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5월 31, 2007

[일상다반사] 최강의 디버깅 도구 BEAR



며칠전 프로그램 디버깅 과정에서 역사상 최강의 디버깅 도구로 칭송받는 신형 장비를 구매했다. 바로 곰돌이 인형이다(사무실 인증샷 한 방).



아니 수천만원짜리 ICE도 아닌 몇 만원짜리 곰돌이가 디버깅에 무슨 소용이 있냐구? 낚시성 글이라고 버럭하기 전에 잠깐 브라이언 커닝헌과 롭 파아크 큰 형님이 집필하신 "The Practice of Programming" 123페이지 중간을 열어보자. 독자 여러분을 위해 친절하게 번역까지 해보았다.



어떤 대학교 컴퓨터 센터는 헬프 데스크 근처에 테디 베어를 비치했다. 희한한 버그를 만난 학생들은 인간 카운셀러에게 질문하기 전에 곰돌이에게 현상을 먼저 설명하도록 요청받았다.


이제 이 곰돌이의 사용법을 알았을 것이다. 컴파일러 버그니 타이밍 문제니 보드 문제니 이런 수만가지 불평불만을 내새우기 앞서 개발자는 자기 자리로 곰돌이 인형을 모시고 온다. 그리고 친절하게 자신이 만든 원시 코드를 한줄한줄 따라가며 곰돌이에게 설명을 해준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다음과 같은 상황이 온다. T_T



아앗!!! 곰돌이군, 신경쓰지 말게나. 이 문제는 순전히 내 잘못이야. 방해해서 미안해.


안그래도 불쌍한 주변 개발자를 괴롭히지 않고 효과적으로 디버깅할 수 있는 최강의 도구이므로, 서둘러 회사에 요청해서 이 장비를 구매하도록 하자. 기안서나 품의서를 건내받은 팀장 안색을 보면 회사 개발 성숙도 수준(CMMI가 아니라 _B_MI라고 하자)을 깨달을지도 모르겠다.



EOB

수요일, 5월 30, 2007

[영화광] 슈퍼 하이 비전이란?



예전 고해상도 TV(HDTV)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오늘은 후속편으로 NHK에서 야심만만하게 주도하고 있는 슈퍼 하이 비전에 대해 좀 살펴보기로 하자.



뜬금 없이 이 주제를 꺼낸 이유는 회사 업무상 필요한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얻은 부산물을 기록해두기 위해서다.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서 이렇게라도 기록을 안 해두면 며칠 후 깨끗하게 잊어먹기 때문이다. T_T 자 그렇다면 슈퍼 하이 비전이 기존 HDTV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HDTV 최대 해상도가 Full HD 기준 1920x1080이라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슈퍼 하이 비전은 자그마치 7680x4320(게다 초당 60프레임이다!)을 자랑한다.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다음 그림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해상도가 이렇다보니 비디오 클립(?)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분당 194기가바이트를 요구하므로, 2시간짜리 무압축에 들어가는 저장 공간은 35테라바이트이다. 1080p HDTV 스트림 전송에 대역폭이 대략 60Mbps정도 필요하니, 가로 세로 각각 4배씩 총 16배인 슈퍼 하이 비전을 MPEG2 스트림에 담아 전송하려면 대역폭으로 960Mbps가 필요하다. H.264나 VC-1(WMV9HD)로 압축률을 높이더라도 분당 3기가바이트를 소비한다.



다음으로 나타나는 차이점은 강력한 오디오 채널 숫자이다. 돌비 디지털 AC-3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5.1ch을 벗어나 22.2ch 시스템으로 소리를 뿌려준다(귀 위쪽: 9ch, 귀: 10ch, 귀 아래쪽: 3ch, 저주파 효과: 2ch). 감동 물결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제 상용화 가능성을 점쳐보자. 워낙 기술이 빨리 발전하고 있으니 초고해상도 LCD나 PDP를 탑재한 슈퍼 하이 비전 대응 프로젝터 등이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물론 첫 제품은 가격표에 적혀 있는 자리 수가 완전히 다를거다 T_T).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고 가정하, 전달 매체가 중요한데, 슈퍼 하이 비전으로 만든 영화는 6층 블루레이와 같은 미디어를 사용하더라도(200기가바이트) 대략 30분(MPEG2)에서 1시간(H.264/VC-1) 조금 넘는 분량만 저장이 가능하다. 블루레이나 HD-DVD 재생기 보급률을 생각해보면 오프라인 배포가 대략 난감하다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으로 전송하면 어떨까? FTTH나 광랜 수준에서는 실시간 스트리밍은 고사하고 다운로드도 꿈꾸지 말지어다. 하긴 다운로드 받을 경우에도 최신 테라급 HDD가 아니면 저장 자체가 난감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서도 HDTV나 디지털 영화관을 능가하는 초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다면 충분한 댓가를 치룰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소비자는 점점 더 늘어나리라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이맥스 영화조차도 상업성이 떨어진다고 벌벌떨고 있는 영화사 입장에서 과연 슈퍼 하이 비전을 채택할까? 결국 승부는 컨텐츠에서 결정나게 되어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조금 더 지켜보자.



참고 URL


  • http://www.nhk.or.jp/digital/en/superhivision/index.html
  • http://en.wikipedia.org/wiki/UHDV


EOB

토요일, 5월 26, 2007

[일상다반사] 핵심 엔지니어 국가가 관리해야?

신문을 읽다보면 개념 무탑재 그 자체인 논설이 눈에 띄게 된다. 예를 들면 끝도 없겠지만, 엊그제 서X신문에 등장한 이런 논설을 읽으면 대략 난감하다.



이 논설의 하이라이트를 같이 보자. 주의) 혈압 높으신 분은 바로 [Back] 버튼 누르시라.



필자는 국가핵심기술 등록제의 도입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가핵심기술 대상을 지정하고, 관련 기술 및 인력의 등록을 의무화해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국가핵심기술의 개발에 참여한 인력에 대해서는 해당 기술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외국기업 이직을 금지해야 한다. 그 대신 이들이 실직하는 경우 생계와 재취업 지원 등 이직금지에 대한 보상을 해주면 된다. 국가핵심기술 관련 엔지니어 1000명만 이렇게 특별관리한다면 한국의 기술안보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핵심 기술자의 국유화(?)이다. 이 논설을 읽는 순간 박통의 위대한(?) 아우라가 염주영씨와 겹쳐져서 눈을 뜰 수가 없다. 21세기가 열린지도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1970년대에 사는 대한민국 핵심 기술자들이 서러울 뿐이다. 국가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해도 된다는 수구꼴통적인 주장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국가 경쟁력 강화 따위는 기대도 하지 말자.



EOB

금요일, 5월 25, 2007

[새소식] CAPTCHA를 능가하는 reCAPTCHA

스팸 발송자와 일반 사용자 사이에 벌어지는 전투는 정말 치열하다. 스팸봇이 웹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방어 시스템인 CAPTCHA는 "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라는 설명이 의미하듯이 사람과 컴퓨터를 구분하는 튜링 테스트 기법을 활용한다. 이에 뒤질새라 스팸 편지 전송기도 이미지를 활용해서 스팸 필터기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문자 인식 기술로 판독하기 어렵도록 CAPTCHA를 응용한 방법으로 편지 본문 내용을 이미지로 만들어서 보내기 때문에 상당히 머리가 아프다.



물론 요즘은 일부 간단한 CAPTCHA를 무력화하는 기술도 슬슬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눈감아주도록 하고, 오늘은 CAPTCHA를 좀더 생산적인 시스템으로 바꾸는 reCAPTCHA를 소개하려고 한다.



reCAPTCHA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동인은 간단하다. 전세계 수 많은 사람들이 스팸봇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목적으로 글자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통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하루 150,000 시간 정도가 CAPTCHA 해석에 쓰여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황금같은 시간을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여기서 reCAPTCHA가 등장한다. reCAPTCHA는 OCR로 읽어들인 문자를 CAPTCHA 인증을 받으면서 사람이 한 단어씩 풀어내도록 만드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다음 그림을 한번 살펴보자.





그림은 사람들이 CAPTCHA 인증 과정에서 단어 둘을 입력하도록 지시하는 창인데, 단어 하나는 이미 확실하게 밝혀져 있으며, 나머지 단어는 밝혀지지 않은 단어이다. 사용자가 두 단어를 입력해서 이미 확실하게 밝혀져 있는 단어가 맞으면 나머지 단어도 맞을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 입력했을테니. :))



reCAPTCHA를 사용하면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는 단순히 스캔한 원본 그대로를 PDF로 바꾸거나 100% 확실하다고 믿지 못하는 OCR 기술을 사용해서 부분 디지털화가 가능했지만, 전 세계에 수 많은 사용자가 수작업(?)으로 이를 지원할 경우 OCR로 1차 가공한 원본을 디지털로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reCAPTCHA는 인터넷 어카이브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EOB

일요일, 5월 20, 2007

[일상다반사] 교보문고 전문서 '특별할인' 쿠폰전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기 전에 고양이 군전문가가 선택한 전문서 '특별할인' 쿠폰전에 내가 쓴 책이 여러(?) 권 올라있다고 알려주었다.



들어가보니 4위(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 10위(조엘 온 소프트웨어: 유쾌한 오프라인 블로그), 92위(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 시대를 뛰어넘는 즐거운 논쟁), 99위(IT Expert: 임베디드 리눅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리며, 올 한해도 더욱 좋은 책으로 인사 올리도록 하겠다.



뽐뿌질: 2000원짜리 쿠폰이므로 한번 둘러보시고 평소 가격 때문에 주저주저하던 책도 구매하시기 바란다.



EOB

금요일, 5월 18, 2007

[끝없는 뽐뿌질] Polycom Communicator C100S



이번에는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뽐뿌질 하나 해보자. 요즘 업무상 스카이프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다자간 통화는 물론이고 한 장소에서 특정 인물을 불러내어 컨퍼런스 회의가 필요할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마이크를 이 사람 저 사람으로 넘기는 불편함이 있는데, 이를 해결해주는 제품이 바로 폴리콤에서 나온 커뮤니케이터 C100S이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손바닥에 쏙 들어가도록 생겼고, USB 선도 안쪽으로 말아넣을 수 있게 설계되었고 예쁜 가방도 주기 때문에 이동성도 뛰어나다. 요 며칠 계속해서 써봤는데, HD 보이스 테크놀로지(22Khz까지 샘플링이 가능하다고 한다)라는 기술을 통해 훌륭한 음질을 보여주어서 (중국과 같은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는... 나라에서 볼 수 있는 ... T_T) 네트워크 대역폭 문제만 없다면 일반 전화와 마찬가지로 통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내장 마이크가 두 개라서 여러 명이 동시에 말을 해도 알아들을 만하다.



조작 방법은 아주 단순해서, 스카이프 응용 프로그램 실행 버튼, 음 소거(mute) 버튼, 전화 통화/중지 버튼, 볼륨 올리기 버튼, 볼륨 내리기 버튼 딱 다섯 개가 전부다. USB 단자에 연결해 놓기만 하면 스피커와 마이크로폰 장치로 인식되므로 평상시에는 모노 스피커로 사용이 가능하다. 만일 비밀(?)리에 대화를 해야 한다면, C100S 우측에 붙어있는 이어폰 단자에 이어폰을 연결하면 외부로 소리가 나가지 않는다.



이런 혜택이 윈도우 사용자 뿐만 아니라 매킨토시 사용자에게도 제공되니 금상첨화라고 볼 수 있겠다. 내장 카메라로 스카이프 화상 통화까지 가능한 맥북에 붙인 다음에 Mac OS X 시스템 환경 설정에 들어가서 사운드를 누르고 출력과 입력을 모두 'Polycom Communicator'로 바꾸면 아무런 추가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멋지게 동작했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내장 스피커였다. T_T 혹시 맥에서 Polycom Communicator를 사용하고 계신 분이 있느면 동작 확인 부탁드린다.



스카이프로 컨퍼런스 콜을 하려는 분들께 이 장비를 추천한다. 후회 없으리라. ;)



EOB

수요일, 5월 16, 2007

[일상다반사] 블로그 검색 엔진 나루 오픈



전문 블로그 검색 엔진을 표방하는 나루가 오픈되었다. 오픈 기념으로 '컴퓨터 vs 책' 블로그 검색을 해본 결과를 캡쳐했다. 꾸준하고 인기 7이라고 한다. 아직 최근 자료 갱신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정확한 상태를 반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컴퓨터 vs 책' 포스팅이 무척 뜸해져서 말이다. T_T



나루를 사용해서 블로그 검색 이외에 포스트 내용 검색을 시도해보았는데, 동시 접속자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인지 계속해서 접속자 폭주에 따른 오류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빠른 시간 내 서비스 정상화가 이뤄져서 블로그 검색 과정에서 즐거움을 주면 좋겠다.



EOB

화요일, 5월 08, 2007

[독서광] 비폭력 대화: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며칠전에 자칼 마을의 소년 시장을 소개하면서 잠시 비폭력대화라는 용어를 소개한 적이 있다. 여기서 책 제목이 비폭력대화라서 욕안하고 차카게 살자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이 책을 펼쳐보면 +욕+을 하나도 하지 안고서도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과 폭력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지 느낌(!)이 올 것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회유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폭력은 일상생활화되어있기에 느끼지 못할 뿐이리라...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는 개인마다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차이를 인정하고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 대화 방법으로, 분노를 자아내고 자존심을 떨어뜨리는 말을 피하고,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가치와 욕구에 초점을 둔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기본 느낌과 욕구를 인식하고 이를 상대방과 공유한다는 NVC의 핵심은 너무나도 단순해서 왜 이런 방법을 몰랐을까?라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천은 무척 어렵다는 장벽이 존재한다. NVC와 100%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철학으로 운영하는 수 많은 마음 공부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폭력 대화 책 가장 뒷 페이지를 보면 NVC를 적용하는 방법이 나와있다. 같이 한번 살펴보자.




