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0월 20, 2007

[독서광] 공부의 비결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공부'에 대해 심한 컴플렉스를 느끼고 있으리라 본다(아, 공부 걱정 한 번도 안하고 교과서만으로 12년 내내 1등에 대학교 수석 입학에 수석 졸업한 몇몇 천재형 인간은 제외다). 결국 공부를 잘하기 위해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공부를 더욱 등한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형국인데, 여기에서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 많은 직장인들이 어학 공부를 비롯하여 각종 공부를 시작했다가 몇 달 못 버티고 백기를 드는 모습은 아주 일반적이라 이상하지도 않다.



세비스티안 라이트너 할아버지(아직 살아계시다면 올해 86세일거다)가 지은 '공부의 비결'은 교육심리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대체 빌어먹을 공부가 뭔지를 설명하기 위해 지은 책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술하다보니 나름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교육 심리학 전공자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부족하고 문제점이 많아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교육 심리학과 관련해서 전문적인 논문과 교과서를 읽지 않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암기없는 이해없고, 경험없는 창조없다'로 요약이 가능하다. 요즘 들어와서 부쩍 유행인 창조적이고 통합적인 사고 방식에 정면으로 태클을 거는 내용이라서 독자에 따라서는 상당한 반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제시하는 기법은 학습카드이다. 단순히 단어장이나 색인 카드에 외워야 할 내용을 두툼하게 적어서 뒤죽박죽으로 뒤주에 갇혀버린 쥐가 여기저기 나무를 갉아먹는식으로 암기하는 대신에 잘 외워지는 내용과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을 구분해서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만 집중 공격하는 동시에 잘 외워지는 내용에 대해서는 일종의 보상(?)을 통해 학습 능력을 강화한다는 방법이 큰 줄기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블로그 주인장은 요약을 잘한다. ㅎㅎㅎ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 책의 절반 정도 진도가 나간거다)



뭐 여기까지 전개하고 책이 끝났으면 환불 소동이 벌어졌을텐데(실제로 온라인 서평을 보면 일부 사범대학 출신 교사분들께서 '버럭!'하는 내용이 나온다.), 정말 재미있는 내용은 거의 마지막 부분에 '지능의 문제', '창조적인 영감', '용기와 희망'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이 책에 나오는 퀴즈를 몇 개 내겠다(퀴즈라고 하니 모두 눈이 반짝반짝하지?).



1. 길죽한 나무판자, 길죽한 나무 판자 아래를 받칠 수 있는 삼각 기둥 모양의 쐐기, 나무로 된 작은 원기둥 하나, 초 한 자루, 나무로 된 작은 육면체 두 개, 성냥 한 갑이 있을 때, 여기 있는 준비물만을 사용해서 (사람 개입 없이) 쐐기 위에 놓인 나무 판자가 처음에는 중심을 잡다가 몇 분 후에는 이 판자의 한쪽 끝이 올라가고 다른 쪽 끝은 내려가도록 만들어라.


2. 피험자는 천장에서 끈 두 가닥이 내려오는 방에 있다. 그는 이 끈 두 가닥을 아래에서 하나로 묶어야 한다. 그는 아무리 손을 뻗쳐도 두 가닥을 동시에 잡을 수는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가위다.


3. 견딜 수 없이 더운 사막에, 콘크리트로 지은 창고가 있다. 창고는 비어있고, 벽은 안쪽이나 바깥쪽이나 아주 매끄럽다. 천장의 대들보에서 내려온 밧줄에는 어떤 남자의 시체가 매달려 있다. 그 남자가 이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고 보기에는 밧줄이 너무 짧다. 그럼에도 그의 다리는 바닥에서 2m나 떨어져 있다. 그 창고로 들어가거나 거기서 나올 수 있는 유일한 출입구인 철문은 안에서 잠겨 있다. 그 빗장을 바깥에서 풀기는 불가능하다. 창고에는 창문도 없다. 문 앞에는 빈 화물차가 하나 있으며, 그 이외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라이트너 할아버지는 상기 문제를 놓고 '지능'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거의 학습 능력이 전제 조건이 되므로, 결국 가장 뛰어나고 지능이 높은(즉 머리가 좋은) 문제 해결자는 아는 것이 가장 많은 사람이라고 못을 쾅쾅 박아버린다. 결국 우리가 말하는 '지능' 대부분은 지식이나 정보로 되어 있으며, 이런 지식이 없다면 문제를 풀 수 없으므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되었건 음악 작곡이 되었건 우리가 선택하는 문제, 우리의 직업, 우리의 삶과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공부하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문제 해결자가 놓치기 쉬운 정보의 구성 요소와 관계를 파악해서 '지능(?)이 덜 높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정보 요소를 알아보고 이용하는 능력까지 겸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 많은 시도와 오류를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구하는 연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워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한정된 시간 내에 수 많은 시도와 오류를 간접으로 체험할 수 있는 독서의 중요성이 한결 더 높아졌음을 깨닫고 있다. 책 여러 권 읽은 사람보다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은 사람을 두려워 하라는 말이 있는데, 책 한 권에 빠져서 시야가 좁아진 사람보다 여러 권을 읽어서 마음 속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물론 다 잊어먹지 않고 중요한 내용은 확실히 체화하고 있는) 사람 역시 두려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OB

목요일, 10월 18, 2007

[독서광] 바이너리 핵스: 해커가 전수하는 테크닉 100선



오라일리에서 나오는 핵스 시리즈를 평소에 즐겨보는데, 시간 없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토막 편집( 작은 이야기 100개를 모아놓은 형식이다), 때로 등장하는 숨겨진 노하우, 잡지에서나 다룰만한 조금 특이한 주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 오라일리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출간한 바이너리 핵스가 한국어판으로 나왔기에 잽싸게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이름에서 조금 낚이기 쉽겠지만, 바이너리 핵스는 해커들이 컴퓨터에 침투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이진 파일에 가까운 저수준 프로그래밍 기법을 다루는 책이다. 즉, C/C++ 프로그램을 만들줄 아는 사람이 읽어야 한다(스크립트 키드는 가라~~~). 기본적으로 리눅스와 유닉스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지만, 종종 윈도우와 맥OS X등도 등장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크게 목적 파일 핵(ELF와 GNU binutils 다루는 방법), GNU 프로그래밍 핵(GCC, glibc로 재미있는 프로그램 만들기), 보안 프로그래밍 핵(GCC와 Valgrind를 비롯한 각종 프로그래밍 도구와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보안 허점을 제거하는 방법), 런 타임 핵(동적으로 라이브러리를 다루고,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추적하고 변경하고 수정하는 방법), 프로파일러/디버깅 핵(프로파일러와 디버거 원리) 등으로,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서적에는 잘 등장하지 않는 주제가 대부분이다.



이 책 대상 독자 층은 초급을 벗어난 중급 개발자에 맞춰져 있으므로, 이미 어느 정도 리눅스 시스템 프로그래밍 짬밥을 먹은 개발자라면 조금 시시할 가능성도 있다. 핵스 시리즈 스타일은 깊이를 희생해서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심도 깊은 내용을 바라고 이 책을 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책을 읽는 도중에 "세상에 이런 방법도 있군"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수록 본전에 가까워지리라는 생각이다.



본문 중 '시작하며'에 나오는 '바이너리 핵스' 정의를 옮겨보며 마무리하겠다. 모두모두 즐거운 프로그래밍!



이 책에서는 바이너리 핵스를 '소프트웨어의 저수준 기술을 이용한 프로그래밍 노하우'
라 정의하고, 기본적인 툴 사용법에서 보안 프로그래밍, OS나 프로세서의 기능을 이용한 고도의 테크닉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EOB

수요일, 10월 17, 2007

[독서광] IBM 디벨로퍼웍스에 올라간 가을맞이 서평 2선

벌써 가을이라 날씨도 아침저녁으로 무척 쌀쌀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두뇌 충전 용으로 읽은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환절기 모두 건강 조심하고, 책 많이 읽으시길...



EOB

목요일, 10월 11, 2007

[끝없는 뽐뿌질] 교보문고 파워쿠폰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하여 여기저기서 책 뽐뿌질이 강하게 들어올텐데, 온라인 서점들도 여기에 호응을 해주는 모양이다. 교보문고에서 '업계 최강, 완벽, 할인 보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이번에 파워 쿠폰 발급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기간은 10월1 9일까지. 혜택은 (3, 5, 7, 10만원 금액별) 10% 할인 쿠폰!



10만원짜리 쿠폰 하나 끊어서 모두 팍팍(!) 지르기 바란다. 책 읽어서 남 주나? 자기 하지?



뱀다리: '컴퓨터 vs 책' 블로그 이벤트 도서도 어제 모두 발송이 완료되었다. 이번 주말 쯤이면 책이 도착할 예정이다. 조기 마감에 감사드리며, 연말이 오기 전에 또 다시 이벤트(?)를 한번 기획해볼 예정이다.



EOB

수요일, 10월 10, 2007

[독서광]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극성 페미니스트들이야 남녀 차이점을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여자와 남자의 차이점을 다룬 수 많은 유머 소재 거리로 아직도 꿋꿋하게 살아 남은 모습을 보면 남자와 여자가 확실히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이 차이점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머리 달린 사람이라면 저마다 한 마디씩 하고 싶어 안달이 나겠지만,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을 집필한 루안 브리젠딘은 신경생물학적인 관점을 사용해서 '뇌'로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여자 두뇌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이 흥미로운 책은 '자기 마음을 자기도 몰라'라는 여성 독자는 물론이고 이 블로그 주인장처럼 미련 곰탱이 x 100에 까칠 x 100이라는 양면성을 보이는 남자 독자들에게도 여자를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좋은 길라잡이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어릴 때부터 노년이라는 황혼기에 접어들 때까지 여자의 일생을 대상으로 두뇌가 어떤 식으로 작용을 해서 여자의 삶을 바꿔 놓는지 알기 쉬운 예와 용어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구글 검색엔진에서 19금 단어로 이 블로그에 들어오신 분들에게는 무척 안타까운 일이지만) 4장 '섹스를 하는 여자 뇌는 언제 오르가슴을 느낄까'가 아니라... 6장 '여자를 이해하는 결정적 열쇠, 감성의 뇌'였다. :) 6장 소 목차만 나열해봐도 이 책 뽐뿌질에 휩싸일 것이다.




  • 왜 남자는 여자의 감정에 무신경할까
  • 여자 뇌는 고도로 정밀한 정서 탐지기이다
  • 마음을 읽는 여자 뇌의 특별한 능력, 육감
  • 여자의 독심술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 여자의 눈물은 남자 뇌에 고통을 환기시킨다
  • 여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남자가 반응하리 않을 때
  • 여자가 사소한 것들을 기억하는 이유
  • 남자가 헤어지자는 이유에 불같이 화를 내는 이유
  • 화날 때 여자가 입을 다무는 이유
  • 여자 뇌는 갈등과 논쟁을 싫어한다
  • 분노와 우울에 대처하는 서로 다른 자세
  •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이해할 때


결론: 여자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다고 투덜거리기만 하는 미련 곰탱이늑대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 좀 하자. T_T



EOB

월요일, 10월 08, 2007

[일상다반사] VS2005 마법사가 발휘한 센스: 42

샘플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M$ VS2005 마법사를 사용해서 DLL 템플릿을 만들었다. 옵션을 몇 개 켜니까 친절하게도 외부 공개 변수와 함수 예제까지 만들어줬는데... 따분한 마법사 코드를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42'라는 상수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 This is an example of an exported function.
SHAREDDATABUS_API int fnshareddatabus(void)
{
return 42;
}


이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이야 42가 뭔지 다 아실거라고 믿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은 여기를 보시라. 센스 있는 개발자들 덕분에 졸린 오후를 즐겁게 코딩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네? :)



EOB

일요일, 10월 07, 2007

[독서광] 린 소프트웨어 개발의 적용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서평 작성을 위해 첫 페이지(색지로 되어 있는 부분)를 펼쳤더니 '린 소프트웨어 개발 원칙'이라고 책 전체를 정리해 놓은 요약이 눈에 들어왔다. 나름 책을 상당히 까칠꼼꼼하게 읽는다고 자부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허를 찔리면 늘 즐겁다. 우선 이 책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요약 부문을 (예상 독자)를 위해 간략하게 정리해보겠다.




  • 낭비를 제거하라

    • 가외 기능
    • 혼란
    • 경계 넘어가기

  • 품질을 내재화하라

    • 테스트 주도 개발을 통해 코드 실수를 방지하라
    • 레거시 코드를 만들지 마라
    • 빅뱅 통합은 진부하다

  • 지식을 창출하라

    •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라
    • 표준은 도전받고 개선되기 위해 존재한다
    • 예측 가능한 성과는 피드백에 기반한다

  • 확정을 늦춰라

    • 의존성을 깨뜨려라
    • 옵션을 유지하라
    •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은 마지막 순간에 하라

  • 빨리 인도하라

    • 신속한 인도, 고 품질, 저 비용은 공존할 수 있다
    • 대기 행렬 이론을 개발에 적용하라
    • 일의 양을 할 수 있는 만큼으로 제한하라

  • 사람을 존중하라

    • 팀은 자부심, 책임감, 신뢰, 칭찬을 통해 번성한다
    • 효과적인 리더십을 제공하라
    • 파트너를 존중하라

  • 전체를 최적화하라

    • 전체 가치 흐름에 초점을 맞춰라
    • 완전한 제품을 인도하라
    • 더 높은 것을 측정하라



'린 소프트웨어 개발'은 유명한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에서 고객 가치 창출에 최우선을 둔 기민한 생산 방법론을 소프트웨어 세상으로 옮겨온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엄청난 규모와 인력이 투입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과 공장이라는 면모는 그다지 찾기 어려운 소프트웨어 개발 부서 사이에 끊어진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메리 포펜딕과 톰 포펜딕 부부는 좌충우돌 경험담을 이 책에서 풀어놓고 있다.



