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1월 12, 2006

[일상다반사] 치솟는 집값과 파생상품...



며칠전 인터넷으로 과천 아파트 18평 전세 가격이랑 매매 가격을 한번 살펴보고 나서 대략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전세 가격이 1억 2천부터 시작한다고 나와있지만, 대부분 미끼(?)로 나온 가짜 물건이고 실제로들어가려면 1억 5천은 가뿐하게 태우고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매매 가격은 10억이 조금 부족한 9억 선에서 오가고 있지만 지금같은 상승기에 누가 팔겠는가? 그냥 호가만 계속 올라가서 어느 순간 10억을 돌파하겠지... 여튼 대한민국 전 국민을 도박에 심취하도록 만든 집값 폭등세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위험(risk)에 얼마나 무지한지 다시 한번 느낀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전국민이 '집값이 계속 오른다'라는 파생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꼴이다. 어느 누구도 '집값이 하락한다' 쪽으로 배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상황인데, 이론적으로 생각하자면 대한민국 전체 통화(+ 일부 외국 통화)가 부동산으로 유입되어서 돈줄이 마르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집값은 상승할 수 있다(CAN).



그런데 사람들은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한가지 놓치고 있다. 부동산은 자산 분배와 유동성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물건이라는 사실이다. 주식 시장이 발달한 이유는 바로 이런 문제 때문인데, 좋은 예로 여러분이 어떤 회사 지분을 항상 100% 단위로 사야한다면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주저주저하지 않을까? 아파트나 땅이나 주택은 일부 지분을 인수할 수는 없으므로(아... 물론 공동 명의로 등기를 하면 되긴 하지만... 땅 같은 경우 모든 구역이 똑같은 값어치가 있지는 않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땅 때문에 가족 사이에 깔찌뜯고 싸운 이야기는 너무나도 흔하다), 위험을 분산시키지 못할 뿐더러 유동성이 떨어지므로 하락장에서 손절매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누군가 갑자기 자고 일어나니 정신이 들어서, "그래 지금이 정점이니 팔고 손털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빨리 팔기 위해 평균시세보다 조금 낮은 가격대로 매물을 내놓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하필이면 똑같은 시기에 이런 생각을 품은 사람이 전국에 100명이 있었자. 갑자기 상승세를 그리던 곡선이 보합세를 그리다 하강세를 그리게 되었는데, 그 무렵 주저주저하던 1000명이 이런 모습을 보고 자기도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치솟던 호가가 갑자기 떨어지니 신문에 대서특필 될테고... 갑자기 집값이 떨어진다는 소식이 확대재상산이 되어 온갖 루머가 다 떠 돌면 사람들이 공황상태로 빠져들며 황급히 손실을 줄이기 위해(집 몇 채 있는 부자) 아니면 빚을 갚기 위해(주택 담보 대출로 집을 구입한 서민) 모두 집을 팔겠다고 아우성이 되며 그 결과 공급-수요 원칙이 깨지면서 물건이 누적되고(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집이나 땅은 분할 매매수가 불가능하다) 다시 가격은 하락하는 선(아니 악)순환이 반복되기 시작한다. 결국 몇 백조가 공중으로 붕 떠버리는 거품이 터진다는 집값 붕괴 시나리오는 보통 이렇게 어이없이 시작하는 데, (나중에 실제로 터졌을 경우) 솔직히 진짜 원인은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시나리오가 당분간은 대한민국 상황에서는 먹혀들어갈 가능성이 희박해보인다. 우선 '집값이 떨어진다'에 배팅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동원해서 사전 차단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집값이 떨어진다'라는 규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고 없다고 _믿어야_(암암 믿고 싶지...) 하기 때문에 이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좋은 위치에 있는 집을 어떤 희생(?)을 치루고서라도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강남-과천-분당-평촌-일산에 살면 교육환경도 좋고 살기에도 편하다는 사실은 두 말하면 입아프다. 이래서 정책 입안자들이 '집값이 떨어진다'라는 규칙을 강제하기 위해 펼치는 어떤 발표를 하더라도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 집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집값이 떨어진데이~ 지금 까불랑거리는 애들 모두 조심해라'라고 미리 패를 보여주는 정부랑 옳다구나 하고 상대편 손에 들려진 패를 본 소위 _있는_ 자들이 짜고치는 고스톱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냥 마음 편히 전세(또는 월세)집에서 '타짜'나 보고 지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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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1월 11, 2006

[APM] ' [14장 보충] 코딩 파이프라인과 분기 예측' 올라갔습니다



똑똑한 관리자와 멍청한 관리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프로젝트 중반 이후부터 극명하게 나타난다. 똑똑한 관리자는 항상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걸림돌을 프로그래머가 자각하기 전에 해결해주며, 멍청한 관리자는 걸림돌이 현실화 되어서 프로젝트 진행을 가로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짱만 낀채로 수수방관하고 내버려둔다.



"난 프로그램을 모르니까 프로젝트 구현 단계에서 발생하는 걸림돌은 프로그래머가 알아서 풀어야 하는거 아냐?"라고 생각하고 계신 프로젝트 관리자가 있다면(jrogue군 블로그 애독자 중에는 없으리라 본다.), 더 이상 여러 사람에게 민폐끼치지 말고 바로 사표 쓰시기 바란다. 지나가는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충고한다. 올려드린 사진을 보면서 여기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보기 바란다.



토요일 오전부터 상당히 까칠하게 나왔는데, 이 글을 읽어보면 jrogue군이 멍청한 프로젝트 관리자에 대해 열을 팍팍올리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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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1월 10, 2006

[일상다반사] Samba Tzigane 이벤트



에이콘 출판사에서 블로그 독자 여러분을 위해 이벤트 행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재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jrogue군도 "두스코 고이코비치" 내한 공연 행사 당일에 부산에 내려가지만 않았더라도 라이브로 구경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무척 아쉬워하고 있다. 나중에 녹화된 클립을 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노익장(!)에 감탄했는데, 이런 분위기나 문화가 무척 부러웠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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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월 09, 2006

[독서광] 메디치 효과



살다보면 주변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극단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 인문학이나 교양과 같은 사치스러운 학문은 필요없어. 내 전공만 파기에도 세상은 너무 좁아.
  • 난 손에 물묻히기 싫어. 전문적인 지식은 필요없고 비록 깊이는 얕지만 온갖 세상 돌아가는 원리만 알고 있다면 필요할 경우 전공자를 포섭해서 일을 처리하지 뭐.


이런 극단적인 사람을 만나면, 예예, "당신 팔뚝 정말 굵습니다."라고 말하며 도망치는 방법이 최선이다.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공만 죽어라고 파는 사람은 외골수가 되기 쉽고 전공을 제외한 나머지만 죽어라고 파는 사람은 실천력이 부족한 _빅_마우스가 되기 쉽상이다.



메디치 효과에서는 이런 깊이와 너비 사이에 균형을 맞춰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평가해서 창의적인 작품/제품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다룬다. 이 책에서는 여러 분야에 전문가와 함께 일하며, 스스로도 다양한 직업/취미/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전혀 무관한 듯이 보이는 교차점을 찾으려고 노력할 때 창의적인 혁신에 필요한 유의미한 조합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행운은 평상시에 갈고 닦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문제 해결도 계단을 밟아 차츰 진행하는 대신 어느 한순간에 일어나므로 행운을 잡기 위해서 항상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읽고서 평소에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다. 피카소는 20,000점이 훨씬 넘는 작품을 만들었고, 아인슈타인은 논문을 240편 넘게 썼고, 바흐는 매주 칸타타를 작곡하고, 에디슨은 특허만 1,000개 넘게 신청했고, 프린스는 작곡을 1,000건 넘게 했고, 리차드 브란손은 회사를 250개 이상 창립했다고 한다. 지금 예로 든 놀라운 천재들이 이번 일은 사소하니까 대충하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작업을 진행했을까? 절대 아니라고 본다. 대부분 좋은 작품은 여러 작품 속에서 우연히 나오기 마련이다.



아... 흥미롭게도 이 책에서도 jrogue군이 습관처럼 말하는 다양한 문화 접하기, 사물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기, 다른 분야에서 교훈 얻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에 맞서기를 강조한다. 여러분도 평상시에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남이 보기에는 이런저런 쓸데 없다고 여기는 엉뚱한 생각도 많이 하기 바란다. 혹시 모르지... 이러다보면 교차점을 찾아내어 엄청난 업적을 달성하거나 돈을 왕창 벌지? 혹시 jrogue군 때문에 $을 갈쿠리로 쓸어담게 되면 나중에 맛난 술이나 사기 바란다. :P



참고: 시간 관계상 책을 못읽는 분을 위해 요약 자료(PDF)를 드릴테니, 일단 한번 읽어보시고 감이 좋으면 그 때 책도 구입해서 읽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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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1월 08, 2006

[새소식] 마이크로소프트, 비디오 부문에서 애플에 역습



애플이 iTV를 발표해서 향후 디지털 비디오 부문에서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준다고 운을 떼놓은 모습을 보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잔뜩 기대를 품고 있을 시점이다. 물론 아마존을 비롯해서 몇몇 회사가 비디오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열심히 립서비스를 해줬지만, 솔직히 삽질에 가까웠다. 하지만 아이튠즈의 성공을 보면서 너무나도 배가 아팠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전쟁의 전면에 나선다면?



구글에게 밀리고 애플에게 밟힐 수는 없다고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360을 전면에 내새워 애플과 비디오 시장을 놓고 전쟁을 치룰 모양이다. 다름 아닌 XBox 360 1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11월 20일부터 아킴보 셋탑 장치와 연동해서 HD 비디오를 내려받을 수 있는 XBox 라이브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긴급 소식이 입수되었다. "티보, 넷플릭스, 애플... 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라는 모토로 시작한 이번 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한다. 특히 라이선스 부문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 시작 시점에서 800시간 분량의 SD 영상물, 200시간 분량의 HD 영상물을 제공한다
  • 영화는 "대여" 개념으로, TV 프로그램은 "구입" 개념을 도입했다 --> 저작권 문제를 적절하게 풀었다는 생각이다
  • "구입"한 TV 프로그램은 필요할 때마다 무제한으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여러 콘솔에 내려받거나, 외장형 장치에 담아서 친구 집에서도 볼 수 있다
  • 영화는 첫 24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내려받은 영화는 14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 영화 형식: VC-1 (aka WMVHD)720p, 6.8Mbps 비디오, 5.1 서라운드
  • 초기 타이틀: CSI, 매트릭스, 미션 임파서블 III, 사우스 파크, 수퍼맨 리턴즈, 등등


미국내 XBox 360 사용자들은 HDD 구매하느라 정신이 없겠군. 한국에도 이런 서비스를 언제 시작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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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11월 07, 2006

[끝없는 뽐뿌질] 애플 스토어 (한국) 오픈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국 애플 스토어를 애플에서 직접 운영하게 된 모양이다. 다른 점을 찾아봤는데... 드디어, 한국에서도 BTO(Built To Order)가 가능해졌다는 사실! 기분으로 맥북프로 17인치 풀 옵션 한번 때려봤더니... 6백 4십 4만 2천 2백원이란다. 바로 좌절... T_T



혹시 아이포드 구매하실 분은 글자 새겨주는 서비스를 활용하기 바란다. 단, 글자를 새길 경우 반품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꽃필 듯이 보인다. 뽐뿌질을 열심히 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신형 아이포드를 구매하러 가시라.



참고 URL: http://store.apple.com/080-3404-622/WebObjects/koreastore



뱀다리: 오픈 이벤트를 여러분께 소개하는 이 센스~~~ 주의: 회사에서 발송하는 광고성 편지가 싫은 분은 되도록 응모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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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11월 06, 2006

[새소식] XBox 360 HD-DVD에 얽힌 사연



문제부터 하나 내보겠다. 원시 코드 길이가 470만 행이고, 수백만 달러라는 돈을 들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XBox 360을 위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있다. 무엇일까?



XBox 360 운영체제? 천만의 말씀. 놀랍게도 XBoX 360 HD-DVD 재생을 위한 소프트웨어이다. 아니 HD-DVD 재생기에 무슨 소프트웨어가 필요해? 여기서부터 정말 눈물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드웨어로 하기 힘들거나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을 소프트웨어에 맡긴다는 평범한 진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인데, XBox 360은 DSP를 사용하지 않고 트리플 코어가 내장된 PowerPC CPU 화력으로 H.264, MPEG, VC1, DTS, 돌비 디지털 코덱을 풀어낸다고 한다. HD-DVD를 구성하는 소프트웨어 부품을 나열해보았다.


  • 비디오 코덱: H.264, MPEG-2, VC1
  • 오디오 코덱: 돌비 디지탈+, DTS, TrueHD, LPCM, MPEG
  • HDi: HD DVD 런타임 엔진(HD DVD 전용 네비게이터)
  • GDI: 메뉴
  • AACS: 암호/DRM
  • MF: 오디오/비디오 파이프라인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윈도우 세상부터 텃밭으로 자리 잡아왔던 x86도 아니고 신형 코어인 PowerPC 환경에서 몇 개월동안 이 엄청난 삽질 + 최적화를 몸으로 때운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jrogue군이 리눅스 관련 개발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약하다는 소리는 바람둥이가 여자에게 인기 없다는 속설만큼이나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관련 URL: http://blogs.msdn.com/xboxteam/archive/2006/11/03/emergence-day.aspx



뱀다리: 물론 이렇게 소프트웨어로 개발한 HD-DVD 성능은 실제 물건을 손에 쥐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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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월 05, 2006

[APM] ' [13장 보충] 급할수록 돌아가라' 올라갔습니다

jrogue군이 200x년도에 회사에 출근할 날수를 따져보니... 300일이 넘었던 적이 있었다. 해외 출장으로 1.5개월 정도 나가있었으므로 여름 휴가와 구정/설을 제외한 거의 매일 출근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생산성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와서 조금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느낌이다. 톰 드마르코 큰 형님의 가르침을 받아 APM 13장 보충글을 올렸으니 겨울비도 오는 꿀꿀한 일요일을 번득이는 영감과 함께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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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1월 04, 2006

[일상다반사] 리눅스 커널 4글자 짜리 단어 개수(19금)



'Four letter words'라는 용어가 있다. 아마 학창시절에는 호기심을 못이기고 사전에서 이런 네 글자 짜리 단어를 찾아보신 분이 많이 계시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과감하게 블로그에 금기시 되는 주제를 올려본다. ;) 미리 19금이라고 제목에 붙였으니 읽을 분만 읽어보시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말이 좋아 화이트 컬러지 노동 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입은 물론이고 손도 거친 사람들이 많다. 결정적인 증거를 대보라고 하면... 리눅스 커널 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단어 개수를 세본 결과를 증거 '갑'으로 제출하면 끝난다.