  •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때
  • 상대방의 말을 비난이나 비판이 아닌 공감적으로 들을 때


관찰



  • 나의 느낌을 일으키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내가 ~을 (보거나, 듣거나) 했을 때

  • 상대의 느낌을 일으키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당신이 ~을 (보거나, 듣거나) 했을 때



느낌



  • 관찰에 대한 나의 느낌
    나는 ~게 느낀다

  • 관찰에 대한 상대의 느낌
    당신은 ~게 느끼십니까?



욕구/필요



  • 나의 느낌 뒤에 있는 욕구/필요
    나는 ~이(가) 필요(원, 중요)하기 때문에 ...

  • 상대의 느낌 뒤에 있는 욕구/필요
    당신은 ~이(가) 필요(원, 중요)하기 때문에 ...



부탁/요청



  • 내가 부탁/요청하는 구체적인 행동
    연결부탁: 내가 이렇게 말할 때 너는 어떻게 느끼니/생각하니?

    행동부탁: ~게 해주시겠어요?

  • 상대가 부탁/요청하는 구체적인 행동
    당신은 내가 ~하기를 바라십니까?




NVC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를 보면 참으로 간단한 듯이 보이지만 실천은 정말 쉽지 않다. 나-메시지 기법과 더불어 생각날 때마다 위에 정리한 네 가지 요소를 사용해서 생각하고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기에...



뱀다리: 이 책 각 장 뒤에 나온 연습 문제 풀이를 보고 감탄했다. O/X 문제에서 보통 문제 답이 틀렸을 경우 틀렸다고 강조하지만, 이 책은 문제 풀이부터 비폭력적으로 전개한다. 예를 한번 볼까?



이 번호에 동그라미를 쳤다면 우리 견해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대신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문제 풀이하는 과정만 놓고 보더라도 2007년도 한해를 통틀어 애독자 여러분께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OB

화요일, 5월 01, 2007

[일상다반사] D 도너츠와 브랜드 본질


(DONUTS DONUTS라는 짝퉁(?) 상표는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웃음을 뚝(!) 그치게 만드는 사건이 터졌으니...)

D 도너츠를 국내 배급하고 있는 B 사가 이번에 초대형 사고를 하나 터트린 모양이다. 요즘 한창 번역 중인 "In Search of Stupidity 2nd Ed"에 나오는 브랜드의 본질을 망각한 울트라 슈퍼 삽질로 인해 도너츠 업계에서 국내 1위 브랜드가 완전히 망가지게 생겼으니 오호 통재라. T_T



메릴 R. 채프먼 큰 형님 말씀을 잠깐 들어볼까?




브랜딩 재단 아래 죄 없음을 고하고 몸을 의탁하려면, 브랜드가 무엇인지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우선, 브랜드는 결코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며,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도 없다. 이는 많은 마케팅 종사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개념이다. 물론 회사를 인수하여 브랜드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 자체를 고객에게 팔기는 불가능하다. 고객에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 따름이다.

브랜드를 팔지 못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심볼이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우수한 제품, 끊임없는 PR, 광고, 긍정적 자산에서 얻어지는 무형의 존재이다. 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공생하는 관계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치 있고 유용하면, 브랜드는 구매자 마음 속에 ‘내 구매는 올바른 결정이다’라는 확신을 심어주면서 구매 결정을 “부추긴다”. 브랜딩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프리미엄을 붙이거나,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혹은 둘 다를 얻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긍정적 자산 positive equity라는 문구에 주목한다. 브랜드 가치는 긍정에서 부정으로 변하기도 한다. 가치가 부정적으로 하락한 브랜드는 더 이상 브랜드가 아니다. 브랜드 부채 brand liability 혹은 안티브랜드 antibrand이다.


이번에 B사가 블로고스피어를 대상으로 초강력 대응수를 둔 행위 자체가 바로 안티 브랜드의 가장 좋은 예이다. B사 높으신 양반과 B사 홍보 대행 업체와 B사 범무팀은 왜 갑자기 멀쩡하던 블로고스피어가 벌집 쑤셔놓은 분위기로 변했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일테니 친절한 j군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주기로 하겠다.



뭐가 도대체 문제인가?



가장 큰 문제는 도너츠 주요 소비 층이 젊은 친구들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물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도넛을 먹긴 하겠지만, 젊은 층이 가장 큰 고객임이 확실하다. 문제는 이 젊은 친구들이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D 도너츠 마케팅 공략 원칙 상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는데, 참으로 유감스럽지만 젊은 층이 주로 활용하는 소통 창구(즉 블로그!)를 물리적으로 막겠다고 나서므로서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되어버렸다. 블로그 운영하는 젊은 층이 안 사주면 블로그 운영 안하는 어르신께서 대신 도너츠를 소비해주나?



다음으로 사고(?) 발생 직후 초동 대응이 지극히 폐쇄적이고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였다는 데 있다. 이 대응에는 가장 중요한 소비자는 빠져있었고,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소비자 중 상당수가 블로거였다. T_T B사에서 공식 발표문이랍시고 올린 문구를 같이 볼까?



그 결과, 처음 문제제기를 했다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게시물이 계속 남아있고 이것이 여론화되면서 그 피해는 던킨도너츠와 저희를 믿고 함께 해주신 전국의 수많은 가맹점주님들이 떠안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뭔가 참 이상하다. 가장 중요한 (불안에 떨고 있는) 고객에 대한 내용은 없지 않는가? 본사와 가맹점주님에 대한 피해만 나와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서, 만약 정말 안전과 관련한 대형 사고(?)가 터지더라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지 않겠는가? 당장 매출 몇 푼 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하는 회사를 가장 중요한 소비자 안전 보장 관점에서 어떻게 믿지?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냐?



문제는 터졌으니, 수습이 중요하다. 초강수를 두면서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고전적인 수법을 사용할텐데, 과거 몇몇 언론만 통제하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포털 사이트 몇 군대만 막아버리면 끝난다는 안이한 대응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고, 정확하게 문제 원인을 파악해서 뭔가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세상에 우리가 어떤 회사인데 우리를 못믿습니까?"라고 막연히 립 서비스만 해서는 싸늘한 냉소만 돌아온다(이 험한 세상에서 믿을 놈 그 누구냐? T_T).

B사는

가장 좋은 상품을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판매한다
라는 기업 이념을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따라 타이레놀 사건에 제대로 대응해서 침몰 일보직전에 놓였던 타이레놀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되살린 존슨 & 존슨 사의 훌륭한 교훈이 귓가에 맴돈다.



EOB

일요일, 4월 29, 2007

[독서광] 자칼 마을의 소년 시장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M-16A1 소총을 들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훈련장을 왔다갔다 하다 보니 며칠전 읽었던 비폭력 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의 핵심만 뽑아서 다루는 '자칼 마을의 소년 시장'이 자꾸만 머리에 맴돌았다. 인명 살상용 개인 화기를 들고 하루 종일 비폭력을 계속 생각하다니... 정말 모순되는 상황이 아닌가? T_T



마셜 B. 로젠버그 큰 형님이 지은 "비폭력 대화"(다음 번에 소개할 계획이다)에서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서 동화로 만든 이 책은 비록 독자 대상층이 초등학생이긴 하지만 다 큰(?) 애들도 읽어보면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책의 가장 훌륭한 미덕은 이런 부류의 책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교훈적이고 설교적이고 계몽적인 내용을 가장한 폭력적인(!) 어투에서 탈패해서 책 자체가 이미 비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비폭력 대화의 메시지를 억지로 주입시키는 대신 스스로가 한번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책 내용은 절대 어렵지 않다. 자칼 마을을 맡고 있는 소년 시장이 자칼 자신들의 욕심으로 인해 발생한 무질서를 규칙과 강제가 아닌 의사 소통을 통해 풀어나간다는 줄거리이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소년 시장의 좋은 멘토인 기린이 가져온 요술 안경(NVC 기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도구이다)을 사용해서 내면의 참모습을 파악하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나도 이제 사람사이에 부대끼면서 왕짜증나는 상황에 부딪히면 마음 속의 기린(과 기린 전매 특허인 마음 투시 안경)을 남몰래 불러봐야겠다.



아이와 함께 보면 좋고, 애인이랑 함께 봐도 좋고, 혼자 봐도 좋을 책이다. 강력 추천!



EOB

월요일, 4월 23, 2007

[독서광] 책의 날 기념 뽐뿌질

뽐뿌질용 교보문고 쿠폰이 나왔다. 쿠폰 신공 하단을 보면 서양도서 10% 할인 쿠폰이 보이고, 2000원 할인되는 월말 쿠폰도 있다. 호시탐탐노리고 있었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인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도 새로 들어왔었는데, 벌써 일시 품절이군. 이렇게 될 줄 알고 보자마자 바로 구입했다. :)



아무쪼록 책의 날 책 많이 읽고 즐겁게 삽시다!



EOB

월요일, 4월 16, 2007

[독서광] 돈의 심리학



(특히 전문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감을 넘어서 자기 과신이 흘러 넘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 하나 내겠는데, 인터넷 검색 찬스를 사용하지 말고 다음 문제를 한번 맞춰봐라.



승객이나 짐을 싣지 않은 보잉 747기 무게를 _90%_ 정밀도로 맞추기 위해 범위를 정해보자. 정확한 무게가 아니라 90%라는 조건이 중요하다.


어떻게든 무게를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서 최대한 빡빡하게 범위를 잡을텐데, 나사나 보잉에 근무하는 공학도가 아닌 이상 정확한 값을 찾아내기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자기 과신이라는 속성이 여러분을 유혹하지 않았는가? (아니라면 당신은 대단한 고수다) 그런데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돈 좀 굴려본 사람 치고 자기가 투자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까?(그렇다면 투자를 하지도 않았을 테니... ㅎㅎ) 돈의 심리학은 투자 부문에서 자기 과신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돈과 관련된 심리를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각종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설명한다.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서평을 읽어보면 돈의 심리학을 자기 계발서나 투자 지침서로 생각해서 읽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책 내용이 지루하다거나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조금은 학구적인 '행동 경제학'적인 설명으로 인해 막연히 돈 벌 기대를 하고 책을 구입한 사람들이 당황하는 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자신은 아주 능숙하게 돈을 잘 굴린다는 '자기 과신'이라는 환상을 깨버리려고 노력하는 두 저자에 대한 분노의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왔던 부분은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시각이다. 이 책 저자는 직접 경영을 하지 못하면서 경영에 준하는 이익을 얻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 바로 '주식이나 펀드 투자'이며, 집을 사지 않고서도 부동산 오름에 편승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 바로 '부동산 펀드 투자'라고 말한다. 제대로만 된다면 기업 운영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이 있을까? 장기적으로 인덱스 펀드와 같은 시장 전체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투자 기법을 동원할 경우 자신의 감이나 운에 의존해서 무턱대고 귀가 얇게 작전이 들어간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거나, 단순히 과거 수익률만 보고서 뮤츄얼 펀드를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서 잔고가 0에 수렴하는 사람에 비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대한민국과 같은 부동산 왕국에서 이 책이 얼마나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자기 심리를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는 법... 자기에게만 돈이 붙지 않는다고 매일 애꿏은 운만 탓하지 말고 이 책을 읽고 정신 한번 차려보자.



EOB

일요일, 4월 15, 2007

[일상다반사] 비데로 본 사용편의성

주의: 식전에 읽지 마세요.


경고: 저는 특정 비데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 사원이나 해당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가 아니며,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토대로 구입을 검토하실 경우 직접 테스트를 해서 본인에게 맞는 모델을 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의견 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회사와 집에 비데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떻게 하다보니 매일 비교 평가(?)를 하게 된다. $은 잠시 제쳐두고 사용편의성 측면에서 W사의 L 비데와 N사 비데를 살펴보자. 먼저 조작 패널 그림부터 감상하시라.



W사 L 비데 조작 패널





N사 비데 조작 패널: 실제 회사에서 사용 중인 모델은 이 모델 보다 하나 앞에 만든 모델이다.





조작 패널을 보면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점자 표식을 제외하고는 W사 L 비데가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W사 L 비데는 최소로 사용해야 하는 버턴을 분리시켜 놓았으며, 기능 중첩을 줄여놓았기에 버튼 조작법을 익히기도 아주 쉬울 뿐더러 한번 익히고 나면 눈 나쁜 분들이 안경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N사 비데는 점자 표식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매번 사용할 때마다 버튼 기능과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 그림에 나온 모델 보다 직전 모델은 더욱 심각한 버그가 있었는데, 세정 - 비데 - 건조 버튼 배열이 아니라 건조 버튼이 다른 버튼 중간에 들어가는 바람에 매번 건조할 때마다 버튼 찾느라 발톱이 쑥쑥 나온다.



다음으로 비데 물살이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W사 L비데가 N사 비데를 압도한다. W사 L 비데가 크루즈 미사일처럼 과녁에 대한 정확한 조준이 가능하다면, N사 비데는 과녁에서 자꾸 벗어나(?) 옆으로 퍼지는 느낌이다(물살이 옆으로 퍼지는 와이드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W사 L비데는 정확하게 표적을 명중(?)시킨다). 이 물살의 미묘한 차이는 아무리 글로 설명하려고 해도 어려우므로 직접 사용해봐야 알게 된다. T_T 여튼 N사 비데는 물살 튜닝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건조 기능인데, 물살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역시 W사 L비데가 N사 비데를 압도한다. W사 L비데는 변기 속을 가득 채우면서 건조 바람이 위로 불어오므로 대단히 상쾌한 반면, N사 비데는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제대로 건조가 안되는 느낌이다. 바람 세기는 N사 비데도 떨어지지 않는걸 봐서는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매커니즘이 차이가 나는 모양이다.



