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1월 30, 2006

[독서광] 전염성 탐욕



'투자 아이디어: 세계 금용시장을 뒤흔든' 감상문을 읽고서 일부 독자분들께서 질문을 해왔다. 이렇게 효율적인 시스템이 왜 종종 붕괴합니까? 동전에는 양면이 있듯이, 항상 효율적이며 숙련되어 탄탄한 시스템이 존재할지라도 사람의 탐욕은 이 시스템 자체를 교란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지난번 '투자 아이디어'가 긍정적인 측면을 여러분 마음 속 깊이 심어줬다면 오늘 소개할 '전염성 탐욕: 기만과 위험의 금융활극과 시장의 부패'는 부정적인 측면을 여러분 마음 속 깊이 심어줄 것이다.



ㅈ 일보에수학으로 연봉 1조원 벌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아, 물론 낚시성 제목은 ㅈ 일보의 특징이다). 본문 중 일부를 볼까?



차익거래는 주식시장에서 선물(先物)과 현물(現物)의 가격차이를 이용해 위험 없이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주식의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에 금융비용을 가산하여 산출한 선물의 이론가격 사이에 일시적인 불일치가 발생한다. 선물가격은 이론가격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비교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선물과 현물 중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쪽을 매수함과 동시에 높게 평가된 쪽을 팔면 그 차익(差益)을 아무 위험 없이 얻을 수 있다. 이런 차익거래를 하려면 이론가격을 정확하게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하고, 차익거래에 수반되는 거래비용도 분석해야 한다. 이 분석 노하우에 헤지펀드의 성패가 달려 있다.


이 문장(더 나가서는 기사 전체)을 보고 행간에 숨어있는 내재된 기회와 위험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면 '전염성 탐욕'을 강력하게 추천한다(기자도 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얼마나 위험한 도박에 뛰어들었는지 알았다면 절대로 이런 긍정적인 기사를 쓰지 못했을거다. OTL). 물론 행간을 읽지 못하더라도 돈에 대한 끊임없는 사람의 욕심에 대해 고찰하고 싶은 분께도 역시 강하게 추천한다. '전염성 탐욕'은 처음에는 긍정적인 위험 회피 수단으로 출발한 파생 상품, 금융 공학이 탐욕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내부자거래, 분식회계, 손실전가, 기업파산, 시스템 붕괴위험과 같은 최악의 사태로 치닫는 배금주의 문화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염성 탐욕'에서는 뱅커스 트러스터 사건, 엔론 분식회계, 캘리포니아 연기금 투자 손실, 베어링스와 롱텀 캐피탈 몰락, 아시아에 불어닥친 IMF 위기와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 뒤에 숨겨진 내막을 속이 다 시원하게 파해쳐버리며, 이와 같은 문제가 생긴 원인을 항간에 언론등을 통해 알려져 있는 몇몇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대신 통제 시스템의 결여와 사회적인 분위기라는 더 큰 무대로 옮겨버리므로 '위험 통제'가 지극히 어려워진 현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



본문 중 재미있는 문구를 하나 소개한다.



그린스펀은 1996년 12월에 행한 연설에서 그 후 유명해진 이런 발언을 했다.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니 비 이성적 열광이 자산 가격을 과도하게 상승시켰다."

'비 이성적인 열광'이라는 말은 금세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 유행어가 됐다. 투자자들은 그 동안 자신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했다는 그린스펀의 비판을 듣게 되자 화를 냈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주가가 연 20%씩 상승하는 증시판에 끼어든 게 왜 비정상인가? 그리고 설령 증시에 투기적 거품이 낀 상태라고 해도 그 속에서 돈을 좀더 벌다가 거품이 폭발하기 전에 탈출하면 될 것 아닌가?


하하하... 윗글 보면 요즘 한국의 부동산 사태가 떠오르지 않은가? 주가를 부동산 가격으로 바꾸고 증시판을 아파트 투매장으로 한번 바꿔봐라.



뱀다리: 혹시 주가 연계 증권(ELS)와 같은 파생 상품에 가입하려고 하는 분들은 이 책을 유심히 읽어보고 자신이 어느 정도 범위까지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 상당히 위험한 상품을 설명도 없이 너무나 손쉽게 파는 세상이니...



EOB

화요일, 11월 28, 2006

[일상다반사] 수학 공식을 외우기 싫어하는 그대에게...



수학 시험을 치거나 아니면 수학 관련된 문제를 풀거나 머리 좋은 사람은 이리저리 유리하다. 수학 공식을 외우거나 빨리 유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나쁜 사람은 할 수 없이 보조 기억 장치(?)를 활용하게 되는데, 자신에게 맞는 커스텀 버전을 공들여 준비해서 시험장에 암암리(?)에 들고가본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테다. 한국에서는 컨닝(cunning)이라는 국적 불명의 뜻으로단어로 바뀌어버린 치팅(cheating)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수학 공식을 무려 10페이지에 걸쳐 TeX으로 깔끔하게 꾸며놓은 자료를 소개하겠다.



'이론 전산 시험을 위한 컨닝 페이퍼'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자료는 미분, 적분, 수열, 삼각함수, 확률, 행렬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묘수(?)를 담고 있으므로 시험뿐만 아니라 수식이 필요한 작업을 하면서 종종 활용하면 좋겠다. 수학이랑 담 쌓은지 오래라구? 그렇다면 더욱 이 문서가 필요하겠군. :P



EOB

일요일, 11월 26, 2006

[APM] ' [16장 보충] '정치적인'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을 때' 올라갔습니다

오프라인으로 발간한 책에 대해 해제를 온라인으로 붙여보리라는(오프라인 책에 역자주를 많이 달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독자분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성하는 차원에서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 마음을 먹고 시작한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 블로그 기사 정리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2006년을 총정리하는 기념으로 해제 목차를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해보았다.