흥미로운 사실은 커널 버전이 올라가면서 행 수도 늘어나고 복잡도도 올라감에 따라 이런 4글자 짜리 단어 개수도 함께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f**k라는 단어는 커널 2.2.4에서 약 스무 개 정도였는데, 커널 2.4.7에서는 사십 개, 커널 2.6.18에서는 육십 개를 넘어섰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원시 코드 전체 크기가 f**k 개수보다 훨씬 빨리 커지고 있으므로 f**k를 포함한 코드 비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리눅스 개발자들이 저속하다고? 그렇다면 여러분이 만든 소스 코드에서 한번 금기시 되는 단어를 검색해보기 바란다. 지난번 M$ 윈도우 소스 코드가 유출되었다고 한번 난리가 났을 때 호사가들이 수행한 흥미로운 조사를 보면 상용 소프트웨어라고 예외는 아닌 듯이 보인다. 세상은 원래 그렇고 그런 곳이니 자신만 청렴하고 차카게 산다고 떠벌리고 다니다 보면 언젠가는 큰코 다칠지도 모르겠다.



뱀다리: 최신 리눅스 커널 2.6.x 소스 트리 루트에서 grep -rI fuck * 라고(-RIw 옵션은 단어 단위로검색하므로 사용하지 말기 바란다) 입력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문구가 많이 나오더라. 여러분도 졸리고 따분하고 인생이 재미가 없을 때 한번쯤 시험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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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1월 03, 2006

[새소식] 윈도우 CE 6.0 발표



임베디드 부문에서 리눅스와 윈도우 CE가 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각자 3단 변신 끝에 점점 서로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윈도우 CE 6.0은 이제 쓸만하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기 시작한 윈도우 CE5.0 기능을 강화시킨 이외에 색다른 측면에서 리눅스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바로 공유 소스 코드 프로그램이다.



극소수 MVP 개발자와 전략적인 파트너에게는 이미 윈도우 CE 커널과 응용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제공했다고 알고 있는데, 윈도우 CE6.0에서는 이를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소스 코드 없는 설움에 지쳐 리눅스 세계로 떠나가는 개발자 발목을 잡을 모양이다.



그러면 어느 정도 되어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지 살펴볼까? 다음 조건에 해당하면 프리이엄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는 모양이다.





  • 시스템과 디바이스 OEM이며, 12개월 이내에 윈도우 CE 라이선스 5000개 이상을 소비할 수 있는 회사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임베디드 파트너 프로그램 시스템 통합 멤버로 골드 회원
  •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리미어 공동 개발 파트너
  • 윈도우 CE를 위한 공인 BSP 칩 업체
  • 마이크로소프트 MVP


어떻게 보면 벽이 높아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벽이 상당히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점점 회사 참여로 상업화되어가고 있는 리눅스와 점점 소스 공개 프로그램을 확장해나가면서 오픈소스 쪽으로 세몰이를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얼굴을 바꿔나가고 있는데, 과연 임베디드 개발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무척 알쏭달쏭해지는 시점이다.



참고 URL: http://www.windowsfordevices.com/news/NS26323174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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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월 02, 2006

[독서광] Why Programs Fail



jrogue군이 연속으로 리눅스 디버깅과 성능 튜닝에 이어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을 번역한 이유는 얼마나 디버깅이 개발자를 괴롭히는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듯이 "Why Program Fails: A Guide to Systematic Debugging"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을 안 읽고 넘어갈 수 없었다.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를 왔다갔다 하면서 틈틈히 읽었고, 귀국해서 며칠 집중 투자를 해서 수식이 가득한 부록만 가뿐하게 제껴주고 남은 부분은 모두 읽었다.



이 책은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따져서 위치를 발견하고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방법을 다룬다. 목차를 잠깐 정리해보자면 문제 추적, 프로그램을 죽게(?) 만들기, 문제 재현, 문제 단순화, 과학적인 디버깅, 오류 추론, 사실 관찰, 근원 추적, 기대 가정, 원인과 결과, 오류 원인 격리, 원인-결과 연쇄 격리, 결함 수정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특히 수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델타 디버깅과 그래프 추적 방식은 무척 참신한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gdb의 그래픽 프론트엔드인 DDD를 만든 사람 답게 저자는 여러 가지 디버깅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 역시 본문 여러 곳에서 다루고 있다(물론 jrogue군이 번역한 책을 읽은 독자라면 데자뷰가 느껴지겠지만... :P).



하지만 동전에 앞 뒷면이 있듯이 이 책을 읽고나서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문제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책에 나온 내용만으로 모든 경우를 따지기 어려울 뿐더러 개발자는 디버깅을 하면서 전문 분야에 얽히고 ?힌 다양한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디버깅' 자체를 과학적으로 정의한 다음 이를 따르려고 해도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에 나오는 코드 예제는 너무 쉽기 때문에(설명을 위해 어쩔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여러분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로 scale up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문제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운영체제 등이 이리저리 꼬인 상황에서는 _행운_이라는 요소도 개입하므로 체계적으로 접근하더라도 잘 안되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역시 이론과 현실은 다른 모양이다. T_T



"디버깅"에 상당히 관심이 많고 평상시에 프로그램 디버깅 과정에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한 개발자라면 이 책을 읽고 건질 내용이 있겠지만, 만병통치약을 바라고 이 책을 드는 순간 입맛만 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너무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



EOB

화요일, 10월 31, 2006

[끝없는 뽐뿌질] ‘마눌님이 허락하는’ 제품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상황은 비슷해서 재정경제부 장관님(?)의 허가를 득하지 않으면 구입하지 못하는 물건이 있기 마련이다. 혹자는 뽐뿌질에 찌들린 불쌍한 인생을 구제하는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지만, 실제로 뽐뿌질에 말린 사람에게는 이런 충고가 귀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하지만 어딜가나 야매는 있는지라, 이번에 실린 ZDNet 기사에서 마눌님을 설득하면서 뽐뿌를 당하는 방법에 대한 잔재주를 알려주고 있다.



이 중에서 jrogue군의 밥벌이와 관련이 있는 물건은 바로 티보이다. 설명을 한번 볼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듀얼 튜너를 장착하고 있는 지의 여부라는 것을 명심하여라. 이 기능은 두 개의 쇼를 동시에 녹화할 수 있게끔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부부들이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 (더 이상 채널로 싸울 일이 없음으로)


그렇다면 당신은 듀얼 튜너(튜너를 두 개 장착해서, 프로그램 하나를 녹화하면서 다른 프로그램은 (HD)TV 화면에 보여준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듀얼 튜너가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결정적인 구실을 할까? 독자 여러분의 댓글 부탁해요~~~



EOB

월요일, 10월 30, 2006

[영화광] 귀향(주의: 스포일러)



원래 상영시간 내내 Zzz할 줄 알고 미리 커피까지 마신 다음 맘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좌석에 앉았는데, 두 시간이 번개처럼 지나가버렸다. 관객과 더불어 밀고 당길줄 아는 감독의 능력이 돋보였다고나 할까?



스포일러가 있다고 미리 제목에서 암시를 했으므로,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를 읽고나서 버럭(!)해도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두겠다. 영화를 안보겠다고 마음먹은 독자 여러분만 입장하시라...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한 많은 여인네들의 비극적인 삶을 희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_재귀적_으로 그린 영화이다. 왜 재귀적이 되는지 말하면 초강력 스포일러가 되어버리기에 차마 말은 못하겠지만, 여튼 기구한 운명을 여러 세대에 걸쳐서 잘도 풀어낸다. T_T



그런데 감독은 결코 관객들이 손수건을 꺼내고 눈물을 펑펑 흘리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신비주의적인 요소에 코믹한 요소를 곁들어서 꽈배기처럼 꼬인 운명을 한번 걸러내고 있다. 그 결과 여기 나오는 여자 주인공들(복수임에 주의하자)은 주변 환경으로 인한(영화 초반에 나오는 강한 바람이 이를 상징한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동적인 삶 대신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새로운 생명(암암... 아무리 봐도 여자는 생명을 상징하지)을 얻게 된다. --> 허허... 간만에 어려운 말을 제대로 골라서 썼더니 jrogue군도 헷갈리군.



물론 다른 연기자도 훌륭했지만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연기를 보이는 주인공은 자신의 한을 감추고 살아온 우리의 억척스러운 엄마(?)인 라이문다(페넬로네 크루즈, 첨부한 사진 참조)이다. 특히 라이문다가 야매 음식점을 열어서 운영하다 어떻게 기회가 닿아 파티를 여는 도중에 부르는 노래는 비참한 현실을 벗어나 일순간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도화선으로 작용한다(마치 매트릭스 3부에서 기계 도시의 심장부로 들어가기 전에 아주 잠깐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 위에서 태양을 보는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그래, 비록 _멍청한_ 남편들(아니 남자들) 때문에 이리 뜯기고 저리 뜯긴 상처입은 여자들이지만 우리에게는 아픈 현실을 서로 보듬어줄 친구/가족/이해해주는 사람이 존재해 - 이는 남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부러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뱀다리: 페넬로네 크루즈가 74년생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하다니! jrogue군은 충격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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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0월 29, 2006

[APM] ' [12장 보충] 신뢰 쌓기: 나 - 전달법' 올라갔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해서 늘 소프트웨어 개발 책만 보면서 프로그램만 짜면 바보가 된다는 전설이 있다. 오늘은 상당히 색다른 주제인 '부모 교육'을 택해서 '부모'라는 단어를 '관리자'라는 단어로 슬쩍 바꿔놓은 블록을 한번 쌓아봤다. 관리자라면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반성해보시고, 팀원이라면 자신의 관리자가 어떤 스타일인지 생각해보도록 하자. 또한 다 읽고 나서 본문 중 '관리자'를 '부모'로 바꾼 다음에 다시 한번 읽어보시고, 아직 싱글이라면 과거 부모님이 자신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를 되돌아보고, 자식이 있다면 현재 아들 딸을 자신이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반성해보자.



여전히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런 주제로 글을 쓰려니... 대략 민감한 사항이라 플레임 워 방지를 위해 지금 이 블록만 댓글 제한 들어간다(하지만 실제 내용을 다루는 tapm 쪽은 댓글 쓰기 열려 있다). 미안하지만 여긴 네이버가 아니거든...

목요일, 10월 26, 2006

[독서광] 블로그 마케팅: 홍대리가 블로그를 만든 까닭은?



요즘 들어와서 개인뿐만이 아니라 기업에도 블로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시류에 편승해서 기업형 블로그 제작 전략에 대해 책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블로그 마케팅: 홍대리가 블로그를 만든 까닭은?"이라는 책도 초기 시장을 노리고 들어온 책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해줄까? 이 책은 어느 정도 블로그를 알고 있거나 이미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거의 무용지물이라고 보여진다. 혹평을 해서 대단히 미안하지만, 최근에 jrogue군이 책을 읽다가 계속해서 꾸벅꾸벅 졸아본 적은 처음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책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반복하기 때문에 이 책을 독파하려면 그야말로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설상가상으로 블로그를 좀 부풀려서소개하므로 기업 담당자의 엉뚱한 상상력만 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책 뒤표지에 있다. 똑같은 내용이 온라인 서점에서 제공하는 '책속으로'에도 나오는데... 이 요약 정리만 읽으면 나머지 내용은 딱히 읽을 필요가 없어보인다.





44페이지에서 인용: 블로그 컨설턴트 폴 채니는 비즈니스맨들이 블로그를 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검색엔진 마케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블로그를 활용하면 구글이나 야후 같은 주요검색 엔진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소비자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블로그를 활용하면 고객과 직접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 브랜드 구축의 통로가 된다: 블로그는 당신의 브랜드를 고객 앞에 내놓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채널이 될 수 있다.
  • 경쟁사와 차별화가 쉽다: 블로그는 당신의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말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준다: 블로그를 활용하면 고객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장기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신뢰감을 쌓을 수 있다.
  • 틈새공략이 가능하다: 블로그는 당신이 특정한 산업의 틈새를 파고들도록 도와준다.
  • 훌륭한 홍보 매체다: 블로그는 훌륭한 홍보수단이다. 블로그는 있기만 하면 소비자가 저절로 찾아오는 무료 광고다.
  • 전문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블로그를 활용하면 해당업계의 문제에 대한 당신의 입장과 지식, 전문적인 견해를 분명히 밝힐 수 있다.
  • 인트라넷과 프로젝트 관리가 쉽다: 블로그는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에 쉽고도 훌륭한 도구다. 이것은 가장 덜 알려지고,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는 블로그의 영역 가운데 하나다.




혹시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은... 기업에서 블로그 프로젝트가 맡겨졌는데, 아직 블로그를 한번도 운영하거나 사용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 업무가 필요한 홍'대리'이다. T_T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 블로그 기획을 맡길까? jrogue군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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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10월 25, 2006

[새소식] 맥북 프로 신형 모델 출시



이미 그림 제목을 보면 감이 왔겠지만, 인텔 코어 2 듀오를 탑재한 신형 맥북 프로가 출시되었다. 2.16Ghz와 2.33Ghz를 탑재한 신형 모델은 과거 모델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된 면은 없지만 몇몇 아쉬운 부분에 대해 팬 서비스 차원에서 개선이 있었다.





  • 메모리: 메모리가 1G/2G로 팍팍 늘어났다. 아무래도 paralles와 같은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돌리려면 기본 2G는 되어야 한다.
  • HDD: 역시 120/160G로 조금 늘어났다.
  • 불끈: 15인치에도 불끈 800이 기본 탑재
  • 광학 드라이브: 15인치는 4x에서 6x로 속력 개선


현재 15인치 모델이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이다. jrogue군은 어떻게 할거냐구? 눈감고 살기로 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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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10월 24, 2006

[일상다반사] 제 6회 KELP 세미나



제 6회 KELP 세미나가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여 열린다고 한다.


  • 장소:전경련회관 대회의실 (지하철 여의도역 2번출구 도보 5분)
  • 시각: 11월 5일(일) 10시 ~ 5시



jrogue군도 첫번째 세션(10시 ~ 12시)인 "C언어 환경을 위한 고급 디버깅 기법"을 맡아서 진행할 계획이다. 2시간짜리 강의에서 지난번 KLDP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1시간 동안 설명하고 추가적인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강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 스택 프레임과 스택 동작 방식
  • 함수 호출 규약과 ABI 소개: x86, x86_64, ARM, PowerPC(새로 추가), MIPS(새로 추가)
  • gdb와 같은 디버그를 사용하지 않고 프로그램 내부에서 스택 프레임을 역추적(backtrace)하는 방법: x86, x86_64(새로 추가)
  • 컴파일러 최적화(새로 추가): 스택 프레임 포인터와 인라인, 기타 디버깅을 어렵게 만드는 숨겨진 비밀
  • 디버거로 가공하지 않은 스택 내용 분석하기(새로 추가)
  • 스택 오버플로우, 스택 손상, 해커(새로 추가)
  • 스택 손상을 발견하기 위한 디버깅 도구 활용법(새로 추가)


어제부터 환절기를 우습게 봤다가 감기 몸살이 걸려서 발표자료를 정성들여 준비하는 과정에 대략 문제가 발생했지만 어떻게든 위기를 돌파해볼 계획이다. 그러면 여러분들과 세미나 시간에 만나길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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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0월 22, 2006

[APM] '[11장 보충] 연습과 이론을 어렵게 만드십시오' 올라갔습니다.

