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0월 04, 2006

[독서광] 육식의 종말



오늘은 특집 마지막으로 제레미 리프킨의 '종말' 시리즈인 '육식의 종말'을 소개하겠다.



직전에 소개했던 두 '종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 '육식의 종말'도 방대한 자료 수집과 날카로운 분석에 힘입어 풍요로운 육식을 즐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문화/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각도로 전개한다. 이 책은 특히 미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육류 자원인 '소'에 집중한다.



책을 읽다보면 아름다운 목가적인 분위기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의 이미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거대한 공장에서 기계적으로 사육되는 소의 이미지가 머리 속으로 새롭게 자리잡아 버린다. 소는 살아 있는 생물이 아니라 최종 생산물인 고기를 얻기 위한 중간 단계에 불과한 존재로 격하해버린다. 이렇게 보면 채식주의를 주장하는 책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육식의 종말'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매뉴얼이라기 보다는 '소'에 올인함으로써 발생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분석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육식의 종말'은 쇠고기의 산업화와 산업화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을 열거 하는데, 이 중에서는 쇠고기 업계에서 우리가 결코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용도 많이 들어있다. 예를 들어, 쇠고기 처리 과정을 다루는 부분을 읽어보면 최첨단으로 가장한 정육 공장에서 벌어지는 차마 눈뜨고 보지못할 온갖 행태가 다 나온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다음에 시중에 유통되는 쇠고기 소비를 늘이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과 전술(맥도널드를 생각해보라!)을 생각해보면 한숨이 다 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 내에서 끝나지 않으므로 더욱 심각하다. 미국 쇠고기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개발 도상국의 땅과 재배하는 식물 다양성까지 담보가 잡히며, 아프리카 사막화와 아마존 밀림 붕괴에 이르기까지 파장은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소고기를 수입하라는 압력을 넣는 과정에서 점차로 위기를 느끼는 한국 농촌 현실은 굳이 예를 들 필요도 없겠다.



소 한마리 기르는 데 들어가는 사료(콩, 옥수수)와 물은 상상을 초월하며, 이를 직접 사람에게 배급하면 인류는 아주 풍족해지리라는 계산도 나온다. 따라서 가장 비효율적인 식량원 중 하나인 소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여러분부터 솔선수범해서 햄버거 가게가 보이면 되도록이면 멀리 떨어져서 걷기 바란다.



번역 상태는 '소유의 종말'과 마찬가지로 '노동의 종말'보다는 훨씬 좋다. 출판사가 시공사라서 맘에 걸리기는 하지만 육식주의자이든 채식주의자이든 둘다 안가리든 꼭 읽어보기 바란다.



EOB

댓글 3개:

  1. 육식의 종말 류의 책을 3권 읽고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었는데... jrogue님은 안그래도 여위어가고만 있으니 이런 책은 삼가하시길... 어쨋든 나는 한권 읽는데 일주일 걸렸는데 세 권 모두 읽는데 며칠밖에 안걸리다니 대단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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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호호호...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도 한번 읽어보세요. 읽어보면 베스킨라빈스 상속자가 아이스크림 가계(?)에서 도망쳐 나온 이유가 아주 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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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몇 년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확실히 식욕이 크게 저하되었지만. 여전히 저는 그래도 삼겹살을 사랑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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