읽기 전용(?) 블로그 특성상 독자 피드백이 극히 없는지라 제대로 글을 썼는지 안썼는지 책을 구입한 독자분이 읽었는지 그냥 인터넷 서핑하다 찾은 독자분이 읽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위안으로 삼을만한 통계를 파악했는데... http://tapm.blogspot.com 일일 방문객 숫자는 너무나도 형편없지만(하루에 5명 들어올 때도 있다. 정말 블로그에 거미줄 치겠군. 하하...) 피드버너를 통한 RSS 열렬 구독자 숫자는 무려 _140여명_(이러다 '컴퓨터 vs 책' 블로그 보다 인기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앞선다. 하하...)을 넘는다는 사실! 애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꾸벅~



그리고 위 블로그 기사는 단독적으로 읽어도 재미있지만, 오프라인 책을 읽고나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측면에서 읽어보시면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서 강조하건데 절대로 독자 여러분에게 책을 강매하려는 의도는 없다. 어차피 번역은 인세 대신 페이지 당 고료로 받으므로 책 한 권 더 팔거나 덜 팔거나 먹고 사는 과정에 별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애독자 여러분을 위해 다음에 연재물로 올릴 글을 공동 역자인 해님과 상의 중에 있다. 시즌 2를 기대하시라.



EOB

토요일, 11월 25, 2006

[영화광] 디파티드



불행인지 다행인지 무간도를 아직 보지 않았기에 헐리우드 판 리메이크 '무간도'인 '디파티드'를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잽싸게 달려가서 열심히 감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만한 아우없다"이다.



영화 줄거리나 결말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아 물론 경찰 내 첩자, 조직 내 첩자가 엇갈린 운명으로 격돌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물론 영화 초반에 다 드러나기에 이 정도 정보로 영화평을 좌우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홍콩 느와르에서 느껴지는 슬픔이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비장미라고 해야하나 여튼 헐리우드식 분위기가 영 가슴에 와닫지 않았다.



에휴... 이미 본 영화를 물릴 수도 없구... 유덕화와 양조위가 나오는 무간도나 봐야겠다.



뱀다리: 이 영화를 애인이랑 같이 보러간 남자라면 주목해서 봐야할 장면이 있다. 마돌린(여자 정신과 의사)이 설리반(경찰인 갱)과 동거하려고 자기 짐을 들고 갔을 때 설리반이 어린 시절 마돌린의 액자를 보고 뭐하러 거냐면서 다른 방으로 치우는 장면과 빌리(갱인 경찰)가 마돌린을 만나러 집에 갔을 때 역시 똑같은 액자를 보고 자리를 다시 잡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마돌린이 어떤 기분이었을까? 여자는 사소한 배려에 약하다. 나중에 영화 끝나고 나서 이 두 장면을 볼 때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애인에게 물어보시라. ;)



EOB

금요일, 11월 24, 2006

[새소식] XBox 360 vs PS3: 개발자 관점 비교




결국 야루고 시루던 PS3가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호사가는 물론이고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양쪽 플랫폼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기나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양쪽을 비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오늘은 개발자 관점에서 양쪽을 비교해보기로 하자.



먼저 CPU 아키텍처를 볼까?




  • XBox 360: CPU 안에 PowerPC를 기반으로 만든 코어를 3개 담고 있다. 요즘 듀얼 코어가 인기인데, 트리플 코어의 원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 PS3: CPU 안에 PowerPC를 기반으로 만든 코어 1개와 벡터 처리를 맡은 코어 8개가 들어있다.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보면 실제로는 벡터 처리를 맡은 코어는 6개만 사용할 수 있다.


여러분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CPU 아키텍처는 XBox360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PS3가 부동 소수점 연산에서 월등히 뛰어난 점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문에서는 XBox360에 확실히 밀린다. 특히 메모리 대역폭이 XBox360이 PS3의 세 배에 이르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 두고두고 가슴 아픈 일(?)이 많이 생길 듯이 보인다.



자 그렇다면 PS3에 벡터 프로세스 유닛이 8개나 장착되었는데 이런 결정이 개발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까? 유감스럽지만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부동소수점 연산을 대부분 그래픽 프로세서(GPU)에서 수행한다. 따라서 점점 프로그래머가 벡터 프로세스 유닛을 다룰 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PS3는 과거로 회귀했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물론 멀티미디어 코덱을 푸는 경우에는 벡터 프로세스가 달려있으면 월등히 유리하겠지만, 요즘 범용 프로세스 속력도 워낙 올라가서 3코어 정도면 Full HD H.264를 실시간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으리라는 예측을 해본다. PS3 CPU에 장착된 벡터 프로세스 유닛에는 캐시도 없고 메모리 접근도 안되며 분기 예측도 불가능하며 어셈블리 명령어도 완전히 다르므로 계산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성능을 이끌어내기란 무척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결국 병렬 개념을 이해한 프로그래머만이 PS3에서 제대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런 사람 구하기는 결코 쉬워보이지 않는다.



자, 그러면 이번에는 GPU이다.




  • XBox360: ATI를 등에 업고 만든 전용 GPU를 사용한다.
  • PS3: nVidia를 등에 업고 만든 전용 GPU를 사용한다.


누가누가 잘할까?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근소한 차이로 XBox360의 shader 연산이 PS3를 앞선다고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XBox360에 탑재된 GPU 트랜지스터 개수가 앞서며, XBox360에 탑재된 CPU에 내장된 그래픽 관련 명령이 PS3보다 앞서기 때문에 PS3의 벡터 프로세싱 유닛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확실히 PS3는 벡터 프로세싱 유닛의 도움을 받아 그래픽 관련 계산을 많이 할 수 있지만, 문제는 GPU에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개발 환경을 살펴볼까?




  • XBox360: 윈도우 개발 환경과 유사한 개발 환경 제공
  • PS3: GNU 개발 도구


기존 PC에서 게임을 제작하던 개발자가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XBox360이 월등히 유리하다.