오늘은 프로젝트를 가상적으로 체험하는 기법인 프로젝트 관리 시물레이터와 전쟁 게임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그런데 이번 블록을 쌓기 위해 참조한 요돈 큰형님께서 지은 'Death March'(2nd Ed.)는 솔직히 말해서 읽을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는 내용으로 꽉꽉 차 있다. 이번에도 jrogue군이 그냥 스치고 지나쳤던 중요한 사실을 하나 찾아냈이니 말이다. 여러분도 'Death March'는 반드시 읽어보시길(한글판인 죽음의 행진도 나와있는데, 번역 수준은 아직 평가해보지 못했으니 혹시 읽어보신 독자분이 계시다면 답글 부탁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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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맥북 부팅 문제 해결하기



jrogue군 맥북이 며칠 전부터 갑자기 부팅이 안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경쾌한 시동음과 함께 사과 마크가 화면 중앙에 나오고 부팅 과정을 밟아야 하지만, 시동디스크가 없다는 마크(폴더 모양에 물음표 붙은 아이콘)가 화면 중앙에 나오면서 부팅을 거부하는 게 아닌가?



우선 전원 코드를 분리하고 배터리를 분리했다가 새로 장착한 다음에 배터리 용량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애플 배터리는 용량 확인을 위한 스위치가 있다. 스위치를 누르면 잔량이 LED로 표시된다), 다시 부팅을 했지만 묵묵부답... T_T



노트북은 고장 날 확률이 25%라는 통계가 있을만큼 하드웨어적으로 자질구레한 각종 문제가 많이 생기므로 jrogue군도 처음에는 노트북 내장 HDD가 날아갔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다행히도 백업은 해 놓은 상태라서 최악의 경우 내장 HDD를 교체할 경우에도 피해는 없는 상황이었다.



자, 그러면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기 전에 jrogue군이 할 수 있는 대응 조치를 취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리숙하게 보여도 jrogue군 매킨토시 짬밥은 10년이 넘는다(정확하게 말하자면 맥 SE/30이랑 맥 IIci 모델이 존재했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부터 시작했으니 _15년_이다). 어차피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더라도 별 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A/S 입고 시키라는 이야기가 전부일테니까,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요행이 따라) 해결할 수 있으면 더 좋지 않겠는가? 다음은 jrogue군이 시도한 방법이다.





  • 먼저 부팅 DVD 1번을 넣고 부팅을 시도해보았다. 설치 화면이 펼쳐지는 순간 상단 메뉴에서 디스크 유틸리티를 가동시켜 정말 내장 HDD를 인식하지 못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일 어떤 이유에서 디스크는 인식하되 운영체제가 담긴 파티션이 망가졌다면 새로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스크 유틸리티를 가동하는 순간에 시스템이 뻗어버리면서 커널 패닉이 일어났다. 상당히 좋지않은 징조이다. 몇 번 시도하다 요행히 디스크 유틸리티가 동작했는데, 유감스럽게도 디스크 유틸리티가 디스크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말았다.
  • 디스크 유틸리티를 종료하고 이번에는 장치 관리자에 들어가서 SATA 섹션을 뒤져서 디스크가 인식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유감스럽게도 디스크 이름이 나타나지 않았다.
  • 이쯤 되면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고 싶어질거다. 배터리 분리해서 시리얼 번호도 적고 전화 번호도 적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 생각이 하나 떠 올랐다. 바로 하드웨어 진단 프로그램!
  • 부팅 DVD 1번을 넣은 다음에 시동 과정에서 D키를 눌러서 하드웨어 진단 프로그램이 동작시켰다. 그런데 하드웨어 진단 프로그램이 뜨다가 커널 패닉이 일어나버렸다. 만일 하드웨어 진단 프로그램이 깔끔하게 떴다면 HDD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겠지만, 이제는 양쪽을 모두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니 jrogue군 머리 속이 무척 분주해졌다. 만일 뭔가 조치를 취해서 하드웨어 진단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하도록 만들지 못하면 슬슬 로직 보드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PMU와 NVRAM이다. 애플 계열 노트북은 일반 x86 계열 노트북과는 조금 달라서 전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칩이 별도로 내장되어 있다. 이를 PMU라고 부른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아주 멋지게 전원을 관리해주는 PMU가 종종 오동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니 이게 바로 문제다. 또한 일반적인 x86 PC에서 사용하는 CMOS setup 개념과는 달리 맥에서는 NVRAM에 필요한 setup 정보를 저장한다. 역시 NVRAM이 진일보한 방식이긴 하지만 NVRAM 내용이 어떤 이유에서 잘못되어버리면 그 다음부터 하드웨어와 운영체제가 엄청한 삽질을 하게 된다.
  • 부팅 시 키 조합(주의: x86 CPU 탑재 맥에 해당한다)을 찾아서 NVRAM 리셋을 하고 PMU 리셋 방법을 찾아서 역시 PMU 리셋을 했다. NVRAM 리셋은 그냥 Option키-Command키-P키-R키를 비프음이 두 번 들릴 때까지 계속 누르고 있으면 끝나고 PMU 리셋은 본체에서 전원 코드를 뽑고 배터리까지 분리한 다음에 전원버튼을 5초 동안 누르고 있으면 된다. 손목 시계 옆에 두고 대략 6초 후 전원 버튼에서 손가락을 떼기 바란다.
  • 그리고 다시 하드웨어 진단 프로그램을 돌리니까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이 떴다. 램 확장 테스트를 시켰더니 무사 통과. 이렇게 되면 로직 보드 쪽 문제에서 다시 HDD 쪽 문제로 중심이 옮겨진다. 하드웨어 진단 프로그램을 종료하면 내장 HDD로 부팅하게 되는데... 가슴 졸이며 종료시켰더니 사과 마크와 함께 내장 디스크로 부팅이 시작된다. 우와~ 빙고!
  • 다시 시스템을 재시동하면서 옵션 키를 눌러서 DVD가 아닌 내장 디스크가 나타나는지 확인한 다음에 내장 디스크로 부팅을 시도했다. 두서너차례 부팅을 계속했지만, 문제없이 동작했다. 상황 종료.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방법이 궁금하다구? 그렇다면 jrogue군이 번역한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 1장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비단 리눅스 뿐만 아니라 다른 운영체제나 다른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관련 디버깅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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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0월 19, 2006

[독서광] 우연의 법칙



독일을 여행하다보면 독일 사람들의 계획성과 치밀함에 감탄하곤 한다. 시내 곳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마다 주간/토요일/일요일 배차 시각표가 붙어있는데, 거의 분단위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도착하고, 한국보다 훨씬 철도망이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기차도 비교적 제 시각에 도착하기 때문에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다. 물론 종종 대형 사고(?)가 터져서 ICE도 10분 넘게 연착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만하다. 이런 _철저함_을 지향하는 독일 사람인 슈테판 클라인이 쓴 '우연의 법칙'은 독일 사람 답지 않은 '우연'이라는 내용을 다룬다는 점에서 무척 특이하다. 책 초반부를 읽으면서 혹시 제목에 ?인 게 아닌지 우려가 되었지만, 계속해서 읽다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많이 나와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물리학, 생명공학, 심리학, 수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 심지어 _공학_에 이르기까지 우연과 관련한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고 깊이가 얕아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우연'이라는 골치 아픈 상대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므로 사람마다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엇갈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백과사전류의 지식 나열을 싫어하고 조금 깊이 있는 주제를 바라는 사람은 피하는 편이 좋겠지만, jrogue군처럼 호기심 천국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시간 날 때 한번 죽 읽어볼만하겠다. 번역 상태는 중간 정도...



책 내용에서 흥미로운 구절을 하나 소개한다.



복잡한 상황에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은 결코 잘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그만큼 속도가 떨어지고, 결과와 오류를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완벽함을 위해서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며 그로 인한 낭비는 그로써 얻는 안전성을 능가한다. 킬의 경제학자 헤르베르트 기어슈는 "한 번도 비행기를 놓쳐보지 않은 사람은 그만큼 많은 시간을 공항 대합실에서 허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말 맞는 말 같다. jrogue군도 과거에는 모든 일을 계획적이고 꼼꼼하게 하려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마구 줘 가면서 일을 했는데, 요즘에는 '어떻게 잘~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기준을 상당히 완화시켜서 일을 하고 있다. --> 부작용: 속력은 올라갔지만 실수를 많이 한다. 덕분에 번역 과정에서 '해'님과 베타리더분들 고생을 많이 시키고 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한다. ;)



뱀다리: 책을 읽는 도중에 해외 여행을 가는 이유를 소개하면서 다양한 예술가와 작가가 낯선 계계와 만남을 통해 여기서 받은 자극을 새로운 스타일 개발에 사용했다는 예가 나온다.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내용 아닌가? 바로 며칠 전 올려드린 jrogue군 QnA 글에 비슷한 내용이 실려있다. 이런 우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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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10월 16, 2006

[일상다반사] jrogue군에 대한 QnA(1)



애독자분께서 아주 흥미로운 질문을 jrogue군에게 던지셨다. 애독자 서비스 차원에서 대답을 안할래야 안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다른 일을 모두 멈추고 붓을 들어본다.



Q: 애독자입니다.
비행기 탈때도 시스템에 대한 만가지 생각을 하다니 도대체 님께 지루한 일이 뭡니까? (또는 모든게 흥미로울 수 있는 비결이 뭡니까?)


A: 핵심만 간추려서 설명드리자면... 모든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책을 읽거나 주변에 지나치는 사물을 볼 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또한 한 걸음 더 나가 새로 수집한 지식을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비교해서 확장하거나 기존 지식을 변경하도록 노력하면 지루할 틈이 없게 됩니다. 정보를 취합해서 분류하고 정리해야 하므로 너무나도 바빠지기 때문입니다.



설계를 잘하기 위해서 하는 훈련 중 하나가 세상을 거꾸로 보는 방법이라고 한다. 물구나무를 서서 세상을 바라보거나, 어른 눈 높이가 아닌 아이들 눈높이에서 쇼핑 센터를 구경하는 방법도 좋다. 이런 번거로움이 싫다면 매일 출퇴근 시 똑같은 길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돌아다니지 말고 때로는 건너편으로 건너서 반대편을 바라보며 걸어가거나 버스에 탑승할 때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앉아서 바깥 풍경을 구경해도 좋겠다. 해외 여행 도중에는 기존 상식이나 습관으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지므로 창조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는 기회가 늘어나므로 적극 권장한다. 자... 그러면 IKEA 쇼핑 도중에 jrogue군이 궁금증에 부딪힌 문제를 함께 풀어보자.



IKEA에는 장바구니가 노란색과 파랑색 두 가지이다(그림 참조: 색상만 다르고 디자인은 동일하다). 차이점은 무엇일까? jrogue군은 독일어로 된 설명서를 읽어보지도 않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주변 사람을 관찰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물건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차이점을 보고 직감적으로 바로 정답을 맞췄다.



현장에 가봐야지 감이 오는 문제라서 좀 어렵긴 하지만... 어쨌거나 정답을 맞춘 두 분께 jrogue군이 맛있는 맥주를 쏘도록 하겠다. 아직 IKEA 매장에 가보지 않은 분을 대상으로 하며(그래야 흉악한 잡닭을 제외할 수 있겠지? :P) 늘 그렇듯이 남녀노 구분없다('소'는 아직 미성년자라서 술을 못마실테니 제외한다.). 답을 담은 전자편지나 댓글은 선착순으로 받으므로, 애독자 여러분께는 빨랑 서두르시길... 당첨자 발표는 정답을 맞춘 두 사람이 나타나면 개별 공지해드리도록 하겠다.



뱀다리: 다음에도 _좋은_ 질문(나쁜 질문 예: jrogue군은 꽃미남입니까? 이런 사실과 동떨어진 질문이 올라오면 버럭! 이다.)이 올라오면 시리즈로 대답을 해드리겠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질문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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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0월 15, 2006

[영화광] 센티넬



프랑크프루트 행 비행기 안에서 심심풀이겸 영화를 몇 개 시청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마이클 더글라스와 킴 베이싱어가 나오는 센티넬 감상문을 올려보겠다. 스릴러를 표방하는 영화이므로 스포일러성 내용은 자진 검열했으니 안심하고 읽으시라.



센티널은 안전하게 만들어진 기성품같은 영화이다. 아주 새롭거나 충격적인 내용은 그다지 없고 시종일관 전형적인 주제를 전형적으로 다룬다. 마이클 더글라스와 킴 베이싱어에 키퍼 서덜랜드(24)+에바 롱고리아(위기의 주부들) 정도의 화려한 캐스팅이 볼만했다는 생각이다. 센티넬은 같은 대통령 암살을 다룬 영화인 '사선에서'보다는 훨씬 더 치밀한 경호요원에 대한 고증을 통한 현장감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사선에서' 만큼 재미가 있지는 않았다. 너무 안전 벨트를 꽉 매었다는 느낌일까?



총평: 시간 때우기로 보기에는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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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0월 14, 2006

[좌충우돌 해외 여행기] 대한항공 개인 비디오 시스템 운영체제는?



작년에 대한항공이 새로 도입한 개인 비디오 시스템(비즈니스/일등석 뿐만이 아니라 이코노미 클래스에도 장착된)이 오락가락했다고 뚤뚤거린 블로그 기사를 쓸려고 하다가 그만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 당시 개인 좌석별로 중앙 집중식이 아닌 개별 VOD와 CD 재생, 전자 오락까지 가능한 이 시스템을 보고 세상 정말 좋아졌다고 느꼈었는데, 돌아올 때 갑자기 이상이 생겨서 시스템 재 시동에도 불구하고 jrogue군 자리에 있는 시스템도 먹통이 되는 바람에 발톱이 쑥쑥 나와서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다시 서울 <--> 프랑크프루트 노선을 운행하는 대한항공을 타고 왔다갔다 하면서 작년에 비해 시스템이 상당히 안정화 되었다는 사실을 느꼈다. 자리 중간 중간 을씨년한 검정 화면 대신에 모두 초기 화면이 나와 있었고, 오가는 도중에도 큰 문제 없이 비디오와 오디오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열심히 음악을 듣고 있는 도중에 문득 jrogue군 앞에 있는 LCD 화면을 바라보니... 검은색 콘솔에 낯익은 글자가 나왔다. 뭔가 문제가 생겼는지 SIGTERM과 SIGKILL로 모든 프로세스를 죽이고 Shutdown 되는 메시지였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에어버스에 장착된 운항 정보 시스템만 리눅스인줄 알았더니 대한항공 개인용 비디오 시스템의 운영체제도 리눅스(또는 유닉스)였다. 그런데 jrogue군이 앉은 자리의 시스템만 죽고 jrogue군 옆자리에 있는 시스템은 모두 생생하게 돌아간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폼펙터를 고려해볼 때 의자에 리눅스를 내장한 임베디드 시스템이 들어갈 공간은 없어 보이며, 혹시 영화나 CD 프로그램이라도 교체될 경우 컨텐츠 동기화에 들어가는 노력이 만만하지 않으므로(747 기종이었다.) 중앙 집중식으로 가상화 기법을 사용해서 각 자리 별로 운영체제 이미지를 돌리는 듯이 보였는데, 용케 혼자만 죽어버렸다. 약 15분 쯤 지나니 다시 리부팅 되는 걸로 보아서 워치독이 떠 있는 모양이다. 혹시 대한항공 개인용 비디오 시스템 아키텍처 아는 분이 계시면 설명 부탁드린다.