포펜딕 부부는 엄청난 압력, 딱 정해진 기한, 까탈스러운 고객 요구 사항이 짬뽕이 되어 사람들을 압박하는 분야가 비단 소프트웨어만이 아닌데, 왜 그렇게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그렇게 삽질이 많은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매달 책을 칼같이 내는 잡지사, 계절마다 난리를 치는 패션 디자이너(얼마나 스트레스가 강한지 궁금하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시라)', 목이 빠지라고 기다리는 고객에게 정확하게 차를 인도하는 자동차 회사,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시장 선두를 빼앗기는 CPU 제조사는 모두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해나가지만 유달리 소프트웨어 회사는 양치기 소년 짓을 아직까지도 반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위 말해 잘 나가는 제조업에서 아이디어를 빌어와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맞춰 보려는 시도가 바로 린 소프트웨어 시초이다.



이미 엘리 골드렛이 지은 더 골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생존을 위해 채택한 기민한 방법을 소개하는 Microsoft Secrets를 읽어보신 분들께서는 이 책을 통해 좀더 체계적으로 지식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성공적인 린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표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전략 핵탄두 미사일 탑재 잠수함 개발 프로젝트인 폴라리스 계획과 상용 여객기 부문에서 에어버스에 밀리고 있던 보잉을 극적으로 살려낸 777 프로젝트는 절대 놓치지 말기 바란다.



본문 중에 나오는 일본에서 아주 유명했던(미국에서는 ...) 에드워즈 데밍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데밍이 주장한 '경영을 위한 14가지 포인트'를 읽어보면 탁월한 식견에 놀랄 따름이다. 그 중 몇 가지만 뽑아보았다.




  • 7. 리더십을 제도화하라. 관리자의 임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자부심을 갖고 일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는 시스템적인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다.
  • 10. 슬로건, 훈계, 목표를 없애라. 결함을 만들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작업자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훈계는 시스템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블로그 주인장 강조: 별 10개에 동그라미 쳐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다.
  • 11. 작업자의 작업할당량, 경영자들의 목표 수치를 없애라. (우리는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 '임의로 설정된 개발 데드라인을 없애라') 이는 두려움과 공포를 이용한 관리이다.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라.


결론: 프로젝트 관리자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기 바란다.



자... 독자 여러분께서 학수고대하던 까칠 모드로 들어간다. 이 책을 읽다보니 역자들이 서두르는 바람에, 충분히 뜸이 들지 않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즉, 완성이 덜 된 느낌이 든다. 번역을 정확하게 했는지도 조금 의문이 드는데, 예를 들어 40페이지 '원칙: 6 사람을 존중하라'를 보면 본문 번역도 잘못되었고(원서부터 잘못되었는지는 원서가 없어 확인을 못해봤다), 역자 주도 잘못되었다. 본문을 읽어보면 대규모 회의 다음 날 부사장이 조엘과 같이 식당에 들었다고 했는데, 원문은 조엘이 식사하는 도중에 갑자기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부문장인 피트 히긴스가 '짠~' 등장해서 질문하는 내용이었다.(주의: 블로그 주인장이 '조엘 온 소프트웨어' 번역자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역자 주에는 이 내용이 '똑똑한, 100배로 일 잘하는 개발자 뽑기: 조엘 온 소프트웨어 시즌 2'에 나온다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한국어판 '조엘 온 소프트웨어' 22장 '이야기 둘'에 나온다. 나중에 잘못된 역자주에 낚였다고 불평하지 마시길...



추가: kks군 확인에 따르면, '원칙: 6 사람을 존중하라' 부분은 번역이 아니라 원서가 잘못되었다고 한다(그러면 역자주까지 달면서도 다시 한번 '조엘 온 소프트웨어' 원문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인가?????). 본문 중에서도 원서 쪽 오류라고 짐작되는 곳이 몇 군데 눈에 들어왔는데, 어디인지 잊어먹었다. T_T 시간 내어 검토해주신 kks군에게 다시 한번 감사!



EOB

화요일, 10월 02, 2007

[독서광] 세팅 더 테이블



간단하게 문제 하나 내겠다. 식당 경영자로서 배려의 우선순위를 따져볼 때 다음 이해관계자 중에 누구를 가장 선두에 둬야 하나?




  • 손님
  • 투자자
  • 직원
  • 납품업자
  • 지역사회


세팅 더 테이블은 '투자자'나 '손님'이 아닌 '직원'을 가장 높게 배려한다는 철학으로 뉴욕에서 각종 미디어의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여러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대니 메이어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서술 대상이 최첨단 기업이 아니라 식당이라고 해서 이 책을 무심코 지나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어느 분야에서도 유사한 이해 관계자가 존재하므로 책을 읽다보면 응용할만한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앞에서 소개한 이해 관계자를 IT 업계로 바꿔보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 손님 --> 고객
  • 투자자 --> 투자자
  • 직원 --> 개발자
  • 납품업자 --> 3rd party 또는 component 제공자
  • 지역사회 --> 개발 공동체


세팅 더 테이블은 단순히 "내가 멋진 식당을 만들어서 좋은 메뉴를 제공했더니 손님이 들끓어서 성공했다. 역시 난 잘 난 놈이야"라는 천편일률적인 성공 스토리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레스토랑을 하나둘씩 확장해나가면서 겪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조금 색다르다고 볼 수 있다. 식당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이야기, 좋은 조건으로 입점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자기 경영 철학과 문맥(context)이 맞는지 거듭 고민하는 이야기, 음식점 평론가로부터 공격을 받고 난처한 상황에 몰린 이야기, 중요한 손님인지 모르고 푸대접했다가 혼쭐이 난 이야기, 오버부킹하는 바람에 항의가 벌어진 이야기... 여튼 식당을 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간접 체험하도록 만들어주므로 재미는 물론이고 장래 통닭집이라도 열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교과서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레스토랑은 자고로 분위기, 음식이 좋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대니 메이어는 여기에 고객과의 관계를 강조한다. 고객의 취향, 특성을 반영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최전방에 서 있는 직원들(특히 에이컨이 꺼져버렸을 때 고객이 아니라 데스크 예약 담당 직원부터 선풍기를 구매해서 지급하는 일화를 읽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부터 배려하는 철학도 바로 고객에게 가장 좋은 경험을 안겨줘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식으로 직원을 신뢰하고 믿기 때문에 불만이 가득한 고객이 "당장 지배인 불러와!"라는 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전에 알아서 종업원들이 자기가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로 보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보너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옛날 다니던 회사에서 구내 식당을 외부에 위탁해서 운영하려고 할 때 겪은 일화가 생각났다(그 당시 나는 구내 식당 추진 위원회 소속이었다). 떨어진 팀 중 아직도 생각나는 인터뷰 내용이 있었는데 잠깐 소개해볼까?


  • 질문: 기존에 큰 식당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굳이 접으시고 구내 식당을 운영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대답: 식당 규모가 상당히 커서 지금 종업원이 다섯 명인데, 이 친구들이 너무나도 말을 안 들어서 지쳤답니다. 이제 규모는 작지만 사람 스트레스 덜 받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최종 평가 과정에서 나는 강력하게 이 팀을 떨어뜨리자고 주장했다. '종업원'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데 그 많은 '회사 식구'들을 어떻게 관리(?!)하겠는가? '세팅 더 테이블'을 읽다보니 그 당시 내가 내린 판단이 너무나도 정확했음을 깨닫고 있다.



EOB

일요일, 9월 30, 2007

[일상다반사] rule of 72



요즘 금융/경제 관련 기사나 책을 읽다보면 72 법칙(또는 규칙)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다. 72법칙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투자 원금의 가치가 2배로 되기 위해 걸리는 해수를 근사적으로 구하는 수학공식으로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어 계산한다.


쟁쟁한 경쟁자인 69.3, 70, 71을 놓아두고 계산을 위해 하필 근사값으로 72를 택한 이유는 72가 1, 2, 3, 4, 6, 8, 9, 12로 나뉘어지는 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쁜 사람들이 계산기 없이 암산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이 있다. 72를 유도하는 방식은 여기(주의: 수학 공식이 나온다)를 살펴보기 바란다.



그런데 사람들은 _근사적_으로라는 단어를 잘 잊어먹는 듯이 보인다. 마치 72 법칙이 영원 불변의 법칙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데,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72 복리 규칙이 세계 제 8대 불가사의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한 인용구(믿거나 말거나)와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It is the greatest mathematical discovery of all time.


그러면 72 규칙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잠시 간단한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1년 이자율 100%를 가정할 때,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시기는?



72/100 = 0.72년.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건 답이 아니다. 이런 극단적인 예 말고 현실에서 72 규칙을 적용할 때 어느 정도 오차가 생길까? 비밀은 이율 범위에 숨이었다. 6-10% 범위에서는 72 규칙이 제법 근사값을 제시하지만, 이율이 낮아지거나 높아질수록 72 규칙은 힘을 쓰지 못한다. 낮은 이율(즉, 연간이 아니라 월간이나 주간 대상)에서는 차라리 69.3 규칙을 쓰는 편이 현명하다. 아주 높은 이율 범위(즉 속칭 달러 이자를 상대할 경우)에는 72 규칙 대신 E-M 규칙(t = 69.3/r * (600+4r)/(600+r), r은 이율, t는기간)을 쓰는 편이 현명하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언제 연필/종이/계산기 들고 설치겠는가? 그냥 72 규칙을 외우고,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면 온라인 복리 계산기를 사용하자.



뱀다리: 온라인 복리 계산기로 시물레이션 하다 보면 경제 지식도 습득하고 지름신도 놀래서 도망간다는 전설이 있다. 사회 초년 병 때 지름신을 잘 피해 모은 종자돈을 복리 상품에 넣어 돈을 굴릴 때 발휘하는 위력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목돈이 들어가는 뽀대나는 새 자동차와 최첨단 오디오/홈 씨에터 시스템 구입을 되도록 뒤로 미루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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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9월 29, 2007

[일상다반사] 블로그 4주년 기념 독자 이벤트

오는 10월 2일이면 벌써 블로그 4돌이다. 아니나 다를까 블로그 방문이 한산한 토요일을 노려서 기념 독자 이벤트를 기획해보았다. 술자리라도 한번 만들면 좋겠지만... 요즘 정신이 없는 관계로 책 잔치(?)를 벌여보기로 결심했다.



서가를 정리해서 독자 여러분께 드릴만한 선물을 간추려보았다. 일단 기술 부문부터 시작한다.



다음으로 인문 분야가 이어진다.





원래는 댓글을 활발하게 달아서 이 블로그에 거미줄을 안 치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선물을 드리려고 했으나... 변덕을 부려서 주말에도 쉬지 않고 열성적으로 방문하시는 분들께 선물을 드리기로 했다. 활발히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서는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라. --> 조만간 다른 기회를 만들어드릴테니. ;)



이벤트 신청 기간은 10월 2일(화) 오후 23시 55분까지로 제한하지만, 행사가 종료되어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남은 책은 계속해서 신청을 받겠다. 물건 배송(?)은 10월 10일에 일괄 처리하겠다.



(주의) 이벤트 신청 방법: 책을 고른 다음에 댓글로 올려주시고 jrogue군 지메일 계정(jrogue 엣엣엣 gmail)으로 책을 받을 주소를 보내주시면 된다. 싹쓸이(?)를 막기 위해 1인 1권만 가능하며 비용절감을 위해 발신자(블로그 주인장이 공짜로 보내주겠다는 말이다. :P) 부담 _일반_ 소포로 발송하므로 반드시 우편번호를 포함해서 정확한 주소를 기재해주시기 바란다. 되도록 회사 주소를 적어주는 편이 우편물 손실 확률을 줄일 것이다. 반드시 택배로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은 택배 착불 신청을 해주시면 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 :)



(추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독자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이벤트가 조기 종료되었다. 화제가 되었던 '칼리 피오리나'는 J.B 마눌님께 드리기로 했다(신청인은 'M'이지만, _독자가 'F'_라는 덧글에 항복!). 오늘 내린 결론: 역시 '컴퓨터 vs 책' 블로그는 30대 남자들의 로망임이 밝혀졌네? 앞으로도 찐하고 뜨거운(블로그 방문객 중 10%는 구글에서 '로리타'나 '19금', '야한 블로그'로 검색한 결과를 보고 들어오는 과객(?)이니... 도저히 수긍하지 못하는 결과다!) 글로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EOB

금요일, 9월 28, 2007

[독서광] 부의 미래



IT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해왔지만 궁극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미국 철도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도입해서 얻은 이익은 별로 없다고 투덜거리는 분석가들이 많았다. 물론 이런 분석가들은 이익을 창출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IT 기술 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지만 말이다.



이번에 다시 돌아온 앨빈 토플러가 지은 '부의 미래'를 읽다보니 IT 기술 발전이 가져온 부의 창출 효과에 대해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간략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잡설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블로그 주인장 생각이니 이상하더라도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기 바란다.



각 가정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부터 삶의 질이 올라가고 생활이 편리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리적인 제약이 없이 물건을 사고 주식을 거래하고 돈을 송금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복 받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왜 이런 일을 집에서 까지 해야하는지 의문을 품을 경우가 많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밤에 인터넷 뱅킹을 하다가 오류 번호가 'EA312DB'라는 오류 대화 상자가 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은행 창구였으면 1분 안에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콜센터에서 전화도 받지 않는 한 밤중에는 갑갑한 상황이 된다. 또 다른 예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 아주 쉽게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보다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현상이다.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하니('seeing is believing') 그 만큼 물건 하나를 고를 때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반품이 가능하고 불가능하고는 나중 이야기다), 기왕 인터넷에서 구매하니 조금이라도 더 싼 물건을 고르기 위해 온갖 비교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가격 비교 사이트가 있다고?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쏟아내는 엄청난 차이점(예: 신용카드에 따른 할부 가능, 신용 카드 사용 불가, 쿠폰, 특별 할인 판매 기간, 적립금, 고객 등급에 따른 할인율)을 최종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하지 않던가?).



발전된 IT 기술을 활용해서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지만, 결국 남(기업) 좋은 일을 대신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T_T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는 이런 현상을 프로슈머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프로슈머라... producer와 consumer를 결합한 용어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수행하는 생산소비자라고 보면 된다. 프로슈머는 무보수로 서비스를 만들어내며, (기존 화폐 위주 경제 관점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직업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블로그를 적어서 온라인 서점을 대신하여 서평(이 블로그는 주로 쓸데없는 내용이 많아 딱히 '서비스' 제공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ㅎㅎ)을 올리는 행위도 결국은 프로슈머의 활동 결과 일반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보면 되겠다.



