”. 브랜딩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프리미엄을 붙이거나,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혹은 둘 다를 얻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긍정적 자산 positive equity라는 문구에 주목한다. 브랜드 가치는 긍정에서 부정으로 변하기도 한다. 가치가 부정적으로 하락한 브랜드는 더 이상 브랜드가 아니다. 브랜드 부채 brand liability 혹은 안티브랜드 antibrand이다.


이번에 B사가 블로고스피어를 대상으로 초강력 대응수를 둔 행위 자체가 바로 안티 브랜드의 가장 좋은 예이다. B사 높으신 양반과 B사 홍보 대행 업체와 B사 범무팀은 왜 갑자기 멀쩡하던 블로고스피어가 벌집 쑤셔놓은 분위기로 변했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일테니 친절한 j군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주기로 하겠다.



뭐가 도대체 문제인가?



가장 큰 문제는 도너츠 주요 소비 층이 젊은 친구들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물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도넛을 먹긴 하겠지만, 젊은 층이 가장 큰 고객임이 확실하다. 문제는 이 젊은 친구들이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D 도너츠 마케팅 공략 원칙 상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는데, 참으로 유감스럽지만 젊은 층이 주로 활용하는 소통 창구(즉 블로그!)를 물리적으로 막겠다고 나서므로서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되어버렸다. 블로그 운영하는 젊은 층이 안 사주면 블로그 운영 안하는 어르신께서 대신 도너츠를 소비해주나?



다음으로 사고(?) 발생 직후 초동 대응이 지극히 폐쇄적이고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였다는 데 있다. 이 대응에는 가장 중요한 소비자는 빠져있었고,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소비자 중 상당수가 블로거였다. T_T B사에서 공식 발표문이랍시고 올린 문구를 같이 볼까?



그 결과, 처음 문제제기를 했다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게시물이 계속 남아있고 이것이 여론화되면서 그 피해는 던킨도너츠와 저희를 믿고 함께 해주신 전국의 수많은 가맹점주님들이 떠안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뭔가 참 이상하다. 가장 중요한 (불안에 떨고 있는) 고객에 대한 내용은 없지 않는가? 본사와 가맹점주님에 대한 피해만 나와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서, 만약 정말 안전과 관련한 대형 사고(?)가 터지더라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지 않겠는가? 당장 매출 몇 푼 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하는 회사를 가장 중요한 소비자 안전 보장 관점에서 어떻게 믿지?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냐?



문제는 터졌으니, 수습이 중요하다. 초강수를 두면서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고전적인 수법을 사용할텐데, 과거 몇몇 언론만 통제하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포털 사이트 몇 군대만 막아버리면 끝난다는 안이한 대응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고, 정확하게 문제 원인을 파악해서 뭔가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세상에 우리가 어떤 회사인데 우리를 못믿습니까?"라고 막연히 립 서비스만 해서는 싸늘한 냉소만 돌아온다(이 험한 세상에서 믿을 놈 그 누구냐? T_T).

B사는

가장 좋은 상품을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판매한다
라는 기업 이념을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따라 타이레놀 사건에 제대로 대응해서 침몰 일보직전에 놓였던 타이레놀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되살린 존슨 & 존슨 사의 훌륭한 교훈이 귓가에 맴돈다.



EOB

일요일, 4월 29, 2007

[독서광] 자칼 마을의 소년 시장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M-16A1 소총을 들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훈련장을 왔다갔다 하다 보니 며칠전 읽었던 비폭력 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의 핵심만 뽑아서 다루는 '자칼 마을의 소년 시장'이 자꾸만 머리에 맴돌았다. 인명 살상용 개인 화기를 들고 하루 종일 비폭력을 계속 생각하다니... 정말 모순되는 상황이 아닌가? T_T



