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0월 30, 2007

[일상다반사] 오라일리 LDD3로 진행하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세미나 관련 소식(2)

지난번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세미나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리눅스 디버깅 관련 세미나를 오는 목요일 저녁 8시부터 진행하게 되었다. KELP와 KLDP에서 이미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strace/ptrace 내용을 추가했다.



참고로 세미나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스택이란?
  • 함수와 프로시져 호출
  • ABI(Application Binary Interface)
  • 스택 프레임과 함수 호출 규약
  • GNU 확장을 사용한 역추적 기법
  • libdl을 사용한 역추적 기법
  • 비파괴식 검사: strace(1) 동작 원리와 ptrace(2) 소개
  • 참고 문헌


발표 자료는 여기서 받기 바란다.



EOB

목요일, 10월 25, 2007

[새소식] 애플, 아이폰 개발자 사이트 오픈



조금 전에 ADC(Apple Developer Connection)에서 날라온 편지를 읽어보니, 아이폰 개발자 사이트를 오픈한 모양이다.



사이트를 둘러보니, 웹 개발자 가이드라인, 샘플 코드(버튼, 퍼즐 게임, 수도쿠), 참조 라이브러리(자바스크립트, 사파리, CSS, DOM, 사용자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 등이 올라와 있었다. web app 개발 자료만 올라와 있으므로, 본격적인 아이폰 개발은 내년까지 참아야 할 듯이 보인다. 참고로 아이폰 개발자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각종 기술 자료는 ADC 멤버만 접근 가능하므로, 그냥 살펴볼 목적이라면 가입 절차가 조금 번거롭긴 하겠다.



뱀다리: 무사히(?) 아이포드 터치 지름신을 피했는데, 조만간 내려올 레오파드 지름신을 어떻게 피할지 고민 중이다. T_T



EOB

토요일, 10월 20, 2007

[독서광] 공부의 비결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공부'에 대해 심한 컴플렉스를 느끼고 있으리라 본다(아, 공부 걱정 한 번도 안하고 교과서만으로 12년 내내 1등에 대학교 수석 입학에 수석 졸업한 몇몇 천재형 인간은 제외다). 결국 공부를 잘하기 위해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공부를 더욱 등한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형국인데, 여기에서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 많은 직장인들이 어학 공부를 비롯하여 각종 공부를 시작했다가 몇 달 못 버티고 백기를 드는 모습은 아주 일반적이라 이상하지도 않다.



세비스티안 라이트너 할아버지(아직 살아계시다면 올해 86세일거다)가 지은 '공부의 비결'은 교육심리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대체 빌어먹을 공부가 뭔지를 설명하기 위해 지은 책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술하다보니 나름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교육 심리학 전공자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부족하고 문제점이 많아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교육 심리학과 관련해서 전문적인 논문과 교과서를 읽지 않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암기없는 이해없고, 경험없는 창조없다'로 요약이 가능하다. 요즘 들어와서 부쩍 유행인 창조적이고 통합적인 사고 방식에 정면으로 태클을 거는 내용이라서 독자에 따라서는 상당한 반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제시하는 기법은 학습카드이다. 단순히 단어장이나 색인 카드에 외워야 할 내용을 두툼하게 적어서 뒤죽박죽으로 뒤주에 갇혀버린 쥐가 여기저기 나무를 갉아먹는식으로 암기하는 대신에 잘 외워지는 내용과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을 구분해서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만 집중 공격하는 동시에 잘 외워지는 내용에 대해서는 일종의 보상(?)을 통해 학습 능력을 강화한다는 방법이 큰 줄기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블로그 주인장은 요약을 잘한다. ㅎㅎㅎ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 책의 절반 정도 진도가 나간거다)



뭐 여기까지 전개하고 책이 끝났으면 환불 소동이 벌어졌을텐데(실제로 온라인 서평을 보면 일부 사범대학 출신 교사분들께서 '버럭!'하는 내용이 나온다.), 정말 재미있는 내용은 거의 마지막 부분에 '지능의 문제', '창조적인 영감', '용기와 희망'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이 책에 나오는 퀴즈를 몇 개 내겠다(퀴즈라고 하니 모두 눈이 반짝반짝하지?).



1. 길죽한 나무판자, 길죽한 나무 판자 아래를 받칠 수 있는 삼각 기둥 모양의 쐐기, 나무로 된 작은 원기둥 하나, 초 한 자루, 나무로 된 작은 육면체 두 개, 성냥 한 갑이 있을 때, 여기 있는 준비물만을 사용해서 (사람 개입 없이) 쐐기 위에 놓인 나무 판자가 처음에는 중심을 잡다가 몇 분 후에는 이 판자의 한쪽 끝이 올라가고 다른 쪽 끝은 내려가도록 만들어라.


2. 피험자는 천장에서 끈 두 가닥이 내려오는 방에 있다. 그는 이 끈 두 가닥을 아래에서 하나로 묶어야 한다. 그는 아무리 손을 뻗쳐도 두 가닥을 동시에 잡을 수는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가위다.


3. 견딜 수 없이 더운 사막에, 콘크리트로 지은 창고가 있다. 창고는 비어있고, 벽은 안쪽이나 바깥쪽이나 아주 매끄럽다. 천장의 대들보에서 내려온 밧줄에는 어떤 남자의 시체가 매달려 있다. 그 남자가 이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고 보기에는 밧줄이 너무 짧다. 그럼에도 그의 다리는 바닥에서 2m나 떨어져 있다. 그 창고로 들어가거나 거기서 나올 수 있는 유일한 출입구인 철문은 안에서 잠겨 있다. 그 빗장을 바깥에서 풀기는 불가능하다. 창고에는 창문도 없다. 문 앞에는 빈 화물차가 하나 있으며, 그 이외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라이트너 할아버지는 상기 문제를 놓고 '지능'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거의 학습 능력이 전제 조건이 되므로, 결국 가장 뛰어나고 지능이 높은(즉 머리가 좋은) 문제 해결자는 아는 것이 가장 많은 사람이라고 못을 쾅쾅 박아버린다. 결국 우리가 말하는 '지능' 대부분은 지식이나 정보로 되어 있으며, 이런 지식이 없다면 문제를 풀 수 없으므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되었건 음악 작곡이 되었건 우리가 선택하는 문제, 우리의 직업, 우리의 삶과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공부하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문제 해결자가 놓치기 쉬운 정보의 구성 요소와 관계를 파악해서 '지능(?)이 덜 높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정보 요소를 알아보고 이용하는 능력까지 겸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 많은 시도와 오류를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구하는 연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한정된 시간 내에 수 많은 시도와 오류를 간접으로 체험할 수 있는 독서의 중요성이 한결 더 높아졌음을 깨닫고 있다. 책 여러 권 읽은 사람보다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은 사람을 두려워 하라는 말이 있는데, 책 한 권에 빠져서 시야가 좁아진 사람보다 여러 권을 읽어서 마음 속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물론 다 잊어먹지 않고 중요한 내용은 확실히 체화하고 있는) 사람 역시 두려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OB