'부의 미래'는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경제적이고 자본주의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으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본문에서도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지속가능한 소규모의 독자적, 대안적인 기술 발전에 대해 비판하고 지식 기반 기술을 동원하여 과학적인 방법으로 빈곤을 퇴치하고 새로운 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일관성 있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 주인장은 '부의 미래'와 '작은 것이 아름답다' 사이에서 나타난 공통점을 발견했다. 구식 연장(낫, 쟁기)을 사용하든 신식 연장(컴퓨터)을 사용하든 바로 '사람'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 하지만 지난번에 읽은 '세계는 평평하다'와는 달리 이런 주장에는 무게가 실려있으니 단순히 성조기가 휘날리고 자본주의 만만세!라고 외치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보인다.



'부의 미래'는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책인데, 그냥 '엘빈 토플러가 이렇게 말했구나'라고 생각하면 책장이 술술 넘어가겠지만,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연관시키려고 노력하면 머리가 아파오면서 현기증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가을인데 즐거운(?!) 독서 생활에 도움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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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9월 27, 2007

[컴퓨터 이야기] 리눅스와 환경 보호



리눅스와 환경 보호라...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배열해 놓았다고 낚였다고 한탄하지 마시라. 이번에 인텔이 주관한 IDF에서 공개한 리눅스 전원 절감 프로젝트인 Less Watts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테니 말이다. 그림을 보면 서버 환경에서 리눅스 커널 별 전력 소모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Less Watts 프로젝트는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전원을 절약하는 각종 기술을 개발하는 목표로 시작되었다. 말만 거창하게 하는 대신에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한 곳에 모아서 필요한 문서와 소프트웨어도 내려받도록 해놓았으므로 환경 보호를 걱정하는 리눅스 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해서 계속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를 정리해보았다.




  • PowerTOP: CPU를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추적하는 top 유틸리티를 기반으로 전원을 많이 소모하는 프로그램을 추적한다.
  • Tickless idle: CPU가 놀고 있을 때는 tick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만들어 CPU 전원 소비를 줄인다.
  • PPM(Power Policy Manager): 시스템 전반에 걸친 전원 관리자, 인텔의 전원 절약 기술인 스피드스탭을 활용한다.
  • Process Power Management: 인텔 CPU에 탑재된 전원 관리 기능을 활용하도록 커널에 기능을 추가한다
  • PowerQoS: 전원 정책에 대한 QoS 관리
  • Device and Bus Management: 주변 장치가 동작중이거나 놀고 있을 때 전력 소비를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 Display and Graphics Power Saving: GMA950과 같은 그래픽 칩셋에서 지원하는 전원 관리 기능을 활용하는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제작한다
  • ACPICA: ACPI(Advanced Configuration and Power Interface) Component Architecture를 구현한다
  • 가상화: 특별히 설명 안해도 되지?


실제 프로젝트 결과를 여러분 PC에 적용해보고 싶다면, 여기서 필요한 프로그램(현재 PowerTOP, Tickless idel, PPM, Power Policy Manager, PowerQoS, Display and Graphics Power Savings, Device and Bus Power Managerment, ACPICA 참고 구현을 제공한다)을 내려받아 검토해보기 바란다. 물론 일부 소프트웨어는 커널 궁합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식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x86을 토대로 저전력 임베디드 장비를 개발한다면 한번 정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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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9월 24, 2007

[일상다반사] 말리는 김에 더 말려라: 모멘텀 미사일 메이헴


엊그제 소개한 브이 새 연재물도 안올라오고 추석 연휴라서 블로그 글도 뜸하게 올라와서 조프위키에서 소일거리를 찾던 중 완전히 말리는 게임을 하나 찾아내었다. 이름 하여 모멘텀 미사일 메이헴!



플래시 게임이라서 별거 있겠느냐고 지레짐작하지 말자. 꼴에 이 게임은 플래시 기반이지만 듀얼 코어 CPU가 있어야 원할한 경기가 가능하다. 주력(?) PC로 펜티엄 3를 아직도 사용 중인 블로그 주인장은 잽싸게 맥북을 사용해서 몇 게임 뛰었는데, 이거 의외로 중독성이 강하다.



이 게임은 단순히 손가락만 빨라서는 경기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 당구를 연상하게 만드는 각종 물리적인 계산에 능숙해야 하며, 레벨업에 대한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며, 아이템 획득에 운도 따라야 한다. 사정거리를 길게 하기 위해 많이 잡아 당기면 자폭(?)해버리므로 초반에 안정성 레벨업을 하기 전에는 적절한 조정이 필수이다. 아이템도 아기자기 한데, 스냅샷 사진은 핵폭탄 아이템이 기지 근처에서 터지는 바람에 바로 경기가 끝난 장면이다. T_T



미묘한 게임이라 말로 설명하기가 참 그렇다. 직접 말려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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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9월 22, 2007

[일상다반사] 만화 브이



블로그 주인장이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태권브이였다. 처음으로 OST(?)를 구매한 영화도 태권브이가 아닐까 싶다. 영화 관람 후에도 졸라서 구매한 LP판으로 주제가와 대사를 여러 번 반복하며 들으면서 로버트 제작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겠지? ㅎㅎ



김청기 감독은 그 시절 정말 대단한(제발 용게뤼~나 디워랑 비교하지 마라) 업적을 이뤘던 이유는 천편일률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로봇 영화를 기획했다는 점이다. 사무라이 칼을 휘두르거나 유도를 하는 마징가를 상상해보면 웃음이 나겠지만, 태권도를 할 줄아는 태권브이를 생각하면 웬지 모르게 가슴이 다 뿌듯해진다. 무술하는 로버트 개념은 정말 대단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 로버트 태권브이 개봉 후 전국 각지의 태권도장이 상종가를 달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우연히 미디어 다음에서 연재하는 브이를 찾게 되어 완전히 말렸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태권브이 전성기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보면 타당하겠다. 로버트 조종사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년의 배불뚝이 아저씨가 나온다는 점에서 대략 난감함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아직 만화 연재가 종료되지는 않아서 매주 언제 새 만화가 개시될지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로버트 만화 팬이라면 한번쯤 가서 읽어보시라(말려도 책임 안 진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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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9월 21, 2007

[컴퓨터 이야기] 하드디스크에서 파일을 완전히 삭제하려면?

요즘 어찌된 영문인지 여기저기서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완전히 삭제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PC 데이터 영구 삭제 솔루션 주목, 신정아 사건으로 불거진 ‘디지털 정보’노출 공포와 같은 기사가 눈에 들어왔는데, 흥미로운 대목이 눈에 띄였다.



주요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4, 5년 전부터 보안업체의 완전삭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파이널 데이터의 ‘파이널 이레이저’, 에스엠에스의 ‘블랙 매직’, 엠아이티의 ‘KD-1’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는 정보를 무조건 0과 1의 무작위 조합으로 덮어 복구할 수 없게 하면서, 컴퓨터는 다시 쓸 수 있다.

신씨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었을까? 답은 “아직 낱개 판매가 되지 않아 일반인이 ‘사생활 보호’에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자가 말하는 일반인이 도대체 누군지 모르겠지만... $ 안들이고 해결하는 방법은 있다. 바로 sysinternals에서 제공하는 유틸리티인 SDelete를 사용하면 된다.



이 자그마한 유틸리티는 미국방성 표준인 DOD 5220.22-M에 나온 DoD clearing and sanitizing standard(읽어보면 알겠지만 진짜 별 내용 없는 표준이다)를 준수해서 사용자 하드디스크에서 중요한(?) 파일을 복구가 어렵도록('불가능'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다.) 만든다.



이 프로그램 원리는 단순하다. 파일이 적혀있던 영역을 엉뚱한 자료로 여러번 덮어쓰고, 할당되지 않은 영역에 놓여있는 내용도 추적해서 역시 엉뚱한 자료로 여러번 덮어쓰고, 힌트가 될만한 파일 이름(예: love_letter_to_xxx.doc와 같은 엄청난 힌트를 담은 파일 이름)도 AAA.AAA로 바꿔버려서 사생활에 관심이 많고 컴퓨터 기술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스토커를 좌절시킨다. 이 프로그램 동작을 위해 사용하는 윈도우즈 단편화 API, NTFS MTF 레코드 삭제, ...와 같은 기술적인 내용이 궁금하면 SDelete URL을 꼭 찍어서 읽어보시라.



명령행에서 동작시켜야 하므로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한번쯤 써보시길... 그리고 실수로 중요한 파일 지우더라도 뭐라고 하지 마시길...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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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9월 20, 2007

[일상다반사] 최강의 말웨어: nProtect 시큐리티 툴바



오늘 아침에 컴퓨터 켜자마자 nProtect 시큐리티 툴바 설치라는 요상한 화면이 떴다. 안그래도 nProtect라는 희한한 프로그램이 컴퓨터 시동할 때마다 떠서 골치가 아파 죽을 판국인데 혹 하나 더 붙이려는 수작을 보고 있으려니 열이 팍 받았다.



nProtect 시큐리티 툴바가 뭐하는 프로그램인지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니... 이 놈 때문에 열받는다는 포스팅만 보이고, 실제로 뭐하는 프로그램인지는 설명이 없다.



약관 전문 보기를 눌러서 약관을 보니 정말 가관이다. 잠깐 볼까?




제 17 조. 개인정보 및 인터넷 사용정보 수집과 그 활용


  1. 크레프리와 회사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할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추가 또는 삭제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별도의 개인정보수집관련 고지를 통해 이에 동의한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며 사용자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개인정보수집 항목이 있을 경우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습니다.
  2. 개인정보 중 E-mail주소, 핸드폰 번호는 시큐리티툴 서비스 관련 공지의 수단 이외에 크레프리와 회사는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된 정기적ㆍ비정기적 정보 제공 및 상업성 메일 제공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3. 정보제공 및 상업성 메일 등은 사용자가 원치 않을 경우 수신거부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큐리티툴 서비스 관련 공지는 수신거부와 무관하게 전체 시큐리티툴 사용자에게 발송됩니다.
  4. 자동업데이트에서는 사용자의 PC에 피해를 끼치는 컴퓨터 바이러스 등의 악성 프로그램이 아닌, 시큐리티툴과 회사가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능들을 필요에 따라 업데이트될 수 있으며, 설치 전 사용자의 동의를 추가로 구하지 않고 이 내용은 사용자가 약관동의를 함으로써 갈음합니다.
  5. 사용자는 시큐리티툴을 이용해서 인터넷 이용 중 타사의 상업적 내용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해당 인터넷 서비스업체와의 모든 문제는 사용자의 권리와 책임으로 하며, 크레프리와 회사의 상업적 내용은 제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크레프리와 회사는 사용자가 웹사이트 등을 방문했을 때 해당 사이트와 관련 있을 수 있는 제3자의 서비스 내용을 사용자의 PC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자가 제3자의 서비스 내용을 원치 않을 경우, 사용자는 해당PC에서 본 프로그램을 삭제하여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7. 시큐리티툴은 사용자가 주소창 등에서 검색어를 입력하여 나타나는 결과와 연관되는 내용을 사용자의 PC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8. 시큐리티툴 설치 시 자동으로 사용자 브라우저의 스크립트 오류메시지를 보지 않음으로 변경하며, 변경된 설정은 사용자가 인터넷 옵션에서 다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용자가 변경한 설정에 의해서 스크립트 오류 메세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9. 시큐리티툴은 사용자가 PC에서 입력한 키워드를 검색 및 결과표시를 위해서 사용자의 PC이외로 전송할 수 있으며, 크레프리 와 회사는 이 키워드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익명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10. 시큐리티툴을 설치하면 IE에서 제공되는 주소창을 시큐리티툴 주소(s)/창으로 대체하며, 시큐리티툴 주소(S)/창은 인터넷주소 및 검색키워드 기능을 수행하여 주소이동 및 검색결과 표출 기능을 합니다. 대체된 IE 주소창은 브라우저메뉴의 '보기 → 도구모음 → 주소표시줄' 에서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으며, 본 시큐리티툴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으로 사용자의 최우선적 동의를 받은 것으로 갈음합니다.


제 19 조. 환급액 적립과 지급방법


  1. '회원'은 본 약관에 동의함으로써 '회원'이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각종 홈페이지 및 서비스 등을 방문하거나 사용할 경우에, 추가적인 '회사'의 환급관련 서비스 안내를 받지 않고 자동으로 환급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에 동의합니다.
  2. '회원'은 타사의 상업적이거나 비상업적인 광고 또는 환급서비스 보다 '회사'의 환급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작동되는 것에 동의합니다.
  3. 회사가 '회원'에게 지급하는 환급액은 '회원'이 이체신청을 하기 이전까지 가상계좌로 적립됩니다.
  4. '회원'이 구매 또는 여타 행위를 통해 환급액을 발생시키더라도 회사가 정한 방법을 통해 가상계좌로 적립하지 않을 경우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5. 제 2항에 의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된 환급액은, 회사가 제공하는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가상계좌로 적립한 '회원'에게 소유권이 귀속됩니다.
  6. 가상계좌에 적립된 환급액은 제휴사로부터 정산이 완료된 건에 한하여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7. 일정 이상의 환급액(이하 "이체가능 최저환급액")을 보유한 회원은 본인명의로 된 실 계좌나 다른 사람의 계좌로 이체할 수 있습니다. 단, 본 항에서 이체가능 최적환급액이라 함은 회사에서 별도로 정함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5,000원으로 하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8. 이체가능 최저환급액을 보유한 회원은 회사가 정한 소정절차에 따라 환급액을 현금으로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체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환급액을 회원이 지정하는 은행계좌로 이체신청일을 기준으로 익일(은행영업일이 아닌 경우 익익일) 입금을 하며 회사는 적법하게 지급한 것으로 봅니다. 이체수수료는 회사에서 별도로 정함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600원으로 하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9. 환급액의 현금지급에 따라 제세공과금이 발생할 경우 회원이 부담합니다.