마셜 B. 로젠버그 큰 형님이 지은 "비폭력 대화"(다음 번에 소개할 계획이다)에서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서 동화로 만든 이 책은 비록 독자 대상층이 초등학생이긴 하지만 다 큰(?) 애들도 읽어보면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책의 가장 훌륭한 미덕은 이런 부류의 책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교훈적이고 설교적이고 계몽적인 내용을 가장한 폭력적인(!) 어투에서 탈패해서 책 자체가 이미 비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비폭력 대화의 메시지를 억지로 주입시키는 대신 스스로가 한번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책 내용은 절대 어렵지 않다. 자칼 마을을 맡고 있는 소년 시장이 자칼 자신들의 욕심으로 인해 발생한 무질서를 규칙과 강제가 아닌 의사 소통을 통해 풀어나간다는 줄거리이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소년 시장의 좋은 멘토인 기린이 가져온 요술 안경(NVC 기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도구이다)을 사용해서 내면의 참모습을 파악하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나도 이제 사람사이에 부대끼면서 왕짜증나는 상황에 부딪히면 마음 속의 기린(과 기린 전매 특허인 마음 투시 안경)을 남몰래 불러봐야겠다.



아이와 함께 보면 좋고, 애인이랑 함께 봐도 좋고, 혼자 봐도 좋을 책이다. 강력 추천!



EOB

월요일, 4월 23, 2007

[독서광] 책의 날 기념 뽐뿌질

뽐뿌질용 교보문고 쿠폰이 나왔다. 쿠폰 신공 하단을 보면 서양도서 10% 할인 쿠폰이 보이고, 2000원 할인되는 월말 쿠폰도 있다. 호시탐탐노리고 있었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인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도 새로 들어왔었는데, 벌써 일시 품절이군. 이렇게 될 줄 알고 보자마자 바로 구입했다. :)



아무쪼록 책의 날 책 많이 읽고 즐겁게 삽시다!



EOB

월요일, 4월 16, 2007

[독서광] 돈의 심리학



(특히 전문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감을 넘어서 자기 과신이 흘러 넘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 하나 내겠는데, 인터넷 검색 찬스를 사용하지 말고 다음 문제를 한번 맞춰봐라.



승객이나 짐을 싣지 않은 보잉 747기 무게를 _90%_ 정밀도로 맞추기 위해 범위를 정해보자. 정확한 무게가 아니라 90%라는 조건이 중요하다.


어떻게든 무게를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서 최대한 빡빡하게 범위를 잡을텐데, 나사나 보잉에 근무하는 공학도가 아닌 이상 정확한 값을 찾아내기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자기 과신이라는 속성이 여러분을 유혹하지 않았는가? (아니라면 당신은 대단한 고수다) 그런데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돈 좀 굴려본 사람 치고 자기가 투자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까?(그렇다면 투자를 하지도 않았을 테니... ㅎㅎ) 돈의 심리학은 투자 부문에서 자기 과신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돈과 관련된 심리를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각종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설명한다.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서평을 읽어보면 돈의 심리학을 자기 계발서나 투자 지침서로 생각해서 읽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책 내용이 지루하다거나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조금은 학구적인 '행동 경제학'적인 설명으로 인해 막연히 돈 벌 기대를 하고 책을 구입한 사람들이 당황하는 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자신은 아주 능숙하게 돈을 잘 굴린다는 '자기 과신'이라는 환상을 깨버리려고 노력하는 두 저자에 대한 분노의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왔던 부분은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시각이다. 이 책 저자는 직접 경영을 하지 못하면서 경영에 준하는 이익을 얻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 바로 '주식이나 펀드 투자'이며, 집을 사지 않고서도 부동산 오름에 편승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 바로 '부동산 펀드 투자'라고 말한다. 제대로만 된다면 기업 운영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이 있을까? 장기적으로 인덱스 펀드와 같은 시장 전체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투자 기법을 동원할 경우 자신의 감이나 운에 의존해서 무턱대고 귀가 얇게 작전이 들어간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거나, 단순히 과거 수익률만 보고서 뮤츄얼 펀드를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서 잔고가 0에 수렴하는 사람에 비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대한민국과 같은 부동산 왕국에서 이 책이 얼마나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자기 심리를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는 법... 자기에게만 돈이 붙지 않는다고 매일 애꿏은 운만 탓하지 말고 이 책을 읽고 정신 한번 차려보자.