목요일, 10월 18, 2007

[독서광] 바이너리 핵스: 해커가 전수하는 테크닉 100선



오라일리에서 나오는 핵스 시리즈를 평소에 즐겨보는데, 시간 없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토막 편집( 작은 이야기 100개를 모아놓은 형식이다), 때로 등장하는 숨겨진 노하우, 잡지에서나 다룰만한 조금 특이한 주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 오라일리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출간한 바이너리 핵스가 한국어판으로 나왔기에 잽싸게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이름에서 조금 낚이기 쉽겠지만, 바이너리 핵스는 해커들이 컴퓨터에 침투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이진 파일에 가까운 저수준 프로그래밍 기법을 다루는 책이다. 즉, C/C++ 프로그램을 만들줄 아는 사람이 읽어야 한다(스크립트 키드는 가라~~~). 기본적으로 리눅스와 유닉스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지만, 종종 윈도우와 맥OS X등도 등장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크게 목적 파일 핵(ELF와 GNU binutils 다루는 방법), GNU 프로그래밍 핵(GCC, glibc로 재미있는 프로그램 만들기), 보안 프로그래밍 핵(GCC와 Valgrind를 비롯한 각종 프로그래밍 도구와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보안 허점을 제거하는 방법), 런 타임 핵(동적으로 라이브러리를 다루고,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추적하고 변경하고 수정하는 방법), 프로파일러/디버깅 핵(프로파일러와 디버거 원리) 등으로,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서적에는 잘 등장하지 않는 주제가 대부분이다.



이 책 대상 독자 층은 초급을 벗어난 중급 개발자에 맞춰져 있으므로, 이미 어느 정도 리눅스 시스템 프로그래밍 짬밥을 먹은 개발자라면 조금 시시할 가능성도 있다. 핵스 시리즈 스타일은 깊이를 희생해서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심도 깊은 내용을 바라고 이 책을 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책을 읽는 도중에 "세상에 이런 방법도 있군"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수록 본전에 가까워지리라는 생각이다.



본문 중 '시작하며'에 나오는 '바이너리 핵스' 정의를 옮겨보며 마무리하겠다. 모두모두 즐거운 프로그래밍!



이 책에서는 바이너리 핵스를 '소프트웨어의 저수준 기술을 이용한 프로그래밍 노하우'
라 정의하고, 기본적인 툴 사용법에서 보안 프로그래밍, OS나 프로세서의 기능을 이용한 고도의 테크닉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EOB

수요일, 10월 17, 2007

[독서광] IBM 디벨로퍼웍스에 올라간 가을맞이 서평 2선

벌써 가을이라 날씨도 아침저녁으로 무척 쌀쌀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두뇌 충전 용으로 읽은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환절기 모두 건강 조심하고, 책 많이 읽으시길...



EOB

목요일, 10월 11, 2007

[끝없는 뽐뿌질] 교보문고 파워쿠폰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하여 여기저기서 책 뽐뿌질이 강하게 들어올텐데, 온라인 서점들도 여기에 호응을 해주는 모양이다. 교보문고에서 '업계 최강, 완벽, 할인 보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이번에 파워 쿠폰 발급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기간은 10월1 9일까지. 혜택은 (3, 5, 7, 10만원 금액별) 10% 할인 쿠폰!



10만원짜리 쿠폰 하나 끊어서 모두 팍팍(!) 지르기 바란다. 책 읽어서 남 주나? 자기 하지?



뱀다리: '컴퓨터 vs 책' 블로그 이벤트 도서도 어제 모두 발송이 완료되었다. 이번 주말 쯤이면 책이 도착할 예정이다. 조기 마감에 감사드리며, 연말이 오기 전에 또 다시 이벤트(?)를 한번 기획해볼 예정이다.



EOB

수요일, 10월 10, 2007

[독서광]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극성 페미니스트들이야 남녀 차이점을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여자와 남자의 차이점을 다룬 수 많은 유머 소재 거리로 아직도 꿋꿋하게 살아 남은 모습을 보면 남자와 여자가 확실히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이 차이점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머리 달린 사람이라면 저마다 한 마디씩 하고 싶어 안달이 나겠지만,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을 집필한 루안 브리젠딘은 신경생물학적인 관점을 사용해서 '뇌'로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여자 두뇌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이 흥미로운 책은 '자기 마음을 자기도 몰라'라는 여성 독자는 물론이고 이 블로그 주인장처럼 미련 곰탱이 x 100에 까칠 x 100이라는 양면성을 보이는 남자 독자들에게도 여자를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좋은 길라잡이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어릴 때부터 노년이라는 황혼기에 접어들 때까지 여자의 일생을 대상으로 두뇌가 어떤 식으로 작용을 해서 여자의 삶을 바꿔 놓는지 알기 쉬운 예와 용어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구글 검색엔진에서 19금 단어로 이 블로그에 들어오신 분들에게는 무척 안타까운 일이지만) 4장 '섹스를 하는 여자 뇌는 언제 오르가슴을 느낄까'가 아니라... 6장 '여자를 이해하는 결정적 열쇠, 감성의 뇌'였다. :) 6장 소 목차만 나열해봐도 이 책 뽐뿌질에 휩싸일 것이다.




