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영화를 보려고 마음먹으신 분은 혹시라도 스포일러성 힌트가 튀어나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글을 읽지마시기 바란다. 자... 경고까지 드렸으니 어떤 영화인지 주의깊게 살펴보도록 하자.
프레스티지는 '메멘토'로 유명한 크리스토버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19세기 말 영국을 배경으로 마술을 소재로 만든 영화이다. 마술관련 프로그램만 하면 만사 제쳐두고 TV 앞에 찰싹 달라붙었던 분이라면 프레스티지를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아름답고 행복한 내용만이 전개되지 않고 라이벌 사이에 피 튀기는(암암... 다리 몽둥이 부러지고 손가락 잘리고 정말 피가 튀기긴 하다...) 경쟁이 벌어지므로 간이 작은 사람이라면 조금 부담스럽게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출연 배우진이 아주 화려하다. 휴 잭맨(구렛나루 없다!), 크리스찬 베일(역시 연기 잘해), 마이클 케인(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중후함), 스칼렛 요한슨(역시 이 언니 너무 예뻐), 데이빗 보위(간만에 나오셨네요?), 앤디 서키스(아니 이게 누군가? 골룸과 킹콩만 보다 실물을 보니...) 등이 총 출동해서 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마술에 빠져서 모두 열심히 노력했는지 연기도 잘했다고 보여진다.
주변 이야기만 했으니 본 이야기로 들어가보면... 영화 제목인 프레스티지는 마술에서 3단계인 사라졌던 주인공이 다시 등장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순간 이동 후 프레스티지가 가능한 비법을 놓고 두 주인공 사이에 치열한 머리 싸움이 전개되며.... (독자 여러분을 위해 자체 검열)...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마술과 컨설팅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로버트 앤지어가 테슬러의 도움을 받아서 순간 이동 마술을 완성시킨 다음에 극장주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얻는 피드백이 압권이다. 바로 "너무 적나라하니, 관객들이 진실이 아니라고 믿도록 만들기 위해 좀 감추도록 하게"라는 충고를 받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컨설팅은? 유명한 시스템 관리 분야 전문가인 니콜라스 즈베진트조프는 "(컨설팅 내용이) 진실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매력적이면 됩니다."라고 말했는데, 두 상황을 엮어보면 마술이나 컨설팅이나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이벤트라는 결론에 이른다. 마술 실력이 앞선 보든이 청중을 사로잡는 말솜씨가 앞선 앤지어에게 항상 밀리는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
영화에 얽히고 설힌 비밀을 알려주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서 거의 미칠 상황이지만... 독자 여러분을 위해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 궁금해서 못견디겠다면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관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라. :P
EOB
오타 신고요~
답글삭제'적나나'가 아니라 '적나라'예요.
예~ 수정했습니다.
답글삭제오탈자 신고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