그러면 결론을 정리해보자. 시스템 성능 측면, 그래픽 처리 측면, 프로그램 용이성, 개발 도구 가용성에서 PS3가 XBox360을XBox360이 PS3를 월등히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PS3가 유일하게 앞서는 부분은 벡터 프로세싱 부문인데, 유감스럽게도 이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만한 개발자가 많지 않다는 가슴 아픈 사실이 소니 발목을 잡을 듯이 보인다. 하지만 플랫폼과 개발 환경 좋다고 반드시 재미있는 게임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으니... 내년에 PS3가 더 많이 풀리면서 등장하는 게임과 올 연말에 풀렸거나 풀릴 계획으로 있는 XBox360 게임의 진검 승부를 지켜봐야 한다. PS3 하드웨어 스펙에 대해 환상에 젖은 분들은 이 글이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뭐 어떻게 하겠냐? 벌써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3세대 게임기를 만들고 게임 퍼블리셔만 잘 구워 삶으면 소니는 100% 패배하리라는 우려가 들기 시작하니...




참고 자료는 다음과 같다.


  • http://xbox360.ign.com/articles/617/617951p1.html
  • http://www.hardcoreware.net/reviews/review-348-1.htm
  • http://techreport.com/etc/2005q2/xbox360-gpu/index.x?pg=1



EOB

목요일, 11월 23, 2006

[독서광] 판단력 강의 101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너무나도 우유부단한 나머지 매번 일을 그르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한 기분이 들테다. 물론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면 더욱 답답하겠지만 말이다. 반대쪽 스펙트럼을 보면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쉽게 결정을 하지만 나중에 꼭 후회를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면 역시 답답할 노릇이다. 판단력 강의 101은 경제학 관점에서 효율적이면서도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최선의 의사 결정'이란 행운이나 우연에 기대지 않고 평균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항상 최고 결과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확실히 이익을 주는 의사 결정 기법을 의미한다.





맨 오브 오너라는 영화를 보면 우리의 주인공인 칼 브레이셔가 소련 원잠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바다 속에 가라앉 은핵폭탄 수거 작업을 성공리에 마치고 난 다음에 어이없는 사고로 한쪽 다리에 큰 부상을 입는 장면이 나온다. 다리를 그냥 두면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잠수부 생활을 그만둬야 하지만 뽀죡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과거 브레이셔를 그렇게 못살게 굴었던 빌리 선데이가 보낸 잡지 기사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의 다리를 잘라서 불구자가 되는 방법을 택한다. 해군에서 불구자를 받아주기만 하면 자신은 계속 잠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 이후 여러 우여곡절 끝에 2년 동안 더 잠수부 생활을 하고 잠수병 부작용으로 교관이 된 빌리 선데이의 뒤를 이어 교관이 된다는 아름다운 줄거리이다. 여기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바로 의사 결정의 중요성이다.



이 책 첫 장을 펼치면 미식축구 선수가 자기 손가락을 잘라버린 이유부터 시작한다. 로니 롯이 경기 중에 다친 손가락을 두고 의사는 은퇴하거나 손가락이 낫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재발이 쉬운 수술을 하거나 세 가지 옵션을 내건다. 하지만 마지막 옵션을 하나 더 듣고 나서 로니 롯은 과감하게 자신의 손가락을 절단하는 쪽을 택한다. 결과는? 짧아진 손가락 대신 선수 생활 9년을 더 얻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일반인이 평상시에 무의식 중에 실수하는 의사 결정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해서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거나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 무의식 중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한계수익, 기회 비용, 매몰 비용, 수단과 목적 전도, 최선의 대안 찾기, 파레토 법칙, 약한 사슬 고리, 경계치 활용, 차익거래와 같은 복잡한 경제학 개념을 이야기식으로 풀어가기 때문에 경제학을 싫어하시는 분도 자신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모든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사 결정 나무를 매 판단마다 그릴 수도 없으며, 의사 결정을 이끌어내는 사건 발생 확률을 구하는 작업이 오히려 짐이 되어서 의사 결정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력이 감내할 범위를 벗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사 결정 뒤에 숨어있는 큰 틀을 알고 접근하는 경우가 그렇지 못하는 경우보다 월등하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울테다. 결국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대안을 찾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몫은 자신에게 있으니 이 책을 읽고나서 자신에 맞는 의사 결정 기법을 찾아내어 자연스럽게 몸에 밸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한번 돌이켜보기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는 과거에 저질렀던 어리석은 실수를 불러일으킨 잘못된 의사 결정 방법을 바로 잡아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자.



뱀다리: 번역상태는 경제학 비전문가가 번역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어색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오역은.... 표지 날개에 있는 101에 대한 설명이다.



101은 미국 대학의 교양과목을 일컫는 말이다.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를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를 한번 볼까?



At universities in the United States and Canada, sometimes the course number of basic or entry-level courses. By extension, it is informally used elsewhere to indicate things that are meant for beginners. At universities with four-digit course numbers, the equivalent course number is 1001 or 1010. This usage is not common in the rest of the world.


교양은 무슨 교양... 개론이나 입문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전산 101은 전자계산학과 학생이 들어야 하는 입문 과목이고, 화학 101은 화학과 학생이 들어야 하는 입문 과목이다. 문과 과목이나 교양 과목은... 'liberal arts'라고 부른다. 출판사는 반성 좀 하시라.



EOB

수요일, 11월 22, 2006

[일상다반사] 중급 개발자를 위한 리눅스 문제해결 세트 발매




요즘 한창 잘 나가는(정말?)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과 계속해서 잘팔리는(다시 정말?)'리눅스 디버깅과 성능 튜닝'을 하나로 묶은 세트가 발매되었다.



원래 두 권을 구매하면 53,000원인데(25,000+28,000), 두권을 묶어 할인한 가격인 49,000에 구입하실 수 있다(물론 온라인 서점마다 할인혜택과 마일리지 혜택은 추가적으로 따라오겠지?). 또한 KELP 6회 공개세미나 자료집이 보너스가 포함되어 있으므로(jrogue군 기억을 돌이켜보면 공개세미나 자료집 보너스는 200부 한정일거다) 책 5장 내용을 좀더 알기 쉽게 예제와 그림으로 이해하시기 바란다. 공개 세미나 자료는 PDF로도 내려받을 수 있지만 기왕이면 제대로 인쇄된 책이 좋지 않을까?