  • 왜 남자는 여자의 감정에 무신경할까
  • 여자 뇌는 고도로 정밀한 정서 탐지기이다
  • 마음을 읽는 여자 뇌의 특별한 능력, 육감
  • 여자의 독심술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 여자의 눈물은 남자 뇌에 고통을 환기시킨다
  • 여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남자가 반응하리 않을 때
  • 여자가 사소한 것들을 기억하는 이유
  • 남자가 헤어지자는 이유에 불같이 화를 내는 이유
  • 화날 때 여자가 입을 다무는 이유
  • 여자 뇌는 갈등과 논쟁을 싫어한다
  • 분노와 우울에 대처하는 서로 다른 자세
  •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이해할 때


결론: 여자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다고 투덜거리기만 하는 미련 곰탱이늑대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 좀 하자. T_T



EOB

월요일, 10월 08, 2007

[일상다반사] VS2005 마법사가 발휘한 센스: 42

샘플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M$ VS2005 마법사를 사용해서 DLL 템플릿을 만들었다. 옵션을 몇 개 켜니까 친절하게도 외부 공개 변수와 함수 예제까지 만들어줬는데... 따분한 마법사 코드를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42'라는 상수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 This is an example of an exported function.
SHAREDDATABUS_API int fnshareddatabus(void)
{
return 42;
}


이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이야 42가 뭔지 다 아실거라고 믿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은 여기를 보시라. 센스 있는 개발자들 덕분에 졸린 오후를 즐겁게 코딩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네? :)



EOB

일요일, 10월 07, 2007

[독서광] 린 소프트웨어 개발의 적용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서평 작성을 위해 첫 페이지(색지로 되어 있는 부분)를 펼쳤더니 '린 소프트웨어 개발 원칙'이라고 책 전체를 정리해 놓은 요약이 눈에 들어왔다. 나름 책을 상당히 까칠꼼꼼하게 읽는다고 자부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허를 찔리면 늘 즐겁다. 우선 이 책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요약 부문을 (예상 독자)를 위해 간략하게 정리해보겠다.




  • 낭비를 제거하라

    • 가외 기능
    • 혼란
    • 경계 넘어가기

  • 품질을 내재화하라

    • 테스트 주도 개발을 통해 코드 실수를 방지하라
    • 레거시 코드를 만들지 마라
    • 빅뱅 통합은 진부하다

  • 지식을 창출하라

    •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라
    • 표준은 도전받고 개선되기 위해 존재한다
    • 예측 가능한 성과는 피드백에 기반한다

  • 확정을 늦춰라

    • 의존성을 깨뜨려라
    • 옵션을 유지하라
    •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은 마지막 순간에 하라

  • 빨리 인도하라

    • 신속한 인도, 고 품질, 저 비용은 공존할 수 있다
    • 대기 행렬 이론을 개발에 적용하라
    • 일의 양을 할 수 있는 만큼으로 제한하라

  • 사람을 존중하라

    • 팀은 자부심, 책임감, 신뢰, 칭찬을 통해 번성한다
    • 효과적인 리더십을 제공하라
    • 파트너를 존중하라

  • 전체를 최적화하라

    • 전체 가치 흐름에 초점을 맞춰라
    • 완전한 제품을 인도하라
    • 더 높은 것을 측정하라



'린 소프트웨어 개발'은 유명한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에서 고객 가치 창출에 최우선을 둔 기민한 생산 방법론을 소프트웨어 세상으로 옮겨온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엄청난 규모와 인력이 투입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과 공장이라는 면모는 그다지 찾기 어려운 소프트웨어 개발 부서 사이에 끊어진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메리 포펜딕과 톰 포펜딕 부부는 좌충우돌 경험담을 이 책에서 풀어놓고 있다.



포펜딕 부부는 엄청난 압력, 딱 정해진 기한, 까탈스러운 고객 요구 사항이 짬뽕이 되어 사람들을 압박하는 분야가 비단 소프트웨어만이 아닌데, 왜 그렇게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그렇게 삽질이 많은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매달 책을 칼같이 내는 잡지사, 계절마다 난리를 치는 패션 디자이너(얼마나 스트레스가 강한지 궁금하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시라)', 목이 빠지라고 기다리는 고객에게 정확하게 차를 인도하는 자동차 회사,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시장 선두를 빼앗기는 CPU 제조사는 모두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해나가지만 유달리 소프트웨어 회사는 양치기 소년 짓을 아직까지도 반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위 말해 잘 나가는 제조업에서 아이디어를 빌어와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맞춰 보려는 시도가 바로 린 소프트웨어 시초이다.



이미 엘리 골드렛이 지은 더 골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생존을 위해 채택한 기민한 방법을 소개하는 Microsoft Secrets를 읽어보신 분들께서는 이 책을 통해 좀더 체계적으로 지식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성공적인 린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표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전략 핵탄두 미사일 탑재 잠수함 개발 프로젝트인 폴라리스 계획과 상용 여객기 부문에서 에어버스에 밀리고 있던 보잉을 극적으로 살려낸 777 프로젝트는 절대 놓치지 말기 바란다.



본문 중에 나오는 일본에서 아주 유명했던(미국에서는 ...) 에드워즈 데밍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데밍이 주장한 '경영을 위한 14가지 포인트'를 읽어보면 탁월한 식견에 놀랄 따름이다. 그 중 몇 가지만 뽑아보았다.




  • 7. 리더십을 제도화하라. 관리자의 임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자부심을 갖고 일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는 시스템적인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다.
  • 10. 슬로건, 훈계, 목표를 없애라. 결함을 만들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작업자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훈계는 시스템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블로그 주인장 강조: 별 10개에 동그라미 쳐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다.
  • 11. 작업자의 작업할당량, 경영자들의 목표 수치를 없애라. (우리는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 '임의로 설정된 개발 데드라인을 없애라') 이는 두려움과 공포를 이용한 관리이다.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라.


결론: 프로젝트 관리자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기 바란다.