약관을 보면 알겠지만, 지랄염병하고 자빠졌다. 약관을 통해 추측해본 이 프로그램 정체는 바로 키워드 판매를 위해 사용자 입력을 가로채는 검색 툴바+별볼릴 없는 보안 소프트웨어+현금 환급을 통해 수수료를 떼먹으려는 삐끼 기능을 모두 망라한 최강의 말웨어였다. 설치 화면에서 nProtect 시큐리티 툴바가 뭐하는 프로그램인지 명쾌하게 설명만 했어도 이렇게 펄펄 뛰지는 않았을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보안을 강화시켜주는 좋은 프로그램처럼 비치지 않는가? 약관 URL을 토대로 결국 nProtect 툴바 사용법이 담긴 곳을 찾아내었지만, 과연 일반 사용자들이 이렇게 꼭꼭 숨겨놓은 URL을 숨바꼭질해서 찾아낼 수 있을까?



nProtect를 보고 있으려니 제 2의 넷피아를 보는 느낌이라 참으로 씁쓸하다. 사용자 편의를 캐무시하는 이런 악독한 회사는 지구 상에서 없어져도 사는 데 아무 문제 없다. 보안 프로그램이라고 말하는 프로그램 자체가 바로 지독한 바이러스이고 말웨어인데 이 프로그램으로 다른 바이러스를 잡으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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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9월 19, 2007

[일상다반사] 대한민국 공학도와 캐치-22


거미줄을 치고 있던 닭 블로그에 재미있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바로 대한민국의 엔지니어는 갈곳이 없는가?!



이 글에서 기아차 전 직원 이야기가 나오는데, 보는 순간 바로 캐치-22의 희생자임을 알았다. 잘잘못은 각자 따져보기로 하고, 논리적으로 이 상황을 한번 설명해보자.



위키피디아 catch-22(logic) 설명에 따라 캐치-22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A ∧ B) => C, where (A => ¬B) and (B => ¬A)


자 여기서 A를 '빼돌린 자료가 중요하지 않다', B를 '동료를 존중한다', C를 '무죄이다'로 놓아보자. 기아차 전 직원이 무죄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역설적인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빼돌린 자료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면 동료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말이며, 이와 동시에 동료를 존중한다고 주장하면 빼돌린 자료는 중요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기아차 전 직원은 두가지 _데드락_ 조건이 모두 참이 되지 못하기에 절대로 무죄가 될 수 없다. 법정에서 판사가 캐치-22와 같은 놀라운(?) 논리를 펼칠 줄은 정말 몰랐다.



대한민국에서 공학도로 살기 정말 어렵다. T_T



뱀다리: 이 글도 참고로 읽어보시길.



EOB

화요일, 9월 18, 2007

[컴퓨터 이야기] 윈도우 기계에서 FTP 서버 돌리기




종종 윈도우 기계에서 FTP 서버를 돌리고 싶은 경우가 있다. 윈도우 - 윈도우나 삼바를 멋지게 GUI에 통합시켜 놓은 윈도우 - 맥OS X가 아닌 윈도우 - 유닉스 사이에 자료를 주고 받을 때 특히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몇 가지 소프트웨어를 찾아보았는데, 레이다 망에 걸려든 녀석이 바로 freeSSHd랑 freeFTPd이다. freeSSHd는 SSH와 telnet 서비스를 지원하며, freeFTPd는 SFTP와 FTP 서비스를 지원한다. SFTP만 사용할 요량이라면 freeSSHd만으로 충분하며, 꼭 FTP도 써야겠다면 freeFTPd도 추가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단 freeSSHd와 freeFTPd를 같이 돌릴 때는 freeFTPd에서 SFTP 서비스는 끄기 바란다(freeSSHd가 이미 SFTP도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일단 freeSSHd와 freeFTPd를 설치하고 나면 Users 탭으로 가서 사용자를 추가하기 바란다. 윈도우 NT 계정을 쓸 수도 있고 독립 계정을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필요한 서비스를 시동하고 난 다음에 putty나 winscp를 사용해서 ssh와 ftp로 테스트 하면 된다.



ssh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putty로 접속해서 cmd를 띄운 다음에 각종 명령을 내릴 경우 한글이 깨지기에 chcp 437 명령을 내려 로케일을 영문으로 변경하려고 시도했는데, 아무런 반응없이 그냥 멎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혹시 이런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아는 분이 계시면 댓글 부탁드리겠다.



추가: i.k.님께서 제보해주신 바에 따르면 freeSSHd 환경 설정에서 SSH 탭 --> Use new console engine 항목 체크 박스를 끄고 다시 시작하면(주의: freeSSHd를 물리적으로 내렸다 다시 동작시켜야 합니다. 옵션을 끄고 status 탭에서 재시동을 할 경우 ssh 로그인이 불가능하다는 버그가 있습니다.) 한글 사용에도 문제가 없고 종종 죽는 현상도 없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조금 전에 테스트를 해봤는데, 잘 동작했습니다. i.k.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상 컴퓨터 vs 책 지식 관리자(?) 였습니다. :)



EOB

일요일, 9월 16, 2007

[일상다반사] 적립식 펀드에서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적립식 펀드의 함정, '역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라는 글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온다.



다시 정리하면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는 주가가 동일하게 되었을 경우 무조건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싸게 산 주식이 더 많은지 아니면 비싸게 산 더 주식이 많은 지 여부가 전체 득실을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주식 가격이 떨어질 때 전체 평가 금액은 떨어지지만 더 많은 좌(주식)를 살 수 있으므로, 나중에 좌(주식) 가격이 상승할 때 이익을 보는 효과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한번에 몰빵으로 큰 금액을 투자할 경우 나중에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경우에 어떻게 대응하기가 어렵지만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주식 가격이 떨어질 때는 오히려 투자 찬스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펀드는 어느 시점에서는 환매해야 하며, 환매할 당시 기준으로 이 기준보다 높은 금액으로 좌를 많이 구입했는지 낮은 금액으로 좌를 많이 구입했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결판난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역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를 읽어보면 이런 의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아주 두루뭉술하게 넘어간다.



하지만 금융이 최고로 발달한 미국에서도 수익을 쫓아다닌 사람보다 위험자산과 안정자산을 섞어서 꾸준히 자산배분을 한 사람이 결국 90% 이상 더 부자가 되었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된 사실이다. 요즘처럼 잠재 위험이 많은 시기일수록, 자기 자산에 빈틈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아름다운 말이라는 사실은 알겠는데 투자 극대화를 위해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과 같은 표준적인 방법을 생각해보자.




  • 펀드를 환매할 시점을 잘 파악해서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만든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식이 폭락해서 저점을 여러 번 통과하도록 만들고, 결국 고점에서 환매하면 된다. 저점을 여러 번 통과하는 동안에 상당히 많은 좌(?)를 확보해 놓았을테니까.
  • 불경기에 적립 금액을 높이고 호경기에 적립 금액을 낮추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환매 시점에서 중간에 싸게 싼 주식이 많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호경기 때는 불경기에 대비한 실탄 확보 차원에서 MMF와 같은 임시 저장고로 여유 돈을 몰아주면 된다.


말은 쉽지만 두 가지 방법은 실천이 무척 어렵다. 우선 경기 침체와 호황을 몇 사이클 겪을 때까지 장기 투자를 해야 하며, 다음으로 일반적인 상식에 반해서 호경기가 아니라 앞날이 캄캄한 불경기에 돈을 집중적으로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도 계실텐데... 워런 버핏이 위기(?) 때마다 유동성을 이용해서 어떻게 부를 증식시켰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뱀다리: 지금 부동산을 제외한 경제 지표가 모두 좋게 나타난다고 언론에서 난리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대부분 후행 지표이다. 지금부터는 적립식 투자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현금 확보에 나서서 불경기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직접 주식 투자를 하려면 자기 월급의 6배, 펀드와 같은 방법으로 간접 투자를 하려고 해도 자기 월급의 3배 정도 여웃돈(모두 잃어도 상관없는 판돈)이 있어야 한다는 설(?)이 있다. 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과연 자신의 월급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가?



EOB

토요일, 9월 15, 2007

[독서광] 달란트 이야기



예비군 훈련을 가기 전에 소일거리를 챙기기 위해 책장을 훑어보는 과정에서 비매품으로 따라온 손바닥 크기의 '달란트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훈련장에서 쉬는 시간 틈틈히 보았는데, 2시간도 안 되어 다 읽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선물로 받으면 읽어보면 되며, 굳이 돈 주고 살 필요는 없다'이다. 전형적인 선물용(?)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궁금하신 독자를 위해 줄거리를 약간 읊어보면, 윤이사라는 훌륭한 선배 덕분에 휴가를 얻어 두 달동안 자기 자신의 달란트(talent, 재능)를 찾아나서는 윤하에 대한 이야기이다. 회사에서 2년 연속 최우수 사원으로 뽑힌 윤하의 달란트를 최고로 높히 쳐준 다섯 명을 만나면서 동안에 진정한 자기의 달란트를 찾는다는 어떻게 보면 아주 상투적인 줄거리 구도를 따르고 있다.



열하가 다섯 명(어머니, 애인, 은사, 동료/친구,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자체 검열됨))를 만나며 열 가지 달란트를 한번 볼까?




  1. 내가 성공의 달란트를 갖고 있음을 의심하지 마라
  2. 마음의 눈으로 특별한 가치를 발견하라
  3. 존재와 존재 사이를 잇는 참된 의미를 창출하라
  4. 세상 모든 풍경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라
  5. 사랑으로 위대한 기회를 만들어라
  6. 선한 욕망으로 나만의 성공을 이끌어가라
  7. 기꺼이 불편한 길로 가라
  8.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차이'를 인정하라
  9. 싸우지 않고 승리하라
  10. 모든 성공의 근원은 나 자신임을 잊지 말라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고 지속적인 실천은 더욱 어려우니... 오호 통재라. 이래서 인생은 늘 고달픈 모양이다. T_T



EOB

금요일, 9월 14, 2007

[독서광] 이기는 습관



원래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풀어내는 부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 딱히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선물(?)을 받게 되어 '이기는 습관'을 한번 읽어보았다. 우선 책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이 책 제목이 거의 대박 수준이라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 책 제목을 '승리하는 방법' 뭐 이런 식으로 짓는 대신에 '습관'이라는 단어를 붙였다는 사실에 주목해보자. '이기는' 행위도 결국은 체화되어 습관화 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인데, 책을 읽는 도중에는 자각하지 못하다가 블로그를 쓰려고 책 제목을 입력하는 순간 갑자기 제목의 중요성을 깨닫고 말았다. '이기는' 행위도 습관이구나. 상당히 의미심장한 제목이 아닌가?



삭막한 시대에 상부상조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라는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도발적인 제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삼성전자에서 한 인물하던 전옥표님의 30년 동안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만일 30년 동안 마케팅만 하면서 연필이랑 컴퓨터만 만진 경험에서 우러 나온 책이라면 당장 /dev/null 아래로 보냈겠지만, 이 책 내용 대부분은 유통 총사령관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에서 나왔기에 흥미롭게 읽었다.



전반부에는 일반적인 내용이 나오는 반면 후반부에는 주로 대리점에서 고객을 상대로 어떻게 이기는 습관을 들이는지에 할애하고 있지만, 어차피 우리 모두는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고객과 상사를 상대로 하므로 전 후반부 모두 충분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다. 축 늘어져 대충, 대강, 되는 데로 사는 방식에 익숙해져있다면 실패를 떳떳하게 인정하고 성실함을 토대로 원대한 목표를 향해 집요하게 나가기 위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몇 가지 원칙을 곱씹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남의 이야기를 들어서 정리해놓는 대신 자기 이야기를 정리했다는 점이다. 곳곳에 다른 사람 예, 일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등이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며, 실제 큰 줄기는 모두 자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다. 지난번 피오리나 자서전과 비교해보면, 피오리나 자서전이 상계(?) 이야기를 다룬다면, 이 책은 하계(?) 이야기를 다루며, 하계에서 매일매일 치열한 전투를 치루고 있는 우리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본문에 나온 인상 깊은 구절 하나 소개하며 마무리하겠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를 그릴 때 일이었다. 벽화는크기가 1 83평방미터나 되는 대작이었다. 하루는 그가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천장 구석에 인물 하나하나를 꼼꼼히 그려 넣고 있었다. 한 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이보게, 그렇게 구석진 곳에 잘 보이지도 않는 걸 그려 넣으려고 그 고생을 한단 말인가? 그래봤자 누가 알겠는가?"

미켈란젤로가 대답했다.

"내가 알지"


EOB

목요일, 9월 13, 2007

[일상다반사] 리누스 토발즈가 화가 난 이유: C와 C++

C와 C++ 언어에 대한 논쟁은 두 언어 중 하나가 사라질 때까지 끊임없이 계속되겠지만, 이번에 발생한 논쟁은 조금 특이했다. 이유는? 리누스 토발즈가 소매 걷어붙이고 자신의 생각을 여과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리누스 토발즈가 리눅스 커널 개발을 위해 bitkeeper를 대신해 손수 만든 형상 관리 시스템인 git에 대한 논쟁에서 비롯되었다. 확장성과 오픈소스 공동체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C가 아니라 C++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에 그만 토발즈 작은 형님께서 두껑이 열린 모양이다. 직접 들어보자.



>
> When I first looked at Git source code two things struck me as odd:
> 1. Pure C as opposed to C++. No idea why. Please don't talk about portability,
> it's BS.

*YOU* are full of bullshit.

C++ is a horrible language. It's made more horrible by the fact that a lot
of substandard programmers use it, to the point where it's much much
easier to generate total and utter crap with it. Quite frankly, even if
the choice of C were to do *nothing* but keep the C++ programmers out,
that in itself would be a huge reason to use C.


우와, 엄청 세게 나온다. 여기서 YOU는 Dmitry Kakurin라는 재미있는 친구이고, I는 리누스 토발즈이다. 토발즈 강연도 직접 들어봤지만(가장 앞줄에서. ㅎㅎ) 토발즈가 이렇게 강하게 다른 사람을 두들겨 패는 모습이 상상이 잘 안갔다.