맥주 한번 마실 유혹만 꾹참으면 책 두 권이 생겨서 리눅스 관련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머리 아픈 일이 상당히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다.



EOB

화요일, 11월 21, 2006

[일상다반사] Samba Tzigane 이벤트 당첨



예전에 로또를 사서 번호를 맞춰봤는데, 게임에 사용한 모든 숫자(!)를 다 조합해도 1등은 고사하고 2등도 나오지 않았던 기억이 솔솔난다. 운이라고는 거리가 멀어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뭔가 제대로 된 적이 정말 단 한번도 없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5000천원짜리 즉석 복권에 딱 한번 걸려봤는데, 이 정도로 운이 좋다고 말하면 버럭!버럭!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번에... 요런 이벤트에 당첨되었다고 한다.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았다'는 표현을 이럴 때 써야할 듯.



에이콘 출판사 뽑기 진행하신 분께 감사 말씀 드리며, 앞으로도 책 많이 파셔서 재미있는 이벤트 열면 좋겠다.

일요일, 11월 19, 2006

[영화광] 프레스티지(주의: 스포일러)



우선 이 영화를 보려고 마음먹으신 분은 혹시라도 스포일러성 힌트가 튀어나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글을 읽지마시기 바란다. 자... 경고까지 드렸으니 어떤 영화인지 주의깊게 살펴보도록 하자.



프레스티지는 '메멘토'로 유명한 크리스토버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19세기 말 영국을 배경으로 마술을 소재로 만든 영화이다. 마술관련 프로그램만 하면 만사 제쳐두고 TV 앞에 찰싹 달라붙었던 분이라면 프레스티지를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아름답고 행복한 내용만이 전개되지 않고 라이벌 사이에 피 튀기는(암암... 다리 몽둥이 부러지고 손가락 잘리고 정말 피가 튀기긴 하다...) 경쟁이 벌어지므로 간이 작은 사람이라면 조금 부담스럽게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출연 배우진이 아주 화려하다. 휴 잭맨(구렛나루 없다!), 크리스찬 베일(역시 연기 잘해), 마이클 케인(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중후함), 스칼렛 요한슨(역시 이 언니 너무 예뻐), 데이빗 보위(간만에 나오셨네요?), 앤디 서키스(아니 이게 누군가? 골룸과 킹콩만 보다 실물을 보니...) 등이 총 출동해서 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마술에 빠져서 모두 열심히 노력했는지 연기도 잘했다고 보여진다.



주변 이야기만 했으니 본 이야기로 들어가보면... 영화 제목인 프레스티지는 마술에서 3단계인 사라졌던 주인공이 다시 등장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순간 이동 후 프레스티지가 가능한 비법을 놓고 두 주인공 사이에 치열한 머리 싸움이 전개되며.... (독자 여러분을 위해 자체 검열)...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마술과 컨설팅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로버트 앤지어가 테슬러의 도움을 받아서 순간 이동 마술을 완성시킨 다음에 극장주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얻는 피드백이 압권이다. 바로 "너무 적나라하니, 관객들이 진실이 아니라고 믿도록 만들기 위해 좀 감추도록 하게"라는 충고를 받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컨설팅은? 유명한 시스템 관리 분야 전문가인 니콜라스 즈베진트조프는 "(컨설팅 내용이) 진실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매력적이면 됩니다."라고 말했는데, 두 상황을 엮어보면 마술이나 컨설팅이나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이벤트라는 결론에 이른다. 마술 실력이 앞선 보든이 청중을 사로잡는 말솜씨가 앞선 앤지어에게 항상 밀리는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



영화에 얽히고 설힌 비밀을 알려주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서 거의 미칠 상황이지만... 독자 여러분을 위해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 궁금해서 못견디겠다면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관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라. :P



EOB

[APM] '[15장 보충] 버그 경향을 통한 제품 출시 일정 결정' 올라갔습니다

제품 출시 일정을 놓고 관리층과 개발자 사이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상황을 많이 목격했을 것이다.




사장님: 이번 제품은 x월 y일까지 반드시 출시한다! 모두 알겠나?
사원 A: 사장님, 이 정도 복잡한 제품을 만든 과거 경험에 따르면 x월 y일까지는 불가능합니다.
사원 B: 예, 사원 A말이 맞습니다. 아직 우리 회사 역량으로는 이렇게 무리한 제품 출시일정을 잡기 어렵습니다.
사장님: 어허~ 못하느게 자랑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나? 엉덩이로 밤송이를 까든, 전봇대로 이를 쑤시든 갑이 원하는 일정인 x월 y일까지 무조건 끝내게. 이상 회의 끝!


뭔가 정량적인 자료를 들이밀지 않으면 이런 상황에서 이길 장사는 없는 듯이 보인다. 이번에 새로 올려드린 글은 정량적인 버그 자료 분석을 통한 제품 출시 일정 결정 방법을 다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출시일을 결정하는지 궁금하신 분께서는 지금 바로 읽어보시라!



EOB

금요일, 11월 17, 2006

[새소식] Zune 문제 많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Zune이 역시 M$가 내놓는 첫번째 작품은 흥행에 실패한다는 속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이 보인다. 한마디로 판매량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이유야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투박한 외형에서 아이포드에 비해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하는 원인이 가장 큰 듯이 보인다.



이번에 Arts Technica에서 분석한 리뷰 기사에 따르면 Zune 소프트웨어의 음악 동기화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 digg 기사를 보면 3200개 파일 중에 600개만 동기화가 되어서 대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음악이 잘나오고 비디오가 잘나오는 기능은 기본이라면 동기화는 기본 중의 기본(뭘 담아야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지, 버럭!)일텐데, 마이크로소프트가 너무 서두른 듯이 보인다.



여튼 Zune도 버전 3가 되면 좀 쓸만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잘 동작하는 아이포드 3세대 배터리 교체 사업이나 벌이려고 마음먹고 있다. 어차피 warrant 기간은 지난지 오래이고, 망가지면 옳다구나 하고 신형 아이포드를 구입하면 되므로 마음 편하게 배터리를 교환이나 시도해보려고 한다.



