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9월 26, 2010

[끝없는 뽐뿌질] iptime N104(옛날 버전) 설치기



6년째 꾸준히(완전히 본전을 뽑았다고 보면 된다) 사용 중이던 에이포트 익스프레스(가장 초기 버전)가 802.11g를 지원하는 관계로 아무래도 11n을 지원하는 요즘 신형 노트북을 지원하기에는 조금 힘들어 보였기에 몇 달 전 아는 사람에게서 중고로 N104를 구입했다. 당시 최신(!) 기술인 11g를 지원했던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가격이 15만원을 넘어갔는데, 요즘은 11n을 지원하는 제품도 3만원 아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설치를 차일피일 미루다(그러다 보니 벌써 몇 달이 흘렀다. T_T) 어제 드뎌 제품을 개봉해 설치를 마쳤다.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는 출장 등을 갈 때 유용하게 써먹기로 생각하고 잘 보관해두었다(B급 관리자가 물건을 사면 정말 본전을 뽑고 또 뽑는다. ㅋㅋ).



iptime N104 제품 사양은 브레인 박스에서 정리한 내용을 살펴보기 바라며(이 제품 특성상 무선 공유기 속력은 실제 사용 과정에서 80Mbps까지 나오는 반면에 유선 공유기 속력이 1000이 아니라 100Mbps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조금 가슴 아프긴 하다. OTL 하긴 뭐 불편해서 유선을 쓸 경우가 있긴 할까?), 설치 과정에서 직면한 보안 관련 설정 문제점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시절만 하더라도 하드웨어 사양이 떨어졌으므로 암호화 기능을 설정해 놓을 경우 아무래도 속력 저하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암호화 기능을 아예 꺼버리고 MAC 주소 기반으로 접속을 통제했었다(물론 보안 측면에서 틀림없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속력!).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서 암호화를 하더라도 성능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보안 문제(MAC 주소 방식이야 스푸핑 한 방에 깨깅이고 WEP(Wired Equivalent Privacy)조차도 벌써 보안에 구멍이 뚫린자 오래니...)도 점점 더 신경써야 하기에 암호화 기능을 활성화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802.11n을 사용할 경우 아예 보안 기능을 꺼버리거나 WEP나 WPA(Wi-Fi Protected Access) 대신 WPA2(Wi-Fi Protected Access 2)로 설정해야 정상 속력이 나오므로 속 편하게 WPA2로 설정해버리로 마음 먹었다.



iptime에서 제공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하기가 귀찮아 그냥 웹 관리도구에 들어가 인증 방법을 WPA2PSK(개인용 WPA2)를 선택했고, 암호화 방법으로 자동으로 권장하는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를 선택했다. 그리고 나서 맥과 IBM 레노보 노트북을 설정하니까 AP가 아주 잘 잡혔다. 그리고 문제의 아이포드 터치를 꺼내어 접속하려니... 암호가 다르다면서 접속을 거부한다. T_T



자 여기서 WPA2의 문제일까? 아니다. 회사에서는 이미 WPA2 인증 방식으로 동작하는 AP에 붙어 아이포드 터치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암호화 방식이 문제일테다. 아무래도 N104가 초기에 나온 모델인 관계상 뭔가 궁합이 안 맞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구글에게 물어보니까 AP 모델에 따라 아이포드 터치랑 WPA2PSK/AES로 붙니 마니 난리도 아닌 상황이었다. 그러면 암호화 방법을 AES 이외 다른 뭔가로 지정해야 하는데 TKIP(Temporal Key Integrity Protocol)이 눈에 들어왔다. WPA2PSK가 인증 과정에 AES를 사용한다고 해서 패킷 암호화 과정에서도 반드시 AES를 따라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WPA2PSK/TKIP 조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물론 2011년부터 나오는 제품에는 Wi-Fi alliance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지만 그리 쉽지 않을 거다. 낄낄). TKIP은 11n 표준이 완벽하게 만들어지고 구현이 제대로 될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기 위한 땜빵으로 나온 규약으로 WEP과 유사한 보안 문제가 존재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보안보다는 사용성이 더 중요하므로 눈 꾹 감고 암호화 방법으로 TKIP을 선택했다. 그리고 아이포드 터치로 AP에 접속하니 성공!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포드 터치에서 성공적인 AP 접속을 기뻐하며 레노보 노트북에서 다시 AP에 접속하려니 문제가 있다며 튕겨낸다. 레노보에 딸려오는 무선랜 유틸리티로 프로파일을 깨끗하게 지우고 다시 자동으로 잡아봤지만 여전히 접속이 불가능하다. 유틸리티를 만든 사람은 분명히 WPA2PSK/AES를 염두에 두고 내부 논리를 구성했다는 생각이 들자 수동으로 프로파일을 구성하면서 WPA2PSK/TKIP 조합을 넣어보았다. 이번에는 성공! 정말 별의 별 문제가 다 생긴다.



마지막으로 맥에서 시도해보니 내부적으로 보안 설정을 바꿨는지 아무런 경고 없이 알아서 AP를 잡아준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사용자를 기쁘게 만들어주고 결국 애플에 돈을 왕창 퍼주도록 유도하는 모양이다. 어쨌거나 여러분들도 802.11n 공유기를 설치할 때 궁합이 잘 맞는지 여러 장비(참고: WPA2PSK/TKIP 조합은 심지어 아이북G4/맥OS X 10.3 타이거에서도 잘 인식했다)를 충분히 테스트해보기 바란다.



EOB

토요일, 9월 25, 2010

[영화광] 픽사 스토리



jhanglim님께서 선물하신 월-E DVD 패키지 2번 CD에 들어있던 픽사 스토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 우연히 맥주 한 캔 마시며 보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EBS에서도 상영해 많은 관심을 끌었고, "픽사 이야기 PIXAR TOUCH: 시대를 뒤흔든 창조산업의 산실, 픽사의 끝없는 도전과 성공"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다룬 책도 나왔었는데 뒤늦게 본 셈이다. 구글에 "픽사 이야기", "픽사 스토리", "존 라세터"(픽사 스토리를 이끄는 주인공으로 올려드린 사진을 보시라)를 키워드로 넣어 물어보니 동영상 클립부터 다양한 뒷 이야기가 나왔다. 따라서 여기서 특별히 더 추가할 내용이 있을까 생각하다 갑자기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간 사항을 메모해보기로 했다.