비데가 휴지 대용품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즐거운 경험을 만끽하도록 만드는 물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N사 비데는 경쟁사 제품을 좀더 벤치마크해야 할 듯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향후 비데에 도입되었으면 바라는 기능이 하나 있는데... 바로 개인화(Personalization) 기능이다. 다양한 방법으로(정 안되면 버튼 네 개 만들어서 1, 2, 3, 4를 붙어놓고 메모리 버튼 하나 더 달아라) 개인을 구별한 다음에 개인에 맞춰 노즐 위치, 변좌 온도, 수온, 물살 세기, 바람 세기 등을 한방에 세팅해준다면 대박이 아닐까? 글을 쓰고 나니 시중에 벌써 이런 제품이 나와있을지도 모르겠구나.



EOB

목요일, 4월 12, 2007

[독서광] IBM developerWorks에 올라간 서평 3선

4월에 읽을만한 책 3선이라는 제목으로 컴퓨터 관련 분야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개발자 책꽂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매달 출판사 협찬을 받아 읽을만한 책을 시리즈로 올릴 예정이므로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한 책 세 권은 다음과 같다.


  • 웹 애플리케이션 해킹 대작전: 웹 개발자가 꼭 알아야 할 웹 취약점과 방어법
    마이크 앤드류스, 제임스 A 휘태커 지음, 윤근용 옮김, 에이콘출판 2007년 출간
  • 실천가를 위한 실용주의 프로젝트 관리 7주: 위대한 관리의 비밀
    조하나 로스만, 에스더 더비 지음, 신승환, 정태중 옮김, 위키북스 2007년 출간
  • 당신은 웹 2.0 개발자입니까?: 웹 2.0 기술의 창의적 활용
    박지강 저, 한빛미디어 2007년 출간



EOB

목요일, 4월 05, 2007

[끝없는 뽐뿌질]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 인하



콧대 높은 애플이지만 경쟁사(델)의 집중적인 가격인하(27인치 모니터 100만원 미만으로 특별 판매)와 신제품 출시(삼성전자 27인치 모니터 134만원에 출시)로 인해 점점 자사 모니터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봤는지 가격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원래 미국에서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하면 시간차를 두고 한국에 반영을 했지만, 이번에는 잽싸게 반영이 된 모양이다. 어쨌거나 요즘 여기저기서 염장을 지르는 아름다운 뽐뿌질에 말리지 않도록 지갑 단속(?) 제대로 하시기 바란다. 팍팍 지르고 싶은 욕망을 억누느면 병이 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100만원_씩_이나 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자. T_T



EOB

일요일, 4월 01, 2007

[새소식] 번역 작업에 5% 부족한 스프링노트



스프링노트가 일반에게 오픈 되었기에 이미 미투에 가입하면서 만든 오픈 아이디를 사용해서 바로 가입했다.



로그인하자마자 구글 워드 프로세서 기능에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기반 철학이 다르긴 하지만, 기왕 경쟁을 벌인 김에 원노트를 좀더 벤치마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다른 사용자와는 달리 스프링노트를 활용해서 번역이라는 좀 무거운 작업을 해야하므로 이 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어디까지나 _번역자_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반 사용자'입장에서 투정부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면 본문으로 들어간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뭐냐 하면... HTML 기반 편집기 컨트롤을 사용했지만 과거 나왔던 나모 웹 에디터에 비해 기능이 너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그냥 단순한 메모장 용도로 사용한다면 느끼지 못할 문제점인데, 외부에서 글을 복사해서 붙여놓을 경우 폰트 속성이 그대로 바인드 되지만, 스프링노트 내부에서는 폰트나 크기를 변경할 방법이 없어보인다.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xHTML 규약에 맞춰서 기능을 최소화했다는 사실에는 동감하지만, 정 안되면 HTML 편집 에디터라도 제공해서 수작업으로라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참고: 구글 워드 프로세서도 HTML 편집기를 제공한다). 검색 기능도 웹 브라우저에 있는 검색 기능에 업혀가지만, 이럴 경우 치환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다. 번역하다 보면 일괄 치환 기능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



다음으로 한글 맞춤법 검사기이다. 물론 번역자 소양 1번이 올바른 한글 이해라는 사실에는 동감 하지만, 그래도 한글 맞춤법 검사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메모 스타일의 짧고 간단한 문장을 작성하든 여러 페이지에 걸친 복잡한 문장을 작성하든 맞춤법 검사의 필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곳곳에 등장하는 버그이다. 가져오기로 조금 복잡한 word 파일을 열면 엉망이 되어버린 본문이 뜬다. 아주 정신 사납게 편집 도중에 자동적으로 문서 여러 곳이 선택(반전)되어 버린다(위 그림 참조). 최근 열어본 페이지에는 이미 삭제가 되버린 노트 이름이 나온다(혼동을 막기 위해 최소한 문서가 삭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식이 있어야 한다).



직관적이지 못한 인터페이스도 사람을 괴롭힌다. 예를 들어 노트 이름을 변경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10초 내에 직접 한번 바꿔보기 바란다. 어느 정도 이런 부류의 소프트웨어에 익숙하다고 자부했지만, 거의 1분에 걸쳐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결국 허무한 곳에서 찾아내었다. 단순함의 미학에는 찬성하지만 이름 변경이 가능하다는 표식이나 큐를 줘야 한다. F2를 눌러 나온 도움말 창을 다루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어떻게 하면 도움말 창을 없앨까? back 버튼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노트 플래그 기능과 사용자 스타일 정의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번역하다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색상, 폰트 종류를 달리해서 키 조합 한방에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으면 좋은데, 지금은 번거롭다.



지금까지 공개된 API로는 처리하기 힘든 불평불만을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하지만 상기 기능과 문제점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공동 번역과 베타리딩 과정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스프링노트의 많은 발전 기대하겠다. :)



EOB

목요일, 3월 29, 2007

[독서광] 위험관리가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



사람은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기에 어떤 일을 하거나 위험이 뒤따른다. 물론 위험에 겁먹어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다는 극단적인 태도도 경계해야하지만, 위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무대포 정신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 프로젝트 관리에서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경제적인 부 관점에서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파한 책이 나왔기에 바로 읽어보았다.



'위험관리가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는 부동산이랑 주식 투자해서 10억을 버는 과정에서 위험을 잘 회피해서 잘 먹고 잘 살자는 서적이 아니라 위험도가 무척 높은 대한민국(돈 많은 사람이 아주 즐겁게 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에서 제대로 살아남는 생존 전략/전술을 소개하는 책이다. 물론 다루는 입자가 좀 굵어서 실질적으로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유용한 내용이 많이 나왔다.



이 책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위험(재무 위험: 자산, 신용, 시장, 금리, 유동성 + 비재무 위험: 전문성, 중년, 가족 관계, 자녀 교육)을 소개하고 이런 위험을 다루기 위해 실제로 위험을 다루는 조직과 이를 감시하는 조직을 분리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개인의 경우에는 조직으로 움직이지 못하므로 전문가나 멘토등을 잘 활용해서 스스로가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모든 내용을 위험 관리 측면에서 바라보기에 조금 무리수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위험 관리에 특히나 취약하지만 위험 관리를 배우지도 못했고(자영업이라면 위험 관리 개념을 머리로는 몰라도 몸으로 알고 있다) 바빠서 신경도 못쓰는 불쌍한 회사원(!)이라면 한번 정도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독한 다음에 (실천이 중요하므로!!!) 부록에 나온 개인 위험 관리 리포트를 복사해서(꾸준히 갱신해야 하므로 책에 직접 기록하지 마라.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스프레드 시트를 써도 되겠다) 반기별로 한번 정리해보자. 나도 이번 주말에 개인 위험 관리 리포트를 복사해서 작성해보기로 했다(이렇게 떠벌여 놓아야 나도 안미루고 작성하겠지? ㅎㅎ).



EOB

수요일, 3월 28, 2007

[일상다반사] 하나 마이웨이 카드



사용자에게 주는 혜택이 너무 많다고 _정부_가 보증한(혜택을 줄이라고 금융 감독 기관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을 정도였다) 신용카드인 하나 마이웨이 카드 발급 가능한 날짜가 며칠 안남았다. 인터넷 신청은 이미 마감되었고 영업점 신청도 30일까지니까, 지금 이 블로그 보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바로 하나은행에 뛰어가도록 하시라.



$에 대해 까탈스럽기 이루말할 수 없는 고양이(블로그 애독자라면 지금쯤이면 이 친구가 누군지 알거다) 군도 뽐뿌질에 넘어가서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정도니까 특별히 카드 발급에 문제가 없는 분이라면 second card로 사용하면 좋겠다.



이 카드의 기능은 하이라이트는 후불식 교통 카드 기능인데, 조만간 지하철/버스 요금이 오를 경우 이 카드의 위력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을 고려하자. 그리고 닭(역시 블로그 애독자라면 이 친구가 누군지 알거다)이 들으면 좋은 소식인데... 대전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뱀다리) 참고로 나는 하나은행 관계자가 아니다.



EOB

목요일, 3월 22, 2007

[독서광] 굿바이 게으름: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요즘 처세술이나 자기 계발서가 봇물 쏟아지듯 쏟아진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기서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되도록 이런 종류의 책은 피하려고 했지만... 고양이가 읽으라고 안겨줘서 슬쩍 읽어봤다.



종합 소감부터 말씀드리자면, 고만고만하다(읽어보면 좋고 안 읽어도 살아가는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ㅎㅎ --> 어차피 게으른 사람은 이런 책 안 읽고, 게으르지 않은 사람은 이 책에 나온 내용 정도는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다). 게으름이 뭔지에 대해 기존의 시각과는 조금 다른 각도로 조망을 하고 게으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배해 기술하고 있지만... 결국은 자기 계발서를 게으름이라는 주제로 잘 포장한 책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책 읽다가 꾸벅꾸벅 졸린 와중에서도 이 책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관련하여 몇 가지 공통적인 측면을 찾아내었는데... 다음에 소개하는 항목은 게으름을 극복하는 과정뿐만이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에서도 필수 요소라고 보여진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 큰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로 분할해서 실천하기
  • 피드백을 통한 점진적인 개선



자, 그러면 여기서 아주 희한한(독자 여러분이 예상못했던) 결론 하나를 얻을 수 있다. 바로 "프로젝트 실패는 게으름에서 비롯된다."이다. 여기에 대해 혹시 이 책을 읽은 독자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주의: 여기서 '게으름'은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굿바이 게으름'에서 굿바이 대상으로 지목하는 게으름이다.



EOB

토요일, 3월 17, 2007

[독서광] 몰입의 경영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면 플로(flow)라는 몰입이 필요할 때가 많다. 몰입이 이뤄지면, 그 순간이 점 하나로 바뀌면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게 프로그램이 완성되어 버린다. 정말 놀라운 현상이 아닌가? 하지만 몰입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책을 찾기란 어렵다. 대부분 명상, 선, 종교에 붙은 부가적인 설명으로 따라나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예외가 등장했다. 몰입의 대가인 칙센트 미하이가 쓴 '몰입의 경영'은 몰입이 무엇이며 어떻게 몰입에 들어가며 몰입을 통한 개인과 기업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삭막하고 약육강식이 판을 치는 회사에서 몰입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미하이 큰형님의 조언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직원을 교체 가능한 부속품이자 말안듣고 무능력한 불량 청소년처럼 여기는 높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펴드는 순간 회초리 맞을 준비부터 하는 편이 좋겠다.



본문에 나오는 아름다운 이야기 몇 개를 발췌해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크 머리는 팀의 성공을 흔히 좌우하는 세 가지 요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관리자는 모든 팀원이 회사가 수행해야 할 일과 관련한 목표를 갖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둘째, 관리자는 팀 전체의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팀 내부에서 수행해야 할 구체적이고 세세한 활동들을 기획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셋째, 관리자는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유지함에 있어 탁월해야 합니다.



경영인 또는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의견을 구할 수도 있고, 자신의 견해나 제안을 제공할 수도 있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못한 것은 고쳐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종류의 피드백을 과도하게 제공하면 자칫 '마이크로매니지먼트'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란 부하 직원의 업무와 관련해서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점검하며 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또한 경영인이나 관리자는 업무가 원만하게 잘 진행되고 있을 때는 부하 직원의 업무에 간섭하지 않도록 자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라는 용어가 그에 걸맞는 악명을 얻게 된 것은 이런 관리자일수록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혼자뿐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은 누구든 자기를 모범으로 삼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피드백과 관련해 말한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아닌 성과에 초점을 두라는 것이다. 일부 관리자들은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다른 동료들이 있는 자리에서 부하 직원에게 호통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더라도 이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만큼 사람의 자존심과 의식에 막심한 피해를 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부하 직원을 훈계해야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일대일로 만나서 해야 한다.



저는 회사에서 추진하려는 일을 금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직원들에게 화를 내기도 했고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이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사람들과 관계가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태도와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던 겁니다. 좀더 성숙한 인물이 되었다는 느낌이었지요.


여러 아름다운 말이 더 듣고 싶은가? 그러면 책을 읽어보시라!