자... 독자 여러분께서 학수고대하던 까칠 모드로 들어간다. 이 책을 읽다보니 역자들이 서두르는 바람에, 충분히 뜸이 들지 않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즉, 완성이 덜 된 느낌이 든다. 번역을 정확하게 했는지도 조금 의문이 드는데, 예를 들어 40페이지 '원칙: 6 사람을 존중하라'를 보면 본문 번역도 잘못되었고(원서부터 잘못되었는지는 원서가 없어 확인을 못해봤다), 역자 주도 잘못되었다. 본문을 읽어보면 대규모 회의 다음 날 부사장이 조엘과 같이 식당에 들었다고 했는데, 원문은 조엘이 식사하는 도중에 갑자기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부문장인 피트 히긴스가 '짠~' 등장해서 질문하는 내용이었다.(주의: 블로그 주인장이 '조엘 온 소프트웨어' 번역자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역자 주에는 이 내용이 '똑똑한, 100배로 일 잘하는 개발자 뽑기: 조엘 온 소프트웨어 시즌 2'에 나온다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한국어판 '조엘 온 소프트웨어' 22장 '이야기 둘'에 나온다. 나중에 잘못된 역자주에 낚였다고 불평하지 마시길...



추가: kks군 확인에 따르면, '원칙: 6 사람을 존중하라' 부분은 번역이 아니라 원서가 잘못되었다고 한다(그러면 역자주까지 달면서도 다시 한번 '조엘 온 소프트웨어' 원문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인가?????). 본문 중에서도 원서 쪽 오류라고 짐작되는 곳이 몇 군데 눈에 들어왔는데, 어디인지 잊어먹었다. T_T 시간 내어 검토해주신 kks군에게 다시 한번 감사!



EOB

화요일, 10월 02, 2007

[독서광] 세팅 더 테이블



간단하게 문제 하나 내겠다. 식당 경영자로서 배려의 우선순위를 따져볼 때 다음 이해관계자 중에 누구를 가장 선두에 둬야 하나?




  • 손님
  • 투자자
  • 직원
  • 납품업자
  • 지역사회


세팅 더 테이블은 '투자자'나 '손님'이 아닌 '직원'을 가장 높게 배려한다는 철학으로 뉴욕에서 각종 미디어의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여러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대니 메이어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서술 대상이 최첨단 기업이 아니라 식당이라고 해서 이 책을 무심코 지나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어느 분야에서도 유사한 이해 관계자가 존재하므로 책을 읽다보면 응용할만한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앞에서 소개한 이해 관계자를 IT 업계로 바꿔보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 손님 --> 고객
  • 투자자 --> 투자자
  • 직원 --> 개발자
  • 납품업자 --> 3rd party 또는 component 제공자
  • 지역사회 --> 개발 공동체


세팅 더 테이블은 단순히 "내가 멋진 식당을 만들어서 좋은 메뉴를 제공했더니 손님이 들끓어서 성공했다. 역시 난 잘 난 놈이야"라는 천편일률적인 성공 스토리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레스토랑을 하나둘씩 확장해나가면서 겪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조금 색다르다고 볼 수 있다. 식당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이야기, 좋은 조건으로 입점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자기 경영 철학과 문맥(context)이 맞는지 거듭 고민하는 이야기, 음식점 평론가로부터 공격을 받고 난처한 상황에 몰린 이야기, 중요한 손님인지 모르고 푸대접했다가 혼쭐이 난 이야기, 오버부킹하는 바람에 항의가 벌어진 이야기... 여튼 식당을 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간접 체험하도록 만들어주므로 재미는 물론이고 장래 통닭집이라도 열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교과서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레스토랑은 자고로 분위기, 음식이 좋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대니 메이어는 여기에 고객과의 관계를 강조한다. 고객의 취향, 특성을 반영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최전방에 서 있는 직원들(특히 에이컨이 꺼져버렸을 때 고객이 아니라 데스크 예약 담당 직원부터 선풍기를 구매해서 지급하는 일화를 읽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부터 배려하는 철학도 바로 고객에게 가장 좋은 경험을 안겨줘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식으로 직원을 신뢰하고 믿기 때문에 불만이 가득한 고객이 "당장 지배인 불러와!"라는 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전에 알아서 종업원들이 자기가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로 보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보너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옛날 다니던 회사에서 구내 식당을 외부에 위탁해서 운영하려고 할 때 겪은 일화가 생각났다(그 당시 나는 구내 식당 추진 위원회 소속이었다). 떨어진 팀 중 아직도 생각나는 인터뷰 내용이 있었는데 잠깐 소개해볼까?


  • 질문: 기존에 큰 식당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굳이 접으시고 구내 식당을 운영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대답: 식당 규모가 상당히 커서 지금 종업원이 다섯 명인데, 이 친구들이 너무나도 말을 안 들어서 지쳤답니다. 이제 규모는 작지만 사람 스트레스 덜 받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최종 평가 과정에서 나는 강력하게 이 팀을 떨어뜨리자고 주장했다. '종업원'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데 그 많은 '회사 식구'들을 어떻게 관리(?!)하겠는가? '세팅 더 테이블'을 읽다보니 그 당시 내가 내린 판단이 너무나도 정확했음을 깨닫고 있다.



EOB

일요일, 9월 30, 2007

[일상다반사] rule of 72



요즘 금융/경제 관련 기사나 책을 읽다보면 72 법칙(또는 규칙)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다. 72법칙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투자 원금의 가치가 2배로 되기 위해 걸리는 해수를 근사적으로 구하는 수학공식으로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어 계산한다.


쟁쟁한 경쟁자인 69.3, 70, 71을 놓아두고 계산을 위해 하필 근사값으로 72를 택한 이유는 72가 1, 2, 3, 4, 6, 8, 9, 12로 나뉘어지는 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쁜 사람들이 계산기 없이 암산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이 있다. 72를 유도하는 방식은 여기(주의: 수학 공식이 나온다)를 살펴보기 바란다.



그런데 사람들은 _근사적_으로라는 단어를 잘 잊어먹는 듯이 보인다. 마치 72 법칙이 영원 불변의 법칙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데,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72 복리 규칙이 세계 제 8대 불가사의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한 인용구(믿거나 말거나)와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It is the greatest mathematical discovery of all time.


그러면 72 규칙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잠시 간단한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1년 이자율 100%를 가정할 때,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시기는?