뱀다리: 디지털 카메라가 없어서 LCD 사진은 못 찍었다. T_T 이런 서러움을 벗어나기 위해 눈 딱 감고 보급형 DSLR 카메라라도 하나 구입해버려?

[APM] '[10장 보충] 프로세스를 거부해야 할 때' 올라갔습니다.

오늘은 HACCP, ISO 900x, CMM와 같은 프로세스에 얽힌 몇 가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순수 methdologist(아니면 해당 분야 컨설턴트)라면 이 글을 읽고 바로 버럭!하겠지만 jrogue군은 눈하나 깜짝 안한다. 손바닥으로 자기 눈을 가린다고 저 넓은 하늘이 다 가려질까?

화요일, 10월 10, 2006

[좌충우돌 해외 여행기] IKEA 경쟁력



IKEA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어떤 점에서 경쟁력이 있고 뛰어난 기업인지를 명쾌하게 jrogue군에게 설명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냥 본받을만한 기업이라는 이야기만 여기저기 나돌고 있기에 오늘은 독일 도르트문트 근교에 있는 IKEA에 직접 방문해서 경쟁력의 원천(?)을 살펴보았다. 경고: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이야기므로 비즈니스 분석 보고서로 착각하고 엉터리(?) 내용에 분개한 나머지 jrogue군에게 항의 편지는 쓰지 말기 바란다.



IKEA는 DIY 문화가 활발하거나 적어도 정착된 국가를 대상으로 최대한 저가격으로 밀어붙인다는 좀 특이한 개념으로 만든 상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가공된 형태의 물건을 구매해서 집에 직접 가져와서 조립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1부터 100까지 모든 서비스를 사람 몸으로 때워서 진행하는 한국적인 문화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IKEA도 배송, 조립, 설치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배(물건 값)보다 배꼽(서비스 비용)이 더 커지는 웃긴 상황이 되어버린다.



반가공 조립 방식으로 물건을 팔 경우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물류에 필요한 공간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서랍장 하나만 봐도 완전 가공된 상태보다 반가공되어 조립 직전 상태가 부피가 적게 나간다. 따라서 물건을 둘 창고 면적도 줄이고 운반할 때 일반 차량으로도 가능하니 별도 배송도 필요없어진다. 다음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유럽에서는 사람이 개입할 경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주 높기 때문에 조립이라는 무시무시한 단계를 최종 사용자에게 전가할 경우 가격을 상당히 떨어뜨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립을 통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필요한 물건을 턴키로 구매하는 대신 여러 개를 사와서 자기 취향에 맞춰 집을 꾸밀 수 있다. 하지만 조립 과정에서 드라이버도 돌리고 사포질도 하고 못질도 하다보면 발톱이 쑥쑥나오니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이런 반가공 형태의 물건을 구매하다가는 제 명에 못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T_T (jrogue군도 오늘 작은 서랍장 하나 조립했는데, 지금 발톱 쑥 나왔다.)



IKEA에서 손님을 끄는 방법에 대해 잠깐 생각해봤는데, 우선 IKEA는 3개월 이내 물건 교환/반품이 가능하다. 충동구매를 마구 부추기는 무시무시한 전략인데, 물건에 하자가 있건 없건 영수증만 들고가면 아무 군소리 없이 무조건 교환/반품해준다. 실제로 교환/반품 창구는 은행처럼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도록 설계되어 있고, 물건을 반납하면 돈 대신 바로 옆에 설치된 ATM에서 돈을 뽑을 수 있는 쿠폰을 준다. 교환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너도나도 충동 구매를 하게 된다. 다음으로 형편없는(?) QA이다. QA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해서 물건 가격을 싸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물건을 왕창 구매했을 경우 반드시 한두개는 결함이 있는 물건이 뽑히기 마련이다. 물론 반품/교환이 너무나도 자유로우므로 다시 매장에 가서 바꿔오면 그만이므로 여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불만이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정책이 바로 고도의 상술이다. 물건만 딸랑 반품하러 가기에는 좀 그렇지 않은가? 반품하는 김에 다른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점심도 먹고 오니 IKEA는 바로 이걸 노리는 듯이 보인다. 그 다음으로 강력한 미끼 상품이다. 수도꼭지 하나에 50유로 하는 동네지만, IKEA에 가면 10유로면 구입이 가능하므로 단돈 10원에 벌벌 떠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유혹을 뿌리치겠는가?



IKEA에 가면 무료로 주는 연필을 챙기기 바란다. 이 연필의 목적은 필요한 물건을 적어 놓았다가 나중에 매장 직원에게 물어봐서 위치를 찾거나, 아니면 진열품만 있고 실제 물건이 다 떨어진 경우 매장 직원에게 갖다달라고 할 때 무척 유용하다. 인원을 최소로 유지하기 위해 매장 내 인력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이런 센스를 발휘한 듯이 보인다. 또한 줄자를 깜빡 잊고 안 들고가서 난처한 경우가 많은데, 더블 센스로 종이 줄자를 곳곳에 비치하고 있음으므로 필요하다면 자유롭게 뜯어서(?) 사용할 수 있다.



장래 고객이 될 어린이를 위한 각종 놀이 시설을 만들어 놓았고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점심 식사나 커피를 마시도록 카페테리아(카페테리아 천장에는 IKEA에서 파는 장난감을 매달아 놓았다. 애들 밥먹으면서 구입하도록... OTL)도 운영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IKEA에 놀러가는 기분으로 들락달락하게 만든 전략도 상당히 적중한 듯이 보였다. 마지막... IKEA라는 이름은 누구나 외우기 쉽다. 애들도 IKEA라는 이름은 아는 정도니...



하지만 DIY 사업이 모두 파토가 나버린 빨리 빨리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IKEA 전략이 절대로 통할 것 같지 않다. 백화점이랑 편의점도 얼마 이상 구매하면 무료로 배송해주는 상황인데, 과연 누가 낑낑거리며 무거운 짐 들고 와서 조립까지 하려고 할까? 이래서 나라별로 문화적인 차이를 아는 게 중요하다. 재미있었나? 그렇다면 숙제로 집 근처 E마트를 방문해서 한국에서 E마트가 승리한 이유를 직접 찾아보시라.



EOB

수요일, 10월 04, 2006

[APM] '[9장 보충] 새티어 변화 모델' 올라갔습니다

오늘은 새티어 변화 모델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jrogue군이 오늘부터 14일까지 독일에 가 있을 예정이다. 블록 쌓기 작업이 어려울 듯이 보이므로, 요 며칠 올려드린 다양한 서평을 읽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시기 바란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기 바라며...

[독서광] 육식의 종말



오늘은 특집 마지막으로 제레미 리프킨의 '종말' 시리즈인 '육식의 종말'을 소개하겠다.



직전에 소개했던 두 '종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 '육식의 종말'도 방대한 자료 수집과 날카로운 분석에 힘입어 풍요로운 육식을 즐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문화/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각도로 전개한다. 이 책은 특히 미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육류 자원인 '소'에 집중한다.



책을 읽다보면 아름다운 목가적인 분위기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의 이미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거대한 공장에서 기계적으로 사육되는 소의 이미지가 머리 속으로 새롭게 자리잡아 버린다. 소는 살아 있는 생물이 아니라 최종 생산물인 고기를 얻기 위한 중간 단계에 불과한 존재로 격하해버린다. 이렇게 보면 채식주의를 주장하는 책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육식의 종말'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매뉴얼이라기 보다는 '소'에 올인함으로써 발생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분석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육식의 종말'은 쇠고기의 산업화와 산업화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을 열거 하는데, 이 중에서는 쇠고기 업계에서 우리가 결코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용도 많이 들어있다. 예를 들어, 쇠고기 처리 과정을 다루는 부분을 읽어보면 최첨단으로 가장한 정육 공장에서 벌어지는 차마 눈뜨고 보지못할 온갖 행태가 다 나온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다음에 시중에 유통되는 쇠고기 소비를 늘이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과 전술(맥도널드를 생각해보라!)을 생각해보면 한숨이 다 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 내에서 끝나지 않으므로 더욱 심각하다. 미국 쇠고기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개발 도상국의 땅과 재배하는 식물 다양성까지 담보가 잡히며, 아프리카 사막화와 아마존 밀림 붕괴에 이르기까지 파장은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소고기를 수입하라는 압력을 넣는 과정에서 점차로 위기를 느끼는 한국 농촌 현실은 굳이 예를 들 필요도 없겠다.



소 한마리 기르는 데 들어가는 사료(콩, 옥수수)와 물은 상상을 초월하며, 이를 직접 사람에게 배급하면 인류는 아주 풍족해지리라는 계산도 나온다. 따라서 가장 비효율적인 식량원 중 하나인 소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여러분부터 솔선수범해서 햄버거 가게가 보이면 되도록이면 멀리 떨어져서 걷기 바란다.



번역 상태는 '소유의 종말'과 마찬가지로 '노동의 종말'보다는 훨씬 좋다. 출판사가 시공사라서 맘에 걸리기는 하지만 육식주의자이든 채식주의자이든 둘다 안가리든 꼭 읽어보기 바란다.



EOB

화요일, 10월 03, 2006

[독서광]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에 이어 이번에는 제러미 리프킨의 다른 작품인 '소유의 종말'을 읽은 감상문을 올려드리겠다. '평상시 jrogue군 답지 않은 까칠까칠한' 시즌 4와 추석 기념 포스팅은 내일까지 이어진다.



'노동의 종말'로 재미를 본 민음사가 원제가 'The Age of Access'('접속의 시대')를 ?시성 제목인 '소유의 종말'로 바꿨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대략 당황하긴 했지만 동산과 부동산 소유 권리 대신에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통한 접속 권리가 사회를 쥐고 흔든다는 내용을 생각해보면 아주 잘 지은 제목도 아니지만 완전히 엉덩이를 걷어찰 정도로 나쁜 제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유의 종말'은 요즘 나오는 먹기 좋도록 가볍고 부드럽게 잘 포장한 경영서적과는 달리 '노동의 종말'에서 이미 한차례 보여준 방대한 자료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묵직하게 만든 책이므로 읽기가 그렇게 수월하지는 않으리라는 경고를 미리 날려준다.



'소유의 종말'은 나온지 제법 된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노동의 종말'보다는 '소유의 종말'에 점수를 높게 주고 싶을 정도로 여전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물질'보다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저자의 목소리는 이미 애플이 만든 아이튠즈/아이튠즈 스토어/아이포드에서 확실히 드러나고 있으며, 말도 안되는 조항으로 가득찬 EULA에 묶인 물리적인 CD-ROM 대신에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서비스에 접속 권리를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기존 판을 뒤짚어 엎어버리는 새롭게 등장한 구글과 같은 회사를 통해 우리에게 한층 더 현실감있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소유의 종말'에는 빛만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인간 사이에 경험이 뭉쳐져서 만든 저작권이 어느 누구에게도 귀속되어 있지 않은 문화를 점점 자본주의가 흡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러미리프킨은 강력하게 경고한다. 인간의 창조성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문화 활동을 돈이 있는 사람만 접속하도록 만드는 요즘 새태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문화 자본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폐단을 소개하는 부분을 읽다 보면 과거 돈으로 쟁취할 수 없었던 '경험'까지도 독점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jrogue군 생각에 경제학에서 강조하는 정보의 불균형은 단순히 경제 부문을 넘어서 문화 부문까지도 침투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문화 부문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으므로, 이런 추세 대로라면 '돈이 없으면 배가 고프다'가 아니라 '돈이 없으면 머리도 고프다'는 말이 일상화 될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면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일까?



해외 여행 자유화, 네트워크 기술 발전, 수 많은 정보 채널이 늘어나서 그 어느 때보다 정보 소통량이 많아지고 넓어지고 자유로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축복은 어디까지나 접속을 허용받은 일부 소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지 아직 전화기조차 구경하지 못한 상당히 많은 전 세계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 아닐까 싶다. '노동의 종말'보다 '소유의 종말'이 훨씬 빨리 우리 곁에 오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불균형을 빠른 시간 내에 완화시켜야 한다는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jrogue군이 문제 제기를 했으므로, 여러분도 추석 연휴 마치고 집에 가서 '소유의 종말'을 읽어보신 다음에 각자 나름대로 이 험한 세상을 살아나갈 대응책과 모두가 즐겁게 살아갈 해법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다행스럽게 번역 상태는 지난번 '노동의 종말'보다 훨씬 좋다. 책을 읽어본 독자들이 불만 섞인 편지를 출판사에 보낸 모양이다. :P 편집 상태는 그저 그렇다.



EOB

[영화광] 타짜



jrogue군이 과거 스포츠XX에 연재되었던 타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 빼고 다봤다고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이 많으시리라. TV, 만화 등을 잘 안보는 jrogue군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 길고 긴 연재 만화를 다 읽다니. 쯧쯧... 어쨌거나 너무나도 만화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영화화 되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서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개봉이 되었다. 원작을 각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영화 내용은 만화와는 상당히 다른 구석이 있으므로 스포일러성 내용은 자진 검열 삭제하겠다. ;) 스토리에 죽고 사는 도박 영화를 줄거리 다 알고 보면 돈이 아깝지 않을까? :P



솔직히 과거 영화화 되었던 "48+1"이 보여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극악의 완성도(화투짝이 천장에 떠억 붙어있다) 때문에 아픈 기억을 추스리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어김없이 조조(!) 표를 얘매하고 나서 홀로 영화관 산책에 나섰다. 놀랍게도 조조 만석! 타짜의 놀라운 열풍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범죄의 재구성'을 감독한 최동훈 감독은 이번에도 예외없이 상영 시간 내내 고른 순발력을 보여줬다. 충격적인 반전은 없지만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므로 도박판을 모르는 사람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 시간이 훨씬 넘는 부담스러운 상영 시간이 번개처럼 지나갈 정도로 다채로운 인물들이 꽃 싸움(?)을 벌이지만 여전히 시간 부족으로 인해 악역 소개가 조금 부실하다는 문제점이 노출되긴 하지만 이 정도는 가볍게 용서해주리라... 주인공의 고니 역을 맡은 조승우 연기가 정말 볼만하며, 평경장 역을 맡은 백선상도 상황에 맞는 기가막힌 대사로 관객을 웃기므로 귀를 잘 기울이기 바란다. 다른 조역도 모두 제 몫을 한 듯이 보인다.



노파심에서 이야기하자면 혹시 영화를 보러 가실 분은 화투 그림이 몇 월을 의미하는지 알고 가시기 바란다. 그래야 다른 관객이 멍하게 있을 때도 판을 보고 웃을 수 있거든...



EOB

월요일, 10월 02, 2006

[독서광] 노동의 종말



약속대로 오늘도 어김없이 서평을 올려본다. 사흘에 걸쳐 조금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로 하자. 무거운 주제 1번 타자는 '노동의 종말'이다.