EOB

목요일, 3월 15, 2007

[새소식] 한결체 vs 조선일보 명조체




한겨레 신문사에서 한겨레 결체라는 폰트를 공개한지도 벌써 1년하고도 거의 6개월이 다되어간다. 이에 뒤질세라 우리의(????) 조선일보에서도 조선일보 명조체를 과감하게 공개했다. 일부 몰지각한 미투(?)와는 달리 이런 따라하기(!)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두 폰트를 비교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 네모꼴과 탈네모꼴 폰트: 조선일보는 역시 전형적인 틀에 맞춘 네모꼴 폰트인 명조체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탈네모꼴 폰트인 한결체로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한결체는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에도 적용해보았는데, 반응이 나쁘지는 않았다.
  • 맥OS X 지원: 한겨레는 메타 정보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맥OS X에서 이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 명조체는 이런 문제가 없으며, 홈페이지에서도 맥 OS9과 X을 지원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겨레 신문사의 분발이 요구된다.
  • 한자: 한겨레는 순수 한글 사용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폰트에 한자가 빠져있다. 물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여지긴 하지만... 조금 아쉽다. 조선일보 명조체는 역시 _조선일보_답게 한자를 탑재하고 있다. 물론 한자를 탑재한 관계로 인해 한결체보다 폰트 크기가 훨씬 더 크다(2571KB vs 22427KB).
  • 출력용 서체 지원: 한겨레는 출력용과 편집용 서체를 분리하지 않았지만, 조선일보는 실비만 받고 출력용 PS 서체 설치를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출력소에서는 당연히 조선일보 손을 들어줄거다.
  • 개인적인 느낌: 한결체는 영문와 숫자 폰트가 그다지 예쁘지 않다. 특히 영문 폰트가 한글과 같이 사용할 때 상당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오래봐도 질리지 않으므로 한글 위주로 된 출력 문서를 꾸밀 때는 한결체가 유리하다. 조선일보 명조체는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문서(?) 작성(공문서에는 한자가 필수잖아?)에 딱 맞지 않을까?


일단 조선일보가 포문을 열었으니 항상 첨단 이미지를 풍기고 싶어하는 중앙일보와 민족 정론(?)을 주장하는 동아일보도 동참하지 않을까 싶다. 조만간 소책자등에 어디서 많이 보던 폰트가 대량으로 등장해도 별로 놀랍지 않을 듯이 보인다. 자본의 논리로 인쇄물에 사용하는 폰트까지 지배하는 세상이 올까 두렵다. T_T



EOB

수요일, 3월 14, 2007

[일상다반사] 미투와 플톡을 보며 느낀 궁금증

요즘 미투플톡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관심의 중심에 서 있는 둘 다 유사한 서비스라는 느낌은 그냥 넘기기 어렵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해를 돕기 위해 스크린 샷부터 한번 보고 가자.







일란성 쌍둥이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이란성 쌍둥이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시력이 20/20인지(여기서 업자(?)라는 표띠가 나고 있다) 먼저 점검한 다음에 안경을 쓰고 다시 보기 바란다. 뭐 섣불리 A라는 서비스가 B라는 서비스를 _표절_했다고 말했다가는 이 블로그가 일부 성난 군중에 의해 폭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판단은 잠시 _보류_하겠다.



자...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는 '세련되지 못한 동업자 정신'이랑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개념' 사이를 딱히 가르는 명쾌한 잣대가 없다는 데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표현이 문제이므로 특허가 걸릴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칠지도 모르겠는데, PARC에서 매킨토시 앰프(말장난이다. 말장난!)랑 초대형 스피커를 세트로 땡쳐온 스티브 잡스랑 테이프랑 라디오가 달린 미니 컴포넌트를 땡쳐온 빌 게이츠가 서로 배꼈다고 깔찌뜯고 싸우는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 인터페이스만 비슷(?)하다고 보기에는 서비스 자체가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이다. T_T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미투가 플톡이 되고, 플톡이 미투가 되려면 상호 어떤 요소가 더 들어가면 될까? 미투에 라운지를 만들고, 플톡이 meeto!(쓰고나니 너무나도 재미있는 말장난이 되어버렸다 ㅎㅎㅎㅎㅎ 'meeto'라는 이름은 정말 센스있게 잘 지었어~)를 만들면 된다. 그리고 미투가 다녀간 방문객을 표시하고, 플톡이 태그를 지원하면 된다. 그러면 둘 다 똑같아진다. T_T 두 서비스가 언제쯤 완벽하게 100% 싱크를 이룰까? 이게 바로 오늘의 궁금증이다.



뱀다리) 미투의 초대장을 통한 지인 넓히기 기법을 두고 마케팅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오가는데, 네트워크 가치는 이용자 수 제곱에 비례한다는 인터넷 아버지인 멧칼프 큰형님법칙이 우세할지 사람의 원초적 욕구 중에서 가장 상위에 올라있는 고차원 욕구인 애착의 욕구가 우세할지 지켜보겠다. 플톡은 네트워크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올인했고, 미투는 애착의 욕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올인했다. 참고로 아무리 뛰어난 영업 사원이라도 자기 고객을 1000명 넘게 기억하기 어렵고(주의: 물론 세상에는 희한한 사람도 많아서 몇 만명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 주변 지인이 스무 명만 되어도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EOB

일요일, 3월 11, 2007

[독서광]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이기는 마케팅



보통 책을 잡으면 일사천리로 읽는 버릇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서적을 가장한 마케팅 서적인 "In search of stupidity"를 좀더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 마케팅 관련 서적을 찾다가 레이다 망에 걸려든 대어인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은 (예외적으로!) 하루에 하루 분량씩 거의 한 달 정도 걸려서 (주로 화장실에서) 읽었다. 결국 오늘 아침에 30일분량을 모두 끝내고 무사히(?) 서평을 쓰는 중이다.



마케팅 관련 서적은 상당히 많지만 현학적이고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딴 나라 이야기만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마케팅 겸 영업 겸 재무 담당자나 마케팅이 아닌 일반 개발을 맡고 있는 직원이라면 이런 어려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은 별로 없을테다. 하지만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은 1일 분량 첫 페이지부터 분명하게 "마케팅 역시 관련 부서에서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마케팅의 초심자라도 쉽게 깨닫도록 해준다.



전세계적으로 '30일간의 게릴라 마케팅'이 1400백만부 이상 팔려나간 이유는 작은 기업이 최소 마케팅 비용으로 큰 기업도 울고갈만큼 강력한 마케팅 노하우를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기 쉽고 핵심을 찌르는 내용 구성도 한 몫한다는 생각이다. 한번 숙독한 다음에 각 장 마지막에 나오는 게릴라 포인트와 행동 전략을 반복해서 읽어보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마케팅에 관심이 많다면, 마케팅이라는 명쾌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차근 차근 읽어보기 바란다. 마케팅이 관심이 없다면 돈버리고 속는 셈 치고 차근차근 읽어보기 바란다. 로또보다는 당신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줄테니 말이다.



EOB

월요일, 3월 05, 2007

[일상다반사] 미투데이 초대장 제공

요즘 항간에 뜨고 있는 서비스인 미투데이에서 초대장 4장을 발급받았다. 지금 한 장은 이미 사용했고, 나머지 석 장의 주인공을 찾는다.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다음 항목을 채워서 전자편지를 보내는 동시에


  • 이름
  • 이메일 주소
  • 오픈 아이디(www.myid.net에서 가입하기 바란다)


신청 유무를 댓글로 달아주시라(어제는 댓글 때문에 마구 투덜거리더니 오늘은 또 댓글을 달아달라고 하니 얼굴이 뜨겁다. ㅎㅎ). 초대장이 석 장 뿐이니 당근 선착순 세 분이다!!!



이런... 벌써 초대장 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참고: 미투데이가 어떤 서비스인지 궁금하면 jrogue 미투데이를 참조하기 바란다. 처음 열 때보다 상당히 안정화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도 감안하기 바란다.



EOB

일요일, 3월 04, 2007

[일상다반사] 글자를 읽지말고 문맥을 읽어라.

'컴퓨터 vs 책' 블로그는 직접 블로그로 들어오는 방문객 숫자보다 RSS나 ATOM 피드를 통해 구독하는 방문객 숫자가 훨씬 더 많다는 특징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특정 다수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기 보다는 고정 구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컴퓨터 vs 책'에 올라오는 글의 흐름이나 방향성, (심지어) 고양이 가필드 같이 까칠한 심뽀까지 구독자 여러분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해주시리라 믿고 특정 글이 올라왔을 때 과거 문맥까지 고려해서 귀엽게 봐주시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에 '컴퓨터 vs 책' 블로그가 도대체 어디서 굴러먹다 온 뼈다귀인지 도저히 힌트를 주지 못하는 순위를 매기는 메타 블로그 사이트나 불특정 다수가 보는 언론 매체에 노출되는 상황을 극도로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일이 뜻대로 되는 경우는 드문지라... 얼마 전에 작성했던 몇몇 글이 동호회 게시판에 '펌'질을 당하는 바람에 '익명'이라고 자기 신분을 밝힌 분이 블로그를 방문하셔서 조목조목 반박과 더불어 친히 아름다운 말씀을 남기고 가신 걸로 알고 있다. 시츄에이션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이 분야에서 X도 모르는 놈이 감히 이따위 엉터리 글을 써?"이다. 벽에 똥칠하고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기에(자고로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고 했다) 게시판에 달린 댓글은 아예 보지도 않았다(안봐도 DVD인게, 틀림없이 내 글이 아니라 나에 대한 성토 대회가 열렸을거다. 예) "이런 글을 쓴 인간 머리에 뭐가 들었어?").



그러다 오늘 토비 님 블로그를 보니 요즘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과 나의 오픈소스 이야기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중에서 공감가는 부분을 살짜쿵 인용해본다.



문제는 불특정다수가 와서 글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럴 땐 내가 그동안 얘기를 해오면서 가져왔던 컨텍스트가 깡그리 무시된 채로 그 글자체만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때론 특정 문단이나 단어가 그들을 자극하기도 한다. 나의 말투나 스타일은 완전히 무시되고 다른 사람의 관심의 시각으로 해부되기도 한다.


문맥은 물론이고 글쓴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기 관점에서 남을 마음대로 재단해버린다는 공통점이 있는 4가지 없는 댓글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과연 이런 글을 쓴 사람이 내 눈을 똑바로 처다보면서 과연 똑같은 이야기를 내뱉을 수 있을까?"이다. 사정상 익명으로 댓글을 달 경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발전적인 내용을 담아라. 만일 까칠하게 한방 긁어주고 싶다면 실명을 밝히거나 개인적으로 편지를 써라. 이도 저도 싫으면 _가만히_ 있어라. 2등은 할테니까.



뱀다리: 상대방 문맥을 파악하지 못하고 섣불리 나섰다 후회해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거다.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몇번 대형 사고를 터트린 이후에 깊히 반성하고 항상 _2등_을 생활 신조로 추구한다. T_T 그러니까 블로거 여러분께서는 내가 댓글도 안 올리고 피드백도 안 건다고 너무 섭섭해하지 마시라. 대신 재미있는 글로 보답하겠다. :)



EOB

목요일, 3월 01, 2007

[독서광]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요즘 처세술 관련 서적이 너무나도 잘팔린다고 한다. 잘팔리기 때문에 따라하기 식으로 많이 읽는지 아니면 세상이 워낙 험한지라 이런 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찍어서 마케팅 힘을 빌어 많이 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도 역시 이런 처세술을 다루는 책이다. 뭐 가려서 잘 읽으면 약이 되겠지만 잘못 읽으면 독이 될 소지도 있으므로 이 책을 마치 회사 생활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비법이 숨어있는 바이블처럼 읽어서는 곤란할 듯이 보인다.



자자. 어떤 책일까? 탐험을 위해 책 뒤표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다음 리스트 중에서 당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항목에 체크하세요.


  1. 능력이나 실적이 뛰어나면 승진이나 연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2.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은 이메일로 전달하는게 편하다.
  3. 직장 사람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이다.
  4.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동료나 인력개발팀(인사팀) 담당자와 상의한다.
  5. 내 업무공간은 최대한 나의 개성을 발휘해 꾸며야 한다.
  6.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7. 내가 맡은 업무는 책임지고 알아서 처리하는 게 좋다.
  8.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높은 인사고가를 받을 수 있다.
  9. 회사와 상사는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를 원한다.
  10. 회사는 직원들을 신뢰해야 한다.
  11.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므로 한꺼번에 몰아서 장기간 다녀온다.
  12. 노동법은 부당해고로부터 직원을 보호해준다.
  13. 직장에서 말하지 못했던 불만사항은 회식 때 자연스럽게 꺼내는 게 좋다.
  14. 내가 옳다면 회사는 상사보다 내 편을 들어줄 것이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뭐 이런 질문 나오면 당연히 각 질문에는 함정이 있는거구, 이 책은 각 질문에 대한 함정을 하나둘씩 까발기는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블로그 주인장이야 당연히 모든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기에(그만큼 속세에 찌들었다는 이야기다. T_T) 책을 읽는 도중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_중언부언_하는 내용에 꾸벅꾸벅 졸기도 했지만, 차카게 살아가려고 하는 대학 갖 졸업하고 청운의 꿈을 품고 직업 전선에 뛰어든 새내기 신입 사원들은 아마 이 책 보면 거의 기절초풍해서 불신의 늪으로 빠지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들기도 했다.