72/100 = 0.72년.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건 답이 아니다. 이런 극단적인 예 말고 현실에서 72 규칙을 적용할 때 어느 정도 오차가 생길까? 비밀은 이율 범위에 숨이었다. 6-10% 범위에서는 72 규칙이 제법 근사값을 제시하지만, 이율이 낮아지거나 높아질수록 72 규칙은 힘을 쓰지 못한다. 낮은 이율(즉, 연간이 아니라 월간이나 주간 대상)에서는 차라리 69.3 규칙을 쓰는 편이 현명하다. 아주 높은 이율 범위(즉 속칭 달러 이자를 상대할 경우)에는 72 규칙 대신 E-M 규칙(t = 69.3/r * (600+4r)/(600+r), r은 이율, t는기간)을 쓰는 편이 현명하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언제 연필/종이/계산기 들고 설치겠는가? 그냥 72 규칙을 외우고,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면 온라인 복리 계산기를 사용하자.



뱀다리: 온라인 복리 계산기로 시물레이션 하다 보면 경제 지식도 습득하고 지름신도 놀래서 도망간다는 전설이 있다. 사회 초년 병 때 지름신을 잘 피해 모은 종자돈을 복리 상품에 넣어 돈을 굴릴 때 발휘하는 위력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목돈이 들어가는 뽀대나는 새 자동차와 최첨단 오디오/홈 씨에터 시스템 구입을 되도록 뒤로 미루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OB

토요일, 9월 29, 2007

[일상다반사] 블로그 4주년 기념 독자 이벤트

오는 10월 2일이면 벌써 블로그 4돌이다. 아니나 다를까 블로그 방문이 한산한 토요일을 노려서 기념 독자 이벤트를 기획해보았다. 술자리라도 한번 만들면 좋겠지만... 요즘 정신이 없는 관계로 책 잔치(?)를 벌여보기로 결심했다.



서가를 정리해서 독자 여러분께 드릴만한 선물을 간추려보았다. 일단 기술 부문부터 시작한다.



다음으로 인문 분야가 이어진다.





원래는 댓글을 활발하게 달아서 이 블로그에 거미줄을 안 치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선물을 드리려고 했으나... 변덕을 부려서 주말에도 쉬지 않고 열성적으로 방문하시는 분들께 선물을 드리기로 했다. 활발히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서는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라. --> 조만간 다른 기회를 만들어드릴테니. ;)



이벤트 신청 기간은 10월 2일(화) 오후 23시 55분까지로 제한하지만, 행사가 종료되어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남은 책은 계속해서 신청을 받겠다. 물건 배송(?)은 10월 10일에 일괄 처리하겠다.



(주의) 이벤트 신청 방법: 책을 고른 다음에 댓글로 올려주시고 jrogue군 지메일 계정(jrogue 엣엣엣 gmail)으로 책을 받을 주소를 보내주시면 된다. 싹쓸이(?)를 막기 위해 1인 1권만 가능하며 비용절감을 위해 발신자(블로그 주인장이 공짜로 보내주겠다는 말이다. :P) 부담 _일반_ 소포로 발송하므로 반드시 우편번호를 포함해서 정확한 주소를 기재해주시기 바란다. 되도록 회사 주소를 적어주는 편이 우편물 손실 확률을 줄일 것이다. 반드시 택배로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은 택배 착불 신청을 해주시면 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 :)



(추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독자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이벤트가 조기 종료되었다. 화제가 되었던 '칼리 피오리나'는 J.B 마눌님께 드리기로 했다(신청인은 'M'이지만, _독자가 'F'_라는 덧글에 항복!). 오늘 내린 결론: 역시 '컴퓨터 vs 책' 블로그는 30대 남자들의 로망임이 밝혀졌네? 앞으로도 찐하고 뜨거운(블로그 방문객 중 10%는 구글에서 '로리타'나 '19금', '야한 블로그'로 검색한 결과를 보고 들어오는 과객(?)이니... 도저히 수긍하지 못하는 결과다!) 글로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EOB

금요일, 9월 28, 2007

[독서광] 부의 미래



IT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해왔지만 궁극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미국 철도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도입해서 얻은 이익은 별로 없다고 투덜거리는 분석가들이 많았다. 물론 이런 분석가들은 이익을 창출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IT 기술 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지만 말이다.



이번에 다시 돌아온 앨빈 토플러가 지은 '부의 미래'를 읽다보니 IT 기술 발전이 가져온 부의 창출 효과에 대해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간략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잡설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블로그 주인장 생각이니 이상하더라도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기 바란다.



각 가정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부터 삶의 질이 올라가고 생활이 편리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리적인 제약이 없이 물건을 사고 주식을 거래하고 돈을 송금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복 받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왜 이런 일을 집에서 까지 해야하는지 의문을 품을 경우가 많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밤에 인터넷 뱅킹을 하다가 오류 번호가 'EA312DB'라는 오류 대화 상자가 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은행 창구였으면 1분 안에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콜센터에서 전화도 받지 않는 한 밤중에는 갑갑한 상황이 된다. 또 다른 예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 아주 쉽게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보다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현상이다.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하니('seeing is believing') 그 만큼 물건 하나를 고를 때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반품이 가능하고 불가능하고는 나중 이야기다), 기왕 인터넷에서 구매하니 조금이라도 더 싼 물건을 고르기 위해 온갖 비교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가격 비교 사이트가 있다고?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쏟아내는 엄청난 차이점(예: 신용카드에 따른 할부 가능, 신용 카드 사용 불가, 쿠폰, 특별 할인 판매 기간, 적립금, 고객 등급에 따른 할인율)을 최종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하지 않던가?).



발전된 IT 기술을 활용해서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지만, 결국 남(기업) 좋은 일을 대신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T_T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는 이런 현상을 프로슈머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프로슈머라... producer와 consumer를 결합한 용어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수행하는 생산소비자라고 보면 된다. 프로슈머는 무보수로 서비스를 만들어내며, (기존 화폐 위주 경제 관점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직업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블로그를 적어서 온라인 서점을 대신하여 서평(이 블로그는 주로 쓸데없는 내용이 많아 딱히 '서비스' 제공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ㅎㅎ)을 올리는 행위도 결국은 프로슈머의 활동 결과 일반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보면 되겠다.