로마 클럽이 유명해진 이유는 로마 클럽이 발표한 보고서의 충격적인 내용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로마 클럽의 예언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로마 클럽이 발표한 내용이 잘못되었기 보다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라고 보면 너무 낙관적인 생각일까?



방대한 자료와 수많은 사례를 제시하는 제러미 리프킨 큰 형님의 '노동의 종말'을 읽다보니 자꾸만 로마 클럽 보고서가 떠올랐다. 정말로 '노동의 종말'이 현실화 되었다면 jrogue군은 오늘도 편의점에 가서 로봇 앞에서 계산을 했어야 하며, 복잡한 프로그램도 로봇이 짜고 있기에 입에 풀칠할 걱정을 하고 있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편의점에서 종업원에게 돈을 건내며, 오늘도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아직 완전한 '노동의 종말'을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다른 각도로 보면 '노동의 종말' 끝 부분에서 제 3부문에 대한 내용을 읽다보니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운다'와 E.F 슈마허가 쓴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떠올랐다. $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요즘과 같은 험한 시절에 노동의 값어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사회를 요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노동의 종말'을 읽다 보니 제러미 리프킨은 컴퓨터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희망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여전히 컴퓨터는 'Artifical Intelligence'를 발휘하기에는 'Natural Stupidity'하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고 향후 10년이 흘려도 이런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한 술 더 떠서 미처 제러미 리프킨이 예측 못한 돌발 사태까지 벌어지는 형국이다. 대한민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아마 제러미 리프킨이 2판을 개정하려면 한국에 와서 몇 개월 연구한 다음에 기술이 아닌 사람에 의한 '노종의 종말'이 가까워 왔다고 새로 판을 짜야할지도 모르겠다.



삐딱한 이야기를 마구 마구 늘어놓았는데, '노동의 종말'에서 보여주는 노동자에 대한 현실 파악은 무척 냉혹하고 정확하다. 한겨례 신문에서 기획한 특집기사를 읽다가 갑자기 '노동의 종말'이 생각이 났다.



70, 80년대 많은 젊은이들은 중소기업 공장으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들이 몸으로 쌓은 기술은 오늘의 우리 경제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오늘, 그들이 청춘을 바친 공장의 미래는 캄캄하다. 연수생을 받은 이후 임금 수준은 바깥 세상보다 낮게 떨어졌고, 작업환경은 낙후됐으며, 기술을 이을 후배들은 사라졌다.


정말 그럴까? 연수생을 받아서 임금 수준과 기술 수준이 형편없이 떨어졌을까? 아니면 '노동의 종말' 효과로 인해 불필요한 부문에 노동력과 기술을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보고 어려운 작업을 또 다른 개발 도상 국가(!)로 넘겨버렸을까? 요즘 여기저기서 인력난을호 소하는 일부 IT 관련 업계에서도 조만간 연수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 때도 이런 이야기가 똑같이 반복될지 무척 궁금하다.



비록 헐리우드 스타일로 빠르게 펼쳐지는 숨가쁜 내용에 100%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삶의 모습을 새로운 각도에서 인식하려면 이 책을 한번 쯤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번역 상태는 썩 좋지 못하다. 중간 중간 흐름이 끊어지며, 'Miami Vice'를 '마이애미의 악마'와 같이 황당무개하게 번역해 놓은 곳이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2005년도에 새로 나온 책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jrogue 군이 보유하고 있는 2004년도 판은 편집 상태도 대략 불량이고 파지도 있다. T_T 인문학 서적이 안팔린다고 난리법썩 떨기에 앞서 민음사부터 앞장 서서 책을 펴내는 정신자세를 다시 한번 가다듬으면 좋겠다.



EOB

일요일, 10월 01, 2006

[일상다반사] jrogue군 블로그 3주년 기념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이 jrogue군 블로그를 개설한지 3주년이 되는 블로그 생일(!)이다. 독일 여행을 앞두고 정신이 없는 관계상 오프라인 모임 등은 꿈도 꾸지 못했기에 급히 흑맥주 한 병이랑 새우깡 한봉지를 사서 혼자서 조촐하게 기념식(?) 겸 블록 쌓기 놀이를 하는 중이다.



jrogue군 블로그도 몇 번 성격 변화가 있었다. 야후! 블로그에서 3년을 못채우고 이사한 점과 최근 들어와서 번역 작업으로 인해 블록 쌓기에 뜸했던 점도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새롭게 펼쳐지는 4번째 시즌에서는 과연 어떤 실험적인 시도를 해볼지 jrogue군도 고민 중이다. jrogue군 평상시 이미지와 맞지 않는 심각한 글은 여기서 다루긴 하지만 솔직히 하다가 뭔가 맘에 안들면 까칠하게 발톱 쑥(!)내어 깔찌 뜯어버리는 여기 블로그가 더 재미있지 않은가? :P



jrogue군 블로그와 관련해서 몇 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정리해보았다.




  • 긴꼬리 이론에 따라 갱신이 중단된 야후! 블로그 쪽 트래픽이 훨씬 많다. 대략 하루에 1200~2000명 사이 방문객이 들어온다고 보여지며, 벌써 누적 방문객 숫자가 55만 8천회에 가까워지고 있다.
  • 신형 블로그 누적 방문객 숫자는 15200명(중복 제외) 정도이다. 하지만 jrogue군 애독자 중에 RSS 리더를 통해 구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방문객 숫자는 jrogue군도 잘 모르겠다. T_T RSS를 제외하고 하루 평균 방문객은 140분 정도라고 보면 틀림없다.
  • 이건 좀 킹콩성(?) 통계인데, 신형 블로그에 오시는 방문객 중에서 모질라/불여우 계열 브라우저를 사용하시는 분이 27% 정도이다. IE 비중이 70%가 안되니 정말 놀랄 지경이 아닌가?
  • 신형 블로그에 오시는 방문객이 사용하는 운영체제 #1은 윈도우 XP(83%로 압도적!), #2는 윈도우 2000(9.5% --> 암암 구관이 명관이지), #3는 리눅스(3.58%), #4는 맥OS X(2.8%)이다.
  • 신형 블로그에 오시는 방문객 중 구글에 + 뽐뿌질이라고 질의를 내린 애독자분이 계시면 빨랑 자수해서 광명 찾자. ;) '로리타'로 들어오신 분이 계시다면 기대했던 내용이 없으므로 바로 나가주세요.
  • jrogue군 구형/신형 블로그를 feed 등록하신 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RSS 리더기는 한 RSS이다. 블로그라인도 모멘텀을 잃은 듯이 보인다.
  • jrogue군 신형 블로그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요일은 금요일(독서광 기사 보러 오시는 모양이다)이며,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간대는 아침 9시~10시이다(혹시 밤새 올라온 글이 없는지 출근 후 습관적으로 콕 눌러보시는모양이다)



아무쪼록 비장의 무기(?)를 보강해서 새롭게 펼쳐질 블로그 시즌 4도 많이 성원해주시기 바라며, 블로그 운영과 관련하여 혹시 공개적이나(최저 댓글 도전 블로그는 시즌 4에도 계속해서 유효하다!) 개인적으로(당근 익명+비밀 보장해드린다) 제안할 내용이 있으면 답글이나 편지 부탁드리겠다.



EOB

[독서광] 유쾌한 이노베이션



오늘은 책 주간 두번째 시간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회사인 IDEO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개하는 '유쾌한 이노베이션'을 같이 읽어보기로 하자.



어느 순간부터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프로토타이핑 기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스티브 맥코넬도 'Rapid Development'에서 프로토타이핑에 대한 평가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프로토타입 효능

  • 명목 일정에서 잠재적인 절감 요인: 최고
  • 작업 가시화 효과: 최고
  • 일정 위험에 미치는 영향: 위험 증가
  • 도입 초기 성공 가능성: 매우 우수
  •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 최고


사례 연구에 따르면, 발전적인 프로토타이핑은 개발 노력을 45-80% 정도까지 감소시킨다.


대부분 우수/최고를 준 평가 항목을 보면 놀랍지 않은가? 프로토타입 기법은 비단 소프트웨어 공학 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해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기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IDEO 사람들이 일하는 방법을 담고 있는 이 유쾌한 제목을 단 책도 프로토타이핑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토타이핑이 성공하려면 실패와 자유로운 사고를 허용하면서도 정해진 기한과 사용가능한 자원에 제약을 둬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무제한 시간과 무제한 자원을 허용한 상태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라고 하면 실제 제품을 만드는 작업과 무슨 차이점이 있지? IDEO 친구들은 물리적인 제약 내에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묘기를 보인다. 시간은 늘 촉박하고 빠듯한 예산과 소비자의 무한한 욕구는 충돌을 일으키고, 기존에 퍼져있는 습관과 관행은 바뀌기를 거부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새로운 제품을 설계한다는 자체가 무척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경기의 규칙을 살짝 바꿔서 IDEO에서는 누구나 근무하고 싶어하는 자유롭고 즐거운 놀이터와 같은 회사 분위기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분출해내도록 만든다. 틀에 짜여진 째찍과 당근이라는 전통적인 직원 동기 부여 기법 대신에 누구나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만드는 환경을 갖춰줌으로써 창의력과 생산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IDEO와 같은 회사가 존재하기 힘든 (먹고 살기에도 빡빡한) 우리네 현실에서 이 책은 뜬구름 잡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읽는 독자와 무관한 별나라 이야기만 늘어놓기에 따분하고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일하기 무지 싫은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 혹시 자신도 상당한 기여를 하지 않았나 고민하기 바란다. 그러면 갑자기 책이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뱀다리: 소프트웨어 공학도로서 이 책을 읽고나서 느낀 소감은 앞으로 맹목적인 기능 위주에서 벗어나 사용자 입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좀더 사용하기 쉽고 조작하기 간단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이다. 수많은 기능을 탑재한 경쟁사 MP3 제품을 몽땅 구시대 유물로 만들어버린 아이포드의 교훈을 잊지말지어다!



EOB

토요일, 9월 30, 2006

[독서광] 위대한 패배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jrogue군도 열심히 책을 읽고 있기에 오늘부터 나흘 동안 그 동안 시간 관계로 인해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책을 줄줄이 소개하기로 하겠다. 그러면 첫번째 이야기인 '위대한 패배자' 들어가겠다.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어차피 이긴 사람이 자기 합리화를 위해 이긴 사람 관점에서 기술하므로 딱히 이런 정의가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패자 입장에서 보면 무척 억울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패자 입장에서 기술한 책이므로 승자 이야기를 읽을 때 느끼는 통쾌함, 시원함, 극적인 감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착하고 눈치없고 강직하고 소시민적인 삶을 갈구했기에 2등으로 전락한 인물 이야기를 그리므로 진골/성골도 아니고 백도 없는 일반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인간적인 느낌이 올지도 모르겠다.



책은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비교적 행복한(?) 패배자와 승자의 그림자에 가려서 당대에만 잠깐 인구에 회자되다가 후대에는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너무나도 불운한(?) 패배자를 골고루 다룬다.



그렇지만 이런 매력적인 소재를 잡아서 책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읽다보니까 2%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너무 많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한정된 페이지에 담다 보니까 뭔가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지려면 그냥 맥없이 끝나버리는 상황이 반복된다. 또한 책 제목과는 달리 생각만큼 어두운 분위기가 나지 않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역설적으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노출되어버렸다.



굳이 $주고 사서 읽을 필요는 없지만 혹시 공짜로 들어오면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OB

목요일, 9월 28, 2006

[독서광] digg를 닮은 도서 관리 시스템: LibraryThing!





digg슬래시 닷을 능가하게 된 이유는 특정 기사 내용을 투표(?)에 붙여서 인기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digg는 웹 2.0 시대에 걸맞는 상호대화성을 제공했기 때문에 사용자의 참여를 극대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책에도 digg와 같은 투표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떨까? 온라인으로 자신이 소장하는 책을 올리면 해당 책 소유자의 카운터를 증가시키거나 아니면 권장 도서 목록 등을 적어 넣으면 자동으로 반영해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시스템 말이다.



KLDP를 읽다보니 흥미로운 기사가 있어서 Library Thing에 바로 가입하고 jrogue군이 소장한 책 중 일부를 입력해보았다. 하다보니까 책을 정리하는 재미가 솔솔할 뿐더러 다른 사람이 jrogue군이 읽은 책에 대해 어떤 평가(직/간접)을 내리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므로 독서 생활에도 활력을 불어넣지 않을까 싶다.



사용법은 무척 직관적이므로 특별한 기술을 익힐 필요가 없다. 그냥 계정이랑 암호만 넣으면 시스템으로 바로 접속이 가능하며, Add Books 탭에서 ISBN, 저자, 책 제목등을 던지면 왼쪽에 목록이 나오고, 목록에서 선택하면 바로 라이브러리에 등록되는 구조이다. 여기에서 끝나면 일반 도서 관리 시스템이랑 별 차이점이 없을텐데... Your library 탭에 가서 책을 가만히 살펴보면 다른 사람 몇 명이 이 책을 등록했으며, 주석이 몇 개 달려있는지 나온다. 한 술 더 떠서 책을 클릭해서 상세 정보를 보면 이 책과 관련이 있는 책이 줄줄이 나오며, 권장 도서와 유사 태그 검색을 통한 목록 보기가 가능하다. 이 화면에서 나타난 목록 중에서 연관 있는 서적을 클릭하면 자기 서재에 바로 들어와 버리므로 책 관리가 너무나도 쉬워진다.



미 국회 의사당과 아마존 데이터베이스만 연동되므로 한국 서적 관리가 대략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jrogue군 온라인 책장을 방문하셔서 죽 한번 돌아보시기 바라며,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LibraryThing에 가입하신 다음에 Korean Geeks에도 참여하시면 좋겠다. 가을이 왔는데, 아무쪼록 즐거운 독서 생활을 하시길...



EOB

월요일, 9월 25, 2006

[일상다반사] 조엘 온 소프트웨어 다시 증쇄에 들어가다...



출간한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엘 온 소프트웨어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는 모양이다. 지난 주말 놀러갔다가 표지와 띠지를 인쇄한 종이를 보게 되었다. 아무쪼록 이번에 찍은 책도 모두 모두 잘 팔려서 2006년 하반기에도 스테디셀러로 남기를 기원한다.



참고로 구글에서 '조엘 온 소프트웨어'로 검색하면 11만건(!)이 나오는데, 검색 결과를 살펴보면 독자 평이 여러 방향으로 엇갈린다. 컴퓨터 부문 서적 중에 이렇게 논쟁이 많은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이 이 책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지 않았을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격려와 성원에 감사드린다.



EOB

목요일, 9월 21, 2006

[독서광] 투자 아이디어: 세계 금용시장을 뒤흔든



주식 때문에 눈에 물을 펑펑 흘린 개미들의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직감에 의존하거나 귀가 얇아서 남의 말을 맹신한 투자이다. ~카더라 통신과 엉터리 애널리스트 분석자료만 믿고 $을 몰빵했다가 바로 침몰해버린 이야기는 너무나 흔하기에 별다른 소식거리조차 되지 못할 상황이다. 옵션이나 선물은 또 어떻구? NASA 출신 수학자들이 발전시켰기에 일반인들은 원리를 이해못한다는 순 엉터리 신문 기사(이 기사 아랫부분에 올라온 100자 평에서 이미 지적이 나오고 있구만.)가 나도는 판국인지라 주식보다 한걸음 앞선 또 다른 카지노 판을 키우는 상황이다.