문제의 발단은 "it's BS"라고 생각한다. 'BS'가 C++ 창시자 이름인 'Bjarne Stroustrup'일리는 만무하고, 4글자 짜리 단어(four letter words)인데, 흥미롭게도 이 블로그 주인장도 C와 C++ 언어와 관련해서 똑같은 소리를 들어봤다.




jrogue: XX하고 YY해서 _성능_ 문제도 있고 해서 이 프로그램 제작에는 C언어를 써야 합니다.

BOSS: 아니 C++가 C보다 성능이 떨어진다고? 그런 _BS_같은 주장은 집어치워!



여기서 대화 상대가 내 BOSS만 아니었으면 아마 무척 흥미로운 사태가 벌어졌을텐데, 참을 인(忍)자 세 번 썼다. ㅎㅎㅎ



개인적으로 C++을 사용하지 않고 C를 사용하는 이유를 딱 한가지만 들어라고 하면, 머리가 나빠서(혼자만의 엉뚱한 상상: 토발즈도 머리가 나쁜 모양이다. ㅎㅎ)이다. 며칠 전에 비동기 I/O를 활용하려고 자료를 수집하는 도중에 ACE(이름 한번 그럴싸하지?)를 살펴보았는데, 원시 코드 풀고 난 다음에 얽히고 섥혀서 도저히 끝나지 않은 실타래를 보고서 바로 rm -rf로 다 지웠다. 아무리 봐도 내가 찾는 부분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조적 프로그래밍 사고 방식에 너무나도 푹 빠진 나머지 객체지향 프로그램을 이해 못한다고 댓글 달려는 분이 계신데... 가볍게 반사해드린다. 추상화, 고수준, 설계, UML, 확장성, 유지보수성... 이런 머리 아픈 용어로 불쌍한 어린 양(?)을 계도하려고 하지 마시라.



오늘의 결론: 뭐 인생 별거 있겠어? 그냥 마음 편하게 C를 써서 단순하게 살자.



뱀다리: 논쟁 가운데 리누스 토발즈가 적은 다음 문장에 크게 공감한다. C 프로그램을 척 보고 이해못한다면, 동일한 일을 하는 C++ 프로그램을 봐도 이해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One of the great
strengths of C is that it doesn't make you think of your program as
anything high-level.


EOB

화요일, 9월 11, 2007

[독서광] 생각의 탄생: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GEB를 읽고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했거나, 이머전스(미래와 진화의 열쇠)는 너무 쉬워서 시시한 사람에게 딱 어올리는 책이 바로 '생각의 탄생'이다. (결론 부분에 나오지만) 이 책은 놀이와 취미를 조화롭게 여기는 창조적인 전인(全人)을 양산해야 이 사회가 발전한다고 주장하며,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소위 말하는 전문가가 아닌 상상력이 풍부한 박식가(polymath)에 대한 화려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책 감상 전에 역시 기하/도형 문제 몇 개 풀어보자




  1. 위에서 볼 때와 모든 측면에서 보았을 때 원 모양인 물체는 무엇인가?
  2. 위에서 볼 때와 모든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정사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3. 모든 측면에서 보았을 때 삼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여기까지는 너무 쉬워서 코웃음을 쳤을지도 모르겠다. 답은 이미 알고 있듯이 구, 정육면체, 사면체(삼각뿔)이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어떤가?




  1. 위에서 볼 때는 원모양, 모든 측면에서 볼 때는 정사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2. 위에서 볼 때는 정사각형, 모든 측면에서 볼 때는 삼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3. 위에서 볼 때는 삼각형, 모든 측면에서 볼 때는 정사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4. 위에서 볼 때는 원 모양, 모든 측면에서 볼 때는 삼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여기까지 잘 따라온 독자를 위해 특별 문제를 제시하겠다. ;)




  1. 위에서 볼 때는 원모양이고, 한 측면에서 보면 원모양이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사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2. 위에서 볼 때는 삼각형, 모든 측면에서 보면 원모양인 물체는 무엇인가?
  3. 위에서 볼 때는 원모양, 한 측면에서 보면 삼각형, 나머지 측면에서 보면 사각형인 물체는 무엇인가?


아마 마지막 그룹 문제를 풀면 당신은 충분한 창의성과 상상력과 수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책을 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어, jrogue군 이런 물체가 존재하긴 하는가?"라는 의심이 들면 '생각의 탄생'을 사서 104페이지 그림 2-4를 보기 바란다.



책에서 이런 기하학적인 문제를 다루는 이유는 천재/대가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천재/대가들은 글자를 읽으면 머리 속에서 도형이 그려지고 머리 속에서 다양한 각도로 이리 저리 돌리는 놀라운 묘기를 부릴 수 있다고 한다(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난다긴다 하는 뛰어난(?) 사람들을 인터뷰 해보았는데, 사실이다. 정말로 머리 속에서 어려운 도형을 놓고 이리 저리 돌린다. T_T).



머리 아픈 문제도 풀었으니 본문을 한번 살펴보자. 이 책은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학습도구를 관찰, 형상, 추상화, 패턴 인식, 패턴 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 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이라는 13개 범주로 나눠 설명한다. 각 범주를 딱딱하게 설명하는 대신 각 분야에서 소위 말하는 대가들에 대한 엄청난(?) 스토킹을 토대로 찾아낸 예를 통해 설명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에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특수한 전문 분야에 전념해야 한다는 현대적인 교육 방식에 반기를 들고 육체와 정신을 결합하여 통합적인 감각과 사고 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본문 곳곳에 미술이 음악으로, 음악이 과학으로, 과학이 미술로 치환되는 광경을 수 없이 목격할 수 있으며, 심지어 책 마지막 부분에는 "교육의 목적은 모든 학생들이 화가이자 과학자로서, 음악가이자 수학자로서, 무용수와 공학자로서 사고하도록 도와주는데 있다."라는 문구까지 등장한다. '괴델, 에셔, 바흐: 영원한 황금 노끈'을 연상하게 만들지만, 이 책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괴델이 빠지는(?) 바람에 수학적인 난해함이 줄어들어서 일반 독자에게도 쉽게 다가가리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무척 화려하다. 리처드 파인만, 버지니아 울프, 피카소, 헨리 밀러, 알버트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드 다빈치, 모리스 에셔, 헬렌 켈러, 조지아 오키프, 바흐, 루이스 캐럴, ... 와 같은 예술과 과학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잘 간추려 소개하므로 기존 백과사전에서 나오는 과학자나 예술가를 획일화시키는 도식적인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뱀다리: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나마 내가 유일하게 예술에 가까운 분야에서 취미 활동(?)으로 여기고 있었던 요리에 좀더 집중하기로 했다. 여러분들은 음악, 미술, 체육 모든 분야에서 머리가 텅 빈 깡통인 사람의 비애를 아는가? T_T



EOB

토요일, 9월 08, 2007

[독서광] 신기술 성공의 법칙: 고객의 마음을 읽는 티핑 포인트 변화함수의 비밀



아직 출간도 안된 책을 대상으로 서평을 쓰려니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영문 원서와 한국어판 번역서를 모두 읽은 기념으로 몇 글자 적어보려고 한다.



현재 예약 판매 중인 신기술 성공의 법칙은 “사용자가 어떤 신기술은 받아들이는 반면, 어떤 신기술은 수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화두로 삼아 무어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기술 지상 주의에서 벗어나 사용자 또는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기술 전략을 설명하는 책이다.



사용자/소비자 중심으로 신기술 전략을 짜기 위해 저자인 핍 코번이 제시하는 마법의 공식이 바로 변화함수이며,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신기술에 대한 위기감 vs. 변화를 수용함에 있어 사용자가 느끼게 될 고통


간단하게 말해 어떤 신기술이나 신제품이 나왔을 때, 사용자가 이 기술/제품을 구매하느냐 마느냐는 이 기술/제품을 구매하지 않았을 때의 위기감이 기술/제품에 익숙해지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시간/비용보다 큰지 작은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이다. 위기감이 고통보다 크면 바로 신기술을 도입할테고, 그렇지 않다면 신기술은 그냥 남의 이야기로 흘려버리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절실히 필요하며 적응도 손쉬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런 변화함수 공식을 설명하기 위해 몇가지 실례가 나오는데, 성공 대박에 가까이 간 평면 TV, 위성 라디오, 완전히 실패한 화상 전화, 대화형 TV, 이리듐/글로발스타, RFID와 같은 기술들을 변화함수에 대입해서 분석한 내용이 펼쳐진다.



하지만 신기술에 대한 예측은 항상 어려운 작업이므로 당연히 이 책에 나온 분석과 예측도 100% 정확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소비자/고객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마음가짐을 바꾸는 과정에서 이 책은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다. 제대로 된 첨단 기술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기획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OB

목요일, 9월 06, 2007

[새소식] 신형 아이포드 터치와 나노 등장



드디어 올게 오고 말았다. 소문만 무성하던 아이폰 스타일 아이포드가 아이포드 터치라는 이름을 달고 등장했다. 뽐뿌+지름신이 강림하셨으니 이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T_T



아이포드 터치 기술 명세를 보니 아이폰에서 전화 기능을 제거한 버전이라고 보여진다. 8~16G 플래시 드라이브 내장, 대략 5시간 정도 비디오 재생이 가능한 배터리, 3.5인치(480x320) LCD 화면, 와이파이(802.11b/g), 120그램이다.



한가지 나름 심각한(!) 문제는... 한국어 키보드 지원 불가라서, 웹 브라우징 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애로 사항이 벌어지리라는 생각이다. 일본어 입력도 지원하는데 한국어 입력을 지원하지 않으니, 애플에게 아직 한국은 이류 국가인 모양이다. T_T



그리고 덤(?)으로 아이포드 나노도 비디오 시청이 가능한 신형 버전이 나왔다. 2인치 LCD(320x240)를 탑재하고 있으며, 4~8G 플래시 드라이브를 내장하고 있다.



가격도 그럭저럭 착하게 보인다. 아이포드 나노는 149달러(4G), 199달러(8G)이고, 아이포드 터치는 299달러(8G), 399달러(16G)이다. 아이포드 터치는 미국에서 9월 28일에 개봉된다니 10월 말 정도에 한국에 들어올 듯이 보인다. 미리 총알 준비하시라~~~



EOB

월요일, 9월 03, 2007

[독서광] 경제를 읽는 기술: 투자의 맥을 짚어주는 경제흐름 읽는 법



먼저 간단한 문제 몇 개를 내보자. OX 문제이다.




  1. 자본 지출은 소비자 지출을 촉진하기에, 경제의 1차적 동인이다
  2. 고용은 소비자 지출을 이끈다.
  3. 소비자 지출의 1차 동인은 할인율이나 연방기금금리(미국)이다.
  4. 주식 가격이 상승하면 이에 비례해서 개인 구매력도 올라간다.


다 풀었는가? 그렇다면 O가 몇 개이며, X가 몇 개인가?










경제를 읽는 기술은 각종 경제 지표를 나타내는 차트(주식 차트가 아니다!)를 통해 경제 흐름을 남보다 한 발 앞서 파악하는 방법을 다루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소비자 지출이라는 경제 지표가 경제(특히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있으며, 기존에 알려진 오해를 풀어내기 위해 지난 50년간 축적된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위에서 낸 문제의 답(물론 이 책에서 주장하는)을 이야기하자면 모두 X이다. 직관에 반한다고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이 받은 임금이 소비 지출을 촉진하고, 이렇게 촉진된 소비 지출로 인해 기업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고 이에 발맞춰 투자도 증가해서 고용도 촉진되고 과다 투자로 말미암아 다시 경기가 침체한다는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설명을 읽다보면 우리가 왜 투자 과정에서 그렇게도 뒷북을 잘 치는지 이해가 간다. "꼬리(낮은 실업율)가 몸통(경기 회복)을 흔든다"는 표현이 생각나는데,전반적인 투자 증가와 낮은 실업율은 후행 지표이기 때문에 이런 신호를 잘못 해석해서 선행 지표인 향후 경기가 좋아진다고 추측하여 뒤늦게 투자하는 행위는 자살골에 가깝기 마련이다. 앞으로 X개월 동안 개선되거나 악화될 소비자 체감 경기 지수 지표 역시 그냥 조사를 진행한 시점에서 현실을 반영하는 지표(사람 앞날을 어떻게 알겠는가? T_T)일 뿐이므로 믿으면 바보 된다는 사실도 기억할만 하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하는 사람 입장을 놓고 이 책에서 배울 교훈은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을 위해 간략하게 요약해드리자면, 선행 지표와 후행 지표를 잘 이해해서 낮은 실업율에 투자 증가라는 각종 언론의 요란스러운 띄워주는 분위기에(후행 지표 분석)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투자에 몰두하는 시점에 투자 비율을 줄이고(그래서 차익을 남기고), 경기 침체라고 온갖 언론이 호들갑을 떨지만 실질 소득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전하는 시점(선행 지표 분석)부터 서서히 투자 비율을 높이면(그래서 싼 가격에 왕창 싹쓸이하면) 된다. "흥, 예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이번에는 아니다. 경기 지표가 아주 좋으니 모든 $ 몰빵!"이라고 합리화시켜 엉뚱한 시점에 투자를 해봐야 손해만 커지니 우리 모두 이런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도록 열심히 노력하자. 이 책은 투자에 발을 담그고 뺄 시점을 찾는 포인트를 알려주는 방법을 한 가지(그렇다. 만명 통치약은 없다) 소개했다고 생각하면 틀림없을 듯.



EOB

토요일, 9월 01, 2007

[일상다반사] 오라일리 LDD3로 진행하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세미나 관련 소식



오라일리 LDD3로 진행하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세미나가 소식이 KELP에 올라왔다. 번역한 역자 자격으로 세미나 참석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첫 예비 모임에서 지원 사격(?)을 뛰기로 했다.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참석해보면 좋을 듯.



참고) 세미나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책 소개
  • 집필 사상
  • 번역 사상
  • 다루는 내용
  • 책 비교 분석
  • 책 읽을 때 주의 사항
  • 동기 부여: 간단한 문제 한 가지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 QnA


추가) 발표 자료는 여기서 받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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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8월 30, 2007

[일상다반사] 국민건강보험 직장 -> 지역 변경시 보험료는 어떻게?