EOB

목요일, 11월 16, 2006

[독서광] 강컴 원서 판매 행사



요즘 개발자들이 책을 대략 멀리하는 분위기로 인해 채산성이 떨어져 거의 할인점(?) 수준으로 바뀌어버린 강컴에서 원서 판매 행사를 한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12월 20일까지며, 쿠폰 4000원짜리를 붙여 판다고 하니까 원서가 필요하신 분은 이번 기회에 구매하시면 되겠다. jrogue군도 평소 사고 싶었던 책을 한 권이나 두 권정도 구매할 계획이다. 쓰다보니 주제가 독서광이 아니라 뽐뿌질이구만. T_T



EOB

화요일, 11월 14, 2006

[끝없는 뽐뿌질] 제비우스여 영원하라!



1980년대 오락실 기계가 마치 자기 저금통인양 착각하고 돈을 퍼부운 비디오 게임 키즈 중에서 제비우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다. 좌우로만 움직이는 인베이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좌우 전후로 움직이는 갤러그에 이어 3차원 그림자 효과와 공중 목표물과 지상목표물을 분리시켜 한층 조작이 어렵게 만든 제비우스가 나오자 키즈들은 모두 환호성을 울렸다! 바로 이거야~~~ 한걸음 더 나가서 비밀 보너스 등을 숨겨 놓고 탄탄한 줄거리가 담긴 시나리오까지 당시 '컴퓨터 학습'이라고 불리던 컴퓨터 잡지 책에 연재함으로써 일약 국민(?) 게임이 되어버렸다. 남코라는 회사가 성장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제비우스라고 해도 별 다른 태클이 들어오지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갑자기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다고 온갖 눈이 핑핑 돌아가는 최첨단 게임이 판을 치는 요즘과 같은 세상에 제비우스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뭐냐구? 바로 PS3용 게임 타이틀인 Ridge Racer 7 때문이다. HD급 고해상도 화면에 맞춰 폴리곤과 파티클을 사용한 눈이 휘둥그래지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떡을 칠한 이 게임 데모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화려하긴 하지만 막상 즐기려고 컨트롤러를 잡는다면 별로 재미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Ridge Racer 7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는 초기 자료 로딩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보너스로 제공하는 오리지날 제비우스가 아닐까 싶다.




(셀 프로세스 내부를 찍은 사진이다. 여러분 눈에도 PPE 엘리먼트 1개랑 SPE 엘리먼트 8개가 보이는가?)

Full HD급 H.264 파일을 실시간으로 자유자재로 풀어내고도 여유를 부리기 위해 벡터 프로세서를 내부에 여덟개씩(한개는 테스트 목적으로 생산 완료 후 잠궈버리므로 실제로는 일곱개만 쓸 수 있다)이나 장착한 PowerPC 기반의 64비트 셀 프로세서에서 요즘 나온 32비트 기반에서도 가능하고도 남을 8비트 게임을 돌리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화려난 자동차 경주 게임보다는 제비우스에 마음이 더 끌리니 이를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게임의 재미는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도 화려한 그래픽도 아니다. 오히려 탄탄한 줄거리와 알듯말듯 신비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내 친구 곰이 이야기했듯이 컴퓨터가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화끈하게 두드려 잡는 악당(?)에 있다. 이런 진리는 세월이 흐르고 흘러 2006년도가 저물어 갈 때도 변하지 않는구나. 제비우스여 영원하라!



EOB

일요일, 11월 12, 2006

[일상다반사] 치솟는 집값과 파생상품...



며칠전 인터넷으로 과천 아파트 18평 전세 가격이랑 매매 가격을 한번 살펴보고 나서 대략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전세 가격이 1억 2천부터 시작한다고 나와있지만, 대부분 미끼(?)로 나온 가짜 물건이고 실제로들어가려면 1억 5천은 가뿐하게 태우고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매매 가격은 10억이 조금 부족한 9억 선에서 오가고 있지만 지금같은 상승기에 누가 팔겠는가? 그냥 호가만 계속 올라가서 어느 순간 10억을 돌파하겠지... 여튼 대한민국 전 국민을 도박에 심취하도록 만든 집값 폭등세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위험(risk)에 얼마나 무지한지 다시 한번 느낀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전국민이 '집값이 계속 오른다'라는 파생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꼴이다. 어느 누구도 '집값이 하락한다' 쪽으로 배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상황인데, 이론적으로 생각하자면 대한민국 전체 통화(+ 일부 외국 통화)가 부동산으로 유입되어서 돈줄이 마르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집값은 상승할 수 있다(CAN).