  1. 픽사가 처음부터 3D 애니메이션에 완전히 올인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토이 스토리로 일약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존 라세터는 월트 디즈니에 흠뻑 빠져 애니메이터를 지망했으니까. 나중에 라세터는 3D를 도입하려고 이리저리 노력하다 결국 디즈니 중역의 눈에 거슬려 해고당하는 불상사가 벌여졌는데, 만일 디즈니가 계속해서 라세터를 키웠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정말 궁금하다.

  2. 3D가 애니메이션의 주류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존 라세터는 빈곤한 이야기가 2D를 망쳤듯이 빈곤한 이야기는 3D도 충분히 망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존 라세터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만든 토이 스토리 2는 거의 망할뻔 했는데, 뒤늦게 재앙을 예감한 사람들이 출장 다녀온 라세터를 끌고(!) 와서 전반적인 줄거리를 완전히 다시 쓰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요즘에는 월트 디즈니의 전매특허인 2D 애니메이션도 픽사에서 기획하고 제작하는 상황이니 이야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시 기본기!

  3. 픽사에서 영화 산업에서 특수 효과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랜더맨을 만들고 나서 가장 재미를 본 곳은 어이없게도 픽사가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사였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번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T_T 스티브 잡스의 너그러운(?) 수표로 버티는 동안 독자적인 컨텐츠(토이 스토리!)가 안 나왔으면 픽사도 망했을 거다.

  4. 존 라세터가 출장에서 돌아와 다시 토이 스토리 2에 합류하게 되었을 때 실은 집에서 가족들과 푹 쉬려는 상황이었다. (참고로 존 라세터는 아들만 다섯이다!) '픽사 스토리'에서 부인이 나와 그 때 그 상황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 그 당시 난감한 상황은 안 봐도 블루레이... 아마 밤낮없이 가족들과 떨어져 몇 주를 보냈을 거다.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쇠진(burn out)이 안 되는 모양이다.

  5. 스티브 잡스가 픽사에 초기 투자금 천만 달러에 이어 매년 돈만 꼬박꼬박 붙여줬다고 하는데(다들 미쳤다고 했을거다), IPO에 올라가마자 스티브 잡스의 돈은 10년만에 1억 6천만 달러로 늘었고, 나중에 디즈니 이사회에 입성... 이 힘을 이용해 다시 아이튠즈/아이폰 사업을 눈덩이처럼 굴려 시가 총액 2위까지 오르락 내리락...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대단하다.

  6. 존 라세터는 손수 BSD daemon을 그렸다.

  7. 존 라세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광팬이며 절친한 사이로 미국에 개봉되는 하야요 작품의 더빙 작업에 여러 차례 관여했다고 한다. 인증 샷



창의력을 발휘해 멋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면 꼭 이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기 바란다. 시간 없으신 분들께서는 EBS에서 방영한 일부 내용을 담은 클립을 보시면 되겠다.



EOB

수요일, 9월 22, 2010

[일상다반사] 추석 맞이 간이 이벤트

애독자 여러분을 위해 추석 맞이 간이 이벤트를 한번 벌여보겠다. 역시 연휴 때를 노린 기습 작전에 허탈하신 분도 많으시리라 본다. ㅋㅋ



이번 이벤트에서 방출할 선물은 다음과 같다.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작품이지?
  • 스위스 은행가가 가르쳐주는 돈의 원리: 돈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서 가볍게 읽어보면 도움이 될 듯
  • 신뢰! 소셜 미디어 시대의 성공 키워드: 소셜 네트워크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시길...
  • START! 트위터와 미투데이: 마이크로블로그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이라면 읽어보시길...
  • SOS! 죽어가는 프로젝트 살리기: 이건 특별 선물이며 B급 관리자가 번역했던 책이지?


이벤트 관련 공지 사항을 다시 한번 더 정리해보았다. 지금쯤이면 다 아실테지만. ㅋㅋ




  1. 응모 기한: 9월 26일(일) 23시 50분까지다.
  2. 이벤트 응모 대상: 이 블로그 독자라면 누구나 가능! 연휴 때도 들어와서 보시는 진짜 애독자분이 임자다.
  3. 이벤트 당첨 방식: 늘 그렇듯 댓글 선착순이다. 대신 한 명이 싹쓸이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1인당 하나만 신청이 가능하다.
  4. 우편물 배송 방식: (B급 관리자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일반 우편 발송을 따른다. 등기나 택배를 이용할 경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5. 신청 방식: 신청은 이 블로그 기사에 대한 _선_ 리플 _후_ 전자편지다. 반드시 댓글부터 먼저 달고 전자편지를 작성하기 바란다. 댓글을 달고 나서 혹시 누가 먼저 선수를 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시라. B급 관리자의 전자 편지 주소는 jrogue@쥐메일(다들 아실거다. ㅋㅋ).com이다.
  6. 전자편지 작성 방식: 전자편지 제목은 '[책 이벤트 신청] (댓글에 사용한 id) 책 이름'을 따른다(예: [책 이벤트 신청] (jrogue) SOS! 죽어가는 프로젝트 살리기). 본문 내용에는 신청한 책 이름, 신청인 이름과 주소와 우편번호(!)를 적으면 된다.
  7. 발송 예정일: 늦어도 9월 30일(목) 이전에 모두 발송할 계획이다.
  8. 접수 완료된 책은 어떻게 알 수 있나? 9월 27일(월)에 블로그로 이벤트 당첨자(?)를 최종 공지하겠다. 물론 댓글을 잘 보면 되긴 하다.


추석 연휴 즐겁게 잘 보내시고(특히 비 피해 입으신 분들께 위로 말씀 전한다), 다음 번 이벤트까지 학수고대 하시기 바란다. 댓글 열심히 올려주시고 트위터로 격려해주시는 애독자 여러분들께 일일이 답변은 못 드리지만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마시라!