(스포일러 :)) 이 책의 핵심은 "인력 개발팀은 최대로 멀리 피하고 당신 상사가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해서 꼬투리 잡힐 일은 하지 마라"라고 한 문단으로 정리할 수 있다. 회사는 당신을 상사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고 상사라는 전령꾼을 통해 대화를 한다는 사실만 염두에 두고 있어도 회사에서 꼬이는 일은 상당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1~4장은 졸면서 봤지만 5장은 그런대로 읽을만했다. 조금만 주의 깊게 5장 내용을 읽으면 좋은 팀장과 나쁜 팀장을 구분하는 시금석을 찾아낼 수 있을 거다. 특히 자신이 팀장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반성 좀 하시고. :P



EOB

토요일, 2월 24, 2007

[독서광] 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야구와 관련한 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바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다. 이 책 읽고 참 많이 웃고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 여기에 책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으니 바로 '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이다. 야구 이야기를 가장한 경제학 서적이라고 요약하면 정확하겠다.



'머니볼'은 총알이 없어 만년 꼴찌 야구팀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단장을 취임한 빌리 빈에 대한 이야기이다. 흠잡을 곳 없는 메이저리그의 유망주로 손꼽히던 빌리 빈 이 날개없는 새처럼 바닥까지 추락한 다음 빌 제임스가 지은 책을 손에 넣고 기존 여느 메이저리그 팀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단장으로 거듭나면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하면서도 통쾌한 이야기가 시종 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철두철미하게 말이 되는 통계자료와 확실한 기준에 따라 어느 구단에서도 마다하던 선수를 데리고 와서(과학적인 통계에 입각한 숨겨진 유망주 발굴) 철저하게 점수 기계로 만든 다음에 자유 계약 선수가 될 무렵(폭등한 몸값)에 과감하게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하면서 다시 유망주 여러 명과 지명권을 따는 방법으로 계속해서 가장 적은 구단 운영비로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려면 단순한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 기업 운영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껴질 것이다.



물론 동전에는 앞뒤가 있다. 빌리 빈은 처음에 데리고 온 선수가 어떤 이유에서건 필요가 없어지면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즉각 타 구단과 트레이드를 해버리는 너무나도 잔혹한 세상을 창조해버렸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시장원리에 입각해서 구단을 운영하다 보니 선수는 구단의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책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이런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서 가슴이 아팠다. T_T



EOB

화요일, 2월 13, 2007

[일상다반사] 소프트웨어 단속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오늘 ZDNet에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 중독되었는가?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기획취재] 권한없는 단속으로 영세상인 갈취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ZDNet 기사의 요지는...



사실 지적 재산권은 때때로 행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서울에는「삼성 웨딩홀」이 있지만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소유한 건물이 아니다. 지적 재산권에 관한 한 이 나라는 무법의 서부 시대처럼 느껴진다.


이코노미 21 기사의 요지는 ...



얼핏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불법 소프트웨어의 단속은 어쩌면 당연하다. 불법 소프트웨어가 난립한 탓에 저작권사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은 보호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와 같은 ‘암행단속’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복제해 판매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인데 무슨 이유에서 경찰수사가 시작된 것일까. 경찰 한 관계자는 “불법이 더 큰 불법을 부른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복제도 불법이지만 이를 단속해 합의금을 받는 것 역시 불법’이라는 것이다. 대체 무슨 말일까. 이 같은 의문을 쟁점별로 확인해 보자.


두 기사를 끼워맞춰보면... "지적 재산권은 때때로 행사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불법을 불법으로 응징한다"정도가 되겠다. 한국에도 온 적이 있다고 밝히는 Michael Kanellos 기자는 앞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 열심히 공부한 다음에 소설이 아니라 기사를 써야 할 듯이 보인다.



EOB

일요일, 2월 11, 2007

[독서광] 공중그네



누군가 나의 겉모습을 보면 공부만 열심히 해서 조금은 멍청한 모범생 같아 보일지 모르겠는데, 이런저런 장난을 좋아한다는 비밀을 폭로하면 혼비백산할 독자들이 많을 듯이 보인다. 회사 다니면서부터 장난을 못쳐서 온몸이 다 뒤틀리기에 어떻게 대리만족할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공중그네'가 딱 걸려들었다. 애독자 여러분을 위해 감상평을 몇 자 적고 넘어가겠다.



“책을 읽으며 배를 잡고 웃은 것이 몇 년 만인가?”


출판사가 매상고를 위해 위에서 제시한 낛시성 문구를 만들었겠지만,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나서 아무리 노력해봐도 포복절도할만큼 우스운 내용은 생각이 안난다. 대신 '장난'을 빙지한 창의력과 '호기심'을 빙자한 솔선수범이라는 양대 무기로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무척 인상 깊었다는, 출판사 의도랑 전혀 맞지 않는 엉뚱한 감상평이 튀어나오고 만다. 이 책 주인공인 이라부는 대학교 때부터 말성장이에다 사회에 나와서는 볕 잘드는 소아과에서 쫓겨나서 지하실 한 구석에 정신과 사무실을 얻어 일하는 아웃사이더지만, 아주 희한한 환자들을 만나면 기발한 방법으로 환자 스스로가 문제를 분석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만병(?)을 치료해준다.



무엇이 끌렸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변에 말 잘하고 잘 생기고 능력 좋고 야전교범에 따라 위에서 시키는 데로 눈치한번 비상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에게 둘려쌓여서 대략 풀이 죽어가는 내 모습과 구태의연한 인습이나 사회적인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에 대한 문제를 사람처럼 풀어가는 이라부의 모습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래, 나두 요즘 나사 몇 개 풀린 상태로 변한 이유는 바로 '장난'을 못쳤기 때문이야 !"라는 결론에 이르자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장난 한번 걸고 싶어서 안달이 나고 있다. :) 이렇게 할 경우 삶의 활력소가 될까 아니면 망신살이 뻗어서 욕만 뒤집어 쓸까? 빡빡한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참 어렵다. T_T



EOB

금요일, 2월 09, 2007

[끝없는 뽐뿌질] 한국 애플 스토어: 오늘 하루 할인 판매



두 말이 필요없는 오늘 하루(2월 9일)만 유효한 소식을 전한다. 바로 한국 애플 스토어 깜짝 할인 판매!.



아이포드 나노가 153,800원부터, 맥북 1,088,000부터, iMac 988,000부터란다. 지름신이 여러분 주머니를 노리고 있으니 제발 오늘 하루 참을 인자 세번 쓰시길... :P



EOB

화요일, 2월 06, 2007

[끝없는 뽐뿌질] 802.11n 지원 Airport Extreme 리뷰 기사(from designtechnica.com)




802.11n을 지원하는 Airport Extreme 리뷰 기사가 designtechnica.com에 올라왔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바로 지름신을 소환한다. :P




* 물리적인 구성


  • 이더넷 포트: 3개
  • USB 포트: 1개(에어포트 디스크 유틸리티라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Extreme USB 포트에 외장 연결한 HDD를 네트워크 스토리지(NAS)처럼 쓸 수 있다. 기존 베이스 스테이션처럼 USB 프린터 연결도 가능할 듯)
  • 외부 입력 단자: 1개
  • 전원 입력 단자: 어댑터!!!!!! 이런 저전력 디바이스에 어댑터를 쓰는 만행을 저지르다니. 쯧쯧...




* 속력


  • FTP 전송 결과

    1. 2.4GHz unencrypted 802.11g/n Avg. 1.7MB/s
    2. 2.4GHz encrypted 802.11g/n Avg. 3.4MB/s
    3. 2.4GHz unencrypted 802.11n Avg. 2.3MB/s
    4. 2.4GHz encrypted 802.11n Avg. 20KB/s (yes, 20KB/s)
    5. 5GHz unencrypted 802.11n Avg. 6.2MB/s
    6. 5GHz encrypted 802.11n Avg. 6.1MB/s
    7. Wired-only via AirPort Extreme Avg. 11MB/s
    8. Wired-only with Gigabit LAN Avg. 20MB/s

  • USB NAS 전송 결과

    1. 2.4GHz unencrypted 802.11g/n Avg. 2.8MB/s up 3.8MB/s down
    2. 2.4GHz encrypted 802.11g/n Avg. 2.8MB/s up 3.7MB/s down
    3. 2.4GHz unencrypted 802.11n Avg. 2.6MB/s up 3.7MB/s down
    4. 2.4GHz encrypted 802.11n Avg. 2.2MB/s up 3.5MB/s down
    5. 5GHz unencrypted 802.11n Avg. 2.7MB/s up 3.5MB/s down
    6. 5GHz encrypted 802.11n Avg. 2.0MB/s up 3.8MB/s down




USB NAS 전송 결과가 좀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HD급 스트리밍 전송은 충분한 대역폭을 제공하고 있다. 다행히 옛날 맥북(코어 듀오)라서 가까스로 지름신을 피하고 있는 중이다. 신형 맥북(코어 2 듀오) 보유자라면 한번 군침을 흘리기 바란다.




참고 URL:
http://reviews.digitaltrends.com/review4331_main21663_page4.html



EOB

토요일, 2월 03, 2007

[독서광] Behind the closed doors: Secrets of Great Management



요즘 앞길이 기술 리더냐 관리 리더냐 아니면 둘을 섞어 놓은 모델이냐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도중에 이 책을 접했다는 사실 자체가 우연일까 아닐까? 어쨌거나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책을 읽고나서 드는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보겠다.



훌륭한 관리자를 정의하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가장 먼저 대답하는 내용이 바로 "방해물을 제거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껏 십년 넘게 경험해온 관리자들은 대부분 부하 직원을 "지금 당신이 불평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월급도 받지마라"라는 철학으로 명령만 내리고 뒷짐지고 강건너 불구경만 함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떠넘겨 왔었다. 어떤 문제점이나 위험을 지적하면 이를 쟁점으로 만든 사람에게 고스란히 책임을 넘기는 웃지 못할 상황이 공무원 사회에서만 일어나고 있을까?



'Behind the closed doors'는 이런 구태의연한 관리 방법에 반기를 들고서 팀원의 문제점이나 어려운 점을 잘 이해하고 중재해주는 훌륭한 관리자 아래에서 개별 목표만 존재하는 그룹이 전체 비전과 목료를 공유하는 팀으로 커나가도록 만드는 실질적인 방법을 소개하는 좋은 책이다. 1대 1 미팅, 배회 관리,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정리 기법, 피드백 제대로 주기, 효율적으로 코칭하는 방법, 목표 제대로 세우는 기법 등을 재미있는 소설 형식을 빌어서 설명하고 있다. 바쁜 관리자(?)를 위해 분량도 많지 않으며 몇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용도 없고 재미도 없는 체크리스트 목록만 나열하지도 않기 때문에 가볍게 화장실이나 지하철을 타고 읽기에 좋다.



하지만 분량이 작고 가볍다고 해서 이 책을 얕봐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아이쿠, 지금 바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는구나"라고 감탄했기 때문인데, 특히 기술 부문에서 일하다가 기술 리더를 거쳐 관리 부문으로 넘어가는 개발자 경력을 밟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로서 어려운 관리자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먹은 부분은 바로 위임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정리한 표였다. 한번 살펴볼까?









































관리 과업3명4명
일 대 일 미팅, 팀 미팅, 준비 시각4시간5시간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관리1시간1시간
상위 관리자와 보내는 시간1시간1시간
조직 내 동료 관리자와 보내는 시간1시간1시간
팀 원과 문제 해결하는 시간12시간(한 명당 4시간)16시간(한 명당 4시간)
조직 문제예측 불가
주당 필요한 최소 관리 시간19시간24시간


표를 보면 기술 리더가 관리 리더로 나서기가 어려운 이유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팀원 넷을 이끄는 관리자의 경우 24시간이면 8시간 근무 기준으로 사흘인데, 주 5일 근무제를 할 경우 이틀 정도만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할 시간이 남는다. 로버트 L. 글래스 큰 형님 말처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두고 왜 재미가 없는 관리를 하지?"라는 생각이 여전히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요즘 들어와서 점점 더 시간이 부족해지고 있는 이유를 (좀더) 알 것 같고, 조만간 어떤 경력을 밟아야 할지 좀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되었기에 머리가 복잡하다. 비슷한 경험을 해본 독자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조언 부탁드리겠다. T_T



뱀다리: 조만간 한글판인 '실천가를 위한 실용주의 프로젝트 관리: 위대한 관리의 비밀'이 위키북스에서 나온다고 한다. 영어가 무서운 관리자 여러분께서는 한글판이라도 읽으시라!



EOB

토요일, 1월 27, 2007

[독서광] 구글 스토리



책을 구매하다보면 1+1 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번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과 마찬가지로 때로는 원래 책보다 끼워서 오는 책 내용이 더 좋은 경우를 만나게 되는데, 이번에 대박을 기대하고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롱테일 경제학'이 그다지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자 급히 끼워팔기 행사에 들어간 찬스를 잡아서 따라온 '구글 스토리' 독서 감상문을 정리해보겠다.



우선 번역서 제목 자체는 대략 낛시성이라고 보면 되겠다.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라고 붙여 놓았는데, 원제는 'The Search : How Google And Its Rivals Revwrote the Rules of Business And Transformed Our Culture'이다. 다시 말해 구글과 경쟁자들이 비즈니스 법칙을 바꾸고 우리 문화를 변화시킨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 어쩌다 보니 구글의 시시콜콜한 기업 비밀을 다루리라는 제목이 붙고 말았다. 실제로 책 목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구글이 이야기의 중심이긴 하지만 끊임없이 경쟁업체 이야기가 등장한다.