그런데 사람들은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한가지 놓치고 있다. 부동산은 자산 분배와 유동성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물건이라는 사실이다. 주식 시장이 발달한 이유는 바로 이런 문제 때문인데, 좋은 예로 여러분이 어떤 회사 지분을 항상 100% 단위로 사야한다면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주저주저하지 않을까? 아파트나 땅이나 주택은 일부 지분을 인수할 수는 없으므로(아... 물론 공동 명의로 등기를 하면 되긴 하지만... 땅 같은 경우 모든 구역이 똑같은 값어치가 있지는 않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땅 때문에 가족 사이에 깔찌뜯고 싸운 이야기는 너무나도 흔하다), 위험을 분산시키지 못할 뿐더러 유동성이 떨어지므로 하락장에서 손절매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누군가 갑자기 자고 일어나니 정신이 들어서, "그래 지금이 정점이니 팔고 손털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빨리 팔기 위해 평균시세보다 조금 낮은 가격대로 매물을 내놓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하필이면 똑같은 시기에 이런 생각을 품은 사람이 전국에 100명이 있었자. 갑자기 상승세를 그리던 곡선이 보합세를 그리다 하강세를 그리게 되었는데, 그 무렵 주저주저하던 1000명이 이런 모습을 보고 자기도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치솟던 호가가 갑자기 떨어지니 신문에 대서특필 될테고... 갑자기 집값이 떨어진다는 소식이 확대재상산이 되어 온갖 루머가 다 떠 돌면 사람들이 공황상태로 빠져들며 황급히 손실을 줄이기 위해(집 몇 채 있는 부자) 아니면 빚을 갚기 위해(주택 담보 대출로 집을 구입한 서민) 모두 집을 팔겠다고 아우성이 되며 그 결과 공급-수요 원칙이 깨지면서 물건이 누적되고(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집이나 땅은 분할 매매수가 불가능하다) 다시 가격은 하락하는 선(아니 악)순환이 반복되기 시작한다. 결국 몇 백조가 공중으로 붕 떠버리는 거품이 터진다는 집값 붕괴 시나리오는 보통 이렇게 어이없이 시작하는 데, (나중에 실제로 터졌을 경우) 솔직히 진짜 원인은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시나리오가 당분간은 대한민국 상황에서는 먹혀들어갈 가능성이 희박해보인다. 우선 '집값이 떨어진다'에 배팅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동원해서 사전 차단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집값이 떨어진다'라는 규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고 없다고 _믿어야_(암암 믿고 싶지...) 하기 때문에 이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좋은 위치에 있는 집을 어떤 희생(?)을 치루고서라도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강남-과천-분당-평촌-일산에 살면 교육환경도 좋고 살기에도 편하다는 사실은 두 말하면 입아프다. 이래서 정책 입안자들이 '집값이 떨어진다'라는 규칙을 강제하기 위해 펼치는 어떤 발표를 하더라도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 집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집값이 떨어진데이~ 지금 까불랑거리는 애들 모두 조심해라'라고 미리 패를 보여주는 정부랑 옳다구나 하고 상대편 손에 들려진 패를 본 소위 _있는_ 자들이 짜고치는 고스톱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냥 마음 편히 전세(또는 월세)집에서 '타짜'나 보고 지내련다.



EOB

토요일, 11월 11, 2006

[APM] ' [14장 보충] 코딩 파이프라인과 분기 예측' 올라갔습니다



똑똑한 관리자와 멍청한 관리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프로젝트 중반 이후부터 극명하게 나타난다. 똑똑한 관리자는 항상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걸림돌을 프로그래머가 자각하기 전에 해결해주며, 멍청한 관리자는 걸림돌이 현실화 되어서 프로젝트 진행을 가로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짱만 낀채로 수수방관하고 내버려둔다.



"난 프로그램을 모르니까 프로젝트 구현 단계에서 발생하는 걸림돌은 프로그래머가 알아서 풀어야 하는거 아냐?"라고 생각하고 계신 프로젝트 관리자가 있다면(jrogue군 블로그 애독자 중에는 없으리라 본다.), 더 이상 여러 사람에게 민폐끼치지 말고 바로 사표 쓰시기 바란다. 지나가는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충고한다. 올려드린 사진을 보면서 여기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보기 바란다.



토요일 오전부터 상당히 까칠하게 나왔는데, 이 글을 읽어보면 jrogue군이 멍청한 프로젝트 관리자에 대해 열을 팍팍올리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EOB

금요일, 11월 10, 2006

[일상다반사] Samba Tzigane 이벤트



에이콘 출판사에서 블로그 독자 여러분을 위해 이벤트 행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재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jrogue군도 "두스코 고이코비치" 내한 공연 행사 당일에 부산에 내려가지만 않았더라도 라이브로 구경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무척 아쉬워하고 있다. 나중에 녹화된 클립을 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노익장(!)에 감탄했는데, 이런 분위기나 문화가 무척 부러웠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EOB

목요일, 11월 09, 2006

[독서광] 메디치 효과



살다보면 주변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극단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 인문학이나 교양과 같은 사치스러운 학문은 필요없어. 내 전공만 파기에도 세상은 너무 좁아.
  • 난 손에 물묻히기 싫어. 전문적인 지식은 필요없고 비록 깊이는 얕지만 온갖 세상 돌아가는 원리만 알고 있다면 필요할 경우 전공자를 포섭해서 일을 처리하지 뭐.


이런 극단적인 사람을 만나면, 예예, "당신 팔뚝 정말 굵습니다."라고 말하며 도망치는 방법이 최선이다.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공만 죽어라고 파는 사람은 외골수가 되기 쉽고 전공을 제외한 나머지만 죽어라고 파는 사람은 실천력이 부족한 _빅_마우스가 되기 쉽상이다.



메디치 효과에서는 이런 깊이와 너비 사이에 균형을 맞춰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평가해서 창의적인 작품/제품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다룬다. 이 책에서는 여러 분야에 전문가와 함께 일하며, 스스로도 다양한 직업/취미/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전혀 무관한 듯이 보이는 교차점을 찾으려고 노력할 때 창의적인 혁신에 필요한 유의미한 조합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행운은 평상시에 갈고 닦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문제 해결도 계단을 밟아 차츰 진행하는 대신 어느 한순간에 일어나므로 행운을 잡기 위해서 항상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읽고서 평소에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다. 피카소는 20,000점이 훨씬 넘는 작품을 만들었고, 아인슈타인은 논문을 240편 넘게 썼고, 바흐는 매주 칸타타를 작곡하고, 에디슨은 특허만 1,000개 넘게 신청했고, 프린스는 작곡을 1,000건 넘게 했고, 리차드 브란손은 회사를 250개 이상 창립했다고 한다. 지금 예로 든 놀라운 천재들이 이번 일은 사소하니까 대충하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작업을 진행했을까? 절대 아니라고 본다. 대부분 좋은 작품은 여러 작품 속에서 우연히 나오기 마련이다.



아... 흥미롭게도 이 책에서도 jrogue군이 습관처럼 말하는 다양한 문화 접하기, 사물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기, 다른 분야에서 교훈 얻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에 맞서기를 강조한다. 여러분도 평상시에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남이 보기에는 이런저런 쓸데 없다고 여기는 엉뚱한 생각도 많이 하기 바란다. 혹시 모르지... 이러다보면 교차점을 찾아내어 엄청난 업적을 달성하거나 돈을 왕창 벌지? 혹시 jrogue군 때문에 $을 갈쿠리로 쓸어담게 되면 나중에 맛난 술이나 사기 바란다. :P



참고: 시간 관계상 책을 못읽는 분을 위해 요약 자료(PDF)를 드릴테니, 일단 한번 읽어보시고 감이 좋으면 그 때 책도 구입해서 읽으시기 바란다.



