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경제 관련 기사나 책을 읽다보면 72 법칙(또는 규칙)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다. 72법칙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투자 원금의 가치가 2배로 되기 위해 걸리는 해수를 근사적으로 구하는 수학공식으로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어 계산한다.
쟁쟁한 경쟁자인 69.3, 70, 71을 놓아두고 계산을 위해 하필 근사값으로 72를 택한 이유는 72가 1, 2, 3, 4, 6, 8, 9, 12로 나뉘어지는 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쁜 사람들이 계산기 없이 암산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이 있다. 72를 유도하는 방식은 여기(주의: 수학 공식이 나온다)를 살펴보기 바란다.
그런데 사람들은 _근사적_으로라는 단어를 잘 잊어먹는 듯이 보인다. 마치 72 법칙이 영원 불변의 법칙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데,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72 복리 규칙이 세계 제 8대 불가사의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한 인용구(믿거나 말거나)와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It is the greatest mathematical discovery of all time.
그러면 72 규칙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잠시 간단한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1년 이자율 100%를 가정할 때,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시기는?
72/100 = 0.72년.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건 답이 아니다. 이런 극단적인 예 말고 현실에서 72 규칙을 적용할 때 어느 정도 오차가 생길까? 비밀은 이율 범위에 숨이었다. 6-10% 범위에서는 72 규칙이 제법 근사값을 제시하지만, 이율이 낮아지거나 높아질수록 72 규칙은 힘을 쓰지 못한다. 낮은 이율(즉, 연간이 아니라 월간이나 주간 대상)에서는 차라리 69.3 규칙을 쓰는 편이 현명하다. 아주 높은 이율 범위(즉 속칭 달러 이자를 상대할 경우)에는 72 규칙 대신 E-M 규칙(t = 69.3/r * (600+4r)/(600+r), r은 이율, t는기간)을 쓰는 편이 현명하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언제 연필/종이/계산기 들고 설치겠는가? 그냥 72 규칙을 외우고,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면 온라인 복리 계산기를 사용하자.
뱀다리: 온라인 복리 계산기로 시물레이션 하다 보면 경제 지식도 습득하고 지름신도 놀래서 도망간다는 전설이 있다. 사회 초년 병 때 지름신을 잘 피해 모은 종자돈을 복리 상품에 넣어 돈을 굴릴 때 발휘하는 위력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목돈이 들어가는 뽀대나는 새 자동차와 최첨단 오디오/홈 씨에터 시스템 구입을 되도록 뒤로 미루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