마케팅을 위해 제목을 바꾼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하고, 본문 내용을 한번 살펴보기로하자. 이 책은 어느 정도 검색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만일 전문 검색 엔진 아키텍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심심풀이로 읽다가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크라울러 잘못 풀어서 호떡집에 불난 듯이 아비규환인 상황에서 전화를 안 받아본 사람은 스탠포드 대학교 관리자가 구글 친구들에게 왜 그렇게 발톱 쑥쑥 냈는지 이해가 안갈테니까.



이 책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과거에서 현재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검색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므로 과거에 역동적으로 터져나가던 상업적인 인터넷 초기 시절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옛날 생각이 솔솔날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검색 엔진처럼 보였던 알타비스타와 다양한 소스 코드와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며 늘 이런 천국이 어디 있냐라고 감탄을 거듭했었던 DEC가 운영하던 gatekeeper 이야기에 잠시 회상에 젖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평범한 옛날 이야기 나열에 그쳤다면 이 책은 뒷조사에 정신이 팔린 고만고만한 3류 언론인이 집필한 서적으로 끝났을테다. 이런 한계점을 넘어서는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로 별로 돈 안되는 듯이 보였던 검색을 경제에 연결시키는 비밀이다. 특히 오버추어를 세웠던 빌 그로스가 창안한 검색에 '가격'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시장을 합리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는 놀라운 아이디어는 기존 검색 세상과 새로운 검색 세상을 연결하는 강력한 연결 고리로 작용했다고 보면 틀림이 없겠다. 기존 전자 편지 시장에서 스팸의 공격에 모멘텀을 잃어버린 상황(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음이 온라인 우표제를 신경써서 도입하긴 했지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과는 달리 검색 시장도 시장 경제 원칙을 도입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이 검색 엔진 우선 순위를 바꾸려는 치밀하면서도 악랄한 스팸 공격을 막아내면서 검색 엔진 생태계에 상당한 자생력을 제공함에 따라서 구글과 같은 회사들이 도약할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생각이다.



구글을 비롯한 검색 엔진 전반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국내에서도 누군가 NHN을 이런식으로 분석해서 책 하나 안 쓰나?



뱀다리) 이번 기회에 마소에 실렸던 구글 특집 기사로 개발자 사이에 대 히트를 쳤던 개발자, 구글 신드롬에 빠지다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조금 오래되었지만 흥미로운 내용이 숨어있을테니까.



EOB

일요일, 1월 21, 2007

[독서광] 납치된 공주



도깨비랑 귀신이 한국 전래 동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면 독일쪽 문화에는 용, 왕자, 공주에 얽힌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심지어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에 공주를 납치한 마녀, 마녀가 부리는 용, 그리고 이 용을 무찌르기 위해 창을 들고 등장하는 신입 왕자(?!)들이 등장해서 학부형을 즐겁게(?) 하는 이벤트가 벌어지는 사진을 보았다.



이번에 선물로 받았다가 한참만에 읽게 된 '납치된 공주'는 바로 이런 독일식 문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왕자-공주-용 소설이다. 물론 "용이 나타나서 공주를 납치했는데, 왕자가 용을 무찔러서 공주를 구해낸 다음에 잘 먹고 잘 살았다"라는 판에 박힌 도식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과 우정, 배신, 절망과 희망, 갈등과 반전 등이 일상 생활을 벗어나 잠깐 동안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고전적 D&D(Dungeon & Dragon) 게임인 nethack 계열 게임을 해본 분이라면 용이 불을 뿜고 하늘을 날고 하는 설정에 무척 반가움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줄거리를 구성하는 요소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공주가 있고, 공주를 사모하는 젊은이들(!)이 있고, 이 젊은이들 사이에 갈등이 있고, 마법사(?)와 용이 있고, 젊은이들이 속한 왕국 사이에 알력이 있다. 그리고 중간 중간 끼어드는 재미있는 무용담이 있다. 다행스럽게 뻔하다면 무척 뻔한 이런 소재를 아기자기 엮어 놓았기에 이 책은 재미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을 읽으려고 마음 먹은 분들을 위해 자세한 줄거리는 비밀로 하겠다. ;)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직접 읽어보시라!

금요일, 1월 19, 2007

[영화광] 블루레이 vs HD DVD

요즘 한참 블루레이와 HD DVD 때문에 말이 많다. 둘다 고해상도 DVD라는 사실은 알겠는데, 왜 이렇게 언론에 자주 오르내릴까?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 아날로그 비디오 테이프 왕좌를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인 베타 방식과 VHS 방식을 연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속 시원하게 블루레이와 HD DVD 사이에서 뭐가 같고 뭐가 다른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역사적으로 비교해보자면 소니가 만든 PDD(Professional Disc for DATA)를 확장해서 나온 규약이 블루레이이고, 도시바가 만든 AOD(Advanced Optical Disc)를 확장해서 나온 규약이 바로 HD DVD이다. 소니와 도시바는 베타와 VHS를 놓고 왕좌를 겨루던 옛날 생각이 솔솔 날지도 모르겠다.



기술적으로 블루레이와 HD DVD 모두 405nm짜리 blue-violet 레이저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바로 픽업 장치 개구율이다. 픽업 장치가 물리적으로 규격이 다르므로 블루레이와 HD DVD가 호환이 불가능하며, 이번에 LG에서 나온 듀얼 포맷 지원 고해상도 DVD는 블루레이 디스크가 들어오면 블루레이 픽업 장치 개구율(0.85)로, HD DVD 디스크가 들어오면 HD DVD 픽업 장치 개구율(0.65)로 맞춰주는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또한 레이저 초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표면 층 두께도 달라지는 데, HD DVD가 0.6mm인 반면 블루레이는 0.1mm이다. 블루레이 표면 층이 얇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추가 층을 위한 공간이 충분하다는 장점이 있다.



결론을 놓고 말하면, 기존 DVD 기술을 확장한 HD DVD는 저렴한 반면 용량이 작으며, 블루레이는 비싼 반면 용량이 크다. 이론적인 한계에 따르면 HD DVD는 60GBytes이며, 블루레이는 200GBytes이다. 단일 층을 놓고보면 HD DVD는 15GBytes이며, 블루레이는 23.3GBytes이다. 듀얼 층은 단일 층을 두배로 튕기면 된다.



코덱은 둘 다 MPEG2와 VC1(WMV9), H.264/MPEG4를 사용하고, 보안 매커니즘으로 HDCP 암호화된 출력 메커니즘과 CSS를 한 단계 발전시킨 AACS(Advanced Access Control System)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HD DVD용 AACS를 해킹했다는 소문이 들리고, 실제로 P2P 사이트에 암호가 풀린 HD DVD가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 풀어볼까? 항상 미디어 시장을 활기차게(?) 개척해가는 포르노 영화업자들은 역시 HD DVD 손을 들어줘서 또 다시 소니를 머리 아프게 하는 모양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DVD 시장에서 성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굳이 여기서 활자화시킬 필요가 없을 정도다. 다음으로 블루레이 재생 속력이 HD DVD 재생 속력보다 떨어지므로 게임기 제조사들이 골치가 아프다는 이야기도 있다. PS3가 블루레이를 탑재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사실이 이럴 때는 부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참고자료:


  • http://www.engadget.com/2005/09/19/blu-ray-vs-hd-dvd-state-of-the-s-union-s-division
  • http://maincc.hufs.ac.kr/~ivc/article/articles/dvdera.htm



EOB

토요일, 1월 13, 2007

[끝없는 뽐뿌질] GIPF



오늘 보드 게임계의 뽐뿌 황제인 JB님이 오셔서 점심 같이 먹고 GIPF라는 극악의 말림성 보드 게임을 선물로 주고 가셨다. 끙끙거리며 규칙을 파악한 다음 바로 한판 해보았는데... 오오...



GIPF는 오목과 세균전을 합쳐 놓은 게임인데, 자신 이외 다른 사람의 수에 의해 끊임없이 자신이 계획했던 판의 전개가 뒤집히기 때문에 다음 수에 대한 예측 자체가 아주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규칙 자체는 어렵지 않으므로 두 세판만 해보면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기에 더욱 오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 규칙은 기본, 표준, 토너먼트 세 가지로 나뉘어지는 데, 기본만 즐기더라도 며칠은 충분히 이 보드 게임에 말릴 것이다.



보드 게임을 구입하기 귀찮은 분이라면... 컴퓨터로 즐기는 프로그램을 여기서 내려받아서 즐기기 바란다. 기본 규칙 파악, 고급 전략 연구, 퍼즐 풀기를 원하시는 분은 여기를 참조하기 바란다.



이상 두뇌 계발을 위한 화끈한 뽐뿌질이었다. :P



EOB

수요일, 1월 10, 2007

[새소식] 마이크로소프트 vs 애플: 서로의 목을 겨누어라

CES 기조 연설에서 빌 게이츠 큰 형님이 홈 미디어 서버와 XBox 360 용 IPTV 소프트웨어를 들고 와서 애플의 강세였던 미디어 부문을 팍팍 긁어줬는데, 아니나 다를까,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세를 보였던 신형 휴대폰, 802.11n을 본격 지원하는 에어포트 익스트림 신형 모델과 애플 TV를 들고나와서 방어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XBox 360 IPTV EPG 화면)




(애플 TV 싱크 개념)



관전 평을 해보면 IPTV 관련 부문은 (애플 애호가들에게는 무척 미안한 말씀이지만)마이크로소프트 XBox 360의 승리로 보여진다. 마이크로소프트 개념은 기존 TV 사업자들의 개념을 그대로 차용해 온 반면 애플은 iTunes 모델을 차용해왔는데, 일반 사용자들은 TV를 켜서 별도로 컴퓨터를 켜서 뭔가를 한 번 더해야하는 작업을 끔찍하게 싫어하기 때문에 VOD 방식보다는 실시간 TV 개념을 더 선호하므로 아무래도 마이크로소프트 방식이 유리하지 않을까 점쳐본다. iTV는 802.11n을 지원하므로 무선 대역폭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대 해상도가 640x48024프레임 기준으로 1080i로 제한되므로 이런 제약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다음으로 휴대폰을 상황을 보면 애플의 기술적인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느낌이다. 설마 그 큰 덩치의 OS X를 휴대폰으로 이식할 줄은 몰랐는데, 어쨌거나 기술적으로 해내었고 덕분에 웹 브라우징, 전자편지, 각종 위젯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대화면 아이포드 겸 휴대폰이므로 기존 아이포드 교체 수요만 그대로 받아내더라도 대박은 따 놓은 당상이다. GSM 방식이므로 WCDMA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한국에서는 발매가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jrogue군이 가장 탐을 내는 물건은 신형 에어포트 익스트림이다. 나중에 통채로 집안 네트워크를 다 바꿔버려야지~ 룰랄라~



EOB

목요일, 1월 04, 2007

[독서광]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감기 몸살에 심하게 걸려서 지금 '골골골'하는 중이다 이불 속에서 쓰는 블로그 맛이 어떤지 느껴보기 위해 붓을 들어본다. 오늘 소개할 책은 짐 콜린스가 지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이다.



시작부터 위대한 기업의 가장 큰 적은 좋은 기업이라는 말이 나온다. 솔직히 좋은 기업까지는 도달하기가 그렇게 어려워보이지 않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위대한 기업으로 한 단계 건너뛰기라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짐 콜린스는 직전에 집필했던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이 그다지 쓸모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위대한 기업의 정의, 공통적인 특징, 지속하는 방법을 연구하기로 결심하고, 2,000페이지 인터뷰와 6,000건 논문조사, 3.8억 바이트의 정밀한 데이터를 5년간 15,000시간의 작업시간을 들여 분석해서, 전환점(회사가 빌빌거리다 갑자기 로켓을 탄 듯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분기점)을 기준으로 15년간 누적 주식 수익률이 전체 주식시장과 같거나 그보다 못한 실적을 보이다가, 이후 15년간에 시장의 최소 3배에 달하는 누적 수익률을 보인 회사들을 위대한 기업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런 기업에 얽힌 비밀을 정확하게 파해치기 시작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이 바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이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의 공통점으로 단계 5까지 올라간 리더십, 일이 아니라 사람 우선 주의, 냉혹한 사실 직시, 고슴도치 컨셉, 규율의 문화, 기술 가속 페달, 플라이 휠 이론을 뽑아내고 정확한 배경 자료를 통해 속이 다 시원하게 설명한다. 특히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에 반하는 내용도 제법 나오므로 읽다 보면 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도 있을테다.



미국쪽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이므로 한국적 실정에서 조금 벗어날지도 모르겠지만, 위대한 기업이 된 다음 지속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일이 아닌 사람 우선'이라는 위대한 기업의 특징에 가장 감명을 받았다.



EOB

월요일, 1월 01, 2007

[일상다반사] In Search of Stupidity 2판 번역



2005년도 한 해(물론 2006년도까지 스태디셀러로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초강력 베스트셀러인 조엘 온 소프트웨어: 유쾌한 오프라인 블로그 이후 잠잠했던 무림에 다시 한번 활력을 불러일으킬 작품을 2007년도 새해 인사 겸 소개해야 할 시점이 드디어 오고 말았다.



이미 '조엘 온 소프트웨어' 한국어판 독자라면 틀림없이 읽어보았을 29장 '릭 채프먼이 아둔함을 찾습니다'의 주인공인 머릴 R. 채프먼이 지은 In Search of Stupidity 2nd Ed(한국어판 가제: "아둔한 기업의 조건 - 20년에 걸친 첨단 기술 마케팅 재앙")이 바로 주인공이다.