'부의 미래'는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경제적이고 자본주의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으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본문에서도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지속가능한 소규모의 독자적, 대안적인 기술 발전에 대해 비판하고 지식 기반 기술을 동원하여 과학적인 방법으로 빈곤을 퇴치하고 새로운 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일관성 있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 주인장은 '부의 미래'와 '작은 것이 아름답다' 사이에서 나타난 공통점을 발견했다. 구식 연장(낫, 쟁기)을 사용하든 신식 연장(컴퓨터)을 사용하든 바로 '사람'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 하지만 지난번에 읽은 '세계는 평평하다'와는 달리 이런 주장에는 무게가 실려있으니 단순히 성조기가 휘날리고 자본주의 만만세!라고 외치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보인다.



'부의 미래'는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책인데, 그냥 '엘빈 토플러가 이렇게 말했구나'라고 생각하면 책장이 술술 넘어가겠지만,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연관시키려고 노력하면 머리가 아파오면서 현기증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가을인데 즐거운(?!) 독서 생활에 도움이 되었기를...



EOB

목요일, 9월 27, 2007

[컴퓨터 이야기] 리눅스와 환경 보호



리눅스와 환경 보호라...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배열해 놓았다고 낚였다고 한탄하지 마시라. 이번에 인텔이 주관한 IDF에서 공개한 리눅스 전원 절감 프로젝트인 Less Watts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테니 말이다. 그림을 보면 서버 환경에서 리눅스 커널 별 전력 소모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Less Watts 프로젝트는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전원을 절약하는 각종 기술을 개발하는 목표로 시작되었다. 말만 거창하게 하는 대신에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한 곳에 모아서 필요한 문서와 소프트웨어도 내려받도록 해놓았으므로 환경 보호를 걱정하는 리눅스 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해서 계속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를 정리해보았다.




  • PowerTOP: CPU를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추적하는 top 유틸리티를 기반으로 전원을 많이 소모하는 프로그램을 추적한다.
  • Tickless idle: CPU가 놀고 있을 때는 tick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만들어 CPU 전원 소비를 줄인다.
  • PPM(Power Policy Manager): 시스템 전반에 걸친 전원 관리자, 인텔의 전원 절약 기술인 스피드스탭을 활용한다.
  • Process Power Management: 인텔 CPU에 탑재된 전원 관리 기능을 활용하도록 커널에 기능을 추가한다
  • PowerQoS: 전원 정책에 대한 QoS 관리
  • Device and Bus Management: 주변 장치가 동작중이거나 놀고 있을 때 전력 소비를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 Display and Graphics Power Saving: GMA950과 같은 그래픽 칩셋에서 지원하는 전원 관리 기능을 활용하는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제작한다
  • ACPICA: ACPI(Advanced Configuration and Power Interface) Component Architecture를 구현한다
  • 가상화: 특별히 설명 안해도 되지?


실제 프로젝트 결과를 여러분 PC에 적용해보고 싶다면, 여기서 필요한 프로그램(현재 PowerTOP, Tickless idel, PPM, Power Policy Manager, PowerQoS, Display and Graphics Power Savings, Device and Bus Power Managerment, ACPICA 참고 구현을 제공한다)을 내려받아 검토해보기 바란다. 물론 일부 소프트웨어는 커널 궁합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식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x86을 토대로 저전력 임베디드 장비를 개발한다면 한번 정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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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9월 24, 2007

[일상다반사] 말리는 김에 더 말려라: 모멘텀 미사일 메이헴


엊그제 소개한 브이 새 연재물도 안올라오고 추석 연휴라서 블로그 글도 뜸하게 올라와서 조프위키에서 소일거리를 찾던 중 완전히 말리는 게임을 하나 찾아내었다. 이름 하여 모멘텀 미사일 메이헴!



플래시 게임이라서 별거 있겠느냐고 지레짐작하지 말자. 꼴에 이 게임은 플래시 기반이지만 듀얼 코어 CPU가 있어야 원할한 경기가 가능하다. 주력(?) PC로 펜티엄 3를 아직도 사용 중인 블로그 주인장은 잽싸게 맥북을 사용해서 몇 게임 뛰었는데, 이거 의외로 중독성이 강하다.



이 게임은 단순히 손가락만 빨라서는 경기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 당구를 연상하게 만드는 각종 물리적인 계산에 능숙해야 하며, 레벨업에 대한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며, 아이템 획득에 운도 따라야 한다. 사정거리를 길게 하기 위해 많이 잡아 당기면 자폭(?)해버리므로 초반에 안정성 레벨업을 하기 전에는 적절한 조정이 필수이다. 아이템도 아기자기 한데, 스냅샷 사진은 핵폭탄 아이템이 기지 근처에서 터지는 바람에 바로 경기가 끝난 장면이다. T_T



미묘한 게임이라 말로 설명하기가 참 그렇다. 직접 말려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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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9월 22, 2007

[일상다반사] 만화 브이



블로그 주인장이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태권브이였다. 처음으로 OST(?)를 구매한 영화도 태권브이가 아닐까 싶다. 영화 관람 후에도 졸라서 구매한 LP판으로 주제가와 대사를 여러 번 반복하며 들으면서 로버트 제작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겠지? ㅎㅎ



김청기 감독은 그 시절 정말 대단한(제발 용게뤼~나 디워랑 비교하지 마라) 업적을 이뤘던 이유는 천편일률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로봇 영화를 기획했다는 점이다. 사무라이 칼을 휘두르거나 유도를 하는 마징가를 상상해보면 웃음이 나겠지만, 태권도를 할 줄아는 태권브이를 생각하면 웬지 모르게 가슴이 다 뿌듯해진다. 무술하는 로버트 개념은 정말 대단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 로버트 태권브이 개봉 후 전국 각지의 태권도장이 상종가를 달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우연히 미디어 다음에서 연재하는 브이를 찾게 되어 완전히 말렸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태권브이 전성기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보면 타당하겠다. 로버트 조종사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년의 배불뚝이 아저씨가 나온다는 점에서 대략 난감함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아직 만화 연재가 종료되지는 않아서 매주 언제 새 만화가 개시될지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로버트 만화 팬이라면 한번쯤 가서 읽어보시라(말려도 책임 안 진다. :P).



EOB

금요일, 9월 21, 2007

[컴퓨터 이야기] 하드디스크에서 파일을 완전히 삭제하려면?