EOB

화요일, 9월 21, 2010

[독서광] Blog2Book, 프로그래머가 몰랐던 멀티코어 CPU 이야기



프로그래밍 언어의 추상화 수준이 점점 더 올라가면서, 컴퓨터 아키텍처와 운영체제 이론에 대해 몰라도 되는 세상이 도래할 듯이 보였다. 하지만 완벽하게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동작 방식을 가려버리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도는 다르겠지만) 개발자들은 여전히 아키텍처와 운영체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개발과 무관하게 이런 기초 지식을 쌓으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하는데 쉽지 않는 말이다. 이번에 Blog2Book 시리즈로 나온 "프로그래머가 몰랐던 멀티코어 CPU 이야기"는 컴퓨터 아키텍처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전산과 전공자가 아니면 이해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CPU 설계와 아키텍처는 원래 어려운 분야이므로 아무리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해봐야 한계가 있고 이 책 역시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나마 기존 딱딱한 아키텍처 교과서보다는 훨씬 눈에 잘 들어오므로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은 호사가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멀티코어 CPU라고 제목이 붙긴 했지만, 싱글코어 CPU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복잡한 구조로 올라가면서 설명을 전개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차근차근 정독하기를 원한다.



x86 어셈블리어와 C 프로그래밍 언어를 모를 경우 책을 읽는 도중에 애로 사항이 꽃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CPU가 사용하는 기초적인 언어는 어셈블리이며, 비교적 어셈블리로 쉽게 변환이 가능한 언어는 C이므로 두 가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설명을 전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x86 어셈블리와 C 프로그래밍 언어 이외에 알고리즘과 자료 구조론을 이해하고 있다면 더욱 쉽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프로세스 명령어 집합 구조와 기본 부품 소개, 프로그래밍의 의미를 결정 짓는 의존성, 프로세스 기본 동작, 고성능 프로세스를 위한 명령어 파이프라인/비순차 실행/하이퍼스레딩, 멀티 코어, 데이터 병렬성, 캐시, 분기 예측, 메모리 명령 실행 알고리즘, 병렬 프로그래밍, 하이젠버그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여러 가지 컴퓨터에 대한 하드웨어 관련 내용을 모두 다루는 아키텍처 교과서와는 달리 싱글/멀티코어 CPU와 관련한 내용만 압축해놓았으므로 CPU와 관련해서 머리 속으로 정리가 필요할 때 읽어보면 좋겠다.



아쉬운 점 한 가지: Blog2Book 시리즈 구성에 맞추려다 보니 대화식으로 전개하는 내용이 본문과는 조금 동떨어져서 움직이기에 사족처럼 느껴진다.



EOB

일요일, 9월 12, 2010

[독서광] Management of the Absurd: Paradoxes in Leadership



反리더십이라는 제목을 달고 이미 한국어판이 나와 있는 이 책은 절판되었는지라 원서로 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장점은 절대로 희석되지 않는다. 조금 낯 간지럽긴 하지만 책 뒷표지 가장 위에 적힌 "이 책은 내가 지금껏 읽었던 리더십 책 중에 최고일지도 모르겠다"라는 톰 피터스 말이 허언은 아닌 듯이 보인다.



이 책은 "불합리한 경영: 리더십에 있어 모순"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기존 리더십 이론을 뒤집고 뒤틀고 옆구리를 차는 33가지 패턴을 제시하고 있는데, 하나하나가 정곡을 찌르고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제목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도발적인지 또한 무슨 내용인지 충분히 감이 올 것이다.




  1. 심오한 진리는, 그 반대 또한 진리다
  2. 분명한 것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다
  3. 중요한 관계일수록 테크닉은 부차적이다
  4. 효과적인 기법을 발견했다면 즉시 그것을 버려라
  5. 훌륭한 리더는 통제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6. 문제라고 여겨지는 것 대부분은 사실 문제가 아니다
  7. 테크닉은 의도한 목적과는 정반대 되는 결과를 낳는다
  8. 인간이 기술을 발명하지만 기술이 인간을 만들기도 한다
  9. 커뮤니케이션이 많아질수록 실제 커뮤니케이션은 줄어든다
  10. 커뮤니케이션은 내용보다 형식이 중요하다
  11.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12. 칭찬으로는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
  13. 인간의 행동은 모두 정치적이다
  14.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문제 해결의 최고 적임자이다
  15. 지원이 필요한 곳일수록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16. 조직은 약하다. 그러나 개인은 강하다
  17. 상황이 좋아질수록 불만도 늘어난다
  18. 창의력이나 변화를 외치는 곳일수록 사실은 아무 변화도 원치 않는다
  19. 우리는 부족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것을 더 많이 원한다
  20. 큰 변화를 일으키기는 쉽다 그러나 작은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렵다
  21. 우리는 자신의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실패와 자신의 성공으로부터 배운다
  22. 어떤 방법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사실 효과가 있는 방법은 아무 것도 없다
  23. 계획으로는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
  24. 재난은 피할수록 좋다. 그러나 조직은 그만큼 약해진다
  25. 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사실 지금 그대로가 좋다
  26. 뛰어난 장점은 동시에 심각한 약점이다
  27. 사기가 오른다고 생산성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28. 리더는 없다. 다만 리더십이 있을 뿐이다.
  29. 경험이 많은 지도자일수록 직관을 신뢰한다
  30. 리더십은 훈련으로 습득되는 기법이나 방법이 아니다
  31.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아마추어가 되어야 한다
  32. 이룰 수 없는 명분이야말로 싸워볼 만한 유일한 명분이다
  33. 내 충고는 내 충고를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다 보니 이 책 내용을 요약 정리해놓은 자료도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다. 목차를 보고 흥미가 당긴 독자라면 뽐뿌질 당할 생각하고 링크를 따라가보기 바란다.



결론: 삐딱선을 타는 독자라면 이 책을 절대로 놓치지 마시라! 2010년 가을을 맞이하여 강력하게 추천한다.



EOB

[일상다반사] 오라일리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개정 3판)" 번역서를 찾습니다

애독자의 부탁으로 B급 관리자가 예전에(아주 오래 전에) 번역한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개정 3판)를 찾고 있다. 혹시 이 책이 더 이상 필요없어져서 책장만 차지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B급 관리자(jrogue 에뜨 쥐메일.com)에게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OB

일요일, 9월 05, 2010

[일상다반사] 간만에 세미나 소식



정말 간만에 B급 관리자가 오는 9월 9일(목)에 코엑스 컨퍼런스 센터(317호)에서 열리는 11회 정례기술세미나 - iOS와 경쟁하는 임베디드 플랫폼 동향 세미나 연사로 나서게 되었다. 너무 오랫동안 대중 앞에 서보지 않아서 이번에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주로 경험담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하니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행사 신청을 해주시면 되겠다. 참고로 회원사만 무료이며 나머지 비회원사 소속 직원이 참석할 경우 등록비(자그마치 5만원!)를 내야 하므로 주의하시기 바란다. 대학생은 사전등록비가 1만원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발표 제목은 "정보가전 분야의 임베디드 리눅스 동향"이라고 나와 있는데, 과거 여러 가지(?) 제품에 리눅스를 적용해 보며 느낀 점과 향후 발전 방향을 소개하려고 한다. 참석하시는 애청자 여러분을 위해 이번에 새로 나온 코드로 읽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도 증정을 위해 들고 가므로 기대하시기 바란다.