이번에 전세계적인 위험 관리 전문가인 피터 L. 번스타인 큰형님께서 지으신 "Captical Ideas"(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투자 아이디어)는 이런 카지노판으로 매도되고 있는 주식/옵션 시장을 위험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훌륭한 책으로 볼 수 있다. 번스타인은 인덱스 펀드, 옵션, 가치 투자, 포트폴리오 투자, 프로그램 매매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 선구자, 출발한 아이디어에 대해 크루즈 미사일로 목표물을 날려버리듯 속이 다 시원하게 핵심을 찌른다. 이런 이유로 인해 아마 이 책을 가장 두려워하는 세력은 자기도 모르는 내용을 떠들어 순진하고 차칸 개미들을 말아먹은 애널리스트와 주식으로 대박난다는 엉터리 서적을 집필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미리 경고하나 드리겠다. 이 책은 _절대로_ 읽기가 쉽지 않으므로 주식 시장이나 부자되기 입문서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구매하면 뽕빨난다. '부자'가 되겠다고 이 책을 구매하리라 마음먹은 분이 계시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로또를 구매하시라! 기존에 직/간접 주식투자나 펀드 투자도 좀 해보고, 경제 신문을 여러 해 동안 구독해서 기본적인 경제 흐름과 자주 사용하는 용어 정도는 꿰차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기존 상식에 반하고 직관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운 이야기가 종종 나와서 안그래도 복잡한 머리를 어지럽힌다. 예를 들어, 가장 좋은 포트폴리오는 '주식 시장 전체'라는 이론이 나오는데, 지금 이 말을 이해한 독자분이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전혀 없다. 옵션이 위험하다고 손도 대지마라는 엉터리 신문기사가 판을 치는데, 까놓고 보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_풋_옵션을 매입했다고 볼 수 있다(풋 옵션이 그렇게 위험하다면 불안해서 자동차 보험에 어떻게 가입하지? 풋 옵션 자체가 위험한게 아니고 한탕을 노리고 무모하게 덤비는 태도가 위험한 거다. 이 둘을 분리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다.). 지금 이 말을 이해한 독자라면 역시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전혀 없다. 주가가 과거보다 더 우연적으로 결정되고 정보가 과거보다 더 빠르게 유통된다면, 증권 시장에서 결정된 주가는 내제가치에 더 근접한다. 지금 이 말을 이해한 독자라면 경제 부문에서 이름을 날리는 전문가가 틀림없다.



jrogue군이 생각하기에 이 책에서 가장 뛰어난 내용은 15장에 압축해서 담겨있다. 번스타인은 증권시장이 카지노라는 세간의 비판을 한마디로 일축해버린다.

증권 시장이 없다면 우리의 경제 시스템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고, 사회주의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해리 마코위츠의 인용문도 가슴에 와 닿는다.

보이지 않는 손이 투박하고 인정머리 없으며 불공정하다고 할 수 있지만,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보다는 기민하고 효율적이며 숙련된 손이다.


아담 스미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요즘 시대로 돌아왔다면,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를 둘러보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감탄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경제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이 책을 절대로 놓치지 말기 바란다.



뱀다리: 이 책에 따르면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한 비결이 뭐냐구? 장기적으로 봐서 인덱스 펀드를 능가하는 상품은 없다고 한다(이 책을 읽다보면 실제로 펀드 매니저 중에서 인덱스 펀드를 능가하는 수익을 거두는 비율은 절반이 훨씬 안된다는 통계가 나온다. 오랑우탄이 동전 던지기를 하는 게임과 확률적으로 뭐가 다른지 분석하는 부분을 읽으면 포복절도 할거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하지만 전체 간접투자 상품 가운데 2/3는 인덱스 펀드와는 무관하게 소위 말해서 주식 시장에 숨겨놓은 비밀을 안다고 생각하는 펀드매니저가 관리하는 상품이므로 이게 바로 문제다. 미국도 이러한 지경인데 한국은 도대체 어떨까? 직접 투자 상품은 논외로 하더라도 간접 투자 상품을 통해 재미를 봤다고 말하는 사람이 그렇게 적은 이유를 이 책을 읽고나서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누구 간접 투자로 _단발성이 아니라 꾸준히_ 재미본 사람 있으면 댓글로 비결 좀 알려주시라.



EOB

금요일, 9월 15, 2006

[새소식] 아이포드 대항마 마이크로소프트 Zune



결국 야루고 시루더니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정식으로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인 Zune을 발표했다. 뭐 생긴 모양은 대략 난감해서 아이포드를 쫓아가려면 한참 멀었지만, 알려진 스펙대로 나온다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켜서 아이포드 시장을 잠식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애플이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놓친 부분을 파고 들었기 때문이리라...



jrogue군이 가장 반한 기능은 wi-fi를 통한 소셜 음악 공유 기능이다. 친한 사람 둘이 만나서 Zune을 통해 음악을 교환할 수 있으며, 이렇게 교환한 음악은 사흘 동안 세 번 들을 수 있다. 이는 마치 초창기 아이포드 사용자들이 만나면 서로 이어폰을 빼서 상대편에게 주고 잠시 딴 사람이 무슨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지 엿듣는(?) 초창기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기술 발전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형식이므로 기계나 음악을 건너뛴 경험을 판매한다는 측면에서 초창기 보급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하리라는 생각이다. 주로 연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두 대를 동시에 구매하는 패턴이 아주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세부 하드웨어 사양을 살펴보자.


  • 3인치 320x240 LCD
  • 30G HDD
  • 색상: 갈색, 흰색, 검정색
  • FM 튜너 내장
  • wi-fi 기능 탑재: 리모트 컨트롤도 무선으로... 802.11b/g로 예상
  • iTunes(!)와 WMP 연동 기능
  • 지원 파일 형식: WMA, MP3, AAC; photos in JPEG; and videos in WMV, MPEG-4(!), H.264(!)
  • 리튬 이온 배터리: 착탈 불가능으로 보임
  • TV 출력 기능
  • XBox 연계 스트리밍 기능
  • 게임 기능: 어떤 게임이 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음
  • 크기와 무게: 158g, 112 x 61 x 14.7 mm
  • 전용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 제공


MP3는 물론이고 MPEG4나 H.264를 지원하기 때문에 PMP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기존에 많이 퍼져있는 PMP/PSP/MP3재생기와 치열한 경합을 벌일 듯이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눈 딱 감고 미디어 사업에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차칸 가격으로 왕창 뿌리면 애플은 물론이고 기존 국내 MP3와 PMP 업체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으리라는 생각이다. 제 2의 아이리버 사태가 벌어질지도...



11월 14일 발매가 가능하리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과연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이포드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지는 소비자만 알고 있다.



EOB

목요일, 9월 14, 2006

[독서광] 롬멜



흔히 사람들이 말하길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한다. 나중에 시간이 지난 다음에 결과론적으로 보면 별 어려움 없이 이해가 가는 행동이라도 그 당시에 앞날을 모르는 상황에서 결단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은 롬멜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기로 하자.



우선 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를 다룬 시오노 나나미식의 신나는 전쟁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 터무니없이 미화되거나 폄하된 롬멜이라는 개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목적으로 집필했기 때문에 읽다 보면 지루하거나 당황할 가능성도 높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롬멜이라는 개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서술 방식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롬멜은 열심히 일기를 쓰고 편지를 보냈기 때문에 이런 자료를 충분히 활용하면 롬멜이 당시에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 비교적 상세하게 밝혀낼 수 있으며, 이 책도 롬멜의 개인적인 기록과 주변 사람들의 증언에 상당히 많이 의존한다.



역시 유명한 인물 이면에는 숨겨진 내용도 많아서, jrogue군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롬멜이 아프리카 전장에서 활약한 군사 전문가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당연히 책 내용도 아프리카에서 날렸던 유명세를 확인시켜주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이는 정말 큰 오산이었다. 롬멜의 이미지는 괴벨스가 만들어낸 허상에 지나지 않으며, 히틀러의 명을 어겨가면서까지 독일군의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아프리카 전선에서 퇴각한 이후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역사에서 만일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만일 롬멜이 연합군 비행기에 피격을 받지 않아서 연합군과의 강화를 위한 비밀작전을 펼쳤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정말 궁금하다. 자살하는 마지막 날까지 히틀러에 충성을 다하면서도 히틀러의 비이성적인 결단과 태도에는 끊임없이 실망하고 의심하고 반대하는 롬멜이야말로 정말 자기 부하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노력하는 현실주의적인 군인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아, 책 중간 중간 현장감 넘치는 사진이 책 두께와 가격을 높여놓긴 했지만 값어치를 했다는 생각이다. 롬멜 주변 인물에 대한 인터뷰 내용도 무척 흥미롭다. 자신이 뜻한 바(놀랍게도 연합군과 강화를 통한 전쟁의 _조기_ 종결이다)를 위해 성공보다 더 값진 실패를 감내한 롬멜의 인간적인 면이 궁금한 분들은 이 책을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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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



지난번 언급했던 Self-Service Linux: Mastering the Art of Problem Determination 번역서인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리눅스 실전 노하우 예약판매가 시작되었다.



yes24, 교보, 강컴에서 예약 판매를 하고 있으므로, 관심 있는 독자분께서는 바로 구매 들어가시기 바란다. 하루 빨리 독자 여러분 품에 안겨드리기 위해 jrogue군도 벌써 색인 작업까지 마치고 마지막 6장 베타리딩 피드백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목차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책은 일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평이한 리눅스 활용서가 아니다. 개발자와 고급 시스템 관리자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핵심 내용으로 꽉꽉 차 있는 알찬 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조금 과장을 섞어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리눅스 개발자는 두 부류로 나눠지리라는 생각이다. 바로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을 읽은 개발자와 그렇지 않은 개발자로 말이다. 그 만큼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로 가득차 있으므로 일상에 쪼들려 뭔가 자극이 필요한 리눅스/유닉스 전문 개발자라면 바쁘시더라도 꼭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이번 KLDP 10주년 세미나에서 jrogue군이 맡은 세션도 이 책에서 영감을 얻어 작성했으므로 혹시 책 내용이 궁금한 분이라면 세미나 세션에 참석해서 jrogue군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기 바란다.



보너스: 책 출간 기념으로 에이콘 블로그에 올라온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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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9월 13, 2006

[새소식] 아이포드 제품군 업그레이드



jrogue군 주머니를 바로 공략하지 못한 이번 발표는 어떻게 보면 천만다행(?)이다. 역시 예상대로 8G짜리 신형 나노, 업그레이드 된 비디오 아이포드랑 비디오 아이포드 매출 신장을 위한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를 통한 게임과 디즈니 영화 배급 제공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보너스로 리뉴얼한 아이포드 나노가 나왔다.



이번 제품군 개선은 큰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아이튠즈 스토어 강화를 위한 정리 작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제각기 개성이 달랐던 아이포드 시리즈를 어느 정도 동질성이 있도록 디자인을 새로 개선한 점과 용량 확대와 배터리 시간 증가 정도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jrogue군이 과연 애플의 숭악한(?) 뽐뿌질에 말릴거냐구? 고민 중이다. T_T



http://www.ap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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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9월 10, 2006

[APM] ' [8장 보충] 순발력 있는 의사 결정이 어려운 이유' 올라갔습니다.

지난번 APM 블로그 글에서 아폴로 13호의 행복한 결말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오늘은 보잉 707기 사고에 얽힌 슬픈 사연을 하나 전하려고 한다.

[독서광]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늘 부자에 관심이 많은 고양이군 책장에 꽃혀있던 이 책을 번개처럼 읽고 감상평을 몇 자 적어본다.



어제 간만에 강남 교보문고를 방문해서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경영/경제쪽 코너도 빠지지 않고 들러보았는데, 여기저기서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라고 유혹하는 책들이 줄을 서 있었다.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창업 기법, ..., 여기 다 나열했다가는 오늘 밤을 샐 정도로 책이 많았다. 그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만이 보여주는 특징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주식이나 부동산을 통한 한탕주의를 철저하게 배격하는 데 있다. jrogue군이 예전에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딱 두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 수입이 지출보다 커야한다.
  • 개인 자산 규모가 국내 경제에서 일어나는 인플레이션을 쫓아가면 된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에서는 초반부터 금리를 무척 강조한다. 금리는 시장 상황의 현주소이며, 위험 관리를 위한 지표이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금리를 너무 모른다는 설명은 정말 설득력이 있다. 온라인 교보문고와 예스 24 서평을 읽다보면 일부 독자들은 아직도 시골의사가 '금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짚은 아이디어를 이해하지 못한 듯이 보여서 친절한 jrogue군이 몇 가지를 정리해준다.




  • 금리를 강조한다고 해서 무조건 고금리나 복리를 제공하는 상품에 들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평균적인 수익률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항상 금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무슨 짓(?)을 하거나 금리 이상의 평균적인 수익을 수십년에 걸쳐서 매년 꾸준히 달성한다면, 당신은 진짜 강력하기 이루말할 수 없는 부자다(아니 벌써 부자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수익을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모든 경우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 뭐 아주 단순한 이야기겠지만 부자가 되기 가장 안전한 방법은 매년 금리와 연동해서 월급이 상승하는 월급쟁이가 되는 것이다. 물론 수입이 지출보다 커야 한다. :P
  • 금리가 높아지면 위험이 커진다는 적신호이다. 위험이 없으면 돈을 벌 수 없기에, 부자는 이런 변화의 시기만 노린다.
  • 금리가 낮아지면 위험이 작아진다는 청신호이지만, 그만큼 꾸준한 투자 수익을 얻기도 어려워진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때돈을 벌 수 있다고 시끄럽게 떠드는 시중에 나와 있는 10억 만들기나 부자되기 책을 슬쩍 곁눈질하다보면, 이런 종류의 책을 사는 대신에 그냥 로또를 사는 편이 오히려 부자될 확률이 더 높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이렇게 했다"라는 내용이 일반 사람 입장에서는(아니 심지어 책 쓴 사람 입장에서도) 대부분 재현 불가능하며 운이 따라야 하므로 현실성이 희박하다.
  • 복리의 위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하지만 과대평가하지도 마라. 적립식 투자 방법으로는 복리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어려우므로, 복리 투자 과정에 필수적인 종자돈이 모일 때까지는 손가락 빨고 참고 살아야 한다.


구체적이고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투자 기법이 거의 나오지 않기에 책 내용이 어렵거나 원론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없고 은총알도 없는 상황을 인식시켜준다는 자체가 바로 이 책이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돈 모으느라고 건강도 해치고 가족도 붕괴되고 친구도 멀어지게 만드느니 차라리 마음 편하게 두꺼비나 한 잔 까면서 돈 조금 덜 모아도 된다는 시골의사의 주장이 참 그럴싸해보이지 않는가?



EOB

수요일, 9월 06, 2006

[새소식] Turbo 개발 툴 무료로...