EOB

수요일, 11월 08, 2006

[새소식] 마이크로소프트, 비디오 부문에서 애플에 역습



애플이 iTV를 발표해서 향후 디지털 비디오 부문에서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준다고 운을 떼놓은 모습을 보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잔뜩 기대를 품고 있을 시점이다. 물론 아마존을 비롯해서 몇몇 회사가 비디오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열심히 립서비스를 해줬지만, 솔직히 삽질에 가까웠다. 하지만 아이튠즈의 성공을 보면서 너무나도 배가 아팠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전쟁의 전면에 나선다면?



구글에게 밀리고 애플에게 밟힐 수는 없다고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360을 전면에 내새워 애플과 비디오 시장을 놓고 전쟁을 치룰 모양이다. 다름 아닌 XBox 360 1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11월 20일부터 아킴보 셋탑 장치와 연동해서 HD 비디오를 내려받을 수 있는 XBox 라이브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긴급 소식이 입수되었다. "티보, 넷플릭스, 애플... 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라는 모토로 시작한 이번 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한다. 특히 라이선스 부문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 시작 시점에서 800시간 분량의 SD 영상물, 200시간 분량의 HD 영상물을 제공한다
  • 영화는 "대여" 개념으로, TV 프로그램은 "구입" 개념을 도입했다 --> 저작권 문제를 적절하게 풀었다는 생각이다
  • "구입"한 TV 프로그램은 필요할 때마다 무제한으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여러 콘솔에 내려받거나, 외장형 장치에 담아서 친구 집에서도 볼 수 있다
  • 영화는 첫 24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내려받은 영화는 14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 영화 형식: VC-1 (aka WMVHD)720p, 6.8Mbps 비디오, 5.1 서라운드
  • 초기 타이틀: CSI, 매트릭스, 미션 임파서블 III, 사우스 파크, 수퍼맨 리턴즈, 등등


미국내 XBox 360 사용자들은 HDD 구매하느라 정신이 없겠군. 한국에도 이런 서비스를 언제 시작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EOB

화요일, 11월 07, 2006

[끝없는 뽐뿌질] 애플 스토어 (한국) 오픈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국 애플 스토어를 애플에서 직접 운영하게 된 모양이다. 다른 점을 찾아봤는데... 드디어, 한국에서도 BTO(Built To Order)가 가능해졌다는 사실! 기분으로 맥북프로 17인치 풀 옵션 한번 때려봤더니... 6백 4십 4만 2천 2백원이란다. 바로 좌절... T_T



혹시 아이포드 구매하실 분은 글자 새겨주는 서비스를 활용하기 바란다. 단, 글자를 새길 경우 반품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꽃필 듯이 보인다. 뽐뿌질을 열심히 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신형 아이포드를 구매하러 가시라.



참고 URL: http://store.apple.com/080-3404-622/WebObjects/koreastore



뱀다리: 오픈 이벤트를 여러분께 소개하는 이 센스~~~ 주의: 회사에서 발송하는 광고성 편지가 싫은 분은 되도록 응모하지 마시길...



EOB

월요일, 11월 06, 2006

[새소식] XBox 360 HD-DVD에 얽힌 사연



문제부터 하나 내보겠다. 원시 코드 길이가 470만 행이고, 수백만 달러라는 돈을 들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XBox 360을 위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있다. 무엇일까?



XBox 360 운영체제? 천만의 말씀. 놀랍게도 XBoX 360 HD-DVD 재생을 위한 소프트웨어이다. 아니 HD-DVD 재생기에 무슨 소프트웨어가 필요해? 여기서부터 정말 눈물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드웨어로 하기 힘들거나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을 소프트웨어에 맡긴다는 평범한 진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인데, XBox 360은 DSP를 사용하지 않고 트리플 코어가 내장된 PowerPC CPU 화력으로 H.264, MPEG, VC1, DTS, 돌비 디지털 코덱을 풀어낸다고 한다. HD-DVD를 구성하는 소프트웨어 부품을 나열해보았다.


  • 비디오 코덱: H.264, MPEG-2, VC1
  • 오디오 코덱: 돌비 디지탈+, DTS, TrueHD, LPCM, MPEG
  • HDi: HD DVD 런타임 엔진(HD DVD 전용 네비게이터)
  • GDI: 메뉴
  • AACS: 암호/DRM
  • MF: 오디오/비디오 파이프라인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윈도우 세상부터 텃밭으로 자리 잡아왔던 x86도 아니고 신형 코어인 PowerPC 환경에서 몇 개월동안 이 엄청난 삽질 + 최적화를 몸으로 때운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jrogue군이 리눅스 관련 개발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약하다는 소리는 바람둥이가 여자에게 인기 없다는 속설만큼이나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관련 URL: http://blogs.msdn.com/xboxteam/archive/2006/11/03/emergence-day.aspx



뱀다리: 물론 이렇게 소프트웨어로 개발한 HD-DVD 성능은 실제 물건을 손에 쥐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EOB

일요일, 11월 05, 2006

[APM] ' [13장 보충] 급할수록 돌아가라' 올라갔습니다

jrogue군이 200x년도에 회사에 출근할 날수를 따져보니... 300일이 넘었던 적이 있었다. 해외 출장으로 1.5개월 정도 나가있었으므로 여름 휴가와 구정/설을 제외한 거의 매일 출근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생산성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와서 조금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느낌이다. 톰 드마르코 큰 형님의 가르침을 받아 APM 13장 보충글을 올렸으니 겨울비도 오는 꿀꿀한 일요일을 번득이는 영감과 함께 시작해보면 어떨까?