EOB

일요일, 8월 29, 2010

[독서광] 공피고아: 어떤 조직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비책



공피고아라는 특이한 이름을 자랑하는 이 책은 지난번에 소개한 [독서광] 일개미의 반란: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 우화를 선물한 꼬양이(역시 꼬양이는 이런 부류의 책을 즐긴다. ㅋㅋ)가 추천해서 급히 구입한 책이다. 시중에 흔하디 흔한 사내 정치 본격 입문서 중 하나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기존 싸구려 처세술(?) 책과는 뭔가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제목인 '공피고아(攻彼顧我)'는 바둑의 기본 전략에서 빌어온 단어이며,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치 게임'을 벌여 상대방을 구워삶은 방법이 아니라 나 자신을 어떻게 되돌아볼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은 직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례와 이런 사례를 풀어내기 위해 삼국지에서 적절한 내용을 찾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솝 우화와 직장인의 자세를 혼합해서 설명하는 '일개미의 반란'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우화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일개미의 반란'과는 달리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가기에 또 다른 맛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아주 적절하게(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예를 들기 때문에 삼국지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리라 본다. 꼬양이처럼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뭐 두말할 나위도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테다.



이 책의 장점은 지독한 '현실성'이다(삼국지를 토대로 설명한다고 쌍팔년도 책으로 오인하면 대단히 곤란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서 데자뷰를 느꼈다. 과거 B급 관리자 주변에서 일어난 황당무개한(지금 생각하면 그리 황당하지도 않다) 일과 가슴 아픈 추억들이 아련하게 되살아나는 동시에 현재 전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시츄에이션(의도적으로 외래어를 썼다. ㅋㅋ)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부하로서 상사를 바라보는 시각, 상사로서 부하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 책에는 공존하고 있으므로 양쪽에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제대로 일이 전개되는지 좀더 명확하게 머리에 그려졌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지금까지 B급 관리자가 저지른 모든 실수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몸둘바를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 앞으로는 정신 차리고 제대로 뭔가를 해봐야겠다. 샌드위치도 아닌데 아래 위로 치여서 눈물만 흘리고 있는 중간 관리자들에게 그야말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회사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신입 + 신입 티를 막 벗은 사원들에게도 역시 일독을 추천한다. 결론: 2010년 하반기 회사원의 필독서.



EOB

토요일, 8월 21, 2010

[독서광] 히든 챔피언



책이 마음에 들지만 너무 두껍고 무거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집에 책을 두고 틈틈히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600페이지 밖(버럭!)에 안되지만 양장본에 두꺼운 종이를 사용한 히든 챔피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위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독일(+ 독일과 관련된 다국적 기업)을 다루기 때문에 처음 들어보는 낯선 회사도 많고 주변 분위기도 다르겠지만 (외부에 알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고 강한 기업의 특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름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인 히든 챔피언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저자에 따르면 히든 챔피언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어야 한다.




  1. 세계 시장에서 1위, 2위, 3위를 차지하거나,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2. 매출액은 40억 달러 이하다.
  3.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강력한 히든 챔피언은 전 세계의 시장을 지배하며, 눈에 띄게 규모가 성장하고 있으며, 생존 능력이 탁월하며,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문적인 제품을 생산하며, 다국적인 기업과 경쟁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기적을 이룬 기업은 아니라는 특성이 있다. 특히 저자는 가장 마지막인 '기적을 이룬게 아니라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에 초점을 맞춰 히든 챔피언들의 목표와 비전, 시장 정의, 선택과 집중, 세계화, 혁신 기법,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 지역 조건, 기업 문화의 특징, 리더십을 설명한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성장과 시장지배력, 시장과 집중, 세계화, 고객과 서비스, 혁신, 경쟁, 자금 조달/조직과 주변 환경, 직원, 리더십, 진단과 전략개발이라는 큰 틀에 맞춰 히든 챔피언을 분석한다.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진이나 중간 관리층에서 바로 활용이 가능한 매뉴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가장 끝에 나오는 "히든 챔피언에게 배우는 교훈"은 앞서 다룬 여러 가지 분석 내용을 토대로 히든 챔피언 나름의 성공 요소를 일목 요연하게 요약 정리해주는 센스까지 발휘한다.



책에 나오는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략의 포괄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절하게 언급했다. "전략은 함께 싸움터에 뛰어들어 현장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하고 수시로 전체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싸움터에서는 계획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은 한 순간도 현장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


젠하이저에 관해서는 이렇게들 말한다. "혁명이 아니라 진화가 회사를 강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기술적으로 대단한 제품들이란 실제로는 사소하고 작은 개선책들이 개발정책을 통해 나오게 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경제학자 스테번 브라크만과 카를 반 마레빙크는 그들의 논문 "결국은 큰 세계다"에서 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세계는 평평하다": 경제에서 공간적인 거리가 더 이상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환상의 왕국으로 인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사람은 만일 두 국가 사이의 거리가 10% 늘어나면 무역은 9% 가량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훌륭한 언어는 고객들이 구사하는 언어다.


대부분의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자신의 경쟁사들 역시 강력하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성공이 마법 덕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아주 사소한 부분을 약간 더 잘하거나 좀더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테오도르 레빗 교수는 이 점을 두고 한때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지속적인 성공이란 자신에게 적합한 일에 끊임없이 집중해서 매일매일, 사소하지만 수 많은 일들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작은 기업에서 성공을 어떻게 달성할지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OB

토요일, 8월 14, 2010

[일상다반사] (출간 소식+이벤트) 코드로 읽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예고편을 알려드린지 거의 2년만에 드디어 야루고 시루던 "Essential Linux Device Drivers"의 한국어판인 코드로 읽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가 8월 23일 경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학생님께서 댓글로 지적하신 바와 같이 같은 제목의 책이 여러 권 시중에 나왔지만 전반적인 리눅스 디바이스를 다룬다는 점과 원시 코드를 위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임베디드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개발자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리라 본다. 역자 서문을 살펴보면 책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테다.



