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1월 23, 2006

[독서광] 판단력 강의 101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너무나도 우유부단한 나머지 매번 일을 그르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한 기분이 들테다. 물론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면 더욱 답답하겠지만 말이다. 반대쪽 스펙트럼을 보면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쉽게 결정을 하지만 나중에 꼭 후회를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면 역시 답답할 노릇이다. 판단력 강의 101은 경제학 관점에서 효율적이면서도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최선의 의사 결정'이란 행운이나 우연에 기대지 않고 평균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항상 최고 결과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확실히 이익을 주는 의사 결정 기법을 의미한다.





맨 오브 오너라는 영화를 보면 우리의 주인공인 칼 브레이셔가 소련 원잠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바다 속에 가라앉 은핵폭탄 수거 작업을 성공리에 마치고 난 다음에 어이없는 사고로 한쪽 다리에 큰 부상을 입는 장면이 나온다. 다리를 그냥 두면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잠수부 생활을 그만둬야 하지만 뽀죡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과거 브레이셔를 그렇게 못살게 굴었던 빌리 선데이가 보낸 잡지 기사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의 다리를 잘라서 불구자가 되는 방법을 택한다. 해군에서 불구자를 받아주기만 하면 자신은 계속 잠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 이후 여러 우여곡절 끝에 2년 동안 더 잠수부 생활을 하고 잠수병 부작용으로 교관이 된 빌리 선데이의 뒤를 이어 교관이 된다는 아름다운 줄거리이다. 여기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바로 의사 결정의 중요성이다.



이 책 첫 장을 펼치면 미식축구 선수가 자기 손가락을 잘라버린 이유부터 시작한다. 로니 롯이 경기 중에 다친 손가락을 두고 의사는 은퇴하거나 손가락이 낫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재발이 쉬운 수술을 하거나 세 가지 옵션을 내건다. 하지만 마지막 옵션을 하나 더 듣고 나서 로니 롯은 과감하게 자신의 손가락을 절단하는 쪽을 택한다. 결과는? 짧아진 손가락 대신 선수 생활 9년을 더 얻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일반인이 평상시에 무의식 중에 실수하는 의사 결정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해서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거나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 무의식 중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한계수익, 기회 비용, 매몰 비용, 수단과 목적 전도, 최선의 대안 찾기, 파레토 법칙, 약한 사슬 고리, 경계치 활용, 차익거래와 같은 복잡한 경제학 개념을 이야기식으로 풀어가기 때문에 경제학을 싫어하시는 분도 자신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모든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사 결정 나무를 매 판단마다 그릴 수도 없으며, 의사 결정을 이끌어내는 사건 발생 확률을 구하는 작업이 오히려 짐이 되어서 의사 결정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력이 감내할 범위를 벗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사 결정 뒤에 숨어있는 큰 틀을 알고 접근하는 경우가 그렇지 못하는 경우보다 월등하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울테다. 결국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대안을 찾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몫은 자신에게 있으니 이 책을 읽고나서 자신에 맞는 의사 결정 기법을 찾아내어 자연스럽게 몸에 밸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한번 돌이켜보기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는 과거에 저질렀던 어리석은 실수를 불러일으킨 잘못된 의사 결정 방법을 바로 잡아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자.



뱀다리: 번역상태는 경제학 비전문가가 번역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어색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오역은.... 표지 날개에 있는 101에 대한 설명이다.



101은 미국 대학의 교양과목을 일컫는 말이다.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를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를 한번 볼까?



At universities in the United States and Canada, sometimes the course number of basic or entry-level courses. By extension, it is informally used elsewhere to indicate things that are meant for beginners. At universities with four-digit course numbers, the equivalent course number is 1001 or 1010. This usage is not common in the rest of the world.


교양은 무슨 교양... 개론이나 입문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전산 101은 전자계산학과 학생이 들어야 하는 입문 과목이고, 화학 101은 화학과 학생이 들어야 하는 입문 과목이다. 문과 과목이나 교양 과목은... 'liberal arts'라고 부른다. 출판사는 반성 좀 하시라.



EOB

댓글 4개:

  1. 제 인터넷 닉이 kwak101인 탓에 많지는 않지만 여러 군데에서 101이 뭐냐는 질문을 꽤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101을 붙이던 때는 무려 영어지식이 중고 교과서 수준이던 고등학교 시절이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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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wak101님... 101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셨는지 더 궁금해집니다. 애독자들이 편지로 물어보는 경우는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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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http://kwak101.pe.kr/wiki/wiki.php/kwak101
    에다가 써놓기는 했는데, 사실 그 당시(고등학생 시절)의 정확한 의도는 위키에 써놓은 대로인지 아닌지 저도 잘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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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하하하... 이름 생성 기원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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