요즘 어찌된 영문인지 여기저기서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완전히 삭제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PC 데이터 영구 삭제 솔루션 주목, 신정아 사건으로 불거진 ‘디지털 정보’노출 공포와 같은 기사가 눈에 들어왔는데, 흥미로운 대목이 눈에 띄였다.



주요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4, 5년 전부터 보안업체의 완전삭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파이널 데이터의 ‘파이널 이레이저’, 에스엠에스의 ‘블랙 매직’, 엠아이티의 ‘KD-1’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는 정보를 무조건 0과 1의 무작위 조합으로 덮어 복구할 수 없게 하면서, 컴퓨터는 다시 쓸 수 있다.

신씨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었을까? 답은 “아직 낱개 판매가 되지 않아 일반인이 ‘사생활 보호’에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자가 말하는 일반인이 도대체 누군지 모르겠지만... $ 안들이고 해결하는 방법은 있다. 바로 sysinternals에서 제공하는 유틸리티인 SDelete를 사용하면 된다.



이 자그마한 유틸리티는 미국방성 표준인 DOD 5220.22-M에 나온 DoD clearing and sanitizing standard(읽어보면 알겠지만 진짜 별 내용 없는 표준이다)를 준수해서 사용자 하드디스크에서 중요한(?) 파일을 복구가 어렵도록('불가능'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다.) 만든다.



이 프로그램 원리는 단순하다. 파일이 적혀있던 영역을 엉뚱한 자료로 여러번 덮어쓰고, 할당되지 않은 영역에 놓여있는 내용도 추적해서 역시 엉뚱한 자료로 여러번 덮어쓰고, 힌트가 될만한 파일 이름(예: love_letter_to_xxx.doc와 같은 엄청난 힌트를 담은 파일 이름)도 AAA.AAA로 바꿔버려서 사생활에 관심이 많고 컴퓨터 기술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스토커를 좌절시킨다. 이 프로그램 동작을 위해 사용하는 윈도우즈 단편화 API, NTFS MTF 레코드 삭제, ...와 같은 기술적인 내용이 궁금하면 SDelete URL을 꼭 찍어서 읽어보시라.



명령행에서 동작시켜야 하므로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한번쯤 써보시길... 그리고 실수로 중요한 파일 지우더라도 뭐라고 하지 마시길... :P



EOB

목요일, 9월 20, 2007

[일상다반사] 최강의 말웨어: nProtect 시큐리티 툴바



오늘 아침에 컴퓨터 켜자마자 nProtect 시큐리티 툴바 설치라는 요상한 화면이 떴다. 안그래도 nProtect라는 희한한 프로그램이 컴퓨터 시동할 때마다 떠서 골치가 아파 죽을 판국인데 혹 하나 더 붙이려는 수작을 보고 있으려니 열이 팍 받았다.



nProtect 시큐리티 툴바가 뭐하는 프로그램인지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니... 이 놈 때문에 열받는다는 포스팅만 보이고, 실제로 뭐하는 프로그램인지는 설명이 없다.



약관 전문 보기를 눌러서 약관을 보니 정말 가관이다. 잠깐 볼까?




제 17 조. 개인정보 및 인터넷 사용정보 수집과 그 활용


  1. 크레프리와 회사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할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추가 또는 삭제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별도의 개인정보수집관련 고지를 통해 이에 동의한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며 사용자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개인정보수집 항목이 있을 경우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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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자동업데이트에서는 사용자의 PC에 피해를 끼치는 컴퓨터 바이러스 등의 악성 프로그램이 아닌, 시큐리티툴과 회사가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능들을 필요에 따라 업데이트될 수 있으며, 설치 전 사용자의 동의를 추가로 구하지 않고 이 내용은 사용자가 약관동의를 함으로써 갈음합니다.
  5. 사용자는 시큐리티툴을 이용해서 인터넷 이용 중 타사의 상업적 내용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해당 인터넷 서비스업체와의 모든 문제는 사용자의 권리와 책임으로 하며, 크레프리와 회사의 상업적 내용은 제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크레프리와 회사는 사용자가 웹사이트 등을 방문했을 때 해당 사이트와 관련 있을 수 있는 제3자의 서비스 내용을 사용자의 PC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자가 제3자의 서비스 내용을 원치 않을 경우, 사용자는 해당PC에서 본 프로그램을 삭제하여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7. 시큐리티툴은 사용자가 주소창 등에서 검색어를 입력하여 나타나는 결과와 연관되는 내용을 사용자의 PC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8. 시큐리티툴 설치 시 자동으로 사용자 브라우저의 스크립트 오류메시지를 보지 않음으로 변경하며, 변경된 설정은 사용자가 인터넷 옵션에서 다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용자가 변경한 설정에 의해서 스크립트 오류 메세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9. 시큐리티툴은 사용자가 PC에서 입력한 키워드를 검색 및 결과표시를 위해서 사용자의 PC이외로 전송할 수 있으며, 크레프리 와 회사는 이 키워드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익명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10. 시큐리티툴을 설치하면 IE에서 제공되는 주소창을 시큐리티툴 주소(s)/창으로 대체하며, 시큐리티툴 주소(S)/창은 인터넷주소 및 검색키워드 기능을 수행하여 주소이동 및 검색결과 표출 기능을 합니다. 대체된 IE 주소창은 브라우저메뉴의 '보기 → 도구모음 → 주소표시줄' 에서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으며, 본 시큐리티툴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으로 사용자의 최우선적 동의를 받은 것으로 갈음합니다.