EOB

일요일, 4월 15, 2007

[일상다반사] 비데로 본 사용편의성

주의: 식전에 읽지 마세요.


경고: 저는 특정 비데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 사원이나 해당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가 아니며,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토대로 구입을 검토하실 경우 직접 테스트를 해서 본인에게 맞는 모델을 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의견 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회사와 집에 비데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떻게 하다보니 매일 비교 평가(?)를 하게 된다. $은 잠시 제쳐두고 사용편의성 측면에서 W사의 L 비데와 N사 비데를 살펴보자. 먼저 조작 패널 그림부터 감상하시라.



W사 L 비데 조작 패널





N사 비데 조작 패널: 실제 회사에서 사용 중인 모델은 이 모델 보다 하나 앞에 만든 모델이다.





조작 패널을 보면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점자 표식을 제외하고는 W사 L 비데가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W사 L 비데는 최소로 사용해야 하는 버턴을 분리시켜 놓았으며, 기능 중첩을 줄여놓았기에 버튼 조작법을 익히기도 아주 쉬울 뿐더러 한번 익히고 나면 눈 나쁜 분들이 안경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N사 비데는 점자 표식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매번 사용할 때마다 버튼 기능과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 그림에 나온 모델 보다 직전 모델은 더욱 심각한 버그가 있었는데, 세정 - 비데 - 건조 버튼 배열이 아니라 건조 버튼이 다른 버튼 중간에 들어가는 바람에 매번 건조할 때마다 버튼 찾느라 발톱이 쑥쑥 나온다.



다음으로 비데 물살이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W사 L비데가 N사 비데를 압도한다. W사 L 비데가 크루즈 미사일처럼 과녁에 대한 정확한 조준이 가능하다면, N사 비데는 과녁에서 자꾸 벗어나(?) 옆으로 퍼지는 느낌이다(물살이 옆으로 퍼지는 와이드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W사 L비데는 정확하게 표적을 명중(?)시킨다). 이 물살의 미묘한 차이는 아무리 글로 설명하려고 해도 어려우므로 직접 사용해봐야 알게 된다. T_T 여튼 N사 비데는 물살 튜닝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건조 기능인데, 물살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역시 W사 L비데가 N사 비데를 압도한다. W사 L비데는 변기 속을 가득 채우면서 건조 바람이 위로 불어오므로 대단히 상쾌한 반면, N사 비데는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제대로 건조가 안되는 느낌이다. 바람 세기는 N사 비데도 떨어지지 않는걸 봐서는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매커니즘이 차이가 나는 모양이다.



비데가 휴지 대용품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즐거운 경험을 만끽하도록 만드는 물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N사 비데는 경쟁사 제품을 좀더 벤치마크해야 할 듯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향후 비데에 도입되었으면 바라는 기능이 하나 있는데... 바로 개인화(Personalization) 기능이다. 다양한 방법으로(정 안되면 버튼 네 개 만들어서 1, 2, 3, 4를 붙어놓고 메모리 버튼 하나 더 달아라) 개인을 구별한 다음에 개인에 맞춰 노즐 위치, 변좌 온도, 수온, 물살 세기, 바람 세기 등을 한방에 세팅해준다면 대박이 아닐까? 글을 쓰고 나니 시중에 벌써 이런 제품이 나와있을지도 모르겠구나.



EOB

목요일, 4월 12, 2007

[독서광] IBM developerWorks에 올라간 서평 3선

4월에 읽을만한 책 3선이라는 제목으로 컴퓨터 관련 분야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개발자 책꽂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매달 출판사 협찬을 받아 읽을만한 책을 시리즈로 올릴 예정이므로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한 책 세 권은 다음과 같다.