이번에 회사를 옮기면서 white hand 생활을 조금 오래했더니, 국민건강보험 직장 자격이 박탈되어 지역으로 옮겨졌었다. 며칠 전 나온 보험료를 보니 대략 좌절할만한 금액이 나왔는데... 회사에 다시 들어갔기에 직장 보험으로 바뀌어서 과연 이 좌절할만한 금액을 납부해야할지 납부하지 않아도 될지 궁금해졌다.



공단으로 전화를 걸까 하다가 혹시 몰라서 인터넷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주 묻는 질문 FAQ 10선을 보니 당당히 3위에 올라있었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블로그 주인장의 경우에는 이번에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 T_T



가입자의 자격이 매월 2일 이후에 변동된 경우에는 그 변동된 날이 속하는 달의 보험료는 변동되기 전의 자격을 기준으로 징수합니다.

따라서 9월2일 이후 입사를 하셨다면, 8월분은 전 직장에서 직장보험료를, 9월분(납부기한 10.10)은 지역보험료를, 10월분은 직장보험료를 각각 부담하시는 것입니다.


오늘의 결론: 회사 옮길 때도 날짜 계산 한번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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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8월 26, 2007

[독서광]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



HP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가 쓴 '힘든 선택들'을 읽으며, 잭 웰치 자서전인 '끝없는 용기와 도전'이 생각났다면 블로그 독자 중에 웃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좋다. 그렇다면 칼리와 잭 두 사람의 공통점부터 생각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_차가운_ 피가 흐른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그리고 '힘든 선택들'은 '끝없는 용기와 도전'과 마찬가지로 이런 차가운 피를 감추기 위해 교묘하게 위장한 자서전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힘든 선택들'은 철저히 피오리나 중심으로 모든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하긴 안 그런 자서전이 또 어디 있으랴만은...). 이렇다 보니 자기 반성과 진중한 고민은 찾을 길 없고 도식화되고 정형화된 (그리고 독자에게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논리로 주변 상황 탓과 자화자찬하기에 급급하다. 여자로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IT 기업의 CEO 자리에 오르는 과정이나 굳어져가는 조직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강력한 경영을 펼치며 수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일단 이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이해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이를 어쩐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피오리나가 이끈 HP와 컴팩 통합은 왕 삽질이라는 생각이다. 스토리지 쪽이 강했던 컴팩의 장점을 살리지도, 기업용 PC에 강점이 있었던 HP와 가정용 PC에 강점이 있었던 컴팩의 장점을 살려 PC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지도, 수익성 낮은 PC 사업에서 벗어나 기업용 서비스 기업으로서 탈바꿈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진흙탕에 빠진 상황에서 피오리나가 경질된 이유는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뱀다리: 블로그 주인장은 _똑똑한_ 여자를 너무너무너무 좋아한다. 피오리나가 똑똑해서 좋아했는데, 자서전을 읽고나서는 피오리나 점수를 많이 깎았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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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8월 17, 2007

[일상다반사] (납량특집) 펀드 투자가들이 환매에 나선다면?



어제 사상 최대의 주가 폭락으로 인해 안 그래도 더운 여름밤이 후끈 달아올랐을거다. 거의 투매에 가까운 행동양태를 보이며 출입구로 서로 뛰어가려는 개미들의 몸부림 속에 몇몇은 깔려서 중상을 입었을거고, 아직 출입구를 벗어나지 못한 개미들은 언제 빠져나갈지 도통 감도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패닉 특성이 이러니 누구를 탓하랴?



천만 다행히도 어제 그 동안 끊임없이 유입된 펀드 자금을 통해 실탄을 두둑히 확보하고 있던 기관들이 엄청 활약(1조 이상 돈을 퍼부었으니... 근래 찾기 어려운 엄청난 투자 규모다.)해서 이 정도에 끝났지 안 그랬으면 여기저기서 곡소리 들릴뻔 했다. T_T



자, 그렇다면 오늘도 떨어지고 다음 주도 떨어지는 바람에 폭락장 속에서도 버팀목 구실을 단단히해온 펀드 투자가들까지 동요하면 어떻게 될까? 뭐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 펀드 환매 요청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 기관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기 위해

    • 현금 보유를 위해 더 이상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으며
    •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현금화가 가능한 우량 주식을 마구 팔아치우기 시작한다.

  • 주가 폭락 속도가 늘어나면서 기관투자가들은 프로그램 매매를 실행하고, 개미들은 덩달아 주식을 투매한다.
  •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환매 요청이 늘어난다.
  • 그 다음은 말 안해도 알거다.


설마 이럴리가? 원래 말 중에 제일 무서운 말이 설_마_고,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웹 브라우저 버튼 한 방이면 바로 펀드 환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펀드 투자가들이 이성을 잃는 순간 주식 시장은 바로 뽕빨나는 거다(펀드 가입이나 추가 불입도도 무척 쉽지만 해지도 그 만큼 쉽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리고 상기 시나리오는 주인장이 지어낸게 아니라 뮤추얼 제국인 피델리티가 10월 19일 검은 월요일에 5억$ 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전후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해본거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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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8월 16, 2007

[독서광] IBM 디벨로퍼웍스에 올라간 여름 무더위 퇴치 서평 2선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한 무기로 책을 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지난번 기고에 이어 '여름나기 책 2선: OS와 최적화의 상승작용 엿보기'라는 제목으로 컴퓨터 관련 분야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한 책 두 권은 다음과 같다.



이번에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책 두 권을 엮어서 읽는 방법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한 힌트를 정리해두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때 아닌 늦더위에 모두 각별히 건강에 신경쓰시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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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8월 08, 2007

[끝없는 뽐뿌질] 애플, 신형 키보드 선보여...

이번에 애플이 신형 아이맥이랑 아이웍스, 아이라이프를 선보였다. 여기저기서 소식을 물어다 주니 여기서 굳이 반복할 필요는 없겠고... 하지만 애플 키보드도 바뀌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아직 많지 않은 듯이 보인다. 신형 키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무선 키보드이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므로 인텔 CPU를 내장한 신형 매킨토시라면 큰 문제 없이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숫자 키패드가 없으므로 이동성이 무척 높아졌다는 특징이 있다. 가격은 대략 9만원(미국에서는 79불) 선에서 결정나지 않을까 싶다.





다음으로 유선 키보드이다. 역시 숫자키를 지원한다. USB 2.0 포트가 두 개 나와 있으므로 주변 장치 연결이 편리해진다.





유무선 모두 알루미늄 아노다이징으로 만든 깔끔한 외형을 자랑하며(맥 미니/나노랑 잘 어울리겠다.), 엄청 얇다. 다음 그림을 살펴보기 바란다.





키감이 무척 궁금한데, 키 높이가 낮아서 맥북프로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HHKPro가 없었다면 하나 질렀을지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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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8월 03, 2007

[독서광] Dynamics of Software Development



살다보니 어떻게(- 시시콜콜한 개인적인 이유는 생략 -) 회사를 그만두게 된 다음에 허탈한 마음으로 책장을 여기 저기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주인장 책장에 꽃혀서 불쌍하게도 자신히 읽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책 백 여권 중에 운 좋게(?) 딱 걸린 책이다) 'Dynamics of Softeware Development'라는 금서(!)가 보여서 이리 뒤적 저리 뒤적거리다가 눈이 맞았다. 그리고... 사흘 정도 정신없이 읽었고, 울적하던 기분이 싹 가시면서 속이 다 시원해졌다. :)



초판이 1995년에 출간된 이 책은 2006년도에 새로 개정판이 나왔기에 출간 직후 구입해두었는데, 시간이 흘러흘러 거의 1년이 다 되어서 읽는 셈이다. 시간이 무척 지났기에 이미 번역서(성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57가지 법칙)까지 나오긴 했지만, 이 책 원서 3판이 안 나온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비주얼 C++ 1.0 개발에 관여한 전문가(짐 매카시 큰 형님)가 적은 책이라고 해서 별 볼릴 없을거라고 쓰레기 통으로 집어넣으면 대략 자기만 손해가 아닐지 싶다.



긴 말 할 필요없이 이 책을 딱 한 줄로 요약하라고 하면 자신 있다. 바로 다음과 같은 공식이다.



제품 = 팀


공식을 뜯어보자면, 제품을 보면 팀 상태를 알 수 있고, 팀을 보면 제품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말이며, 이는 이 책 1판이 쓰여진 10년 전이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 책의 최고 미덕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적인 팀 역학 관계로 설명한다는 데 있다. 전반부에서는 팀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며, 어떻게 용기를 북돋우며,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며, 어떻게 경쟁사를 따라 아니 때려(?)잡으며,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지를 다룬다. 그리고 중반부에서는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에서도 일부 다루는 빌드, 마일스톤, 일정 관리 기법을 정신없는 전장의 포화 가운데 평정심을 잃어버리지 않고 제대로 수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후반부에서는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 만들어낸 제품을 제대로 출시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데자뷰가 느껴지곤 하는데, 이 책이 기존 책 내용을 그대로 답습했다기 보다는 기존에 나온 서적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을 상당수 차용했다기 때문이다. 특히 스티브 맥코넬과 스캇 버쿤은 짐 매카시 큰 형님에게 많은 빚을 졌다는 생각이다.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의미 심장한 피카소식 그림(매카시 동생이 그렸다는 설이 있다)과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각종 문구가 상당히 난해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제품, 프로젝트, 팀 때문에 고민해본 개발자라면 한번 쯤 이 책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2007년도 소프트웨어 개발 부분 초강력 추천서로 이 책을 지목하겠다.



뱀다리: 번역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얼굴이라고 볼 수 있는 책 부제부터 번역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문제점을 잠깐 짚고 넘어가겠다.



번역서에서는 부제를 "'무책임한 비난을 하지 말 것'외 56가지의 반드시 알아야 할 규칙들"이라고 붙였다. 목차에 따르면 여기서 '무책임한 비난을 하지 말 것'은 규칙 4번인 'Don't flip the bozo bit'이다. 여기서 bozo가 바로 문제인데, bozo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릿광대(clown) 이름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사 내부에서는 '자기 밥 값도 못하는 병신같은 XX'를 의미하는 속어(XX는 동물이 낳은 자식을 의미하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로 치환해라)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bozo 비트를 켜면 병신 취급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bozo는 '무책임'이랑 상관없다. 일을 시켜봤더니 아니면 말을 붙여 봤더니 마음에 안 들게 멍청하게 진행하면/대답하면(예: 열 받게도 일일 빌드를 두 번 이상 깨먹을 경우) 바로 주홍글씨가 이마에 팍 찍히면서 bozo 비트가 켜지는거다. 따라서 이 문구를 조금만 더 생각해서 번역했다면 '함부로 사람 병신 취급하지 마라' 또는 '멍청이 딱지를 무턱대고 붙이지마라' 정도가 되었을테다. 이 책을 구입해서 규칙 4를 보면 어릿광대 목을 비트는 그림이 나올텐데, 여기 설명이 '무책임하게 비난을 하지 말 것"이라고 붙어 있으면 과연 어느 누가 이해를 할까? 애꿎은 어릿광대(= bozo?)를 무책임하게 비난하지 마라? 글쎄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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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7월 30, 2007

[일상다반사] 코레일 대략 유감


무자비한 철도회원 숙청(?) 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얼마전부터 코레일 홈페이지에서는 구 철도 회원 계정 접근을 차단해버렸다. 물론 코레일 입장에서야 어서 빨리 신규 멤버십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싶겠지만, 고객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졸속 행정의 표본이다. 직접 경험했던 문제점을 정리해보았다.



사건의 발단은 7월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 말에 부산에 내려갈 일이 있어서 구 철도 회원 자격으로 표를 미리 예매해두었다. 물론 신용카드 결제까지 끝낸 상황이다. 내려갈 날짜를 하루 앞두고 다시 한번 예매 시각을 확인하러 www.barota.com으로 접속했을 때 자동으로 www.korail.com으로 들어갔다. 뭐 여기까지는 좋다.



로그인 창에서 접속을 시도하니,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멤버십 통합에 따른 문제라고 생각이 들어 미등록 고객으로 접속하니 휴대폰 번호를 넣어라고 한다. 무슨 얼어죽을 휴대폰 번호? 그래서 회원 등록번호 찾기 기능을 이용해서 예전 구 철도 회원 계정을 입력하니 본색이 들어나고 말았다.



구 철도회원은 탈퇴하고 다시 가입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몇 가지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 탈퇴했을 경우 구 회원 트랜잭션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냥 날아갈까?
  • 탈퇴하지 않고 표 정보만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신용카드 승인은 취소되지 않은 상태라 아직 트랜잭션은 살아다고 보여지지만, 이 상황에서 뭐 어떻게 하라고?
  • 신규 회원을 가입하려면 탈퇴를 먼저 해야 하는데 탈퇴 후 다시 가입할 경우 구 회원 트랜잭션을 자동으로 마이그레이션 해주나?


남아있는 마일리지나 할인 혜택 이런 부가적인 내용은 뒤로 하고, 황당하게도 예매한 결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니 열이 받을만하지 않은가?



서울역이나 광명역을 방문할 경황이 없어서 급히 집 근처 일반 열차 표 구입이 가능한 국철 역을 방문해서 조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국철 역 매표소에서 참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 jrogue: (구 회원 카드를 보여주며) 예매한 표 확인 부탁드릴께요.
  • 직원: 고객님, 구 회원 카드로는 예약/예매가 불가능합니다.
  • jrogue: 틀림없이 얘매했습니다. 신용카드 승인까지 떨어진거 알고 왔습니다.
  • 직원: (반신반의) 그러면 신규 멤버십으로 전환하셨나???
  • jrogue: 아뇨. 그렇지만 일단 한번 조회 넣어보세요.
  • 직원: (surprising!!!) 아니 이거 어떻게 예매하신거에요? (화면에 트랜잭션이 나온다)
  • jrogue: (그러면 그렇지) 저도 자초지종은 잘 모르겠고... 어쨌거나 나온 표 모두 다 발권해주세요.


결국 원하는 표는 손에 다 넣었다. 그리고 구 철도 회원 탈퇴하고 2만원 돌려받으며 깨끗하게 철도 공사와의 인연을 끝냈다.