1980~1990년대에 프로그램을 작성했던 개발자라면 누구나 추억으로 남아있을 터보 시리즈가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무료로... 무료로 주는 패키지는 델파이, 델파이(for .NET), C++, C#이다. 필요하신 분은 패키지와 키를 내려받아서 한번 테스트해보시기 바란다.



jrogue군이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접한 컴파일러가 애플에서 동작하던 터보 파스칼이었으니 정말 세월 무상을 느낀다. 하지만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사도 기본 기능을 탑재한 C# 컴파일러등을 무료로 뿌리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미칠지는 두고봐야 알겠다.



EOB

화요일, 9월 05, 2006

[새소식] 에이콘 출판사 홈 페이지 리뉴얼



오늘 에이콘 출판사 홈페이지가 리뉴얼 과정을 거쳐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웹 2.0 시대에 걸맞게 IE, 불여우, 사파리에서 모두 잘 보이므로 과거 IE에 최적화(?)되어 있던 에이콘 출판사 홈페이지를 생각하면 안된다. ;) 그리고 출판사와 관련한 각종 이야기를 다루는 블로그도 운영하므로 관심있는 독자 여러분께서 한번씩 방문해보시길.



뱀다리: 뽐뿌질 하나! 새 홈페이지 오픈 기념(?)으로 강컴에서 원서 할인 판매를 한다는 첩보가 들어와 있다. 필요한 책이 있으면 지금 바로 구매하시라.

EOB

일요일, 9월 03, 2006

[APM] '[7장 보충] 명세서는 고정 불변일까?' 올라갔습니다.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에 새 글을 올렸다. 뒷북도 이런 뒷북 없다고 항상 프로젝트가 끝나고나서 뒤늦게 코드 보며 명세서를 쓴다고 난리법썩 떠는 현실에 절규하는 개발자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목요일, 8월 31, 2006

[독서광] 이유


지난번 영원한 이방인에 이어 KAISTIZEN님께서 보내주신 이유를 읽어보았다. 독서 감상문 몇자 적어본다.



구로사와 아끼라 감독이 만든 라쇼몽이라는 영화를 보면 똑같은 사건을 놓고 어떻게 사람마다 이렇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유를 읽으면서도 라쇼몽을 읽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얼핏 보면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등장 인물 사이에 이리저리 얽힌 관계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지은이의 글솜씨가 대단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으니 말이다. 범인과 범인을 뒤쫓는 형사(또는 탐정 또는 누명자)에 초점을 맞춰 단편적인 인물 관계만 나오는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달리 딱히 특별한 주인공을 선두에 세우지 않고 다양한 가족과 인물 사이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에 이유는 상당히 색다른 추리소설을 가장한 가족소설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유에서는 불특정 화자가 사건에 얽힌 관련자들을 인터뷰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이런 서술 기법으로 인해 다큐먼터리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소설을 읽다보면 지은이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지는 않은지 종종 햇갈리기도 하니 말이다. 정통적인 추리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에(어떻게 보면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따르고 있지만 지은이가 굳이 이 책을 추리소설로 한정짓겠다는 생각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 만큼 위험도 높아졌지만(읽는 사람이 단서를 토대로 범인이 누군지 금방 눈치채면 끝이니까), 라쇼몽처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풀어 놓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두뇌 회전을 늦추면 안된다. 불필요한 내용을 흘려서 스포일러로 전락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줄거리나 인물 등은 소개하지 않겠다. :P



번역 상태는 나쁘지는 않고(일본이 한국이랑 그만큼 문화적으로 가깝다는 이야기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 참 역설적이지?), 페이퍼백 크기로 만들어서 휴대성도 뛰어나기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읽으면 딱이다. 670페이지가 넘어가므로 페이지 압박이 있긴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으므로 jrogue군은 출퇴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저자도 아니고 역자도 아니고 jrogue군에게 조금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지명, 이름, 학교 등이 상당히 중요한 힌트를 주는데(예를 들어, 일본 지방마다 사람 성격이 다르고, 이름에 따라 성격이 묻어나오고....), 이런 정보가 모두 날아가바려서 좀더 재미있게 해석 가능한 장면에서 가슴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T_T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지만(소설을 많이 읽다보면 문화에도 익숙해지기 마련이니까.), 여전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일본 소설 몇 권을 더 읽어볼 계획이다.



처서도 지나고 새벽에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독서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본격적인 가을을 맞이하여 jrogue군의 물량 공세를 기대하시라. 책이 누적되면 당분간 목요일 뿐만 아니라 화요일에도 독서평을 올려드리도록 하겠다.



EOB

일요일, 8월 27, 2006

[일상다반사] Software Conflict 2.0 번역 소식



jrogue 블로그 애독자분 중에서 로버트 L. 글래스 큰 형님께서 지으신 소프트웨어 공학의 사실과 오해(Facts and Fallacies of Software Engineering)라는 책을 읽어본 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jrogue군도 날카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에 얽힌 현실 분석과 더불어 유머를 가미한 즐거운 내용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책이다(솔직히 번역서를 읽어서안 읽었기에 한글판이 어떤지는 잘 모른다).





"소프트웨어 공학의 사실과 오해" 후속타로 독자 여러분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이번에 글래스 큰 형님께서 예전에 집필하셨던 Software Conflict를 판올림한 Software Conflict 2.0을 developer.* Books에서 펴냈다. Software Conflict 2.0에는 전체 280페이지 분량에 걸쳐 총 60여편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한 짤막한 수필이 들어있으며, 과거에 작성했던 1판 내용에 시간이 흐르면서 바뀐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기에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 조망해보는(뭐가 바뀌고 뭐가 바뀌지 않았는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마침 어떻게 Self-Service Linux 번역이 마무리 되는 시점과 잘 맞물려서 연결이 되었기에 Software Conflict 2.0을 jrogue군과 해님이 번역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참고로 원서 편집 상태가 한국 사정에는 잘 맞지 않기에 출판사에 각별히 부탁해서 한국어판에서는 가독성이 훨씬 좋도록 만들 계획이므로, 혹시 원서 편집 상태에 절망하신 분이라면 기대하셔도 좋겠다.



당근 베타리더 모집 들어간다. 기존 베타리더 분들 중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신 6~8분 정도를 선별해서 모시고, 나머지 새로운 신입 멤버를 4분 정도 모시도록 하겠다. 베타리더 지원 조건은 다음과 같다(물론 아래 모든 조건을 다 충족할 필요는 없다).




  • 소프트웨어 공학 부문에 관심이 많으신 분
  • 현재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위키 등을 운영하고 계신 분
  • 책을 좋아하시는 분


베타리더 지원은 이 글에 댓글을 다시고 jrogue 에뜨 gmail 쩜 com으로 간단한 자기 소개를 적어서 보내주시면 되겠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겠다. 꾸벅~ --> 추가: 모집 마감되었으므로 더 이상 베타리더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 8월 30일(수)에 전체 공지가 나갈 계획이므로 지원자 여러분께서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뱀다리) 한국어판 Software Conflict 2.0에는 한국 독자를 위해 로버트 L 글래스 큰 형님께서 특별히 한국어판 서문을 써주셨는데, 여기서 개인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책 출간 날짜만 기대하시라.



EOB

토요일, 8월 26, 2006

[일상다반사] 불여우에서 확장 설치에 3초를 기다려야 하는 이유

Race conditions in security dialogs라는 블로그 아티클을 읽어보면 불여우에서 확장(extension)을 설치할 때 3초를 꼭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실제로 확장 설치 대화상자에서 설치 버튼이 활성화할 때까지 답답했던 분이라면 조금이라도 속이 시원해지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영어 압박을 느끼는 분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런 지연 설치는 흑심을 품은 개발자가 교묘하게 악성 프로그램을 불여우 XPI로 만들어 놓고 특정 홈 페이지에서 Captcha(이게 뭐냐 하면 jrogue군 블로그에서 코멘트를 달 때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글자를 입력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문자로 only와 같은 'y'자가 들어가는 문자열을 보여준 다음, 순진한(?) 사용자가 n자를 입력할 무렵 설치를 위한 대화상자가 뜨고 계속해서 입력된 y자가 설치를 승인하도록 경쟁 조건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임시변통(workaround)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깊은 뜻에 감동을 먹은 jrogue군이 조금더 깊숙히 들어가보니 버그질라에 흥미로운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영리한 악당이라면 마우스 클릭등과 같은 엑션을 통해 게임등을 즐기도록(?) 만들어 놓고 방심한 틈을 타서 대화 상자의 '예'로 마우스 클릭을 넘겨 숫제 브라우저 보안을 해제해버리거나 악성 프로그램을 가볍게 설치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안 관련 대화 상자 흔들기(화면 특정 위치가 아니라 대화상자가 매번 임의의 화면 위치에 뜨도록 만드는 기법)와 마우스/버튼 이벤트가 실수로 일어나지 않도록 설치 지연이 투표에 붙여졌는데, 정신 사납다는 의견이 많아서 결국 설치 지연 기법이 채택된 모양이다.



하지만 설치 지연 기법에도 문제가 존재한다. 사용자에게 여러 가지 복잡한 요구 사항을 던져 놓고 설치가 활성화될 때까지 5초 정도 충분히 시간을 끌게 만든 다음에 악의적인 이벤트가 발생하도록 만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면 귀차니즘에 물든 사용자가 설치 지연 값을 해킹해서 0으로 만들면?



이래서 보안은 늘 어렵다.



EOB

목요일, 8월 24, 2006

[독서광] 상사 사용설명서: 억울한 직장생활은 가라!



직장 생활을 좀 하다보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정치적인 권력 투쟁에 신물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그냥 남의 일인양 넘어가면 좋겠지만, 종종 자기도 진흙탕 싸움에 휘말려 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파워 게임은 늘 골칫거리다.



엊그제 평가(?)를 위해 책을 한 권 받았는데 바로 직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치 권력 투쟁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내용을 담은 "21 Dirty Tricks at Work"를 번역한 "상사 사용 설명서: 억울한 직장생활은 가라!"이다. TV나 신문에서 사기꾼이 쓰는 수법을 널리 보도하면 이를 최대로 이용하는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을 몇 페이지 보는 순간 마키아벨리적인 상사가 먼저 이 책을 손에 넣을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상사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이 책을 상사보다 먼저 손에 쥐는 수 밖에...



책 구성을 보면, 우리 직장 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각종 정치적인 시츄에이션을 소개한 다음에 여기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에 들어간다. 여기서 분석으로 끝났다면 jrogue군이 눈을 반짝거리면서 즐겁게 책을 읽지 않았을 텐데, 이 책의 최대 강점인 진단과 대처방안이 톡 튀어나온다. 더러운 수법이 조직과 피해자 가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숫자로 정량화시켜 표현하는 동시에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거나 빠지더라도 최소한으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잘 정리되어 있다.



물론 정치적인 상황이 한결같을 수 없기에 진단과 대처방안도 모든 경우에 적용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각도로 정치적인 난관을 돌파해야할지 알려주는 지침이 되기에 특히 정치적인 작업에 능숙한 상사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차칸 회사원이라면 이 책을 읽고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처신했어야 하는지 조금이라도 감을 잡게 될 것이다.



정치가 싫으니까 이런 책이 필요없다는 분들께서는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 16장을 한번 읽어보시라! 정치는 필요악이고 잘만 사용하면 사람과 조직을 제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 좋겠다. --> 그렇다고 해서 일을 안하고 정치만 하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EOB

[APM] '[6장 보충] 조용한 회의'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에 새 글이 올라왔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jrogue군에게도 좀 알려주시라~



EOB

월요일, 8월 21, 2006

[일상다반사] KLDP 10주년 기념 행사

국내 리눅스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KLDP의 1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10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9월 17일에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모양인데, jrogue군도 '고급 디버깅 기법'이라는 제목으로 기술 세션을 하나 맡아서 1시간(13:30~14:30)동안 강의하게 되었다.



혹시 관심이 있을지도 모르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jrogue군이 맡은 세션을 요약해보았다:

x86, x86_64, arm 아키텍처에서 스택과 관련한 디버깅 기법을 소개합니다. 스택 프레임과 스택 동작 방식, 함수 호출 규약과 ABI을 설명하며, 앞서 배운 이론을 토대로 gdb와 같은 디버그를 사용하지 않고 (문제 발생시 제조사에 필요한 정보를 보내는 상용 프로그램처럼) 프로그램 내부에서 스택 프레임을 역추적(backtrace)하는 방법까지 실제로 다룹니다.



내용이 재미있어 보이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등록하러 가시라~



EOB

일요일, 8월 20, 2006

[영화광] 마이애미 바이스



8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추억의(?) 외화인 마이애미 바이스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급히 표를 끊어서 영화관에 왕림하지 않을 수 없었던 jrogue군. 오늘도 혈혈단신 조조 영화 관람기를 여러분께 올려드리겠다.



마이애미 하면 지천에 널려있는 죽죽 빵빵한 선남 선녀, 시원한 모터보트와 스포츠 카, 멋진 해변 풍경, 그리고 범죄(?)가 떠오른다. 헐리우드가 이런 좋은 소재거리를 두고 그냥 넘어가면 섭하겠지? 이미 짐작했듯이 마이애미 바이스는 마이애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두 형사의 활약상을 그린 전형적인 버디 무비라고 보면 되겠다. 따라서 뻔한 결론을 향해 어떻게 긴박하고 사실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미 '히트'를 통해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은 마이클 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그냥 지극히 평범한 시간 때우기 영화로 망가질뻔 했다. 그만큼 잘 알려진 소재를 택하면 위험하다.



블록버스터라고 구라를 친 'Lord of War'와 마찬가지로 마이애미 바이스도 언론에서 이미 올 여름 마지막 블록버스터라고 구라를 친 듯이 보이는데, 화끈하게 때려부수고 쏘고 죽이고 터트리고 난리치는 영화를 기대하고 갔다면 대략 당황스러운 광경을 보게 된다는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를 미리 알려드린다(액션 팬이라면 꾸벅꾸벅 졸 가능성이 너무 높다). ;) 마이애미 바이스도 전작인 히트와 마찬가지로 심리 묘사와 인물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히트와 마찬가지로 도심에서 벌어지는 화끈한 총격전 보너스는 끝부분에 등장하므로 이걸 기대하고 가신 분이라면 최소한 본전은 건질 것이다.



jrogue군이 마이애미 바이스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우리의 섹시 가이인 콜린 파렐(소니)이 우두머리 정부인 공리(이사벨라)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우두머리와 처음 만난 다음에 밴을 타고 떠나가면서 애처롭게 소니를 바라보던 이사벨라의 눈초리가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울뻔했다. 결론적으로 jrogue군은 치고받는 액션과 범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 이야기를 한편 보고 나왔다. 뻥 뚫린 가슴이 너무 아프다. T_T



EOB

토요일, 8월 19, 2006

[일상다반사] 살다보니 이런 일도... 경품 당첨

7월에 조금 무리해서 책을 왕창 샀더니 이런 이벤트에 당첨되어 요런 5만원짜리 선물이 날아왔다. 솔직히 jrogue군이 지금까지 현금으로 받은 경품 중 최고 기록이 5천원짜리 복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 터졌지? 물론 경품을 바라보고 책을 사지 않았기에 jrogue군은 정말로 이런 이벤트가 있는지도 몰랐다. 기분이 무척 좋아져서 오늘 퇴근하다 고양이군이랑 시원한 커피 한 잔 마셨다.