  • 웹 애플리케이션 해킹 대작전: 웹 개발자가 꼭 알아야 할 웹 취약점과 방어법
    마이크 앤드류스, 제임스 A 휘태커 지음, 윤근용 옮김, 에이콘출판 2007년 출간
  • 실천가를 위한 실용주의 프로젝트 관리 7주: 위대한 관리의 비밀
    조하나 로스만, 에스더 더비 지음, 신승환, 정태중 옮김, 위키북스 2007년 출간
  • 당신은 웹 2.0 개발자입니까?: 웹 2.0 기술의 창의적 활용
    박지강 저, 한빛미디어 2007년 출간



EOB

목요일, 4월 05, 2007

[끝없는 뽐뿌질]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 인하



콧대 높은 애플이지만 경쟁사(델)의 집중적인 가격인하(27인치 모니터 100만원 미만으로 특별 판매)와 신제품 출시(삼성전자 27인치 모니터 134만원에 출시)로 인해 점점 자사 모니터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봤는지 가격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원래 미국에서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하면 시간차를 두고 한국에 반영을 했지만, 이번에는 잽싸게 반영이 된 모양이다. 어쨌거나 요즘 여기저기서 염장을 지르는 아름다운 뽐뿌질에 말리지 않도록 지갑 단속(?) 제대로 하시기 바란다. 팍팍 지르고 싶은 욕망을 억누느면 병이 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100만원_씩_이나 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자. T_T



EOB

일요일, 4월 01, 2007

[새소식] 번역 작업에 5% 부족한 스프링노트



스프링노트가 일반에게 오픈 되었기에 이미 미투에 가입하면서 만든 오픈 아이디를 사용해서 바로 가입했다.



로그인하자마자 구글 워드 프로세서 기능에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기반 철학이 다르긴 하지만, 기왕 경쟁을 벌인 김에 원노트를 좀더 벤치마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다른 사용자와는 달리 스프링노트를 활용해서 번역이라는 좀 무거운 작업을 해야하므로 이 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어디까지나 _번역자_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반 사용자'입장에서 투정부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면 본문으로 들어간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뭐냐 하면... HTML 기반 편집기 컨트롤을 사용했지만 과거 나왔던 나모 웹 에디터에 비해 기능이 너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그냥 단순한 메모장 용도로 사용한다면 느끼지 못할 문제점인데, 외부에서 글을 복사해서 붙여놓을 경우 폰트 속성이 그대로 바인드 되지만, 스프링노트 내부에서는 폰트나 크기를 변경할 방법이 없어보인다.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xHTML 규약에 맞춰서 기능을 최소화했다는 사실에는 동감하지만, 정 안되면 HTML 편집 에디터라도 제공해서 수작업으로라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참고: 구글 워드 프로세서도 HTML 편집기를 제공한다). 검색 기능도 웹 브라우저에 있는 검색 기능에 업혀가지만, 이럴 경우 치환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다. 번역하다 보면 일괄 치환 기능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



다음으로 한글 맞춤법 검사기이다. 물론 번역자 소양 1번이 올바른 한글 이해라는 사실에는 동감 하지만, 그래도 한글 맞춤법 검사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메모 스타일의 짧고 간단한 문장을 작성하든 여러 페이지에 걸친 복잡한 문장을 작성하든 맞춤법 검사의 필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곳곳에 등장하는 버그이다. 가져오기로 조금 복잡한 word 파일을 열면 엉망이 되어버린 본문이 뜬다. 아주 정신 사납게 편집 도중에 자동적으로 문서 여러 곳이 선택(반전)되어 버린다(위 그림 참조). 최근 열어본 페이지에는 이미 삭제가 되버린 노트 이름이 나온다(혼동을 막기 위해 최소한 문서가 삭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식이 있어야 한다).



직관적이지 못한 인터페이스도 사람을 괴롭힌다. 예를 들어 노트 이름을 변경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10초 내에 직접 한번 바꿔보기 바란다. 어느 정도 이런 부류의 소프트웨어에 익숙하다고 자부했지만, 거의 1분에 걸쳐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결국 허무한 곳에서 찾아내었다. 단순함의 미학에는 찬성하지만 이름 변경이 가능하다는 표식이나 큐를 줘야 한다. F2를 눌러 나온 도움말 창을 다루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어떻게 하면 도움말 창을 없앨까? back 버튼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노트 플래그 기능과 사용자 스타일 정의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번역하다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색상, 폰트 종류를 달리해서 키 조합 한방에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으면 좋은데, 지금은 번거롭다.