EOB

토요일, 11월 04, 2006

[일상다반사] 리눅스 커널 4글자 짜리 단어 개수(19금)



'Four letter words'라는 용어가 있다. 아마 학창시절에는 호기심을 못이기고 사전에서 이런 네 글자 짜리 단어를 찾아보신 분이 많이 계시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과감하게 블로그에 금기시 되는 주제를 올려본다. ;) 미리 19금이라고 제목에 붙였으니 읽을 분만 읽어보시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말이 좋아 화이트 컬러지 노동 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입은 물론이고 손도 거친 사람들이 많다. 결정적인 증거를 대보라고 하면... 리눅스 커널 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단어 개수를 세본 결과를 증거 '갑'으로 제출하면 끝난다.



흥미로운 사실은 커널 버전이 올라가면서 행 수도 늘어나고 복잡도도 올라감에 따라 이런 4글자 짜리 단어 개수도 함께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f**k라는 단어는 커널 2.2.4에서 약 스무 개 정도였는데, 커널 2.4.7에서는 사십 개, 커널 2.6.18에서는 육십 개를 넘어섰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원시 코드 전체 크기가 f**k 개수보다 훨씬 빨리 커지고 있으므로 f**k를 포함한 코드 비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리눅스 개발자들이 저속하다고? 그렇다면 여러분이 만든 소스 코드에서 한번 금기시 되는 단어를 검색해보기 바란다. 지난번 M$ 윈도우 소스 코드가 유출되었다고 한번 난리가 났을 때 호사가들이 수행한 흥미로운 조사를 보면 상용 소프트웨어라고 예외는 아닌 듯이 보인다. 세상은 원래 그렇고 그런 곳이니 자신만 청렴하고 차카게 산다고 떠벌리고 다니다 보면 언젠가는 큰코 다칠지도 모르겠다.



뱀다리: 최신 리눅스 커널 2.6.x 소스 트리 루트에서 grep -rI fuck * 라고(-RIw 옵션은 단어 단위로검색하므로 사용하지 말기 바란다) 입력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문구가 많이 나오더라. 여러분도 졸리고 따분하고 인생이 재미가 없을 때 한번쯤 시험해보기 바란다.



EOB

금요일, 11월 03, 2006

[새소식] 윈도우 CE 6.0 발표



임베디드 부문에서 리눅스와 윈도우 CE가 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각자 3단 변신 끝에 점점 서로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윈도우 CE 6.0은 이제 쓸만하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기 시작한 윈도우 CE5.0 기능을 강화시킨 이외에 색다른 측면에서 리눅스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바로 공유 소스 코드 프로그램이다.



극소수 MVP 개발자와 전략적인 파트너에게는 이미 윈도우 CE 커널과 응용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제공했다고 알고 있는데, 윈도우 CE6.0에서는 이를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소스 코드 없는 설움에 지쳐 리눅스 세계로 떠나가는 개발자 발목을 잡을 모양이다.



그러면 어느 정도 되어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지 살펴볼까? 다음 조건에 해당하면 프리이엄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는 모양이다.





  • 시스템과 디바이스 OEM이며, 12개월 이내에 윈도우 CE 라이선스 5000개 이상을 소비할 수 있는 회사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임베디드 파트너 프로그램 시스템 통합 멤버로 골드 회원
  •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리미어 공동 개발 파트너
  • 윈도우 CE를 위한 공인 BSP 칩 업체
  • 마이크로소프트 MVP


어떻게 보면 벽이 높아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벽이 상당히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점점 회사 참여로 상업화되어가고 있는 리눅스와 점점 소스 공개 프로그램을 확장해나가면서 오픈소스 쪽으로 세몰이를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얼굴을 바꿔나가고 있는데, 과연 임베디드 개발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무척 알쏭달쏭해지는 시점이다.



참고 URL: http://www.windowsfordevices.com/news/NS2632317407.html



EOB

목요일, 11월 02, 2006

[독서광] Why Programs Fail



jrogue군이 연속으로 리눅스 디버깅과 성능 튜닝에 이어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을 번역한 이유는 얼마나 디버깅이 개발자를 괴롭히는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듯이 "Why Program Fails: A Guide to Systematic Debugging"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을 안 읽고 넘어갈 수 없었다.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를 왔다갔다 하면서 틈틈히 읽었고, 귀국해서 며칠 집중 투자를 해서 수식이 가득한 부록만 가뿐하게 제껴주고 남은 부분은 모두 읽었다.



이 책은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따져서 위치를 발견하고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방법을 다룬다. 목차를 잠깐 정리해보자면 문제 추적, 프로그램을 죽게(?) 만들기, 문제 재현, 문제 단순화, 과학적인 디버깅, 오류 추론, 사실 관찰, 근원 추적, 기대 가정, 원인과 결과, 오류 원인 격리, 원인-결과 연쇄 격리, 결함 수정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특히 수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델타 디버깅과 그래프 추적 방식은 무척 참신한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gdb의 그래픽 프론트엔드인 DDD를 만든 사람 답게 저자는 여러 가지 디버깅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 역시 본문 여러 곳에서 다루고 있다(물론 jrogue군이 번역한 책을 읽은 독자라면 데자뷰가 느껴지겠지만... :P).



하지만 동전에 앞 뒷면이 있듯이 이 책을 읽고나서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문제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책에 나온 내용만으로 모든 경우를 따지기 어려울 뿐더러 개발자는 디버깅을 하면서 전문 분야에 얽히고 ?힌 다양한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디버깅' 자체를 과학적으로 정의한 다음 이를 따르려고 해도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에 나오는 코드 예제는 너무 쉽기 때문에(설명을 위해 어쩔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여러분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로 scale up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문제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운영체제 등이 이리저리 꼬인 상황에서는 _행운_이라는 요소도 개입하므로 체계적으로 접근하더라도 잘 안되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역시 이론과 현실은 다른 모양이다. T_T



"디버깅"에 상당히 관심이 많고 평상시에 프로그램 디버깅 과정에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한 개발자라면 이 책을 읽고 건질 내용이 있겠지만, 만병통치약을 바라고 이 책을 드는 순간 입맛만 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너무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