집에 돌아와서 이벤트 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4만원 이상 교보 국민카드로 결제한 회원에 대해 1만원당 1번씩 추첨기회를 줬다고 한다. jrogue군이 거의 20만원 넘게 샀으니 결국 복권 20장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셈이다. T_T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지? 하지만 jrogue군이 경품에 걸렸다고 배아파하지 마시라. 아직 여러분에게도 8월 달 추첨 기회는 있다. 혹시 가을에 책을 사려고 벼르고 있는 교보 국민카드 회원들께서는 눈 감고 이번 달에 그냥 지르시길...




보너스 뽐뿌질 타임: 여러분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하다. :P


  • 교보문고 원서 할인 쿠폰으로 사고 싶은 책을 싸게 구입하시라.
  • 교보문고 주말 구폰도 받기 바란다.
  • jrogue군이 기대하고 고대하던 데이빗 핀처 감독의 파이트 클럽이 포노에 예약판매로 떴다. 2장짜리 스페셜 버전을 추천하며, 절판되기 전에 빨랑 구매하러 가시라.



EOB

목요일, 8월 17, 2006

[독서광] 영원한 이방인



KAISTIZEN님께서 보내주신 '영원한 이방인'을 아끼고 있다가, 지난 주말 부산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 방에 독파해버렸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어떻게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원한 이방인'은 한국 사람인 이창래씨가 영어로 쓴 소설을 다른 사람이 다시 번역한 책이다. 안정효씨가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책을 내긴 했지만, 정말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인정받는 한국 소설가는 이창래씨임이 분명한 듯이 보인다. 절제된 문장, 가슴을 찌르는 듯한 내용, 개성있는 인물 묘사와 탄탄한 사건 전개는 우리가 가상적으로 꾸민 이야기에 불과한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전체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 용어로 정리하자면) 흥신소 직원인 헨리 박이 뉴욕 시장 후보이며 한인인 존 강의 뒷조사를 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룬다고 쉽게 정리가 가능한데,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 아내, 동료, 주변 사람을 아우르는 다양하고 풍성한 내용을 씨줄과 날줄로 엮듯 치밀하게 옭아매어버리므로 흔히 흥신소를 다루는 3류 소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원한 이방인'이 jrogue군을 감동시킨 이유는 비단 외국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우리는 늘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소설을 읽으면서 동감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주인공인 헨리 박이 jrogue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니 우울해졌다.



이 책을 진작에 읽었다면 jrogue군도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다른 사람과 술 마실 때 자기가 맛이 가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편을 택시를 태워 보낼 때까지 멀쩡해야 한다는 '택시 법칙'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으리라...



EOB

화요일, 8월 15, 2006

[APM] ' [5장 보충] 아폴로 13호 프로젝트와 창의성' 올라갔습니다.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에 새 글을 올렸다. 감동적이기까지 한 아폴로 13호 프로젝트 이야기를 읽어보시라.



EOB

목요일, 8월 10, 2006

[독서광] Windows CE 실전 가이드



기존에 나왔던 Windows CE 관련 서적이 주로 BSP 이식을 빙자한 무의미(?)한 클릭질 방법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번에 에이콘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Windows CE 실전 가이드는 이름에 걸맞게 실전에서 필요한 고급 내용을 담고 있다. Windows CE 실전 가이드는 플랫폼 빌더 사용법부터 시작해서 부트로더, OAL 포팅, 디바이스 드라이버 이론과 제작, 타겟 시스템 포팅에 이르기까지 윈도우 CE를 사용해서 실제 개발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내용을 제대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책에 그대로 나온다는 사실이다. 즉 안되면 얼렁뚱땅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는 대신에... 문서화가 안되어 있고, 예제가 없고... M$입장에서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적나나하게 나온다. 입바른 소리만 나오는 책보다 실제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책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은 jrogue군이 강조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을 테다.



윈도우 CE 맹이었던 jrogue군까지도 이 책을 읽고나서 윈도우 CE로 개발해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상부의 압력에 못이겨 기존 윈도우 CE로 얼렁뚱땅 개발을 끝낸 개발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내공을 강화시키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실전에 필요한 내용이 많다는 이야기다. 당분간은 이 책을 능가할 윈도우 CE 책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jrogue군이 집필한 "IT EXPERT, 임베디드 리눅스"와 마찬가지로 Windows CE 실전 가이드도 당당히 센츄리온(?) 클럽에 가입했다는 초보 개발자에게는 치명적이 될지도 모르는 문제점이 있다. 오탈자, 논리적인 오류, 비문, 원시 코드 오류 등이 지뢰밭처럼 본문 곳곳에 널려있으니 재주껏 잘 피하시기 바란다. 급한대로 출판사쪽에 문제점을 보고해 놓은 상태이므로 2쇄에서는 수정이 이뤄질 듯이 보인다.



추가: 정오표가 출판사에 올라왔다. 이 책 1쇄를 구매하신 분이라면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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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8월 08, 2006

[끝없는 뽐뿌질] 맥 프로와 레오파드 프리뷰



WWDC에서 선보인 물건은 아이포드도 아니었고 WMwrae도 아니었다. 바로 기존 G5 데스크탑을 대체할 제온 듀얼 코어 기반의 맥 프로! 하드웨어 명세를 보면 정말 강력하다는 느낌이 든다.


  • CPU: 2, 2.66, 3GHz Dual-Core Intel Xeon 두 개
  • 그래픽:

    • NVIDIA GeForce 7300 GT with 256MB of GDDR2 SDRAM, one single-link DVI port, and one dual-link DVI port
    • ATI Radeon X1900 XT with 512MB of GDDR3 SDRAM and two dual-link DVI ports
    • NVIDIA Quadro FX 4500 with 512MB of GDDR3 SDRAM, two dual-link DVI ports, and one stereo 3D port

  • HDD: SATA 슬롯 네 개
  • ODD: 16x SuperDrive with double-layer support (DVD+R DL/DVD±RW/CD-RW)
  • PCI Express Bus: 세 개
  • 네트워크: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 두 개, 무선 랜과 블루투스는 옵션
  • 연결 장치: FW800 두 개, FW400 두 개, USB 2.0 다섯 개, 광입출력 단자



X1900XT랑 FX4500에 듀얼 링크 DVI 포트가 두 개나 달려있다니...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대략 좌절 모드로 갈 뻔했지? 팍팍 내려간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을 한번 보자.


  • 20인치: 699달러 --> 한화로 약 80만원 할거다.
  • 23인치: 999달러 --> 한화로 약 110만원 할거다.
  • 30인치: 1999달러 --> 한화로 약 220만원 할거다.



마지막으로 베일을 벗은 레오파드 기능 중에 특이한 녀석을 살펴보자. 내년 초에 나오면 안 지를 수가 없게 만드네? T_T




  • 타임머신: 시스템 전체 백업과 복원을 자유 자재로 --> 디스크 공간만 충분하다면 정말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 스페이스: 가상 데스크탑 화면을 운영체제에서 지원한다 이거지.


아침부터 뽐뿌질 받았으니 이제 지를 일만 남았다. 가장 먼저 시들했던 시네마디스플레이 구입 계획을 다시 추진해야 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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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8월 06, 2006

[영화광] 블루레이 vs HD-DVD



요즘 한창 HDTV가 많이 팔리면서 HD 컨텐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지상파 HD 방송을 녹화한 다음에 봐도 되지만 최신 영화 등을 감상하려면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렇다고 저해상도(720x480i) DVD로 만족하기에도 아쉬우니 뭔가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 이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나온 새로운 DVD 방식이 바로 블루레이와 HD-DVD이다. 오늘은 이 두 규약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지금은 비디오 테이프 하면 VHS가 떠오르지만, 과거 비디오 테이프 전쟁이 한창일 때는 베타방식과 VHS 방식이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결국 컨텐츠가 풍부한 VHS가 대승을 거두고 소니 베타 방식은 방송국 내부에서 사용하는 고가 장비 표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새로운 DVD 규약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



슬슬 블루레이와 HD-DVD를 탑재한 노트북이 하나둘씩 나오고(아직 광학 드라이브 가격만 1000불이 넘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T_T), XBox 360에는 옵션키트 형식으로 HD-DVD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는 블루레이가 장착되어 나온다는 말에 소비자들은 들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영화관과 경쟁이 가능한 full HD 컨텐츠(1920x1080p)이므로 아직 컨텐츠가 많이 풀리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긴하다. 즉 지금 사봐야 당분간은 즐겁게 감상할 영화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블루레이와 HD-DVD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일까?




  • 해상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사실 중 하나는 블루레이와 HD-DVD 해상도이다. 블루레이가 더 해상도가 높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둘 다 1080p를 지원한다. 하지만 HDTV나 재생기에서 1080p를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재생기 초기 제품은 720p나 1080i로 다운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 용량: 확실히 블루레이가 25G(싱글 레리어)/50G(듀얼 레이어)를 지원하므로 15G(싱글)/30G(듀얼)인 HD-DVD를 능가한다.
  • 비디오 표준: 둘 다 MPEG2/MPEG4를 지원한다.
  • 오디오 표준: 둘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와 DTS-HD를 지원한다.


용량을 제외하고는 화질이나 음질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므로 결국에는 지원하는 컨텐츠와 재생기 가격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HD-DVD가격이 블루레이보다 저렴하므로 당분간은 HD-DVD가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워낙 빨리 이뤄지므로 대용량 블루레이에 대한 요구가 커짐으로 인해 오히려 사태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기에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jrogue군은 무엇을 선택할거냐구? 그냥 맘 편히 영화관에 갈거다. OTL



참고 URL:


  • http://hometheater.about.com/od/dvdbasics/a/bluhddvdinfo.htm
  • http://www.hometheaterblog.com/hometheater/2006/06/bluray_vs_hddvd.html





EOB

목요일, 8월 03, 2006

[독서광] 간만에 책 뽐뿌질~

교보문고에서 7월에 이어 8월에도 야밤 쿠폰(4만원 이상 구입시, 3천원)도 발급해주고, 영화관람이 불가능해진 SK 멤버십 포인트를 교보문고 쿠폰(월 1회, 2천원)으로 바꿔주는 행사도 계속하고 있으므로 여름 맞이 책 구매에 도움(뽐뿌질!)이 될만한 정보를 소개해드리겠다.



우선 SF 소설 100선을 소개한다. jrogue군도 워낙 SF 소설/영화를 좋아하다보니 이런저런 SF 관련 서적을 많이 읽게 되는데, 이 목록을 보니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T_T



다음으로 장관들이 읽는 책을 소개한다. 정치인이 읽는다고 버럭!부터 하시지 마시고 혹시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면 좋겠다.



쿠폰이랑 책 정보도 드렸으니, 휴가 기간 동안 즐겁게 읽어보시고 독후감 남겨주시기 바란다. :P



EOB

화요일, 8월 01, 2006

[끝없는 뽐뿌질] 맥북 사용기 추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으니 맥북 사용기를 추가해서 여러분을 뽐뿌질의 도가니로 밀어넣도록 하겠다. ;) 자... 시작한다.



여러분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할 윈도우 XP와 리눅스 사용에 대해 보고하겠다. 부트캠프를 사용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변덕을 부려서 paralles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윈도우 XP SP2와 페도라 코어 5(FC5)를 설치했는데, 큰 무리 없이 잘 돌아감을 확인했다(IE가 jrogue군 펜티엄 III 500Mhz/윈도우 2000 환경보다 더 빨리 뜬다. 흑흑흑...). 하지만 여러 응용 프로그램과 동시에 돌리기 위해서는 메모리 증설이 필수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기본 메모리 512Mbytes로는 확실히 성능 문제가 있음을 밝혀둔다(거의 시스템이 설 지경이 된다). 그리고 윈도우 XP SP2의 경우에는 일부 몰지각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 동작하면 바로 비정상 종료를 일으키므로 은행이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들어갈 경우에는 애로 사항이 꽃필 확률이 높다.



다음으로 듀얼 코어 성능을 위해 몇 가지 재미있는 테스트를 해봤다. 바로 비디오 코덱 성능 테스트! 놀랍게도 맥북에 탑재된 맥 OS X용 퀵타임 플레이어는 H.264 1080p 스트림을 실시간으로 끊김없이 척척 풀어낸다. jrogue군 회사 책상에 놓인 펜티엄 IV 하이퍼스레드 3.6GHz 모델보다 성능이 월등한 셈이다. 또한 HDTV를 녹화한 tp 파일도 맥 OS X용 VLC를 사용할 경우 문제 없이 재생이 가능하다(하지만, 향후 tp 파일 재생 과정에서 화질 개선이 조금 필요한 듯이 보인다). 기존에 매킨토시 동영상 재생기로 이름을 날리던 MPlayer는 유니버설 바이너리를 따르는 VLC나 퀵타임 플레이어와는 달리 로제타로 PowerPC를 에물레이션 하는 관계상 tp 파일을 보면 많이 끊어진다.



CPU 성능에 이어 그래픽 성능을 한번 점검해보기 위해 다시 흥미로운 테스트를 해봤다. Fen?tres Volantes라고 3차원 화면 보호기(블록 상단 사진 참조)를 띄워봤는데, 이 화면 보호기는 현재 화면에 나타난 윈도우를 3차원으로 이리저리 회전시키고 아래쪽에 실루엣까지 표현하는 놀라운 시각 효과를 자랑한다. 화면 보호기 환경 설정에서 윈도우 개수를 늘일 수 있기에 이런저런 값을 넣어서 OpenGL 기능을 맘껏 쓰도록 만들어보았는데, 생각보다 GMA950 성능이 좋아 보인다. 물론 본격적인 3차원 게임을 하기에는 부족해보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작업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할까?



mini DVI - VGA 변환기는 애플코리아 스토어에서 재고를 확보했기에 기념으로 하나 질러줬다. DVI - Composite 변환기를 선물 받았기 때문에 mini DVI - DVI 변환기도 조만간 질러버릴 가능성이 99.99%이다. :P



재미있는 가게에서 맥북 13인치용 Vyper XS2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들어왔다. jrogue군은 예전에 구매했던 샘소나이트에서 나온 파우치를 그냥 사용하련다. 이 파우치는 14인치용으로 만든 제품이긴 하지만, 맥북 13인치가 가로가 긴 관계상 그럭저럭 잘 맞아 떨어져서 크게 불편함은 없다. 마구 마구 뽐뿌질을 하고 가지? :P



내친 김에 오늘 밤 시간을 조금 투자해서 이런 저런 프로그램 설치를 위해 유니버설 바이너리 소프트웨어를 검색해봤는데, 역시 인텔 코어로 이주한 다음에 시간이 좀 흘러서 그런지 몰라도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풀려있었다. 더욱 강력한 뽐뿌질을 위해 다음에 별도 지면을 빌어 소개하기로 약속을 드린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