구 회원으로 뛰면서 적립한 남아 있는 마일리지도 하나도 안 아깝고(나중에 주민등록번호를 불러 사용하게 해준다고 하는데... 알게 뭐야?), 1만원 더 내고 신 멤버십으로 가입했을 때 받게 되는 혜택(아무 필요도 없는 교통카드(! - 지금 내 지갑에 교통 카드가 석 장이나 들어있다) 겸용 기능을 비롯한 몇 가지 가맹점 할인 해택 + (기존 5% 할인을 폐지하고 제공하는) 5% 마일리지 적립이란다)도 하나도 안 부러웠다. 그저 카드 재발급 비용으로 5천원씩 받는다는 지극히 행정 편의주의적인 안내 문구에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다.



뱀다리: 신규 코레일 홈페이지 예매 시스템 설명에 따르면 회원이 아니더라도 표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데... 본인만 구입가능하며, 신용카드랑 휴대폰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신용카드 결제를 통한 SMS 티켓만 발권이 가능하니까. 소위 말하는 국민의 공기업이 정말 잘 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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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7월 26, 2007

[일상다반사] '세상을 뒤바꾼 IT 기업 흥망성쇠의 비밀: IBM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까지, 좌충우돌 25년사' 개봉 박두



"조엘 온 소프트웨어: 유쾌한 오프라인 블로그"가 출간되었는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이런 감칠맛나는 책을 읽고 나서 입맛을 다셨던 독자를 위해 역자들과 출판사 관계자들이 다시 힘을 합쳐 열심히 노력한 결과 "29장. 릭 채프먼이 아둔함을 찾습니다"에 나오는 릭 채프먼이 쓴 "In Search of Stupidity 2nd Ed." 한국어판인 '세상을 뒤바꾼 IT 기업 흥망성쇠의 비밀: IBM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까지, 좌충우돌 25년사'(가제)가 슬슬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In Search of Excellence'(한국어 판 제목 '초우량 기업의 조건') 제목을 패러디한 '- 흥망성쇠의 비밀'은 IT 업계에서 벌어진 엄청난 삽질을 책 한 권 전체를 할당해서 다루고 있다. 주인공으로 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애시톤태이트, 볼랜드, 넷스케이프, 노벨, 인텔, 모토롤라가 등장하며, 2판에서 새롭게 캐스팅한 구글이랑 오픈소스 공동체까지 합세해서 완전히 사람 혼을 쑥 빼놓는다. 화끈한 블록버스터를 본따 IT 기업이 부서지고 깨지고 망가지고 망하고 잡아먹히는 내용이 너무나도 잔혹하게(일부 베타리더 표현에 따르면 '조엘 온 소프트웨어'가 전체 관람가라면 '- 흥망성쇠의 비밀'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19금이란다.) 숨돌릴 틈 없이 전개되므로 이 책 읽다가 밤 새고 퇴근 길에서 지하철 타고 순환선 한 바퀴 돌고 버스 종점까지 가도 절대 책임 못 진다.



현재 완성도 높은 내용과 풍부한 볼거리를 위해 한창 편집과 특수 효과(?) 보강을 비롯한 후반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다.



개봉 박두: 9월 첫 주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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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7월 17, 2007

[일상다반사] 악성코드, 구글 검색 엔진, StopBadware.org

오늘 아침에 구글로 검색을 하다 보니 검색 결과에 "이 사이트는 컴퓨터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보였다. 궁금증을 못참고 도움말 센터로 들어가서 도움말을 읽다보니 흥미로운 사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StopBadware.org!



StopBadware.org는 악성코드와 전투를 벌이기 위해 만든 사이트로서, 사람들에게 악성코드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각종 사례와 자료를 제공하고 악성코드를 담고 있는 사이트 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방법으로 인터넷을 더럽히는 악의 무리(?)를 줄여나간다는 목표를 추구한다.



처음에는 구글이 StopBadware.org에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줄 알았는데, 구글과 StopBadware.org가 맺은 협약에 따라, 구글 검색 엔진이 찾아낸 악성 코드가 담겨 있을지도 모르는 사이트 정보를 StopBadware.org로 넘기고, StopBadware.org는 이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인터넷으로 제공하므로, StopBadware.org는 어디까지나 추가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아직 구글 검색엔진이 완벽하게 악성 코드를 포함한 사이트를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데이터베이스가 풍부해지고 검색 결과에 등장하는 "이 사이트는 컴퓨터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StopBadware.org가 제공하는 보고 결과에 사용자들이 점점 더 민감해진다면 "악성 코드"를 사용해서 못되게 돈을 벌려는 회사들이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악을 행하지 말자"라는 구호에 걸맞는 멋진 서비스 계속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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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7월 16, 2007

[일상다반사] 이공계 살리기에 매달릴 필요없다?!

지난번 서X신문에 무개념 기사가 올라와서 안 그래도 열 받은 이공계 인력들 속을 박박 긁어놓더니, 이번에는 신문사끼리 연합해서 시리즈 물을 기획했는지 조X일보에 또 다른 무개념 기사가 올라왔다.



조금 이해가 안 가는게, 블로그 주인장이 조X일보에서 이번에 주장한 논술에 알맞도록 잘 만들어(?)진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훌륭한 책을 소개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아직 덜 읽은 모양이다. 송XX 논설실장이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고나면 다음 번 논설 주제가 180도 바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지금 이 시각부터 미국 사회에서 이공계 부활을 부르짓는 프리더먼 책 평점을 별 0개에서 별 1/2개로 올리는(그래,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바이다.



자 그렇다면 이 논설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골통인지 분석해야 하지 않겠는가? 가장 인상깊었던 딱 한 문단만 찍어보겠다.



우리도 규제 개혁과 경영 혁신이 이루어지면 유통업이나 음식료업, 레저산업, 의료·복지 같은 내수(內需) 서비스업 분야에서 얼마든지 돈벌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다. 조X일보에서 쓴 자영업에 내몰리는 한국: 취업자 4명중 1명이 종사 ‘세계최고 수준’을 읽어보면 대표적인 음식료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은 이미 (과)포화상태다. 규제 개혁과 경형 혁신이 이뤄지면 음식점 장사가 더 잘 된다는 이야기인가? 도대체 어느 전문가가 이 따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는지 밝혀라! 마지막으로 자영업 문제점을 다루는 해당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경총도 “우리 GDP 수준을 감안하면 자영업자 비율을 현재보다 5%포인트 이상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보완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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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7월 13, 2007

[독서광] 피드백 이야기 : 사람을 움직이는 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면벽수련하면서 고독을 즐기지 않은 이상 매일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고, 이런 상호작용에는 피드백이 필수이다. 하지만 회사 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피드백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특히 상사!)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사람들이 학창 시절이나 사회 생활에서 '피드백'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이긴 하지만 말이다.



'피드백 이야기: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피드백에 서툰 스콧이라는 주인공이 멋진 피드백 강사를 잘 만나 무너저가고 있던 직장과 가정 생활을 회복한다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전형적인 미국식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판이 박혔다고 내용까지 판에 박혔다고 짐작하면 안 되는 법! 이 책은 피드백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지를 알기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피드백은 다음 네 가지 종류로 나뉘어진다.




  • 지지적 피드백: 소통의긍정적인 에너지에 바탕하며, 서로가 서로의 견해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격려하므로 모든 인간 관계의 선한 근원을 이룬다.
  • 교정적 피드백: 기존에 형성된 관계를 개선/발전시켜 나가는 데 유용하며, 반복되는 실수나 잘못을 수정하는 과정에 유용하다. 지지적 피드백에서 포착하기어려운 공백을 보완하는 수단이다.
  • 학대적 피드백: 이 피드백이 뭔지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갈등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이니...
  • 무의미한 피드백: 차라리 학대적 피드백이 무의미한 피드백보다 훨씬 바람직하다고 알려져있다. 무의미한 피드백은 관계의 타성과 나태함, 권태로움을 양산하는 보이지 않는 학대적 피드백이므로 최악의 피드백이다.


문제는 무엇이냐 하면... 상사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피드백 기법이 '지지적'과 '교정적'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 주인장이 봤을 때는 '지지적'이라고 주는 피드백은 대부분 구체성이 결여된 '무의미한' 피드백이며, '교정적'이라고 주는 피드백은 대부분 감정을 자극하고 잔소리만 가득한 '학대적' 피드백이다. 이 양쪽에 벌어진 틈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는 독자 여러분이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난국을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다행스럽게 '피드백 이야기'는 상기 네 가지 피드백 중에서 '지지적'과 '교정적' 피드백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 책을 차분히 읽고 기본적인 기법을 가정과 직장에서 실제로 적용해보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엉뚱한 처세술 책 열 권 읽느니 이 책 한 권을 제대로 독파하기 바라며, 강력 추천 한 표 날린다.



뱀다리: 책 부록에 나오는 피드백 평가 목록 30가지가 상당히 날카롭더라. 지면상 10가지만 소개할테니 여러분은 어떤 유형인지 한번 점검해보기 바란다.




  • 피드백을 줄 때, 특정한 예를 근거로 대화를 시작한다.
  • 상대방이 왜 그 일을 했는지 추측하려 하지 않는다.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 상대방의 성격이나 태도가 아니라 무엇을 했는지에 주목한다.
  • 가능한 한 어떤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피드백을 준다.
  • 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잘했는지도 말해준다.
  • 교정적 피드백을 줄 때 흥분하거나 과잉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한다.
  • 피드백을 줄 때는 요점을 명확하게 말하고 돌려서 말하지 않는다.
  • 직원들이 실수하기를 기다렸다가 '딱 걸렸어'하는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 피드백을 줄 때, 발생한 일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설명해준다.
  • 교정적 피드백을 줄 때, 상대방이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비폭력 대화와도 일맥 상통하는 점이 있다.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EOB

수요일, 7월 11, 2007

[독서광] 글쓰기의 전략



공대생이 공돌이라는 단어로 비하 받는 원인은 여러 가지(수 백, 수 천가지가 넘으리라...)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글쓰기 솜씨가 떨어진다는 오해와 편견(아니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이 한몫 단단히 한다는 생각이다. 글쓰기 연습을 등한시한 대가를 치룬다는 의미에서 불공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억울한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글쓰기를 잘하면 자기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다른 사람에 전달이 가능하기에 뜻한 바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렇다면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방법을 도와주는 책은 없을까?



우연히 '글쓰기의 전략'을 사서 읽어보았는데, 집필 기획과 다루는 내용이 좋았다. 전문적으로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니라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므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뭔가 심오한 진리를 깨달으려는 목적으로 읽으면 난감하겠지만 기초적인 보고서조차 쓰기가 두렵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에게는 제격인 책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인문 분야가 아닌 기술 분야에서 원고 작성, 책 집필, 번역과 같은 활동을 시작하려고 마음 먹은 초보자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발상 - 계획 - 구성이라는 단계별 설명과 서두 - 결말 처리, 단락과 문장법에 대한 소개까지 곁들여 나오므로 눈으로만 읽지말고 블로그 작성 활동 등에 실제 활용할 경우 전반적인 글쓰기 실력 배양을 함양할 수 있으리라... 아, 이 책은 우리가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문법(!) 책과는 달리 실용적인 예제가 많이 나오므로 읽는 재미도 솔솔하며, 핵심 요약을 잘 내놓았기에 어렵지 않게 독파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구성'을 설명하는 대목이 마음에 들었다. 구성이란 정적으로 딱 정해진 공식이 아니라 주제를 구현하기위해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힘(구심력)이자 흐름이라는 설명에 고개글 끄덕였다. 구성을 짤 때는 형식에 맞추는 대신 글의 흐름에 맞춰서 살아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가슴에 품으련다. 겉은 번지르할지 몰라도 알맹이가 없는, 죽은 글은 두뇌의 사생아이기에...



EOB

월요일, 7월 09, 2007

[독서광] 뮤추얼펀드 제국 피델리티



늘 그렇듯이, 뭔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탐구해야 한다. 물론 이 바쁜 시절에 몇 줄로 요약해서 핵심만 머리에 넣어주는 서비스가 최고라고 부르짓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세상 만사 공짜 점심은 없다.



요즘 주식 시장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행보를 보이기에 뮤추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뮤추얼펀드에 대한 책을 찾아보면 상품소개서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뮤추얼펀드 제국 피델리티'는 아직도 가족 기업으로서 철저하게 폐쇄적으로 움직이는 뮤추얼펀드 명가(?)인 피델리티를 중심으로 뮤추얼펀드 태동부터 시작해서 성장 과정과 이에 수반한 성장통, MMF, 정크 본드, 벌처 펀드, 섹터 펀드를 아우르는 뮤추얼펀드의 명과 암을 자세하게 다룬다.



책 내용은 결코 쉽지 않다. 복잡한 배경 이야기와 다양한 인물 등장, 기업인수전, 금융 규제와 이를 피하기 위한 꼼수등이 쉬지않고 전개되므로 그냥 투자 기법이나 펀드 동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 책을 구입했다면 돈만 날린 셈이다. 하지만 한 걸음 앞선 선두주자의 족적을 쫓아가며 미래 한국 펀드 시장이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궁금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읽을 경우 여러 가지 깨달음을 얻지 않을까 싶다.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




  • 피델리티 "후방부서"를 지탱하는 데 일등 공신으로 활약한 컴퓨터 부문 전문가인 시몬스에게 피델리티 황제인 존슨은 "나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살 수 있네. 원하는 기술도 무엇이든 살 수 있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독립성이 대단히 강한 컴퓨터 전문가에게 해야 할 말은 분명히 아니었기에, 시몬스는 바로 때려치웠다. 교훈: 컴퓨터 전문가를 돈으로 살 수 있다고 건방떨지 마라.
  • 1970년대 오일 쇼크는 탐욕스러운 중동 국가에서 출발했다고 널리 알려져(?)있는데, 이 책에서는 덤덤하게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경제의 혈액과도 같은 국제 유가는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대응해 가격이 매겨졌다. 산유국들은 약화된 그들의 구매력을 보상받기 위해 1970년대 유가를 몇 차례나 크게 올렸다." 교훈: 오일 쇼크는 참지 못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만연했던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편이 공정하다.
  • "프로그램 매매"와 버튼 하나면 환매가 가능한 뮤추얼 펀드가 1987년 10월 월요일을 검게 만들었다. 교훈: 펀드 구입을 쉽게 위해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구축한 강력한 전산 시스템은 펀드 환매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뱀다리: 이 글 쓰고 있는 현재 코스피 종합주가 지수가 1880을 넘었다.