지금까지 공개된 API로는 처리하기 힘든 불평불만을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하지만 상기 기능과 문제점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공동 번역과 베타리딩 과정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스프링노트의 많은 발전 기대하겠다. :)



EOB

목요일, 3월 29, 2007

[독서광] 위험관리가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



사람은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기에 어떤 일을 하거나 위험이 뒤따른다. 물론 위험에 겁먹어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다는 극단적인 태도도 경계해야하지만, 위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무대포 정신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 프로젝트 관리에서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경제적인 부 관점에서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파한 책이 나왔기에 바로 읽어보았다.



'위험관리가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는 부동산이랑 주식 투자해서 10억을 버는 과정에서 위험을 잘 회피해서 잘 먹고 잘 살자는 서적이 아니라 위험도가 무척 높은 대한민국(돈 많은 사람이 아주 즐겁게 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에서 제대로 살아남는 생존 전략/전술을 소개하는 책이다. 물론 다루는 입자가 좀 굵어서 실질적으로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유용한 내용이 많이 나왔다.



이 책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위험(재무 위험: 자산, 신용, 시장, 금리, 유동성 + 비재무 위험: 전문성, 중년, 가족 관계, 자녀 교육)을 소개하고 이런 위험을 다루기 위해 실제로 위험을 다루는 조직과 이를 감시하는 조직을 분리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개인의 경우에는 조직으로 움직이지 못하므로 전문가나 멘토등을 잘 활용해서 스스로가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모든 내용을 위험 관리 측면에서 바라보기에 조금 무리수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위험 관리에 특히나 취약하지만 위험 관리를 배우지도 못했고(자영업이라면 위험 관리 개념을 머리로는 몰라도 몸으로 알고 있다) 바빠서 신경도 못쓰는 불쌍한 회사원(!)이라면 한번 정도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독한 다음에 (실천이 중요하므로!!!) 부록에 나온 개인 위험 관리 리포트를 복사해서(꾸준히 갱신해야 하므로 책에 직접 기록하지 마라.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스프레드 시트를 써도 되겠다) 반기별로 한번 정리해보자. 나도 이번 주말에 개인 위험 관리 리포트를 복사해서 작성해보기로 했다(이렇게 떠벌여 놓아야 나도 안미루고 작성하겠지? ㅎㅎ).



EOB

수요일, 3월 28, 2007

[일상다반사] 하나 마이웨이 카드



사용자에게 주는 혜택이 너무 많다고 _정부_가 보증한(혜택을 줄이라고 금융 감독 기관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을 정도였다) 신용카드인 하나 마이웨이 카드 발급 가능한 날짜가 며칠 안남았다. 인터넷 신청은 이미 마감되었고 영업점 신청도 30일까지니까, 지금 이 블로그 보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바로 하나은행에 뛰어가도록 하시라.



$에 대해 까탈스럽기 이루말할 수 없는 고양이(블로그 애독자라면 지금쯤이면 이 친구가 누군지 알거다) 군도 뽐뿌질에 넘어가서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정도니까 특별히 카드 발급에 문제가 없는 분이라면 second card로 사용하면 좋겠다.



이 카드의 기능은 하이라이트는 후불식 교통 카드 기능인데, 조만간 지하철/버스 요금이 오를 경우 이 카드의 위력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을 고려하자. 그리고 닭(역시 블로그 애독자라면 이 친구가 누군지 알거다)이 들으면 좋은 소식인데... 대전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뱀다리) 참고로 나는 하나은행 관계자가 아니다.



EOB

목요일, 3월 22, 2007

[독서광] 굿바이 게으름: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요즘 처세술이나 자기 계발서가 봇물 쏟아지듯 쏟아진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기서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되도록 이런 종류의 책은 피하려고 했지만... 고양이가 읽으라고 안겨줘서 슬쩍 읽어봤다.



