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1월 14, 2006

[끝없는 뽐뿌질] 제비우스여 영원하라!



1980년대 오락실 기계가 마치 자기 저금통인양 착각하고 돈을 퍼부운 비디오 게임 키즈 중에서 제비우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다. 좌우로만 움직이는 인베이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좌우 전후로 움직이는 갤러그에 이어 3차원 그림자 효과와 공중 목표물과 지상목표물을 분리시켜 한층 조작이 어렵게 만든 제비우스가 나오자 키즈들은 모두 환호성을 울렸다! 바로 이거야~~~ 한걸음 더 나가서 비밀 보너스 등을 숨겨 놓고 탄탄한 줄거리가 담긴 시나리오까지 당시 '컴퓨터 학습'이라고 불리던 컴퓨터 잡지 책에 연재함으로써 일약 국민(?) 게임이 되어버렸다. 남코라는 회사가 성장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제비우스라고 해도 별 다른 태클이 들어오지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갑자기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다고 온갖 눈이 핑핑 돌아가는 최첨단 게임이 판을 치는 요즘과 같은 세상에 제비우스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뭐냐구? 바로 PS3용 게임 타이틀인 Ridge Racer 7 때문이다. HD급 고해상도 화면에 맞춰 폴리곤과 파티클을 사용한 눈이 휘둥그래지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떡을 칠한 이 게임 데모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화려하긴 하지만 막상 즐기려고 컨트롤러를 잡는다면 별로 재미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Ridge Racer 7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는 초기 자료 로딩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보너스로 제공하는 오리지날 제비우스가 아닐까 싶다.




(셀 프로세스 내부를 찍은 사진이다. 여러분 눈에도 PPE 엘리먼트 1개랑 SPE 엘리먼트 8개가 보이는가?)

Full HD급 H.264 파일을 실시간으로 자유자재로 풀어내고도 여유를 부리기 위해 벡터 프로세서를 내부에 여덟개씩(한개는 테스트 목적으로 생산 완료 후 잠궈버리므로 실제로는 일곱개만 쓸 수 있다)이나 장착한 PowerPC 기반의 64비트 셀 프로세서에서 요즘 나온 32비트 기반에서도 가능하고도 남을 8비트 게임을 돌리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화려난 자동차 경주 게임보다는 제비우스에 마음이 더 끌리니 이를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게임의 재미는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도 화려한 그래픽도 아니다. 오히려 탄탄한 줄거리와 알듯말듯 신비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내 친구 곰이 이야기했듯이 컴퓨터가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화끈하게 두드려 잡는 악당(?)에 있다. 이런 진리는 세월이 흐르고 흘러 2006년도가 저물어 갈 때도 변하지 않는구나. 제비우스여 영원하라!



EOB

댓글 4개:

  1. 릿지레이서 for PSP에서는 로딩시간에 ... 일명 '방구차' 로 불리던 게임이 탑재돼 있단다. 그거 5만점 넘게 올리면 특수클래스차인 '방구차'가 추가된다. 다음 남코 제품에는 갤러그 같은게 따라올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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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서 닭아, PS3는 언제 살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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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PS3 보다는 일단 디스플레이 장치를 먼저 구비 해야 한단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집은 TV가 없다. 그래서 옛날 PS2도 돌리지 못하고 있다. 공짜 TV 남으면 업어올 생각임. 아울러 책장, 책상, 에어컨, 등등... 살림살이는 모두 업어올 생각임.

    PS3를 사는 시기는 내년말이나 내 후년 초 정도가 될것 같다. 일단 1080p 지원 가능한 TV를 먼저 사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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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게임의 전설이죠. 제비우스. 갤러그의 2차원 그래픽이 다인줄 알다가 이 게임을 봤을때 충격이었습니다.

    혹시 아시나요. 컴퓨터 학습이라고 80년대 나왔던 PC잡지(후에 마이컴으로 바뀜) 초창기 특집기사가 제비우스 100점 돌파법 같은 것들 이었다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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