제 19 조. 환급액 적립과 지급방법


  1. '회원'은 본 약관에 동의함으로써 '회원'이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각종 홈페이지 및 서비스 등을 방문하거나 사용할 경우에, 추가적인 '회사'의 환급관련 서비스 안내를 받지 않고 자동으로 환급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에 동의합니다.
  2. '회원'은 타사의 상업적이거나 비상업적인 광고 또는 환급서비스 보다 '회사'의 환급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작동되는 것에 동의합니다.
  3. 회사가 '회원'에게 지급하는 환급액은 '회원'이 이체신청을 하기 이전까지 가상계좌로 적립됩니다.
  4. '회원'이 구매 또는 여타 행위를 통해 환급액을 발생시키더라도 회사가 정한 방법을 통해 가상계좌로 적립하지 않을 경우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5. 제 2항에 의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된 환급액은, 회사가 제공하는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가상계좌로 적립한 '회원'에게 소유권이 귀속됩니다.
  6. 가상계좌에 적립된 환급액은 제휴사로부터 정산이 완료된 건에 한하여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7. 일정 이상의 환급액(이하 "이체가능 최저환급액")을 보유한 회원은 본인명의로 된 실 계좌나 다른 사람의 계좌로 이체할 수 있습니다. 단, 본 항에서 이체가능 최적환급액이라 함은 회사에서 별도로 정함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5,000원으로 하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8. 이체가능 최저환급액을 보유한 회원은 회사가 정한 소정절차에 따라 환급액을 현금으로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체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환급액을 회원이 지정하는 은행계좌로 이체신청일을 기준으로 익일(은행영업일이 아닌 경우 익익일) 입금을 하며 회사는 적법하게 지급한 것으로 봅니다. 이체수수료는 회사에서 별도로 정함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600원으로 하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9. 환급액의 현금지급에 따라 제세공과금이 발생할 경우 회원이 부담합니다.


약관을 보면 알겠지만, 지랄염병하고 자빠졌다. 약관을 통해 추측해본 이 프로그램 정체는 바로 키워드 판매를 위해 사용자 입력을 가로채는 검색 툴바+별볼릴 없는 보안 소프트웨어+현금 환급을 통해 수수료를 떼먹으려는 삐끼 기능을 모두 망라한 최강의 말웨어였다. 설치 화면에서 nProtect 시큐리티 툴바가 뭐하는 프로그램인지 명쾌하게 설명만 했어도 이렇게 펄펄 뛰지는 않았을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보안을 강화시켜주는 좋은 프로그램처럼 비치지 않는가? 약관 URL을 토대로 결국 nProtect 툴바 사용법이 담긴 곳을 찾아내었지만, 과연 일반 사용자들이 이렇게 꼭꼭 숨겨놓은 URL을 숨바꼭질해서 찾아낼 수 있을까?



nProtect를 보고 있으려니 제 2의 넷피아를 보는 느낌이라 참으로 씁쓸하다. 사용자 편의를 캐무시하는 이런 악독한 회사는 지구 상에서 없어져도 사는 데 아무 문제 없다. 보안 프로그램이라고 말하는 프로그램 자체가 바로 지독한 바이러스이고 말웨어인데 이 프로그램으로 다른 바이러스를 잡으면 뭐하나?



EOB

수요일, 9월 19, 2007

[일상다반사] 대한민국 공학도와 캐치-22


거미줄을 치고 있던 블로그에 재미있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바로 대한민국의 엔지니어는 갈곳이 없는가?!



이 글에서 기아차 전 직원 이야기가 나오는데, 보는 순간 바로 캐치-22의 희생자임을 알았다. 잘잘못은 각자 따져보기로 하고, 논리적으로 이 상황을 한번 설명해보자.



위키피디아 catch-22(logic) 설명에 따라 캐치-22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A ∧ B) => C, where (A => ¬B) and (B => ¬A)


자 여기서 A를 '빼돌린 자료가 중요하지 않다', B를 '동료를 존중한다', C를 '무죄이다'로 놓아보자. 기아차 전 직원이 무죄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역설적인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빼돌린 자료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면 동료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말이며, 이와 동시에 동료를 존중한다고 주장하면 빼돌린 자료는 중요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기아차 전 직원은 두가지 _데드락_ 조건이 모두 참이 되지 못하기에 절대로 무죄가 될 수 없다. 법정에서 판사가 캐치-22와 같은 놀라운(?) 논리를 펼칠 줄은 정말 몰랐다.



대한민국에서 공학도로 살기 정말 어렵다. T_T



뱀다리: 이 글도 참고로 읽어보시길.



EOB

화요일, 9월 18, 2007

[컴퓨터 이야기] 윈도우 기계에서 FTP 서버 돌리기




종종 윈도우 기계에서 FTP 서버를 돌리고 싶은 경우가 있다. 윈도우 - 윈도우나 삼바를 멋지게 GUI에 통합시켜 놓은 윈도우 - 맥OS X가 아닌 윈도우 - 유닉스 사이에 자료를 주고 받을 때 특히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몇 가지 소프트웨어를 찾아보았는데, 레이다 망에 걸려든 녀석이 바로 freeSSHdfreeFTPd이다. freeSSHd는 SSH와 telnet 서비스를 지원하며, freeFTPd는 SFTP와 FTP 서비스를 지원한다. SFTP만 사용할 요량이라면 freeSSHd만으로 충분하며, 꼭 FTP도 써야겠다면 freeFTPd도 추가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단 freeSSHd와 freeFTPd를 같이 돌릴 때는 freeFTPd에서 SFTP 서비스는 끄기 바란다(freeSSHd가 이미 SFTP도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일단 freeSSHd와 freeFTPd를 설치하고 나면 Users 탭으로 가서 사용자를 추가하기 바란다. 윈도우 NT 계정을 쓸 수도 있고 독립 계정을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필요한 서비스를 시동하고 난 다음에 puttywinscp를 사용해서 ssh와 ftp로 테스트 하면 된다.



ssh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putty로 접속해서 cmd를 띄운 다음에 각종 명령을 내릴 경우 한글이 깨지기에 chcp 437 명령을 내려 로케일을 영문으로 변경하려고 시도했는데, 아무런 반응없이 그냥 멎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혹시 이런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아는 분이 계시면 댓글 부탁드리겠다.



추가: i.k.님께서 제보해주신 바에 따르면 freeSSHd 환경 설정에서 SSH 탭 --> Use new console engine 항목 체크 박스를 끄고 다시 시작하면(주의: freeSSHd를 물리적으로 내렸다 다시 동작시켜야 합니다. 옵션을 끄고 status 탭에서 재시동을 할 경우 ssh 로그인이 불가능하다는 버그가 있습니다.) 한글 사용에도 문제가 없고 종종 죽는 현상도 없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조금 전에 테스트를 해봤는데, 잘 동작했습니다. i.k.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상 컴퓨터 vs 책 지식 관리자(?) 였습니다. :)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