임베디드 분야에서 리눅스 사용은 이제 특별하거나 신기한 현상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버렸다. 라우터와 유무선 공유기부터 시작해 IPTV와 케이블 셋톱박스를 거쳐 안드로이드 마크가 찍힌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리눅스 커널은 사실상 가전용 임베디드 세상을 지배하는 운영체제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일반 애플리케이션과는 달리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는 늘 신비에 쌓인 전문가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아주 까다로운 리눅스 커널은 물론이고 디바이스를 둘러싼 표준과 기반 하드웨어 특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임베디드 리눅스를 제대로 익히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원시 코드가 공개된 리눅스 특성으로 인해 다른 독점 운영체제와는 달리 리눅스 커널 내부는 물론이고 리눅스 커널을 구성하는 디바이스 드라이버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커널과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다루는 책은 많지 않으며, 임베디드 리눅스 특성에 맞춰 이를 다루는 책은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 프렌티스 홀 오픈소스 개발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은 다양한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유형을 설명하므로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자에게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딱맞는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다양한 디바이스 드라이버 유형은 무작정 임베디드 리눅스 프로젝트에 뛰어 들기 전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출발점을 제시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 책은 디바이스 드라이버 유형마다 간단한 기술 소개, 관련된 리눅스 커널 구조체와 함수 소개, 실제로 동작하는 예제 소개와 설명, 주의 사항과 응용 방안을 제시하므로 임베디드 리눅스에 처음 뛰어든 C를 잘 아는 시스템 개발자를 위한 입문서는 물론이고, 실전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물론 리눅스 커널을 디바이스 드라이버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은 리눅스 커널 호사가에게도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이다. 책의 특성상 예제가 많이 나오므로 원시 코드가 필요하다면 http://www.elinuxdd.com/를 방문하기 바란다. 아무쪼록 이 책이 임베디드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개발 과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자, 그러면 애독자 여러분께서 기대하고 고대하시던 이벤트에 들어간다. 우선 얼마 되지 않는 힌트를 보시고 정답을 맞춘 학생님께 책 한 권 먼저 선물드리기로 하고... 이 블로그 글을 블로그로 (수동) 트랙백해주신 애독자 여러분들 중에 두 분을 뽑아(기준은 B급 관리자 마음이다. 평상시에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 이벤트에도 참여를 많이 해주시고 무엇보다도 글을 잘 쓰시는 분이 당첨될 확률이 높다.) 책을 보내드리겠다. 기한은 내주 수요일(8월 18일) 저녁 23시 55분까지이며, 발표는 내주 토요일(8월 21일)에 하겠다.



애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무더운 여름 막바지 건강 주의하시기 바라며, 다음 책 이벤트까지 안녕~~~



EOB

토요일, 8월 07, 2010

[독서광]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어떤 경력을 밟아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다들 고민이 많으리라는 생각이다. 특히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더 고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좋은 해법으로 직접 깨달음을 얻으면 된다. 하지만 직접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무척 힘든 길을 걸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차선책은? 바로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는 방법이다.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는 원서 제목("Apprenticeship Patterns")이 암시하듯 도제(apprentice) 시스템에서 살아남아 장인이 되기까지 필요한 패턴을 정리한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프로그래머 세상에서 장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필요한 조언을 담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여기서 _프로그래머 세상_이라는 말에 밑줄을 그을 필요가 있다. 관리자 세상에서 장인이 되거나 큰 돈을 벌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굳이 아까운 돈과 시간을 낭비하며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다시 말해, 나이 40 넘어서까지 프로그래머로서 경력을 계발하려고 마음먹은(물론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분들께는 추천한다).



이 책은 장인 정신, 견습 과정, 도제 시스템 관점에서 소프트웨어를 설명하고 있으므로, 체계적이고 시스템으로 동작하고 과학적인 뭔가를 기대한 사람이 읽으면 뜬 구름 잡는 기분이 들 위험성도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는 예술과 과학, 반복적인 작업과 창의적인 작업, 새로운 개발과 유지보수가 섞여 상당한 불협(?)화음을 내는 분야라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장인 정신 관점에서 도를 닦으며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도 그리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납기 준수"가 최고 목표가 되어버릴만큼 급하게 돌아가는 세상이라 과연 내일 점심값을 걱정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수련에 임할 수 있을지는 각자 가치관과 판단에 맡기겠다.



이 책을 읽다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석대로 도를 닦는 미래의 장인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자신의 몸까지 축내가며 사파 무공을 마구 시전하는 무협지의 악당들이 머리 속에서 싸우는 바람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과연 "정의의 Force"가 이길지 "악의 Force"가 이길지 정말로 궁금하다. 참고로 B급 _관리자_는 다스베이더 편에 붙었다. T_T



뱀다리: i) 이 책을 쓴 저자들이 목과 어깨에 힘을 좀 뺐으면 좋을 뻔 했다. 자칫 프로그래머용 자기 계발서(읽을 때만 기분 좋은...)가 될 가능성도 엿보였기 때문이다. ii) 한국에서 멘토나 장인을 찾기보다 낙타가 바늘 귀에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아니 프로그래머)은 극히 일부 개발자를 제외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 직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증거: 한국에서 SI나 용역이 아닌 튼튼한 순수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가 몇 개나 존재하는지 한번 세봐라. 만일 정말 전도유망한 순수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추천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란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인재를 추천해드리겠다.). 따라서 대단한 개발자가 있다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에서 절대로 가만히 놓아두지 않으며, 피터의 원칙에 따라 가장 바보가 되는 지위(즉 관리자)까지 승진시켜버릴 거다.



EOB

목요일, 8월 05, 2010

[독서광] 휴가 특집: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책 2선

이번달 developerWorks 서평은 여름 맞이 프리젠테이션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slide:ology: 위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예술과 과학: 프리젠테이션 젠에 나오지 않는 발표자료를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과 지침을 제공하는 책이다.
  • 파워포인트 블루스: 소위 말하는 한국형 프리젠테이션 방법을 담은 책이다. 발표자료와 보고서를 하나로 묶어 파워포인트로 만들고 싶어하는 직장인에게 안성맞춤인 듯.


프리젠테이션 젠, slide:ology:, 파워포인트 블루스를 다 읽고 나면 어느 정도 발표 자료 만들기에 자신감이 붙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독자 여러분께서 무더운 여름 즐거운 독서 생활되면 좋겠다.



EOB

화요일, 8월 03, 2010

[일상다반사] 2010년 여름 특별 이벤트 결과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성황리에 이벤트 행사가 끝났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드린다. 꾸벅! 이벤트 결과를 정리하겠다.