채프먼이 공개적으로 밝히듯이 이 책은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만이 지은 'In Search of Excellence: Lessons from America's Best-Run Companies'(한국어판 제목: 초우량 기업의 조건 - 기업 경영을 지배하는 불변의 원칙 8가지)를 패러디한 범상치 않은 제목을 달고 있으며, 피터스와 워터만이 초우량(!)이라고 착각(?)했던 첨단 기술 기업(예: DEC, IBM, 제록스, ...)이 어떻게 망가져갔는지 적나나하게 파해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채프만의 재기발랄한 입심과 더불어 IBM, 디지털 리서치, 마이크로 프로, 애시톤 테이트, 볼랜드, 노벨, 넷스케이프와 같은 회사들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얼마나 심각하게 망가져갔는지 분석하는 내용을 읽다보면 "어어, 이거 남의 이야기가 아냐... 지금 우리 회사 상황은?"이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칠지도 모르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성공한 이유는 가장 영리해서가 아니라 가장 덜 멍청해서라는 내용에 포복절도해가면서 말이다. 여느 책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상당히 심층적인 기술 분석과 더불어 뒷담화를 가장한 마케팅 분석까지 함께 등장하므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로젝트 관리자, 마케팅 담당자 - 남여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미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이 책은 일반적인 기술서와는 달리 웃고 즐기면서 부담없이 읽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문장과 내용으로 가득차 있으므로 영어 원서로 읽다가는 답답해서 쓰러질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여러분의 황금 같은 시간을 절약해드릴 목적으로 '조엘 온 소프트웨어: 유쾌한 오프라인 블로그'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_해_님과, 에이콘 출판사 편집 팀이 그대로 황금 팀을 이뤄 '조엘 온 소프트웨어'를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원래 작년 1판을 번역하려고 했었는데, 2판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미루고 미뤄서 결국 지금에서야 번역 작업를 진행하게 되었다는 뒷 이야기도 전한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사전 작업에 넘칠만큼 공을 들였으니 칭찬해주시라! :)



한가지 소식이 더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책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와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 0" 번역 과정에서 베타리더로 참여했던 분들을 다시 베타리더로 모시기(물론 시간과 여력이 남는 분 - 조만간 개별 공지가 날아갈 계획이다)로 결정했다. 하지만 새 피(?)를 수혈하지 않으면 매너리즘에 빠져버린다는 문제가 생기므로 신규 베타리더로 딱 두 분을 더 모시기로 하겠다. 물론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컴퓨터 기술 부문과 마케팅 부문에 모두 능숙하신 분 최우선 선발
  • 1980년대 초반부터 컴퓨터를 사용하신 분: 애플에서 돌아가는 CP/M-워드스타나 IBM PC/XT에서 돌아가는 1-2-3를 사용해보셨나요? OS/2는?
  • 영어와 국어를 잘하시는 분: 어려운 구어체 표현이 나와도 절대로 당황하지 않는 분 환영


베타리더가 되면 어떤 점이 좋냐구? 출간 전 책을 미리 읽을 수 있고, 베타리더끼리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위키 접근 권한을 드린다.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 되리라는 사실은 기존 베타리더 분들께서 이미 증명해주셨다.



자, 그러면 올해(이 글을 쓰다보니 벌써 2007년이다. 흑...) 상반기(5월 정도)에 출간할 목표로 열심히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보겠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꾸벅~



EOB

일요일, 12월 31, 2006

[영화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불꺼진 비행기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 잠을 청하거나 (운이 좋아 개인용 비디오 시스템이 장착된 비행기를 탔다면) 영화를 보는 정도가 전부이다. 이번에 프랑크프루트로 날아가면서 개인용 비디오 시스템에서 영화를 검색해보았는데, 그다지 끌리는 제목이 없었다. 그래도 한 편은 봐줘야겠다고 마음먹고 고른 영화가 바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였다.



하지만... '악마는 ...'에 메릴 스트립 큰 언니가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그냥 여성 취향용 영화이니 하고 아무런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기에 줄거리도 배우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낯익은 얼굴(!) 등장. 그 다음부터는 갑자기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넋을 읽고 보기 시작했다.



아주 잘난체하고 가식적(남편에게는 꼼짝도 못한다)이고 나쁜 짓은 다 하면서도 미워할래야 미워하기 어려운 잘나가는 패션지 런웨이의 미란다 역을 메릴 스트립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맡았다면 아마 영화 보다가 리모컨 던져버렸을테다. 물론 다른 배우(주연인 앤 해서웨이 포함)들이 메릴 스트립 큰 언이의 후광에 눌려서 깨갱해버리는 부작용이 있긴 했지만... 타고난 포스를 뭐 어떻하랴? 큰 언니의 프로필은 http://en.wikipedia.org/wiki/Meryl_Streep를 참조하기 바란다.



패션이나 유명 브랜드 상표에 전혀 무감각한 남자(!)라도 연기 잘하는 배우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영화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애인이 보러가자구 간청하지 않는 이상 이런 촌스러운 영화를 어떻게 보랴?'라고 생각하신 분이 계시면 시간 때우기 용으로 한번 시도해보기 바란다.



EOB

토요일, 12월 30, 2006

[독서광] 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



요즘 책을 읽는 속력보다 책장에 쌓여가는 속력이 훨씬 더 빨라졌기에 번역도 하나 끝난 기념으로 정신을 차리고 몇 권을 독파해버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 :P 소설 내용을 들여다보기 앞서 경제학 용어를 몇 가지 살펴보자. 아래 용어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설을 읽으면 뒷 부분에 벌어지는 숨가쁜 이야기 전개에 뒤쳐지게 될테니 말이다.




  • 콜 옵션: 특정의 기본자산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지정된 날짜 또는 그 이전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콜 옵션이다. 콜옵션 매수자는 매도자에게 옵션가격인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대신 기본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소유하게 되고, 매도자는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콜옵션 매수자가 기본자산을 매수하겠다는 권리행사를 할 경우 그 기본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팔아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콜 옵션은 가격 상승을 전제로 배팅을 하므로 만일 기본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실을 입게 된다.
  • 풋 옵션: 특정의 기본자산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지정된 날짜 또는 그 이전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풋 옵션이다. 즉, 콜 옵션과 반대이다. 풋 옵션은 가격 하락을 전제로 배팅을 하므로 만일 기본 자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손실을 입게 된다.
  • 공매도: 없는 물건이나 주식을 미리 파는 행위이다. 실제로 팔아야 하는 시점에서 시장에서 물건이나 주식을 매입해야 하므로 풋옵션과 마찬가지로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기법이다. 공매도가 끼여들 경우 물량을 뻥튀기 하는 효과가 있기에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국 정부에서는 대부분 법으로 이를 규제한다. 하지만 공매도가 없다면 파생 상품 시장 자체의 존립이 어려워지므로 넓은 범위에서 허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 선물: 어떤 상품에 대해 미래의 정해진 시점에 일정한 양을 정해진 가격으로 주고 받기로 하고 현재 시점에서 매매하는 행위로, 미래에 이행될 거래를 현재의 시점에서 약속한다.


자, 이제 책 읽을 준비가 다 되었다. 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이 다루는 주된 내용은 바로 선물과 옵션이다. 배경은 17세기지만 20세기에도 벌어졌고 21세기에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돈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딱딱한 경제학 서적이 아닌 소설 책이므로, 사랑, 배신, 암투, 뜻하지 않는 행운등이 끼어들면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지만 큰 줄기는 간단하다. 바로 한쪽에서는 커피에 대한 콜 옵션을, 다른 쪽에서는 커피에 대한 풋 옵션을 놓고 여기에 공매도까지 등장해서 상인으로서 망하느냐 흥하느냐를 놓고 깔찌뜯고 싸우는 내용이다. 이렇게 한 문단으로 책을 요약한 이유는...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서이다. 위험(risk)을 무릅쓰고 누가 어떤 전략을 사용해서 어떤 방식으로 승리하는지는 직접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내용이 이러하니 이 책은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읽으면 조금 곤란할지도 모르겠다. 커피랑 경제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법하다.



EOB

목요일, 12월 28, 2006

[독서광] 위대한 기업의 조건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기에 라인하르트 K. 슈프랭어의 신작인 '위대한 기업의 조건'이 나왔다길래 바로 구매버튼을 눌러서 구입한 다음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바로 읽어보았다.



우선 이 책은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만큼 강력하게 폐부를 찌르는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대신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지만 다른 책에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는(아니 못하는) 신뢰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으므로 나름대로 책값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잠깐 진도를 뽑기 전에 한가지 물어보자? 과연 신뢰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고 있을텐데... 이책 본문에 나오는 문구를 읽다보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신뢰와는 다른 해석에 잠시 공황 상태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예를 몇 가지 들어볼까?




  • 신뢰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 신뢰는 상처입을 가능성을 수용하는 행위다
  • 신뢰의 반대는 불신이 아니다
  • 통제없는 신뢰는 생각할 수 없다


우와! 이런 황당한(?) 정의가... 슈프랭어는 기업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신뢰를 설명하고 있으며, 불신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시스템인 목표합의, 근무시간 기록 제도, 해야할 일과 하지말아야 할 일을 시시콜콜 정의한 복잡한 규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불신이 기본이 아니라 신뢰가 기본으로 동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친다.



신뢰는 보편적인 것이며, 불신이 특수한 것이다. 결코 그 반대가 아니다.


슈프랭어는 신뢰가 신뢰를 낳는 선순환을 위해 우선 남을 먼저 신뢰하고, 신뢰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을 경우 지속적으로 신뢰를 보여주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엄격한 처벌을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다시 신뢰를 쏟아부으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뢰의 붕괴가 신뢰 메커니즘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는 아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남을 좀더 신뢰(!)하게 된 느낌이 든다. 어차피 신뢰는 투자이다. 자신과 남에 대한 신뢰를 투자하지 않고서 일이 저절로 잘되기를 바라면 공짜 점심을 기대하는 바와 뭐가 다를까? 일단 솔선수범해서 남을 신뢰해보자.



주의: 개인 취향에 따라 이 책은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꼭 목차와 본문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전작인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과 마찬가지로 경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리라고 가정하고 구매하면 안되는 책이기도 하다.



EOB

목요일, 12월 21, 2006

[일상다반사]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



소프트웨어 공학의 사실과 오해로 유명한 로버트 L 글래스 큰형님이 지은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이 드디어 인쇄에 들어가서 연말 무렵에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게 되었다.



부제인 '시대를 뛰어넘는 즐거운 논쟁'이 의미하듯이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은 1980에서 1990년대에 일어난 여러 가지 다양한 논쟁거리를 담은 수필 선집으로 보면 틀림없다. 딱딱하지 않은 수필이지만 속에 품은 칼이 매서우므로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책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역자 서문을 인용하겠다.



2006년도 저물어 가는 이 시점에서 15년이나 더 된 책을 다시 펴낼 이유가 있을까? 더 빨리 더 최신의 정보를 습득하기에도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구닥다리 옛날 이야기를 읽으면 시간 낭비가 아닐까? 얼핏 드는 생각이지만 상당히 그럴싸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칼 마르크스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은 두 번 반복된다는 헤겔의 말에 첫번째 일어나는 사건이 비극이라면 두번째 일어나는 사건은 희극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 본문에 나오는 4GL에 대한 맹신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 요즘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함부로 속단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희극 한 편을 소개하겠다.

2년 전 무렵에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한 회사에서 컨설팅을 의뢰받았다. 납기일 준수와 재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임베디드 분야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체계화 시켜서 공장(factory)에서 사용하는 BOM(Bill of Material)처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를 위해 객체지향 방법론을 도입하고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아는 R사에서 개발한 R이라는 도구(따지고 보면 자동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선전한 4GL을 계승하는 현대판 도구다)를 도입하려고 한다는 내부 전략을 파악했다. 하지만 21세기식 은총알을 사용한 늑대 인간 사냥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정색을 하면서 납기일 준수와 재사용 부품 제작은 이런 식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잘라서 말했다.

저자인 로버트 L 글래스(밥)가 요즘도 이런 종류의 대화가 공공연히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과연 어떤 말을 할까? 사람 좋은 웃음과 더불어 “아니 이 사람아, 내가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은총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구!”라고 어깨를 툭 쳤을지도 모르겠다.

소프트웨어 컨플리트 2.0은 어떻게 보면 사람을 대단히 불편하게 만드는 책이다. 분명히 배경은 과거이지만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으로 생생하게 전개된다.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듯이 15년전에서 몇 발자국 벗어나지 못한 현재 상황을 바라보면서 심지어는 절망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편함을 조금만 참고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이 세상 고민은 혼자 다 짊어지고 있다는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주는, 뜻이 통하는 말동무를 찾았다는 기쁨이 싹터오르기 시작하면서 한가닥 희망이 보일 것이다.

천부적인 재주꾼인 밥이 이끄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져보자.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주변 사람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치열하게 논쟁도 벌이면서 말이다.


소프트웨어 컨플릭트 2.0은 조엘 온 소프트웨어와는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다른 _하드코어_(무슨 이야기인지는 나중에 서점에서 책 내용을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수필이지만 유심히 들어다보면 정말 웃긴 내용도 많으므로 마음껏 즐기기 바란다.



EOB

화요일, 12월 19, 2006

[끝없는 뽐뿌질] 척추 환자를 위한 의자



비나 눈만 오려면 허리가 쑤시고 아프다. 척추 만곡증이라는 참 황당 무게한 병 때문인지 신경통 때문인지 여튼 몸자체가 일기예보관을 뺨칠 정도니 뭔가 대책이 필요한 듯이 보인다.



척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회사 사람 한 명이 추천해준 제품이 있어서 회사에 이야기해서 구매한 다음 일주일 정도 사용해보았다. 스칸디나비아 노르웨이에서 만든 이 의자는 이름하여 니스툴!.



