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9월 14, 2007

[독서광] 이기는 습관



원래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풀어내는 부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 딱히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선물(?)을 받게 되어 '이기는 습관'을 한번 읽어보았다. 우선 책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이 책 제목이 거의 대박 수준이라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 책 제목을 '승리하는 방법' 뭐 이런 식으로 짓는 대신에 '습관'이라는 단어를 붙였다는 사실에 주목해보자. '이기는' 행위도 결국은 체화되어 습관화 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인데, 책을 읽는 도중에는 자각하지 못하다가 블로그를 쓰려고 책 제목을 입력하는 순간 갑자기 제목의 중요성을 깨닫고 말았다. '이기는' 행위도 습관이구나. 상당히 의미심장한 제목이 아닌가?



삭막한 시대에 상부상조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라는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도발적인 제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삼성전자에서 한 인물하던 전옥표님의 30년 동안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만일 30년 동안 마케팅만 하면서 연필이랑 컴퓨터만 만진 경험에서 우러 나온 책이라면 당장 /dev/null 아래로 보냈겠지만, 이 책 내용 대부분은 유통 총사령관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에서 나왔기에 흥미롭게 읽었다.



전반부에는 일반적인 내용이 나오는 반면 후반부에는 주로 대리점에서 고객을 상대로 어떻게 이기는 습관을 들이는지에 할애하고 있지만, 어차피 우리 모두는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고객과 상사를 상대로 하므로 전 후반부 모두 충분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다. 축 늘어져 대충, 대강, 되는 데로 사는 방식에 익숙해져있다면 실패를 떳떳하게 인정하고 성실함을 토대로 원대한 목표를 향해 집요하게 나가기 위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몇 가지 원칙을 곱씹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남의 이야기를 들어서 정리해놓는 대신 자기 이야기를 정리했다는 점이다. 곳곳에 다른 사람 예, 일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등이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며, 실제 큰 줄기는 모두 자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다. 지난번 피오리나 자서전과 비교해보면, 피오리나 자서전이 상계(?) 이야기를 다룬다면, 이 책은 하계(?) 이야기를 다루며, 하계에서 매일매일 치열한 전투를 치루고 있는 우리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본문에 나온 인상 깊은 구절 하나 소개하며 마무리하겠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를 그릴 때 일이었다. 벽화는크기가 1 83평방미터나 되는 대작이었다. 하루는 그가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천장 구석에 인물 하나하나를 꼼꼼히 그려 넣고 있었다. 한 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이보게, 그렇게 구석진 곳에 잘 보이지도 않는 걸 그려 넣으려고 그 고생을 한단 말인가? 그래봤자 누가 알겠는가?"

미켈란젤로가 대답했다.

"내가 알지"


EOB

댓글 3개:

  1. 미켈란젤로의 말이 걸작이군요. 우리도 늘 그렇게 살고 있는 듯.
    사람들은 자기자신을 가장 사랑하기에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해 그래서 자신한테 잘 보이고 싶고 잘하고 싶은 것.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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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자신을 사랑한다는게 쉽지많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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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항상 좋은 책 소개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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