  • 슈퍼 괴짜 경제학: zizukabi님(1착 늘 감사드립니다.)
  • 돈 걱정 없는 30년을 위한 분산 투자의 법칙: xlos님(email 주소를 이벤트 내용에 안 적어서 섭하셨죠?)
  • DNS와 BIND(개정 4판): crazytazo님(부지런한 사람에게 행운이!)
  • 찰스 페졸드의 WPF: izlei님(스마트폰 덕택에...)
  • 엔터프라이즈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 Jun Hwan Kim님(동작이 아주 빠르십니다)
  • 리눅스 커널 심층 분석(1판: 커널 2.4): POD님(3판이 나오는데 1판을 드려 죄송...)
  • 리눅스 방화벽: Archmond님(리눅스에도 손길을 뻗히시다니... ㅎㅎ)
  • 240P DDR3 1066 메모리(1GBytes): 낭창님(메모리 잘 쓰시기 바랍니다)
  • Sentinel SuperPro SDK: USB 타입 키와 CD-ROM 포함: 이 제품은 인기가 없어요. 엉엉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고무된 B급 관리자의 이벤트는 멈추지 않는다. 조만간 나올 새(!) 책 이벤트도 기대하시라!



뱀다리: 동일한 책을 놓고 늦게 신청하신 분들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으므로 항의 편지를 보내주시면 아니 된다. 일요일과 연휴 기간에 주로 이벤트를 진행하므로 앞으로 노는 날에 블로그 잘 감시하시다 보면 떡이 생길지도...



EOB

일요일, 8월 01, 2010

[일상다반사] 2010년 여름 특별 이벤트

B급 프로그래머 블로그 독자 여러분께서 학수고대하던 시간이 왔다. 여름 특별 이벤트! 선물로 드릴 책을 고르기 위해 책장을 뒤져보니 다음과 같은 후보가 나왔다. 이번에 드릴 선물은 일부 몰지각한 책 때문에 무게와 부피가 무지막지(!)하므로 닭 한 마리 잡을 힘도 없는 B급 프로그래머 체력을 고려해 일단 여기까지만...



비 컴퓨터 부문





컴퓨터 부문





아, hl1oap님께서 B급 프로그래머 애독자를 위해 특별히 협찬하신 의외의 선물도 있다.




  • 240P DDR3 1066 메모리(1GBytes): 제조사는 Transcend

  • Sentinel SuperPro SDK: USB 타입 키와 CD-ROM 포함(9x/NT/2000/XP), 참고로 멀티플랫폼(리눅스, 맥 OS X, 솔라리스, AIX)을 지원한다고 적혀있다.


이제 이벤트 관련 공지 내용이 이어진다. 여러 차례 이벤트를 진행했으므로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익숙해졌으리라 믿는다.




  1. 응모 기한: 8월 4일(수) 23시 50분까지다.
  2. 이벤트 응모 대상: 이 블로그 독자라면 누구나 가능! 하지만 트위터 독자가 100% 유리하다는 사실은 이야기 안 봐도 DVD다. RSS 독자들도 불리한 상황이라고 보면 틀림 없을 것이다. 대세는 트위터(응?)!
  3. 이벤트 당첨 방식: 늘 그렇듯 댓글 선착순이다. 대신 한 명이 싹쓸이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1인당 하나만 신청이 가능하다.
  4. 우편물 배송 방식: (B급 프로그래머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일반 우편 발송을 따른다. 등기나 택배를 이용할 경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5. 신청 방식: 신청은 이 블로그 기사에 대한 _선_ 리플 _후_ 전자편지다. 반드시 댓글부터 먼저 달고 전자편지를 작성하기 바란다. 댓글을 달고 나서 혹시 누가 먼저 선수를 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시라. B급 프로그래머 전자 편지 주소는 jrogue@쥐메일(다들 아실거다. ㅋㅋ).com이다.
  6. 전자편지 작성 방식: 전자편지 제목은 '[책 이벤트 신청] (댓글에 사용한 id) 책 이름'을 따른다(예: [책 이벤트 신청] (jrogue) 리눅스 커널 심층 분석). 본문 내용에는 신청한 책 이름, 신청인 이름과 주소와 우편번호(!)를 적으면 된다.
  7. 발송 예정일: 아무리 늦어도 8월 10일(화) 이전에 모두 발송할 계획이다.
  8. 이벤트 마감 기한까지 신청하지 않은 책은 어떻게 되나? 8월 7일(토)에 모두 폐기된다. 즉, 버스 떠난 뒤에는 소용없으므로 잽싸게 신청하시라!
  9. 접수 완료된 책은 어떻게 알 수 있나? 8월 5일(목)에 블로그로 이벤트 당첨자(?)를 최종 공지하겠다. 물론 댓글을 잘 보면 되긴 하다.


이번에도 휴가간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무더위와 싸우고 있는 불쌍한(?) 독자 여러분들께 양보했다고 생각하시면 배가 덜 아프시리라. 앗! 생각해보니 스마트폰이 있구나! T_T



EOB

토요일, 7월 31, 2010

[독서광] Debug It! 실용주의 디버깅



국내에서 유난히 인기가 없는 전산/컴퓨터 관련 서적이 있다. 뭔지는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아시겠지만... 디버깅이다. B급 프로그래머도 이미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 디버깅과 성능 튜닝을 번역해보았지만,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디버깅은 개발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므로(어쩌면 개발 자체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부류의 개발자 서적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가 상당히 궁금하긴 하지만(찌질한 디버깅 관련 서적을 들고 다니면 덜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기라도 한 건가?), 꾹 참고 있다(혹시 이유를 아는 독자라면 댓글로 알려주시라.), 그냥 그저 그려려니 하고 있다. 이렇게 디버깅에 관심이 많은 B급 프로그래머다 보니, 이번에 새로 디버깅 관련 서적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서 잽싸게 읽어보았다.



"Debug It! 실용주의 디버깅"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디버깅 서적이다. 구체적이고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나 주변 환경(운영체제, 컴파일러, 라이브러리)에 맞춤식으로 만든 책이 아니라 전반적인 디버깅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따라서 읽는 즉시 도움이 되기를 기대했다면(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환경에서 작성한 응용 프로그램의 메모리 누수 현상을 어떻게 해결합니까? pthread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데드락이 걸려요!) 후회가 막급하겠지만, 전반적인 디버깅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본다.



책의 목차를 보면 이 책의 성격을 좀더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1부에서는 재현 - 진단 - 수정 - 반영이라는 전반적인 디버깅 과정을 설명하며, 2부에서는 문제 발견 방법과 디버깅 자세를 설명하며, 3부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버그 패턴과 디버깅에 유리한 프로그램 작성 기법, 버그를 다루는 개발팀의 안티 패턴을 설명한다. 알기 쉽게 풀어쓰느라 저자가 고생했지만, 반대 급부로 깊이가 얕아지는 바람에 중급을 넘어선 개발자라면 이 책에서 아주 획기적이고 신기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늘 그렇지만 정리를 위해 책을 읽는다면 나름 의미가 있다).