처음보면 등받침이 없기 때문에 대략 당황스러운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 그림을 보면 서 있을 때 허리가 'S'자로 되는 상태를 앉아있을 때도 그대로 구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등받침이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몸이 똑바로 자세를 잡게 된다.





불편함은 없냐구? 아무래도 처음 적응 기간동안 허리 통증과 다리 자세가 가장 큰 문제인 듯이 보인다. 평상시 잘 안쓰던 근육(?)을 쓰다보니 처음 며칠은 허리가 욱신거릴지도 모르겠다. 평상시 자세가 삐뚠 사람일수록 허리가 아프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앉을 때나 일어설 때나 다리 자세를 잘 잡아야 하는데, 다리 적응에 실패하면 돈만 날리게 된다. 물론 허리 환자라면 다리 자세 불편이 문제냐? 무조건 지르고 봐야지. 암암...



EOB

일요일, 12월 17, 2006

[영화광] 파이트 클럽(19금, 스포일러)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를 번역하다보니 여러 차례 파이트 클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내용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끙끙앓다가 DVD가 국내 들어오는 찬스를 절대 놓치지 않고 바로 구매해 놓았는데, 그 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계속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연말도 되어서 마음도 뒤숭숭한지라 눈오는 기념으로 한판 보고 말았다. 결과는? 오오 이런 멋진 영화를 아직도 안봤다니 억울함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살금살금 조심하겠지만 그래도 초강력 스포일러가 나올지도 모르니 혹시 파이트 클럽을 볼 사람들은 여기서 브라우저 창을 닫으시라.



파이트 클럽은 매트릭스와는 또 다른 시각적인 효과를 잘 살린 영화이다. 타일러 더든이 나레이터 입에 총을 넣는 초기 장면부터 시작해서 나레이터가 이케아 가구로 온집안을 도배하는 모습을 광고지와 같은 느낌이 나도록 만든 장면과 나레이터 집이 폭파될 때 빠르게 전개되는 모습과 몽환적인 섹스 신을 거쳐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건물 폭파신까지 상당히 감각적이고 세련된 느낌이 들게 만든다. 시각적인 효과와 더불어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가 또 다른 한 축을 이루면서 영화에 땀냄새 풀풀 풍기는 활력을 제공한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폭력'에 얽힌 남자들의 숨겨진 로망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한치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냥 치고 박고 싸우는 장면만 나왔다면 '파이트 클럽'은 고만고만한 영화로 사람들의 뇌리에서 쉽게 잊혀졌을텐데, 자아의 분열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제대로 풀어냄으로써 무척 인상 깊은 영화로 남았다는 생각이다. 나레이터가 진짜 극중 나레이터처럼 타일러 더든이 하는 행동(레스토랑 종업원으로 근무하면서 스프에 오줌싸기, 영사기 기사로 일하면서 포르노 프레임을 가족 영화에 삽입해서 상영하기)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이 영화의 화자와 주인공을 완벽하게 분리시키는 척하면서 영화 프레임 곳곳에 나레이터가 바로 화자이자 주인공임을 알려주는 힌트를 화면 곳곳에 절묘하게 배합함으로써 컬트 성향이 짙은 영화로 한단계 판올림을 해버린다.



처음에 영화를 보면서 나레이터의 일상 생활 중에 타일러 더든이 잠시 오버랩되어 나오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해서 처음에는 DVD 마스터링이 잘못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자초지종을 알고 나서 한참 웃었다. 영화 속에서도 타일러 더든이 포르노 프레임을 가족 영화 필름 사이사이에 끼워서 관객을 울리더니 실제 영화에서도 타일러 더든 프레임을 여기저기 끼워서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드니 이야말로 재귀적인 수법이 아닌가? :)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파이트 클럽은 꼭 보기 바란다. 재미있는 대사 - 설정 - 내용이라는 삼박자에 말려 220분이 번개처럼 지나갈테니...



EOB

일요일, 12월 10, 2006

[APM] ' 여러분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은 얼마입니까?(2)' 올라갔습니다.

요즘 블럭 쌓기가 뜸해지면서 잠수를 타는 모습에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원래 원고 마감 시점에서 항상 일어나는 전형적인 패턴이므로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되겠다. ;)



지난번 프로젝트 성공 확률 관련 글에 이어 오늘 또 하나올려보았다. 낙하산식 일정 예측이 아닌 현장 개발자의 일정 예측을 믿어라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말해서 현장 개발자 말에도 부풀림이 있으니, 여기에 가중치를 곱해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EOB

목요일, 12월 07, 2006

[독서광] SERI 전망 2007



내년도는 경제 전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SERI 전망 2007을 회사에 사달라고 이야기해서 필요한 부분만 뽑아서 읽는 중이다. 개인이 구매하기에는 조금 주저주저한 책이지만, 회사에서 내년도 계획을 세울 때 전망 등을 조감하는 과정에서 통계 자료를 인용할 때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한 명이 집필하지 않고 여러 명이 주제를 나눠서 집필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통일성은 떨어지지만, 어차피 다양한 각도에서 전망을 하는 내용 위주이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선별해서 읽는 경우가 많을테니 문제는 없어보인다. 신문 등 대중 매체를 꾸준히 읽어왔던 독자라면 이 책 자체에서 새롭고 신기한 통찰력을 얻기는 어려워 보이겠지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각종 통계 자료를 총정리해서 한 권으로 압축해놓았다는 점에서 가치를 둬야겠다.



통계자료와 전망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며 결국 모든 의사 결정과 판단은 본인 몫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말고, 이 책을 참고서처럼 읽으면 좋겠다. ;)



EOB

일요일, 12월 03, 2006

[일상다반사] Software Conflict 2.0 번역 - 드디어 활주로가 보인다.



(사진: 베타리더 중 한분이신 sunwoo님께서 베타리딩 피드백을 주시면서 보너스로 함께 보내주신 베리 뵘 연구실 사진 - 보기 드문 흥미로운 사진이다. ;))



비행기는 이륙보다 착륙이 훨씬 더 어렵다. 착륙 과정에서 수행하는 체크 리스트 항목은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FS(Flight Simulator)를 해보신 분이라면 여기에 대해 조금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번역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대충 초벌 번역 한 다음에 출판사 문틈으로 밀어넣고 잽싸게 도망가버린다면 뭐가 문제 겠느냐만 제대로 번역하려면 후반 작업 과정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 때가 반드시 도래한다. 그리고 그 때가 최종 마감을 2주 정도 앞둔 바로 지금이다.



활주로가 저 멀리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관제탑 통신 회수도 늘어나고(출판사랑 공역하는 해님, 베타리더 분들과 편지 오가는 회수가 늘어난다), 착륙 준비에 앞서 필요한 모든 사항을 다 점검하고(지금 엑셀과 웹으로 관리하는 작업 항목 중에 혹시 빠진 내역이 없는지 다시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점검 중이다), 실제로 강하각(강하각 개념을 잘 모르면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를 읽어보라.)을 조정하면서 활주로에 접근하기 시작해야 한다(순발력을 최대로 발휘해서 완성 원고는 깔끔하게 정리해서 출판사에 발송하고, 남아있는 초벌 원고는 한번 더 살펴본 다음 공역자끼리 반대로 교환해서 확인하고, 공역자 확인이 끝난 원고는 빠짐없이 베타리더에게 발송하고, 베타리더 피드백을 반영해서 완성 원고를 만들어내는 복잡한 작업이 짧은 시간 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착륙하고 나서 활주로를 이동해서 관제탑이 지정해준 위치에 비행기를 세운 다음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한다(색인 작업과 교정지를 보는 작업이 남아있다).



이 모든 복잡한 작업이 끝나면 출판사 관계자 분들과 베타리더하느라 고생하신 분들이랑 활자화된 아날로그 책을 앞에 두고 맥주 한 잔을 기울이는 일만 남을테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에 걸쳐 집에 틀여밖혀서 정신없이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아무쪼록 일정 지연이라는 탈없이 무사히 마무리하길 바란다. 공역자인 해님과 번역 과정에서 함께 책을 읽고 고민해주고 계신 애독자 중의 애독자인 베타리더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 원고 정리 중에 이렇게 글을 써봤다. :)



EOB

토요일, 12월 02, 2006

[APM] ' 여러분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은 얼마입니까?' 올라갔습니다.



스탠디시 그룹이 펴낸 2000년도 CHAOS 보고서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2000년도에 들어와서 프로젝트 성공 확률은 28%에 그쳤다는 통계가 나왔다. 뭐 2006년도라고 용빼는 재주가 있어서 50%가 넘어설리는 만무할테고, 여전히 비슷한 수준의 성공 확률을 자랑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은 몇 %나 될 것 같은가?



http://tapm.blogspot.com새로 올린 글을 한번 읽어보면서 너무 낙관적인 예측을 남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반성해보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 현실을 비춰볼 때 소프트웨어 성공률이 미국보다 높을리는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 없거든... 참 신기하지 않은가?



EOB

금요일, 12월 01, 2006

[일상다반사] 해외 송금과 2단계 커밋



데이터베이스나 통신 관련 프로토콜을 구현해본 사람은 2단계 커밋이라는 용어를 많이 들어봤을 테다. 트랜잭션이 원자적으로 진행되도록 만들어주는 이 훌륭한 개념 때문에 ATM에서 돈을 찾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2단계 커밋이 만능일까? 글쎄?



경우에 따라서는 2단계 커밋을 고의(?)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IEEE Computger에 실린 커피점은 2단계 커밋을 사용하지 않는다(PDF 파일)와 같은 글을 읽어보면 종업원당 작업 처리량을 늘이기 위해 일부러 2단계 커밋을 사용하지 않고 있음을 알려준다. 스타벅스 커피 숍에서는 고객이 주문한 다음에 이름(미국)을 부르거나 주문한 내용(일본, 한국)을 부르면 그 때서야 자신이 마실 커피를 받으러 간다. 그 사이에 어떤 오류가 발생하거나 문제(예: 잘못된 커피가 나오거나 양이 잘못될 경우)가 터지더라도 이 정도 손실은 무시하는 편이 유리하다.



커피 전문점이야 그렇다 치자. 커피 한 잔에 얼마한다고... 정 안되면 새로 한 컵 뽑아서 손님에게 서비스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은행 송금 과정에서 2단계 커밋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



우리가 인터넷으로 송금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는다.




  • 인출 금액, 상대편 계좌 번호, 비밀 번호를 넣는다.
  • 상대편 은행에 질의를 던져서 계좌 번호에 맞는 사람 이름을 출력한다. 만일 계좌 번호가 존재하지 않거나 입금 시킬 수 없는 특수한 계좌 번호일 경우 오류를 반환한다.
  • 이 계좌 번호와 사람 이름이 맞을 경우 송금을 지시한다.


당연하다고? 그렇다면 해외 송금은 어떨까? 외국 은행으로 송금을 할 경우에는 유감스럽지만 상기 시나리오가 통하지 않는다. 우선 온라인으로 연결은 되어있지만 계좌 정보를 교환하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다. IMF가 이런 표준을 만들려고 할까?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송금 요청을 하면 은행에서는 송금 전문을 상대편 은행으로 날리고 종료해버린다. 내가 보낸 사실은 알지만 상대편이 제대로 받았는지는 알아낼 방법이 없다. 송금한 은행 쪽에서는 '처리 완료'라는 상태만 알 수 있다. 나머지는 (시차 때문에) 상대편 은행에서 비동기적으로 처리한다.



계좌번호나 수취인 정보를 제대로 입력했다면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돈이 제대로 송금될 것이지만... 만일 뭔가 실수를 했다면? 2단계 커밋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후 대응이 필요하다. 자, 여러분이 수취인 정보를 햇갈려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잘못 입력했다고 가정하자. 유럽으로 돈을 보낸다고 가정할 때 상대편 은행은 일단 유럽향 송금 과정에서 사용하는 은행명+계좌번호를 통합한 표준인 IBAN 코드가 일치하므로 입금은 시켜준다. 그런데 나중에 수작업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취인 정보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은행 직권으로 입금을 취소시켜버린다. 이 돈을 다시 여러분 통장으로 약간 지연된 동기적(?)인 방식으로 반환하는 방법이 정상인 듯이 보이지만, 유감스럽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 만일 은행에서 원래 보낸 국가의 예금주로 송금을 한다면 수수료는 누가 물지?
  • 환율 변화에 따른 손실은 어떻게 하지?


따라서, 이런 두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송금받은 은행은 실패한 트랜잭션을 보류하고 돈을 쥔채로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송금한 사람이 나중에 돈이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다음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바로 변경(Amend) 신청이다. 송금을 하게 되면 송금 고유 번호(FOT)가 붙는다. 은행마다 인터페이스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 번호를 사용해서 자신이 보낸 송금 정보를 변경할 수 있다. 창구나 인터넷으로 접속해서 변경 신청을 하면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서 상대편 은행으로 FOT 변경을 해준다. 그러면 상대편 은행은 이 변경 신청 요청을 보고 유효할 경우 중단된 트랜잭션을 재개한다.



부지불식간에 국내 송금 과정에서 2단계 커밋에 익숙해져 있는 분들은 상기 시나리오가 무척 머리 아프고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작업 처리량을 늘이기 위해 2단계 커밋을 포기하고 비동기적으로 움직이는 커피 전문점에 빗대어 이해하면 어떨까? 해외 송금할 때 조금 덜 불안하지 않을까? :)



뱀다리) 아마 당분간 구글로 해외 송금을 입력하면 이 글이 가장 먼저 올라올 거다. 해외 송금 과정에서 정보 입력을 잘못해서 순간 당황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