EOB

일요일, 7월 08, 2007

[일상다반사] 기종별 캡스락키와 컨트롤키 위치

캡스락 키 무력화 프로젝트...를 읽어보신 애독자 김진한님께서 아미가 컴퓨터 키보드 배열 역시 컨트롤 키가 왼쪽 중간에 위치한다는 제보를 주셨다. 내친김에 다른 컴퓨터 키보드 배열은 어떤지 확인에 나섰는데... 이 글을 읽고 나면 옛날 하드웨어 설계자들도 대부분 컨트롤키 위치를 명당에 자리잡도록 노력했음을 깨달을테다.



애플 II를 보면 확실히 컨트롤키가 왼쪽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캡스 락 키가 없기 때문이다. :)





애플 IIe는 컨트롤키가 왼쪽 중간, 캡스락키가 왼쪽 하단에 위치한다.






아티리 400 역시 컨트롤키가 왼쪽 중간에 위치한다.





Next 컴퓨터 역시 컨트롤키가 왼쪽 중간에 위치한다. 캡스락키가 없다!





선 마이크로시스템 타입 5 키보드 역시 컨트롤키가 왼쪽 중간에 위치한다.





IBM PC XT 컨트롤키는 어디에?





XT와는 달리 101 키보드 컨트롤키와 캡스락키는 위치가 바뀐다.





제보가 들어온 아미가 키보드 배열을 보면 컨트롤키와 캡스락키가 나란히 있다.





8비트 MSX 기종 키보드 역시 컨트롤키는 좌측 중간에 있다.





애플 맥 초기 키보드 배열을 보면 캡스락키가 좌측 중간에 있다.





DEC VT-100 터미널 키보드 역시 아미가와 유사하게 컨트롤키와 캡스키가 나란히 있다.





이 많은 키보드 홍수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냐구? 그냥 눈 딱 감고 다음 키보드를 구매하자.





결국 오늘도 뽐뿌질로 끝나네?



EOB

토요일, 7월 07, 2007

[독서광] 세계는 평평하다



원래 이 책을 구입해서 읽고 싶은 마음은 돼지 털 끝만큼도 없었지만, 필요성(?)에 의해 금쪽같은 돈을 들여 구입한 다음에 첫페이지부터 끝페이지까지(참고로 이 책은 832페이지이며, 술주정뱅이처럼 똑 같은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쉴세없이 반복하므로 아주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만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가 가능하리라... 한국 내에서도 주류 언론에 호의적인 서평을 쓴 사람들은 진짜로 이 책 첫 페이지부터 끝페이지까지 제대로(?) 읽어 보기나 했는지 궁금하다.) 읽어보았다.



결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이 책 만드느라 소비되었을 종이와 잉크값이 아깝다.



부제가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이라고 하는데, 통찰은 고사하고 자기 주장을 아전인수격으로 이리저리 짜맞춘 책이다. 빠르고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야기를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형식으로 꾸며놓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열심히 인용한 빈약한 통계,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진 내용, 동어 반복을 제대로 활용한 세뇌 작용(세계화가 필요한 이유는? 세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으로 인해 다 읽고 나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지 혼란만 커진다.



프리드먼 주장에 따르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제대로 되고 엄한 부모님 아래에서 제대로 큰 다음 부가가치 높은 일을 찾아서 (물론 미국 주도의 다국적 기업에 입사하거나 다국적 기업과 관련을 맺고 있는 자국내 하청 기업에 취직해서) 자아 계발과 더불어 세계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서 공학을 전문으로 배우고, 엄한 부모님 아래에서 제대로 큰 다음에 (여기까지는 좋다) 부가가치 높은 일을 찾아서 공무원이나 의사/판사 시험을 친다. 한국이 인도나 중국보다 영어를 못해서 다국적 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에 빌붙어 사는 한국 하청 기업에 입사하는 사람이 적을까? 프리드먼씨, 인도나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시시콜콜 늘어놓으셨는데, 그렇다면 그 뛰어난 통찰력으로 대한민국을 한번 설명해보시지 그래?



뱀다리: 프리드먼 보다는 채프먼 주장이 훨씬 와 닿는다. In Search of Stupidity 1장 내용을 슬쩍 미리 한번 볼까?



2006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델 랩탑이 리튬 이온 배터리 셀 결함으로 화염에 휩싸인 장면이 사진으로 찍혔다. 이 사진은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전 세계에 퍼졌다. 이 사건은 델 사에게 특히나 곤혹스러웠는데, 회사가 직전 해에 ‘안 그래도 그저그런’ 고객 지원 서비스를 ‘패커드 벨 망령이 되살아날 수준’으로 삭감했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첨단 기술 영웅과 내일의 어릿광대는 아둔한 결정 한 방의 차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한 사건이라 하겠다. 델 사는 즉시 고객 지원에 1억불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 돈이면 불가해한 발음으로 자기 이름을 “라메시”가 아니라 “랄프”라고 발음하며 “솔리드 드라이브를 제거해서 연결 구멍에 접착이 올바른지 확인해 주시겠습니까?”라고 요청하는 인도인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리라. 적어도 델 사 고객은 그렇게 믿었다.


프리드먼이 14장 '델의 충돌예방 이론'에서 그렇게 극찬하던 델 사는 요즘 자기 사업 모델에 대해 심각한 고민과 중국 아웃소싱에 대한 고심에 빠져있다고 한다. 참으로 웃긴 세상이다.



EOB

목요일, 7월 05, 2007

[독서광] IBM developerWorks에 올라간 서평 2선

지난번 기고에 이어 '여름맞이 책 2선'이라는 제목으로 컴퓨터 관련 분야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한 책 두 권은 다음과 같다.




  • 인사이드 머신: 그림으로 배우는 컴퓨터 아키텍처와 마이크로프로세서
    존 스토크스 지음, 전동환/안익진 옮김, 에이콘출판사 2007년 출간
  • Effective C#: 강력한 C# 코드를 구현하는 개발지침 50가지
    빌 와그너 지음, 김명신 옮김, 한빛미디어 2007년 출간


책과 더불어 시원한 여름 보내시길...

EOB

수요일, 7월 04, 2007

[독서광] 리눅스 실전 가이드



유닉스, 아니 정확하게 말해 리눅스를 처음 시작할 때 참조할만한 책이나 문서 부족으로 무척 고생한 경험은 없는가? 리눅스에 대한 문서가 인터넷에 널렸고, 도움말 파일(유닉스 세상에서 도움말이란 십중팔구 악명높은 man(1) 페이지를 의미한다)을 읽으면 된다는 충고 아닌 충고가 판을 치지만 실제로 두 팔 걷어붙이고 쓸만한 책을 찾아보려면 딱히 없다. 배포판 설치와 활용 관련 서적이나 유틸리티 소개와 프로그래밍 서적은 그나마 가물에 콩나듯 몇 권 보이긴 하지만 배포판 설치가 끝난 다음에 리눅스를 리눅스 답게 본격 활용하기 위한 지침서를 찾기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 마크 G 소벨 큰 형님께서 집필하신 "A Practical Guide to Linux(R): Commands, Editors, Shell Programming을 번역한 리눅스 실전가이드가 나왔기에 리눅스 초보자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풀어주리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기존에 나온 리눅스 서적과 비교해서 이 책은 어떤 점이 다를까?



잠시 인터넷을 활용해 간단한 검색을 해보자. 아마존에 들어가서 Mark G Sobell이라고 저자 검색을 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리눅스 실전가이드 원저자인 소벨은 1980년대 중반부터 유닉스 관련 교과서를 집필해왔으며, 출간한 책마다 별 넷 반아니면 다섯을 받고 있다. 명불허전이라고 리눅스 실전가이드 역시 풍부한 예제를 곁들인 정확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유닉스에 연이은 리눅스 입문서로서 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고백하자면 본인 역시 90년대 초반에 소벨이 쓴 UNIX System V: A Practical Guide(물론 3판이 아니라 2판이었다)로 유닉스를 배웠고 이 때 배운 지식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려먹고 또 우려먹고 또또 우려먹고 있고 (리눅스가 계속해서 살아남는다면) 앞으로도 최소 10년은 더 우러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리눅스 실전가이드는 GUI 방식으로 동작하는 화려한 응용 프로그램은 (거짓말 조금 보태 - 429페이지에 tkCVS 유틸리티 덤프 화면이 나온다) 단 한 페이지도 다루지 않는다. 그 대신 일반 터미널에서 동작하는 표준 셸을 기준으로 리눅스를 리눅스 답게 활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각종 유틸리티와 명령어를 (어떻게 보면 우직할 정도로) 하나씩 짚어나간다. 손쉽게 다루는 리눅스 배포판 설명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거의 준프로그래밍에 가까운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 때문에 좌절할지도 모르겠지만,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리눅스를 처음 설치한 다음에 터미널에 셸을 하나 띄어 놓고 이 책에 나온 설명에 따라 기본 유틸리티 사용법, 파일 시스템 관련 명령, 셸 기본 명령과 고급 명령, 편집기, 셸 프로그래밍과 문자열 처리와 관련한 활용법을 하나둘씩 익히다보면 시스템 관리자, 시스템 프로그래머, 응용 프로그래머로서 갖춰야할 기초를 쌓을 수 있다. 몇 번 강조하지만 예전에 뛰어난 유닉스 프로그래머는 기본적으로 뛰어난 유닉스 관리자였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뛰어난 리눅스 프로그래머는 뛰어난 리눅스 관리자이다. 유닉스 아니 리눅스 운영체제 자체가 거대한 프로그래머용 도구 상자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시스템 관리자가 프로그래머이고 프로그래머가 시스템 관리자라는 현상이 절대로 이상하지 않다. 따라서 리눅스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특정 라이브러리나 프로그래밍 언어에 바로 뛰어드는 대신 이 책부터 독파하면 어떨까?



EOB

화요일, 7월 03, 2007

[일상다반사] 김규항님의 '떠남'을 읽고...

오늘 김규항님이 쓴 떠남이라는 글을 읽다보니 다음 문단에 눈이 머물렀다.



그런 곤란과 모멸의 아수라장을 뚫고 떠날 때 우리는 비로소 얼굴에 빛을 내며 고백하게 된다. ‘그렇게 결정하고 나니까 마음이 얼마나 편한지 몰라.’ 우리는 떠남에서 작은 열반을 체험하는 것이다.


나도 지금 마음이 무척 편하다. white hand 기념으로 그 동안 밀렸던 서평이나 줄줄이 적어야겠다. ;)



EOB

목요일, 6월 21, 2007

[일상다반사] 고양이 떼몰이와 개발자



In search of stupidity를 번역하는 도중에 2000년 슈퍼볼 중간 광고로 등장한 EDS 고양이 떼몰이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에서도 LG-EDS라는 회사 이름에 등장하는 바로 그 EDS가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만든 삽질 광고를 보고 있으려니 웃음이 아니라 한숨이 나왔다.



사람에 따라 이 고양이 떼가 의미하는 바가 다를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고양이는 바로 개발자(프로그래머, 코더, 기타 등등 뭐라도 좋다)이며, 이렇게 지지리도 말 안듣는 고양이(?) 무리를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품게 만드는 EDS의 두둑한 배짱에 손 발 다 들었다. 그런데 과연 EDS만 이런 환상을 쫓고 있을까? 잠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여러분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시라.



우리 개발자 맞아? (이구동성) 야옹~~~~~~ ///// \\\\\



뱀다리: 요즘 갑작스럽게 개인 신상에 일어난 변화 때문에 블로그에 소흘했었다(지금 한창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러 돌아다니는 중이다). 걱정되어 안부를 물어보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꾸벅.



EOB

금요일, 6월 08, 2007

[독서광] 또라이 제로 조직: 건전한 기업 문화의 핵심



세상 어딜가나 진상은 있게 마련이다. 회사도 예외는 아니라서 주변에서 또라이 때문에 맘 고생하는 사람을 찾기란 식은 죽먹기이다. 하지만 이런 '또라이'에 대한 정의와 효과적인 대응법이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너무 공공연한 비밀이라서 그런가?



하지만 제목부터 거시기한(?) "또라이 제로 조직"이라는 책을 읽다보니 평상시 궁금했던 또라이 정체 파악과 대응 전략/전술 방안이 어느 정도 머리 속에서 정리되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사회의 암세포처럼 자라나는 또라이들을 막아내어 건전한 기업 문화를 이루겠다는 다소 엽기발랄한 목적으로 만든 책이다.



책에서 나온 또라이의 특징을 읽다보니 몇 가지 공감가는 점이 있어,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 또라이는 자기가 또라이인지 모른다
  • 또라이에게 '너 또라이야'라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 또라이는 자신과 똑같은 또라이만 뽑는다
  • 또라이 한 명을 그대로 두면 주변 모든 사람이 또라이로 변한다
  • 또라이는 생산적인 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고 다닌다
  • 특별히 눈에 띄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므로 해고 당하지도 않는다


열거된 항목을 보는 순간 과거 '또라이' 얼굴이 겹치면서 답답합을 호소할 것이다. 이렇게 '또라이' 한 명만 있으면 회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잘나가는 조직을 와해시키므로 '또라이'는 시범 케이스(?)로 남겨놓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로 제거해야 할 1순위 제거 대상이라고 부를만하다. '또라이'를 발견하면 즉각 차단에 나서거나 건전한 방향으로 조직에 도움이 되도록 '또라이'를 이용해보자. 또라이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나머지 망한 회사가 어디 한 둘이던가?



자... 여기서 마지막으로 주의 사항 하나 적어본다. 혹시... 정말 혹시... 나도 '또라이'가 아닐까? 자기 자신에 대한 방심은 금물인지라 늘 고민하고 자신을 돌아볼지어다.



EOB