결론: 구성과 가독성이 뛰어나며 분량이 작기 때문에 초급 개발자가 주말을 틈타 잽싸게 읽으면 딱 좋은 책.



EOB

일요일, 7월 18, 2010

[독서광] 슈퍼 괴짜경제학



역시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이 맞는 듯이 보인다. 괴짜 경제학에 이어 나온 슈퍼 괴짜경제학은 전편에 비해 훨씬 더 스케일이 커졌긴 하지만 다 읽고 나도 그리 큰 감흥은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물론 책이 나쁘거나 엉터리라는 이야기는 아니며, 더 이상 리마커블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이 책 서문에서 나오듯이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경제학 책이라기 보다는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특정 사회 현상에 대해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이유가 뒤집어지기도 하고 이면에 숨어있던 더 큰 이유가 등장하기도 한다. 전작에서 다룬 주제가 우리 일상에 아주 밀접하기 때문에 사람들 이목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면 이 책에서 다룬 주제는 좀더 자극적이고 스케일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간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비용과 가격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1장은 그나마 읽을만하다. 매춘부가 가난해진 이유, 오럴섹스의 가격이 싸진 이유 등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읽기에는 조금 민망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시작부터 독자 눈을 붙잡아두려는 경제학적(?)인 시도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계속해서 행운과 패턴, 냉담함과 이타주의, 쉽고 간단한 해법 추구, 지구를 구하는 외부 효과라는 주제가 이어지는데 온갖 잡스러운 부분에 흥미가 있는 B급 프로그래머 관점에서 바라봐도 1장과 비교하면(여기서 오해 마시라. 1장에 섹스 이야기가 나와서 눈이 휘둥그래졌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는 더 놀랄만한 책도 많다. 낄낄...) 아무래도 재미가 팍팍 떨어진다.



어이없는 결론: 지구 기후 변화 온난화 등에 관심이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 딱 좋겠다.



EOB

월요일, 7월 12, 2010

[독서광] 엔터프라이즈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



제목에 나오는 엔터프라이즈와 애자일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보고 도대체 이 책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주 아주 궁금해서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고 말았다. 혹시 애자일을 엔터프라이즈에 도입하고픈 욕구를 못이겨 구매하실 분들을 위해 확실하게 이 책의 정체를 밝혀주겠다.



가장 먼저 이 책은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적합한 애자일 기법을 소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이 아님을 밝힌다(이미 떡 실신한 독자 모습이 눈에 선하다. T_T). 목차를 보고 1부 "관리자를 위한 애자일"이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아주 잠시 들었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혹시 1부만 읽고서 독서를 포기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1부는 건너 뛰는 편이 좋겠다. 그러면 도대체 이 책의 정체는 뭐냐고?



바로 이 책은 엔터프라이즈에서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애자일에 맞춰 관리하는 방법을 다룬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인 "Agile Portfolio Management"가 이 책 내용을 너무나도 충실하게 알려주고 있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제목을 지었다가는 어떻게 될지 다들 알고 있기에 긴 말 하지 않겠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가 무엇일까? 잠시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온 정의를 같이 살펴보자.



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


역시 경제/경영 블로그 답게 포트폴리오라는 용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면 당신은 이 책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다(아니 회사를 다니다보면) 어떤 날은 파리만 날리다가 어떤 날은 여러 프로젝트가 사방 팔방에서 쏟아져나오기 마련인데 돈되고 비전있는 프로젝트를 골라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방법을 애자일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한문단 요약!).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자원 포트폴리오와 자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한 다음에 반복을 거쳐 어떤 식으로 돈 안되는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하고 돈 되는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유지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잦은 평가, 반복적인 수행을 비롯해 애자일에서 좋은 특성을 가져오므로 애자일 포트폴리오 관리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보면 된다.



뭐 여기까지 설명했으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 독자층이 확실해진다. 일반 프로그래머? 아니오. 일반 프로젝트 관리자? 아니오. 애자일 애호가? 아니오. 이해관계자? 아니오. 그러면 누구? 포트폴리오 관리자, 프로젝트 관리팀(PMO)에 속한 스태프, 경영진 정도가 적합하겠다. 결론: 일반 프로그래머나 팀장 수준에서 읽기에는 시기상조고... 큰 회사에서 여러 프로젝트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분들께서 읽어보고 조금이라도 힌트를 얻으면 좋겠다.



EOB

일요일, 7월 04, 2010

[독서광]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유능한 관리자



특별히 기대하지도 않았던 책이 대박인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 소개할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유능한 관리자"가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하는 전형적인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기존 무능한 '관리자'에 대한 풍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수 많은 책과는 달리 이 책이야 말로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어버리는 조언으로 가득 차 있다. 책 귀퉁이는 접힐대로 접혀 위쪽이 볼록한 상황에 이르렀으니 여기서 일일이 좋은 내용을 다 소개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독자 여러분을 위해 책을 읽다가 얻은 몇 가지 훌륭한 교훈을 정리해보겠다.



가장 먼저 이 책 영문 제목을 살펴보면 "First, Break All the Rules: What the World's Greatest Managers Do Differently"다. 한국어판 제목에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지만 사실상 이 책은 "모든 규칙을 깨라"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관리자가 다르게 행동하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우선 유능한 관리자를 구분하는 (강력한!) 세 가지 질문부터 시작하겠다. 나중에 원하는 분들이 많으면 유능한 관리자들이 답한 표준 답안도 제시해드릴테니, 각자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 관리자인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참고로 (제 얼굴에 금칠해서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세 가지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한 B급 프로그래머는 유능한 관리자 맞다. 낄낄...




  1. 관리자로서 다음 중 어떤 유형의 직원을 선택하겠습니까? 독립성이 강하고 도전적인 성격으로 연간 12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유형과, 무난한 성격에 동료 직원과 잘 화합하지만 연간 6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유형. 이렇게 선택한 이유는?
  2. 부하 직원 가운데 생산성 측면에서는 아주 탁월하지만 서류 업무는 엉망진창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3. 부하 직원 가운데 두 명의 관리자가 있는데, 한 사람은 관리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평범하다고 합시다. 그리고 현재 두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첫번째 부서는 진행이 원활하고 두 번째 부서는 고전 중이지만, 아직 두 부서 모두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유능한 관리자를 어느 부서에 배치하겠습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질문이 상당히 어려운가? 질문 내용을 곰곰히 뜯어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전통적으로 알려진 관리자의 미덕과 행동 규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누군가 관리자가 다음과 같이 행동해야 한다면 미쳤다고 말할 것이다.