종합 소감부터 말씀드리자면, 고만고만하다(읽어보면 좋고 안 읽어도 살아가는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ㅎㅎ --> 어차피 게으른 사람은 이런 책 안 읽고, 게으르지 않은 사람은 이 책에 나온 내용 정도는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다). 게으름이 뭔지에 대해 기존의 시각과는 조금 다른 각도로 조망을 하고 게으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배해 기술하고 있지만... 결국은 자기 계발서를 게으름이라는 주제로 잘 포장한 책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책 읽다가 꾸벅꾸벅 졸린 와중에서도 이 책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관련하여 몇 가지 공통적인 측면을 찾아내었는데... 다음에 소개하는 항목은 게으름을 극복하는 과정뿐만이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에서도 필수 요소라고 보여진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 큰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로 분할해서 실천하기
  • 피드백을 통한 점진적인 개선



자, 그러면 여기서 아주 희한한(독자 여러분이 예상못했던) 결론 하나를 얻을 수 있다. 바로 "프로젝트 실패는 게으름에서 비롯된다."이다. 여기에 대해 혹시 이 책을 읽은 독자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주의: 여기서 '게으름'은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굿바이 게으름'에서 굿바이 대상으로 지목하는 게으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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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3월 17, 2007

[독서광] 몰입의 경영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면 플로(flow)라는 몰입이 필요할 때가 많다. 몰입이 이뤄지면, 그 순간이 점 하나로 바뀌면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게 프로그램이 완성되어 버린다. 정말 놀라운 현상이 아닌가? 하지만 몰입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책을 찾기란 어렵다. 대부분 명상, 선, 종교에 붙은 부가적인 설명으로 따라나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예외가 등장했다. 몰입의 대가인 칙센트 미하이가 쓴 '몰입의 경영'은 몰입이 무엇이며 어떻게 몰입에 들어가며 몰입을 통한 개인과 기업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삭막하고 약육강식이 판을 치는 회사에서 몰입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미하이 큰형님의 조언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직원을 교체 가능한 부속품이자 말안듣고 무능력한 불량 청소년처럼 여기는 높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펴드는 순간 회초리 맞을 준비부터 하는 편이 좋겠다.



본문에 나오는 아름다운 이야기 몇 개를 발췌해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크 머리는 팀의 성공을 흔히 좌우하는 세 가지 요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관리자는 모든 팀원이 회사가 수행해야 할 일과 관련한 목표를 갖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둘째, 관리자는 팀 전체의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팀 내부에서 수행해야 할 구체적이고 세세한 활동들을 기획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셋째, 관리자는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유지함에 있어 탁월해야 합니다.



경영인 또는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의견을 구할 수도 있고, 자신의 견해나 제안을 제공할 수도 있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못한 것은 고쳐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종류의 피드백을 과도하게 제공하면 자칫 '마이크로매니지먼트'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란 부하 직원의 업무와 관련해서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점검하며 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또한 경영인이나 관리자는 업무가 원만하게 잘 진행되고 있을 때는 부하 직원의 업무에 간섭하지 않도록 자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라는 용어가 그에 걸맞는 악명을 얻게 된 것은 이런 관리자일수록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혼자뿐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은 누구든 자기를 모범으로 삼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피드백과 관련해 말한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아닌 성과에 초점을 두라는 것이다. 일부 관리자들은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다른 동료들이 있는 자리에서 부하 직원에게 호통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더라도 이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만큼 사람의 자존심과 의식에 막심한 피해를 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부하 직원을 훈계해야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일대일로 만나서 해야 한다.



저는 회사에서 추진하려는 일을 금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직원들에게 화를 내기도 했고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이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사람들과 관계가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태도와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던 겁니다. 좀더 성숙한 인물이 되었다는 느낌이었지요.


여러 아름다운 말이 더 듣고 싶은가? 그러면 책을 읽어보시라!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