  • 평등이란 없다. 모든 부하직원/팀원에 대해 다르게 행동하라.
  • 내가 대접받기 원하는 대로 남에게 대접하지 마라.
  • 부하직원/팀원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마라. 장점에만 집중하라.
  • 최고의 직원에게 시간을 투자하라.
  • 승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역할이 더 중요하다.
  •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라.


이 책에서는 갤럽(!)의 축적된 경험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관리자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와 통계 분석을 토대로 공통점을 분석하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내용이 바로 이런 조사와 통계 분석 결과의 결과(놀랍게도 뛰어난 관리자는 다르게 행동한다) 중 일부다. 이 책에서 유능한 관리자가 공유하는 사고 방식은 다음 4가지로 간략하게 요약한다.




  1. 사람들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
  2. 그 사람에게 없는 것을 있게 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3. 가지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면 된다.
  4.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아주 불편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전통적인 관점에서 정리한 관리자의 사고 방식을 한번 들어다볼까?


  1. 직원 선발: 경력/지능/판단력을 근거로 선발한다.
  2. 기대치 설정: 적절한 단계를 규정해준다.
  3. 동기 유발: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자기계발: 교육과 승진을 도와준다.


하지만 경력/지능/판단력만 보고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없으며, 적절한 단계를 규정하고 사람들의 단점을 고친다고 해서 탁월한 경영 성과도 담보하기 어렵다. 직원의 승진이 '발전'의 핵심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관리자는 상기 네 가지를 부정하고 다음과 같은 혁신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한다.




  1. 직원 선발: "재능"을 근거로 선발한다.
  2. 기대치 설정: '성과'(목표)를 규정한다.
  3. 동기 유발: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
  4. 자기계발: 적절한 '역할'을 찾아준다.


큰 차이가 없는 듯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관리자를 맡고 있다면 고전적인 접근 방식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에는 어렴풋이라도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눈치챌지도 모르겠다. 앞서 말한 유능한 관리자의 4가지 사고 방식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진정한 관리자에 대한 정의(강한 조직은 무엇이 다른가?, 유능한 관리자의 지혜), 유능한 관리자가 되기 위한 4가지 열쇠(재능을 보고 선발하기, 합리적인 목표 설정, 장점 개발, 적합한 역할 찾기), 인재 완성을 위한 방법(인터뷰, 성과 관리 토대 수립, 능동적인 대처, 전통적인 관념의 뿌리 뽑기, 직원의 재능을 자유롭게 분출하도록 조직 정비)를 이론과 실전을 총 동원해 설명하고 있으므로 유능한 관리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라고 보면 틀림없다(99.99% 맞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서 나름 창의력을 발휘해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능한 관리자가 되기를 (아니면 최소한 이런 관리자를 만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책에 나온 스콧 피츠제럴드의 명언으로 끝을 맺는다(소프트웨어 크리에이티비티 2.0을 읽은 독자라면 100% 동감할 것이다.



최고의 지성이란, 서로 상반되는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 스콧 피츠제럴드


뱀다리: 올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초강력 블록버스터인 이 책은 나온지 오래되고 별로 알려져 있지 않기에 절판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얼른 구입하기 바란다.



EOB

일요일, 6월 27, 2010

[영화광] 드래곤 길들이기(스포일러 없음)



올 여름 블록버스터가 줄지어 선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뒷북치는 포스팅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주 흥미롭게 본 "드래곤 길들이기" 본 소감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하고 넘어가야겠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넘사벽인 줄만 알았던 픽사에게 끊임없이 도전장을 던져온 드림웍스가 드뎌 뭔가를 해내고 말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슈렉이 픽사에 맞짱 뜰 가능성을 열어줬다면 드래곤 길들이기는 가능성을 넘어 현실화에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디즈니의 전매특허인 고전(?)적인 소재를 골라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조차도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게 정교한 스토리로 만들어, 컴퓨터 그래픽과 IMAX 3D라는 매체에 실어나름으로써 상영 시간 내내 대단한 사용자 경험을 제시한다.



개성 만점의 주인공들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정말?) 공룡들, 게다가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전투기(X-wing 아니 타이 파이터 ㅋㅋ)를 떠올리게 만드는 나이트 퓨리의 아찔한 공중 기동까지 선보이니 손에 땀을 쥐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겠다. 야옹이처럼 귀여운 나이트 퓨리 한 마리 기르면 소원이 없겠군.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여기서 STOP. 블록버스터 공습에 못이겨 막을 내리기 전에 얼른 보러 가시라.



힌트: 3D를 제대로 즐기려면 비싸더라도 IMAX 상영관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편광 안경을 끼면 조금 어둡다는 느낌이 들텐데, IMAX 영사기는 일반 디지털/아날로그 영사기에 비해 훨씬 더 밝기 때문에 편광 안경으로 인한 밝기 저하를 어느 정도 보상한다.



EOB

일요일, 6월 20, 2010

[독서광] 심리를 꿰뚫는 UX 디자인



심리학/경영/경제 블로그로 자리잡은(으잉 정말?) B급 프로그래머가 운영하는 블로그 애독자 여러분들이야 이미 충분한 지식으로 UX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으리라 믿지만, 그래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법이다. 오늘 소개하는 '심리를 꿰뚫는 UX 디자인'은 아주 새롭고 기발한 내용은 없지만 웹 페이지를 중심으로 심리학적인 이론을 쉽게 풀어쓰고 있다.



목차를 보는 순간 심리학이나 경제학 책이 떠올랐다. 각 장 별로 키워드만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설득과 무의식, 2. 소속의 욕구, 3. 의무감과 답례, 4. 희소성 부각, 5. 넛지, 6. 자기 중심, 7. 개입과 일관성, 8. 유사성과 매력, 9. 상실에 대한 두려움, 10. 무의식적 사고, 11. 사회적 동물



이 책은 홈 페이지를 어떻게 표준에 맞춰 만들고 어떻게 배치하고 색은 뭘 쓰고 그림을 어떻게 배치하고... 등등과 같은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 그 대신 UX를 극대화하기 위해 웹 페이지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철학을 다루므로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실전에 바로 투입 가능한 내용을 원했던 성질 급한 개발자라면 버럭!할지도 모르겠다). 개발자 입장 뿐만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내용도 많기 때문에 웹 개발자 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_훌륭한_ 개발자들도 읽으면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책도 두껍지 않고 가격도 착하게 나왔기에 심리학/경영학/경제학을 좋아하는 개발자가 가볍게 자신의 UX 지식을 정리하는 목적으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가볍게 읽어보면 좋겠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